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모님이 박사모인데ㅠ

지난 설에 처가에 갔을때부터 낌새가 이상했습니다.
자꾸 핸드폰으로 유투브를 봐야한다고 하고 촛불이 어쩌구 저쩌구 하시더라구요. 와이프가 그 말 듣고 놀라서
'엄마! 박사모야?' 그랬더니, 장모님은 그냥 박사모든 촛불이든 무슨 말하는지 궁금해서 한번 가봤다며 더 이상 말씀 안하시고 방에만 계시더군요.
저와 와이프는 설마 아무리 그래도 정신나간 박사모 모임에 장모님이 빠졌을리 없다고 애써 생각했습니다.
이사한 저희 집에 지난 주말에장인 장모가 오셔서 점심 저녁 드시고 쉬다 가셨는데 확신이 들었습니다.
장인 어른이 하루종일 뉴스 채널만 보시다 가셨는데, 장모님이 가시기 전에 이상한 말씀을 하시더군요.
'문재인은 안돼!'라길래.. (뭐 저희 부모님은 문vs안 으로 갈리신걸 알아서 안희정이나 이재명인가? 라고 섣불리 생각했습니다)
왜 문재인이 안되냐고 여쭤보니... 문재인은 빨갱이랍니다. 대기업들 다 망하게 할거랍니다. 당선되면 제일 먼저 북한 갈거라 빨갱이랍니다.
속이 덜컹 내려앉고 답답한 마음이 들더라고요. 와이프 얼굴을 보니 저와 같은 맘인것 같습니다.저는 약간 떨리는 목소리로 '에이 어머니! 요즘 빨갱이가 어디 있어요? 문재인은 변호사까지 했는데 어떻게 빨갱이에요? 라니깐 댓꾸 안하십니다.
와이프는 '엄마! 그럼 또 박근혜 같은걸 뽑을거야?'라니 그건 아니지라며 큰소리 치십니다. 그래서
'그럼 민주당에서 문재인이 나오면 누굴 뽑으시겠어요?'라고 여쭤보고 그 답변을 듣고 놀랄수 밖에 없었습니다.
'김진태 뽑아야지. 그 사람 서울대 나오고 똑똑해'라고 말씀하셔서 저나 와이프나 할말을 잊었습니다. 그렇게 대화가 끝나고 장인장모는 댁으로 가셨구요.
와이프와 저는 장인장모닝과 정치얘기 하지 말자고 했습니다.
하아. 대선 때까지는 처가에 안가려고요. 쪽팔려서 어디 말도 못하겠고ㅠㅜ 그냥 보배에라도 하소연 해봅니다.
슈발 김진태에 모든 마음이 산산히 부서지는 것 같네요.
박사모가 문재인을 제일 무서워 하는 것같아서 마음이 가네요.
검증은 더 두고 볼일이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