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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지금 미통당쪽 상황보니 예전 생각 나네요.

07~08년에 민주당이 무너지지만, MB정부의 인기하락과 노무현의 죽음 등으로
10년 지방선거에서는 민주당이 어느 정도 지지층 회복에 성공하죠.
그리고 11년 상반기 재보선, 후반기 재보선에서 이기면서 분위기를 탔다고 생각하게 되죠.
안철수가 등장하면서 큰 기대를 받기도 하죠.
나는꼼수다가 측면지원을 하구요. 반MB정서가 실체한다, 정권바뀐다는 믿음이 진보진영에 팽배했습니다.
그리고 친노진영의 '혁통'의 합류로 민주통합당이 만들어지죠.
한나라당은 오세훈 사퇴+재보선 패배로 지도부가 붕괴하는 위기를 맞이하구요.
그리고 12년도에 새누리당의 박근혜와 맞붙게 되죠.
결과는? 통진당 관악을 이정희 단일화 부정선거논란, 통진당 해적기지 발언 논란, 한명숙(애초에 노무현 노제 때 이미지빨+뇌물재판 무죄빨로 동정표 얻어서 당대표된 것이 있죠) 지도부는 통진당에 무능하게 끌려다니고 나꼼수의 힘을 빌리고자 공천한 김용민의 막말파동이 터집니다.
그에 비해 박근혜는 김종인을 영입하며 경제민주화 이슈를 선점하며 좌클릭을 하고, 불펜의 대표 정치떡밥 이준석이 젊은 이미지로 영입되죠.
그리고 양쪽 지지층이 결집한 19대 총선, 18대 대선에서 박근혜가 이깁니다.
최근 21대 총선에서 미래통합당이 기록적인 참패를 한 후의 반응(우파 유튜브나 펨코 등의 젊은 보수 지지층 사이트 등)들을 보니 딱 12년 총선, 대선이 연달아 패배한 후의 진보진영 모습이 떠오르더군요.
결집했음에도 패배했기에 맛보는 좌절, 선거개표 부정설, 난 깨어있는데로 시작하는 국개론, 패배 책임 떠넘기기 모두 예전에 많이 보던 것이거든요.
2012년의 패배 후유증이 3년을 넘게 갔듯이 지금 궤멸된 미래통합당도 계속 자중지란을 겪을 겁니다. 아니, 탄핵 후유증도 치유하지 못하고 있죠.
이정도로 망했으면 후유증이 몇년 더 갈겁니다. 다음 대선 역시 쉽지 않겠죠. 속이 많이 상할겁니다. 그리고 내가 안뽑은 정권이 잘하면 삐딱하게 보게 되고, 못하면 더 열이 뻗칠거구요.
제가 이 글을 쓴건 아까 봤듯이 20대 초중반의 젊은 보수층들이 이번 선거에서 멘붕한 모습이 8년전 총, 대선에서 멘붕한 제 모습과 겹쳐서입니다.
그 사람들의 관점이 10년전 내가 한나라-새누리당을 보던 내 관점과 비슷하다는 점에서 역사는 반복된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런 생각이 드니 그들이 한심하다거나 불쌍하다는 생각보다는 나도 저랬는데 하는 공감? 이런게 들더라구요.
제가 이글은 쓴건 그들이 제글을 볼지 안볼지 모르겠지만, 그냥 이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입니다.
나는 그들을 조롱하고 싶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들도 지나치게 반대 진영의 지지층을 욕하거나 비난, 조롱하지 않았으면 한다는 점입니다.
정치인을 욕하는건 상관없지만 지나친 표현은 반감을 불러일으키고, 또한 지지층을 욕하는건 결국 스스로의 멘탈을 갉아먹게 되더군요.
그리고 유튜브에서 하는 말 너무 믿지 마세요. 비판적으로 듣고 적당히 취사선택하는게 낫습니다.
물론 걔들 하는 말이 쾌감을 주기도 하는데 걔들 기본이 진영논리에 선동이에요. 그리고 생각보다 헛똑똑이들이라 헛발질 잘합니다.
저도 몇번 데여봐서 잘 압니다.
또 걔들 원조 격이 김어준인데 까놓고 지금 유튜브하는 애들이 김어준보다도 능력은 없는데 욕심은 더 많습니다.
저는 여전히 보수 정치인들은 안좋게 바라보지만, 최근에는 그들의 지지층에 대해선 예전처럼 미워하지 않게 되더군요.
처음부터 저와 관점이 다른건데 그걸 비난해봤자 그건 상대방과 나만 기분나빠지고 말더군요.
결국 이 좁은 나라에서 같이 비집고 살아가야하는 사람들 아닙니까. 코로나 같은 일 터지면 서로 돕고, BTS가 월드투어하고 봉준호가 상타고 손흥민이 골 넣으면 같이 뽕도 맛보고.
댓글
  • 셀라맛자린 2020/04/19 00:52

    좋은 글 입니다. 저도 같은 경험을 했고 같은 생각이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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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베척살자 2020/04/19 00:53

    참 상전벽해네요. 저도 님과 같을때 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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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eviate 2020/04/19 00:53

    저도 박근혜 대통령 당선된거보고 멘붕와서
    한 몇달동안 현실부정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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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ucida 2020/04/19 00:53

    하타노 유이 이야기 하실 줄 알고 기대하며 들어왔다가 추천하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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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병곡 2020/04/19 00:55

    결국 반사이익으로만 굴러가는 정치지형. 서글프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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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ribe 2020/04/19 00:56

    저랑 비슷한 생각 많이 하는군요
    덧붙이자면 저는 유시민 김어준 같은 사람들 박그네 시절부터 일부러 멀리 했어요
    저랑 성향이 안 맞아서
    불펜에서 여러번 언급했지만
    청년은 투쟁해야하는 계급이라 생각합니다
    꼭 본인 세대 이득에 맞는 목소리 모아서 힘 내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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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리거 2020/04/19 00:57

    동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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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큐랑 2020/04/19 00:59

    저랑같은경험 하셨네유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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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느님 2020/04/19 01:00

    동감합니다. 제 생각도 비슷합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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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폴더 2020/04/19 01:04

    Tribe// 그렇죠. 생각해보면 그들이랑 나랑 비슷했구나 하게 되니 그들을 조롱하거나 무시하기보다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이게 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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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점입가경 2020/04/19 01:05

    유이찡은 어디에?? ㅋㅋ
    음. 좋은글 이시고
    그 중 상대방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 부분은 정말 공감합니다.
    사람을 날카롭게 하는건 말한마디 호칭하나 라고 생각하기에.
    그리고 호칭에 상대에 대한 내 본심이 드러나는 법이기에..
    비판은 내용으로 다툴 여지나 있지..
    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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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불선 2020/04/19 01:19

    100% 공감합니다. 저는 92년 대선에서 그걸 느꼈습니다. 열패감이 석 달을 가더군요. 2012년 레미제라블 영화가 많은 이들을 어루만져줬던 것처럼 저도 그 때 꽃다지 공연이 치료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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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루지기 2020/04/19 01:52

    12년도 대선때의 멘붕... 아 정말.. 친한친구하고 담배를 연신피우며 이게 정녕 사실이냐고 되뇌이던 때가 생각나네요
    저도 님 생각처럼 지금의 보수진영이 그 때의 민주당의 모습이 그대로 투영되지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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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매드시즌 2020/04/19 02:36

    이분이 이런분이 아닌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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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매드시즌 2020/04/19 02:40

    제 생각도 비슷합니다. 사실 정치에 많이 몰입하게 되면 폐혜들이 생기는것 같아요. 내가 받았던 그 현타를 그대로 돌려주고 싶었는지 모르겠지만. 상대방도 똑같은 유권자로써 권리행사 한거니까 최소한의 존중은 해주었으면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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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의혼 2020/04/19 05:29

    글이 멋져서 정독했다가 닉네임보고 오잉??? 이 분이??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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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누구신데요 2020/04/19 11:50

    인격자시네요 역시 남자는 현탐이... 아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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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파울프 2020/04/19 14:53

    하타노 유이도 좋아하지만 정치적 식견을 조리있게 풀어쓰시는 글도 아주 유려합니다 추천하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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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Jack5707 2020/04/20 01:11

    공감하는 측면이 많이 겹치네요 저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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