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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달전 회사에서 있었던 약탄산

회사에서 3명의 직원이 그만두었다.
그중에는 내 사수인 대리님도 계셨다.


새 직원을 뽑기 전까지 대리님이 하시던 일중 일부를 내가 맡게되었다.
그리고 내가 보조해드려야하는 P과장님이 계셨다.
그러니까 나는 보조와 내 일을 같이해야하는 입장이었다.


이후로 새로운 분들이 많이 들어왔다.
그중에는 M과장님도 계셨다.


우리 회사는 바쁜시즌이 정해져있는데, 그 시기가 다가올수록 일이 바빠진다.
막 일이 바빠질 무렵에 나는 공황상태에 빠졌었다.


난생 처음해보는 복잡한 업무에 P과장님이 시키시는 잡다한 업무에.... 내 일을 포함한 회사의 잡무까지... 몸이 2개면 좋겠다고 생각한 때 였다.


일은많고 시간은 없고 처음해보는 복잡한 일이다보니 실수가 나왔다. 그리고 당연히 상대적으로 신경을 쓸 수 밖에 없는 내 일보단 도와드리는 입장인 과장님의 일에서 실수가 더 나왔다.
예전에도 종종 혼났지만 그때는 정말 무섭도록 혼이났다.


알고보니 내가 한 작업물을 과장님이 검토하지 않고 다른 업체에 바로 넘겨서 그곳에서 항의가 왔기 때문이었다.


내가 계속 혼나고 있을 때 M과장님이 P과장님을 불렀다.

"아니 과장님이 애한테 시켰으면서 왜 혼냅니까, 그거 원래 과장님 일 아닙니까. 과장님 바쁜거 아는데 Y도 바쁜 와중에 일 해왔으면 과장님이 검토를 해야지 검토 안하고 넘겼으면 얘한테만 화낼게 아니지."


회사생활하면서 제 편들어주는 상사를 만나게 처음이라 어떻게 말해야할지 몰랐다.
P과장님도 머쓱찮은지 수고했다 한마디 하고 자리로 돌아가셨고 M과장님은 내 어깨를 두어번 두드려주고 왜 잘못된건지 알면 됬다고 하곤 돌아가셨다.


자리로 돌아온 나는 조용히 서랍의 사표를 가방으로 옮겼다.





그리고 3달후... 4월 30일자로 사표를 내게되는데...
좋은 상사가 있지만 사장이 지랄맞아 못다니겠다 전해라~
댓글
  • 말차 2017/03/22 12:46

    이 글이 무플 베스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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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ompostela 2017/03/22 12:54

    연애글과 회사글의 공통점
    저딴 새끼도 연애/사장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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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반장 2017/03/22 12:55

    다음글 기다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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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jeppet 2017/03/22 13:21

    공감많이가네요 일시킨사람이 책임을 져야지 검수안한 본인잘못은 싹빼고 일 제대로 안했다고 들볶는지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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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장에피는꽃 2017/03/22 13:21

    진짜 해본적도 없는거 던져놓고 해놔라고 해서 밤새서 했는데도 답이 안나올때 사표던지게 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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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빠가되었다 2017/03/22 13:34

    결론 : 퇴사하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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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카이워커 2017/03/22 13:37

    M과장도 사과 할 정도면 괜찮은 사람인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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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집시여행 2017/03/22 13:43

    누구나 서랍한켠에는 하얀종이봉투가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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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자오렌지 2017/03/22 13:53

    상사(높은 직급)가 돈을 많이 받는 이유 중 하나는
    담당 부하직원의 업무를 검토하면서
    수정, 보완 등을 할 수 있는 안목과 역량이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죠.
    그런데 그걸 보지도 않고 홀랑 패스해서 업체 넘겼으면,
    당연히 검토 제대로 안 한 상사 책임도 큰 것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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