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도 아니고 진짜)
지난 공사판 그리스 로마 신화 시리즈
(아폴론 : 삐짐)
...술맛 좋으셨습니까?
(포세이돈 : 숙취)
말걸지마...
어제 하도 들이켜서 지금 울렁거려
어떻게 절 빼고 회식을 가질 수 있습니까
사과하시죠
야 임마 네 속이 안 좋다면서 들어간게 왜 내가 사과할 일이야
거참 엉뚱하게 화내기는
포도주가 영 거슬린다는 투로 얘기하시면서 남 비위나 떨어트려놓고
제가 가니 이때다 싶어 횟상을 차려요?
횟상이라니
매운탕도 있었다고
제가 그걸 얘기하는게 아니잖아요
솔직하다는 포세이돈님은 어디 가셨습니까?
참 돌려말하시기나 하고 솔직하시지 못하네요
야 임마 이정도로 얘기하면 네가 눈치채야하는 거 아니냐?
거기 술집 안주가 맘에 안들어서 내가 술수 좀 썼다 왜?
딴데 가자고 돌려 말해봤는데 눈치가 없어서 내가 그렇게까지 해야했다고!
너도 공사판 놈들 마냥 눈치없이 굴지 말라고 이 녀석아
(헤르메스 : 팝콘 준비 못함)
아이고 두 분께서 무슨 일로 그렇게 갑론을박을 펼치시는 겁니까?
왔냐 헤르메스
포세이돈님이 영 솔직하시지 못하셔서
자기가 한 짓에 사과를 못드리겠다고 하신다
아니 글쎄 안주가 맘에 안들어서 사람들 꼬드겨봤는데
놈들이 내가 말하는 걸 못알아먹잖아 글쎄
하여간 인간놈들이 눈치가 없어서 내가 밑작업한 걸 어쩌란 건지 원
두 분 다 틀린 말 하시는 건 아니네요
너도 내가 인간만큼이나 눈치없다고 얘기하는 거냐?
이 녀석이
삼촌이 솔직하지 못하다 생각하는 거구나 응?
두 분 말씀대로 인간은 눈치가 없고
신은 솔직하게 이야기하지 않는다는 것에 찬성한겁니다
많은 이야기가 그걸 알려주잖아요?
무슨 얘기를 하고 싶은 거냐?
아폴론 형님도 알만한 인물입니다
눈치없이 소원을 빌었던 왕과
솔직하게 얘기를 못했던 신의 이야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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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오니소스 : 술의 신)
네가 저잣거리에 쓰러진 내 양아버지를 구했구나
참으로 고맙다
(미다스 : 프리기아의 왕)
아닙니다 디오니소스님
걸음걸이가 심상치 않아 부축하려고 했는데
거나하게 취한 사람인 줄 몰랐을 뿐인 걸요
내가 너에게 소원을 들어주겠다
한가지만 이야기해보거라
소원이요?!
그렇다면...
만지는 모든 것을 황금으로 바꿔주십시오!
정말이냐?
...별로 좋은 소원같지는 않은데
소원빌기라면 예전부터 이거 하나만 생각해뒀습니다
제 소원을 들어주십시오!
난 좋은 소원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정녕 이 소원으로 만족하느냐?
다른 소원은 떠오르는게 없네요
그냥 이걸로 들어주시면 안될까요?
...정말 후회하지 않겠느냐?
후회할 것 하나 없습니다!
전 준비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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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오니소스가 음식도 손에 못 대고 사랑하는 이 하나 잡을 수 없단 사실을 얘기해줬다면
미다스가 디오니소스의 경고를 눈치챘다면
이후에 딸이 황금으로 변해 눈물을 흘리지 않았겠죠
내가 아는 미다스 왕이 맞는 거냐?
내가 봤을 때는 그런 힘은 없고 오히려 소탈한 걸 즐기던 녀석인데
디오니소스에게 싹싹 빌어서 강물에 몸과 딸을 담그고 원래대로 돌아갔거든요
형님도 연이 있는 사람입니까?
아니 음악 대결을 했는데
얘가 눈치없이 굴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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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폴론 : 음악의 신)
네가 무슨 일로 날 찾아온 것이냐?
(판 : 목동의 신)
마르시아스는 제 종자였습니다
불경한 짓을 저질렀다만 저에게 얘기도 없이 그렇게 만드시다니 너무하십니다
내 사과를 받고 싶은 것이냐?
난 내가 받은 모욕에 정당한 응징을 내렸다 생각한다
그렇게 말씀하신다면 저랑도 실력을 겨뤄보겠습니까?
사티로스들의 우두머리로써의 제 입장을 생각해주십시오
좋다
이번엔 정정당당한 승부를 겨뤄보자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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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으로 구슬프고 아련한 음색의 악기로구나)
(내 솜씨로는 리라에 견줄 수가 없다니 분하다)
...훌륭한 연주였다
아폴론님의 칭찬 감사합니다
하지만 승부는 이미 난 것 같군요
이 대결의 승자는...아폴론님 되시겠습니다!
내가 승부는 이겼지만 내 독단적인 행동에 대해선 사과하지
덕분에 좋은 음악을 들을 수 있었...
잠깐!!!
???
???
???
전 판의 연주가 더 뛰어났다 생각합니다!
이봐 친구 승부는 났어
다들 아폴론님의 연주가 위였다고 얘기하잖아
나도 사과를 받았고...
내 상대인 판이 나를 인정했고
여기 모든 사람들이 나의 편을 들었다
헌데 넌 이 결과에 승복할 수 없다 이 말이냐...?
(눈치 좀 챙겨 친구야!)
(눈치채주세요 국왕님!)
네!
솔직히 안그래요?
(커버를 못쳐주겠다 시발)
많은 이의 귀가 날 칭송하는데 너 혼자 그렇다는 건
그 귀가 잘못된거겠지
아으악!
아파요!!!
훨씬 보기 좋구나
그 정도 길이의 귀라면 잘못 들을 일은 없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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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기를 들어보니까
그냥 저 녀석이 눈치 없는 거 같은데
그쵸?
삼촌 말대로 인간들이 좀 눈치없는 거 같네요
그래도 조카한테는 솔직히 고기 싫으니 생선 먹자! 이렇게 얘기할 수도 있는 거 아니에요?
윗 이야기만 해도 아폴론 형님이 미다스에게 돌려서 말하지 않습니까?
신들 특성이 다 그런 것 아니겠나 싶습니다
저도 어렸을 적 솔직하지 못해서 눈치 없는 사람에게 폐를 끼쳤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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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메스 : 아폴론의 소를 훔친 소년)
꼬리에 싸리비, 발굽에 짚단 굽...
이걸로 도둑질 준비 끝!
어디 한 번 달아나보실까!
(바토스 : 목격자)
???
소 떼가 왜 저리 몰려나오지...?
아이고 목격자가 있었네
일단 입막음을 해야겠지?
...저기요 영감님!
여기 소 한마리를 드릴테니 전 못 본 걸로 해주세요!
???
그냥 소떼를 봤을 뿐인데 소가 생겼네...?
그래도 불안한데
정말 저 영감님이 얘기하지 않을까?
(노인으로 변장한 헤르메스)
아이고!
아주 살찐 소로구만!
댁은 누구신데 갑자기 나타나셨소?
이보게
내가 이렇게 살찐 소를 여러마리 구하고 싶은데
이 소 어디서 구한 거요?
아니 그렇게 말해도 받은 소라서 나도 모른다네
참으로 아쉽구만!
혹시나 이런 소들이 있을 법한 장소가 어디인지만 알 수 있다면
아~주 큰 보상을 할텐데 말이지
혹.시.누.구.아.는.사.람.없.나?
...사실 저쪽으로 왠 꼬맹이ㄱ
실망입니다 영감님
제가 언질한 것을 잊으셨습니까?
제가 떠보는 말을 이해못하셨습니까?
슬프지만 제 약속을 어긴 영감님께 벌을 줄 수 밖에 없군요
아니 그게 아니라 내 말 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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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솔직하게 약속을 어기면 벌을 주겠다 언질했다면
아니면 제가 온 것을 눈치채고 그 영감이 얘기하지 않았더라면
표지석이 생길 일은 존재하지 않았겠죠
정말 가슴아픈 일이 아닐 수가 없습니다...저기요?
삼촌 제가 사과드릴게요
눈치없이 공사판 사람들이랑 술 먹을 생각에 삼촌을 배려 못했어요
아니다 조카야
솔직한 포세이돈답게 솔직하게 얘기하면 좋았을 것을 네가 회식자릴 빠지게해서 미안하다
두 분이 화해하셔서 다행입니다!
...근데 왜 저랑 거리를 벌리시는 건가요?
난 어려서부터 솔직하지 못한 나머지 사람을 바위로 만든 신이랑 다르게 솔직하거든
그래서 말하는 건데 너 조금 무섭다
그 나이에 벌써 후환을 생각해 일을 벌이다니
얌마 그러면 안돼 이 자식아
무서울게 있겠습니까?
태양의 신과 바다의 신이지 않습니까?
이 어린 신을 무서워하실 이유 전혀 없다고 생각합니다
어린 신이라니 말 다했다
어린 나이였을 때 나는 궁술과 약학을 배우느라 바빴어 임마
난 그 때치면 아빠 뱃속에 있었다고
얘 아폴론아 그만 가자
저 놈은 혓바닥 하나로 티폰한테서 가이아님의 신물과 제우스의 힘줄을 받아낸 놈이야
더 얘기하면 우리가 분명 뭔 일이 날 거야
두 분 가시는 겁니까?
살펴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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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여간 솔직하지가 못한 두 분이라
싸우는 거 하나 말리는데도 이런 막내신의 도움이 필요한 건가 싶단 말이지
저 헤르메스도 어릴 적 만화 읽을 때는 몰랐는데, 참 나쁜 의미로 재미진 신 군상이더라.
제정신들이 아니구먼
오늘도 쓰레기같은 그리스신들이군 ㅎㅎ
....역시 신놈들은 정상이 없어
저 헤르메스도 어릴 적 만화 읽을 때는 몰랐는데, 참 나쁜 의미로 재미진 신 군상이더라.
제정신들이 아니구먼
오늘도 쓰레기같은 그리스신들이군 ㅎㅎ
역시 강도와 도둑의 수호신 다운 인성이네
그래도 미다스 정도면 곱게 넘어간거구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