군필이라면 한번쯤 겪어봤을, 감귤러쉬
겨울이면 군인들의 건강을 생각하며 비타민 C를 보충하기위해
귤을 잔뜩 잔뜩 보내주는데 시발
여튼 그렇게 귤이 가득 왔던 겨울이었음
다들 처음에는 군대에서 보기 힘든 과일이니까
좋다고 막 먹다가도
어느순간 넘어가면 한계효용의 법칙에 의해
다들 귤만 보면 속이 뀰뀰해지는 시점 이옴
그러던 와중에 전문하사 한명이 아이디어를 냄
마영전에 미쳐있던 이 하사놈은
귤로 술을 만들면 존나 맛있을거 같다면서
얼음감귤주 프로젝트를 진행함
귤을 까서 짠다음 발효를 시키면
상큼달큼한 얼음 감귤주가 나온다는거임
그래서 주말에 자기 집에 가더니
예전에 한번 썼다는 수제맥주 발효통을 들고와서
여기에 귤즙을 넣고 발효시킬 계획을함
그거에 찬동한 알콜헝거들도 도와주겠다고 나섬
그와중에 솔깃한 포반장이 술 나오면 자기도 한병 달라며 그럼
여튼 그렇게 주말에, 마침 포반장이 당직이었음
그래서 포반장 허락을 받고 인원들을 차출하여 귤주 만들러감
나도 따라갔음ㅋ
식당에서 체하고, 마늘빻는 절구 빌려감
일단 귤을 까고 -> 절구로 찧고 -> 즙을 체에 거름
이런 프로세스로
귤 세빡스를 까서 귤즙을 낭낭하게 채움
(그와중에 반쯤 먹음)
그렇게 발효를 시키려고 하는데,
밖에 내놨더니 귤즙이 얼어서 다 조졌다는거임
뭐 그러겠지 강원도 겨울인데
그와중에 내가 아이스와인 생각이 나서
과즙이 언다음 얼음만 걷어내면 농도가 높아져서 더 달아진다고 했더니
오 그럼 더 새콤달콤 해지겠군! 하면서
귤박스를 한박스 더 들고 가더니
귤즙을 3회에 걸쳐 농축시켰다고 함
그다음엔 안얼게 방안에서 발효 시키고
한 2주정도 숙성을 시킨 결과
알콜 도수 12도 정도의 귤주가 탄생함
시음회를 열었는데
5명이 설사하고 그중 2명은 구토증세를 보임
사병이 한짓이었으면 영창가도 할말없는 결과인데
아니 유머글인줄 알았는데 본인썰이었고
담금소주 : 허허 나 빼놓고 가면 섭섭하지
효모를 처음에 넣고 안넣었으면 그냥 상온에 썩힌 감귤즙이잖아 ㅋㅋㅋㅋㅋ
간부면 저정도면 징계까지는 안가나
사병이 한짓이었으면 영창가도 할말없는 결과인데
담금소주 : 허허 나 빼놓고 가면 섭섭하지
간부면 저정도면 징계까지는 안가나
다행히 구토증세는 포반장하고 말년병장 둘만 일으킴
말년이 그딴거 먹지말라곸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말년이니까 저런거 먹고 놀짘ㅋㅋㅋㅋ
ㅁㅊ ㅋㅋㅋㅋㅋ
과일로 독극물을 만들었으니 그야말로 연금술사구나
그리고 영창 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 독을 만듬
난 왜 귤이 안 나왔을까
역시 군대
아 효모 넣었단 이야기도 없음
밖에 내놨단건 발효 온도도 몰랐단거고
걍 귤 썩은물 마신거네
내 기억에 처음 얼기 전에 효모 넣었는데
얼고나서 효모 다 뒤진다음 넣었는지 안넣었는지는 모르겠음
아니 유머글인줄 알았는데 본인썰이었고
효모를 처음에 넣고 안넣었으면 그냥 상온에 썩힌 감귤즙이잖아 ㅋㅋㅋㅋㅋ
썩은귤즙이잖아ㅋㅋㅋㅋㅋ
우린 연말에 부식비 남는거 조리장새기가 싹다 감귤에 박은 바람에 월수금 부식 올때마다 감귤 100키로 200키로씩 꾸준히 왔었는데... 발품좀 팔은 덕에 싹다 소비 성공함. 크리스마스에 보급병이 귤박스 트럭에 실어왔을땐 그친구랑 같이 조리장의 미친 행보를 씹곤 했지..
온도관리 잘해줘야하는데 ㅋㅋㅋㅋ그걸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