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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정의연 자폭 덕분에 위안부 문제 진짜 해결의 물꼬가 트였습니다.

중간에 때려치웠지만 어쨌든 대학원을 유사한 분야에 있었습니다.
 
사람들이 위안부 문제에 대해서 가지고 있는 가장 큰 오해가 일본 정부는 아무것도 안 했고, 이 문제에 대해 부정이나 도발만 했다는 거예요.
 
더군다나 한국은 권위주의가 일상적이라 국가와 국민을 구분한다는 생각을 아예 안 하는 게 오랫동안 당연시된 사회였고(물론 정권과 시민은 구분함)
 
그러다 보니 어디 일본 극우파 의원 한두 명이 내뱉은 걸 한국 야당과 언론들이 대단한 것처럼 포장하면서,
정작 일본 시민사회와 언론은 개무시하는데, 그런 악순환이 계속 됐죠.  그리고 그런 극우파에 대한 격한 반응이 다시 일본으로 수입되면서 멀쩡한 일본사람들까지 선동되게 만드는 거죠.
이런 게 민족주의자들의 티키타카입니다. 걔네 사실 다 한 편이고 동종업계예요.
 
김대중 대통령이 베트남에 사과했을 때도 한나라당과 기타 등등이 난리를 치면서 공격했었던 걸 생각해보면 참 새삼스럽죠.
 
 
여하튼 위안부 문제를 처음으로 국제사회에 공론화한 게 일본 시민사회입니다.
 그 전까진 한국 학계나 시민사회에서는 존재도 제대로 몰랐어요.
 강O범과 피해자를 결혼시킨 게 무슨 대단한 미담처럼 여겨진 게 군사정권 때 분위기였는데
 알려지면 가문 말아먹는 게 아닌지, 국격 더럽힌다고 돌 맞는 게 아닐지 피해자들이 오히려 걱정한 흔적이 곳곳에 남아 있습니다.
 
 
그 와중에 일본 시민사회가 적극적으로 연구와 문제제기를 하고,
 기적적으로 들어선 사회당 연립정권이 아시아여성기금을 설립하고 공식적으로 "깊은 반성과 사죄"를 언급했습니다. (전후 50년 담화) 
동아시아사는 물론 세계사에서도 매우 중요한 장면 중 하나로 꼽힙니다.
근데 이거 한국에서 아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존재 자체를 모르는 사람이 훨씬 많을 겁니다.
 
 
과연 누가, 어떤 사람들이 사건을 지우고 싶었을까요?
 옛날엔 이런 말도 함부로 못 꺼냈습니다.
 있는 사실을 말해도 친일파라는데요 뭐. 요즘 말로는 토착왜구인가요?
 
 
당연히 일본이 사과했다, 사과했으니 끝났다를 말하는 게 아닙니다.
 답 없는 제국주의 잔재가 그득한 일본 환경에서, 생존자들이 점점 줄어드는 와중에,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기회를 몇몇 사람들의 야욕과 사욕 때문에 날린 겁니다. 
 
더군다나 일본의 진정한 사과라고 하는데 도대체 진정한 사과가 뭘까요?일본 국적을 가진 사람들은 무조건적으로 한국인들에게 영원히 굽신굽신하는 게 진정한 사과일까요?
 
 
당시 반대 운동에 앞장섰던 이용수 할머니도 '위로금'이 아닌 '배상금'으로 받겠다는 게 핵심 논점이었습니다.
 그리고 자기 생각이 그렇다는 거지, 다른 할머니들이 어떻게 받든, 그건 자기 영역이 아니라고 하셨습니다.
 실제로 그때 몇몇 할머니들이 돈을 받았고, 그 다음은 지금 담장에 올라와 있는 그 이야기대로입니다.
 
 결국 문제 해결도 못 하면서 사회당 정권 날아가고,
 일본 시민단체 활동가들도 입국금지 당하는 꼴이 반복되면서 일본의 보편적인 정서도 급격하게 악화된 거죠.
 
50대가 겪은 남녀차별에 대해 20대 남자가 보상하려면 빡치는 것과 다르지 않은 맥락입니다.
 
 
여하튼 이용수 할머니가 정신대와 위안부를 구분해야 한다고 말한 건 갈라치기가 아니라 당사자로서 정말 상황을 정확하게 보신 겁니다.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 이후로 사실상 위안부 문제는 정부의 주된 아젠다에서 벗어난 게 아닌가 하는 불안감이 관련 활동가들에게는 팽배했습니다.
 
합의할 거면 완결시키고, 아니면 깽판을 놔야하는데 뭐 10억엔 받은 걸 돌려주지도 않아,그렇다고 다시 협상판을 까는 것도 아니야, 말 그대로 그냥 묻어놓는 상태가 지속된 거죠.
그런 상황에서 강제징용 문제가 갑자기 온 국가를 휩쓰는 의제로 등장합니다. 
경제전쟁이니 뭐니 하면서 불매운동 오지게 하는 거 아직도 진행 중인 거 아시죠?
어쨌든 거기에도 한발 걸치고 있던 윤미향 대표가 갑자기 민주당 국회의원을 한다네요?
할머니 입장에서는 아 이 사람은 위안부보다 정신대 문제를 더 중요하게 보고 있구나, 하고 오해할 수 있는 겁니다. (최대한 선해한 겁니다.)
 
 
물론 명분론이나 올바름의 입장에서는 연대가 필요한 거고, 심지어 전략적으로도 옳을 수 있지만 이용수 할머니는 당사자잖아요. 피해 당사자.
 당사자 입장에서는 충분히 제기할 수 있는 거고, 거기다 위안부 문제에 대한 사명감을 가지고 있는 게 정말이라면 당연히 당사자로서 제기해야 하는 문제입니다.
 할머니의 역사교육 강조도 다 이런 맥락에서 해석하면 됩니다. 여성들에게 미안하다고 한 것도, 내가 윤미향을 제대로 알아보지 못해 위안부 해결 문제를 어렵게 만들었으니 사과를 하신 거죠.
 
 
할머니들 중에 일본을 미워하는 사람, 일단 제가 만난 분과 본 자료 중에서는 거의 없었습니다.
 사실 당연해요. 일본이라는 추상적인 대상을 미워하는 거, 그거 멀리서 지켜보는 구경꾼이나 이걸로 장사하는 장사꾼들이나 가능한 거지,실제로 그 문제를 겪은 당사자에겐 손에 잡히지도 않는 대상을 미워할 시간 따위 없습니다.
차라리 직접 괴롭힌 소좌와 병사들이 미웠으면 미웠고, 자기 판 양아버지나 속여먹은 이장이 미웠으면 미웠죠.
정확하게 뭐가 어떻게 된 지도 모른 채 자꾸 규탄한다 사과하라만 반복하니 이젠 무엇이 문제인지도 더 희미해지는 거고,
이용수 할머니는 이렇게 해선 그냥 잊혀지겠다 싶어서 "교육"을 그렇게 강조하신 겁니다. 한국뿐만 아니라 일본도 포괄할 수 있는 교육을요.
 
정의연의 회계나 윤미향 개인 비리 따위는 사실 정말 부차적인 겁니다.
 
저는 진짜 이분들 다 돌아가시기 전에, 한분이라도 계실 때 이 문제가 조금이라도 진전되는 모습을 보고 싶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라도 이용수 할머니 말을 곰곰히 뜯어보며 제대로 들어야 합니다.

댓글
  • 오홍홍 2020/05/27 21:35

    [리플수정]
    추천합니다.
    종기 치료하려면 길을 잘 내야 합니다. 길을 잘 내지 못하면 고름을 못 짜내거든요.
    이참에 길이 잘 나도록 터진 것이죠.
    글쓴 분 말대로 물꼬라고 생각되네요.

    (OjDbPx)

  • 히키 2020/05/27 21:42

    선순환의 구조를 만들어야죠.
    극우정치인 헛소리에 민감하게 반응하면 결국 일본 극우정치인의 입지가 더 커지게 됩니다.

    (OjDbPx)

  • 통차이 2020/05/27 22:43

    좋은 의견이시네요

    (OjDbPx)

  • 커피프레스 2020/05/27 23:57

    맞아요. 민족주의를 걷어내고 보편적 인권의 문제로 봐야 문제가 풀립니다.

    (OjDbPx)

(OjDbP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