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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서른에 덜컥 집을 사버렸습니다.

집안이 살짝 콩가루 집안이라 한번도 부모님과 살아본적이 없고 어릴 때 부터 지방의 친적집을 전전하며 살았습니다.


초등학생 때 까지는 외조부모집. 그 이후로는 외삼촌네 집에 1년.. 이모집에 몇년.. 고등학생 때 옥상 컨테이너에서 몇년..


그러다가 어떻게 운이 좋아 대학교는 수도권으로 붙어서 대학생 되서는 학교 기숙사에서 1년.. 고시원에서 1년.. 살다가 군대에서 2년..


군대 다녀와서는 월세방에서 5년. 지금 살고 있는 집은 전세집으로 이제 2년 계약이 다 되어가네요.


무슨 팔자가 들었던건지 어릴적에는 몸 편히 누울만한 곳도, 그렇다고 마땅히 돌아갈만한 집도 없었던터에 어린 나이에서부터 빨리 "내 공간"을 가지고 싶다는 욕심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부모에게 힘 빌리기도 마땅치 않아서 어떻게든 빨리 돈 벌고 싶어하기도 했구요.


그래선지 군대 다녀온 남자치고는 조금 빠른 나이부터 회사 생활을 시작했고, 이제 5~6년차 정도 되어 조금 모은 돈으로 영혼까지 끌어모아 보금자리론 30년 풀대출로 용인 죽전에 24평 아파트를 이번주에 덜컥 매수 했습니다.


주변에서 청년주택이나 행복주택, 청약 얘기도 많이 해주고, 많이 공부도해보고 시도도 해봤습니다만.. 아직 나이가 만으로 서른이 안되었고, 오히려 저처럼 어정쩡한 월급에 어정쩡한 연차에 독신은 국가로 부터 받을 수 있는게 아무것도 없더군요.


집은 몇 달 전부터 보러 다니고 있었는데, 서울은 꿈도 희망도 없으니 처음부터 분당, 그 다음에는 중원구.. 이렇게 알아봤지만 역시나 가격이 가격인지라 점점 아래로 내려가다가 죽전으로 가게 되었습니다.


잘한 짓인지 아닌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래도 몸 편히 누울 곳이 생겼다는 생각에 기분은 좋습니다. 이제 월급의 거의 1/3~1/4을 원금과 이자 값는데 써야되고 출퇴근에 이제 왕복 3시간씩 걸리겠지만 그래도 지금은 좋네요.


사실 잔금에 취득세에 법무사 비용까지 생각하니 돈 천 만원 정도 모잘라서 조금 후달립니다. 그래도 잔금일 까지 2달 조금 넘게 남아서 어떻게든 마련해볼려구요.


집 샀다고 딱히 자랑할만 곳도 없고, 몇시간 전까지 남자 나이 서른을 맞는 생일이었어서 착잡도 하고.. 늦은 밤에 괜히 평소 눈팅만 하던 보배형님들 생각나서 회원가입하고 넋두리 글을 썼습니다.


(저는 집 욕심이 압도적으로 컸어서 차에는 별로 관심이 없었는데 지금 차량 커뮤니티에서 글을 쓰고 있네요..ㅎㅎ)


그럼 형님들 모두 편안한 밤 되십시오 ㅎㅎ. 로또나 연금복권 당첨 꼭 되시구요.


고맙습니다.


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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