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여간 괜히 내려왔네)
지난 공사판 그리스 로마 신화 시리즈
여러분 소식 들으셨죠?
이번 축제 때 신께서 만족하셨는지 아주 기름진 땅을 발견했답니다!
(아폴론 : 관심 없음)
...뭐 그럴 수 밖에 없죠
(프리아포스 : 풍요와 다산의 신)
(이거 늦어서 죄송합니다)
(포세이돈 : 생각하기도 싫음)
아무래도 신이 찾아왔으니...
(프리아포스 : 남근의 신)
(풍요의 신 프리아포스라고 합니다)
축제 얘기만 들으면 자꾸 아랫도리 장어가 생각나서 비위상하네요
말도 꺼내지마
물건이 그만큼 크면 자랑스럽게 아랫천을 걷어내고 다니는 걸까?
(헤르메스 : 나그네의 신)
여러분의 전령신 헤르메스입니다!
올림푸스에서 두 분의 심각한 얼굴을 보고 이 헤르메스, 도움이 되고자 왔습니다
별 거 없으니까 돌아가
그냥 속이 좀 안좋을 뿐이야
축제니 아랫도리 장어니 아랫천을 걷고 다닌다니
얘기를 들어보니 프리아포스 이야기로군요
그 친구가 좀 남사스럽긴 하죠
네가 그렇게 함부로 부를 신이 아닐텐데?
네가 평소에 차리던 예의범절은 어따 팔아먹은 거야
무슨 말씀 하시는겁니까?
프리아포스면 아레스 형님의 증손자뻘 되는 신이지 않습니까
제가 존대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하는데요
...?
저번에는 아레스의 스승이라고 했었는데?
앞뒤가 안맞네요
어디보자...
이럴 땐 발품팔아서 알아보는게 딱이죠
언제 그걸 알아볼거냐
프리아포스한테 가서 물어보기라도하게?
아뇨 다짜고짜 물어본다면 실례지 않겠습니까
게다가 저도 그 코끼리만한 코끼리는 보고싶지 않아서요
그리스 전역을 돌아보며 물어볼 참입니다
남는게 시간인가보네
그걸 언제 다 물어볼 참이냐
제가 또 어떤 신입니까
저승의 인도자, 날개달린 샌들 탈라리아의 주인이지 않습니까
그리스 한바퀴정도는 우습죠
(자기 입으로 말하는게 부끄럽지 않나?)
저기 자랑하는 건 그렇다치고
우린 그 신이 어떤지 그닥 궁금하진 않은데...
그럼 다녀오겠습니다!
진짜 가버렸네
그럼 우린 마저 일이나 ㅎ
다녀왔습니다!
이야 생각보다 재미있더라고요
뭐야 너
진짜 그리스 모든 땅을 돌고 온 거야?
아테네에선 프리아포스라는 신을 디오니소스와 아프로디테의 자식으로 이야기하는데
북쪽으로 올라가면 독립된 신으로 아레스형님보다 먼저 태어난 신으로 이야기하더라고요
심지어 어떤 곳은 저랑 동일하게 보기도 하던데요?
일단 알아보고 볼 일이에요
음...
그럼 혹시 내 이야기도 알려줄 수 있어?
어렵지 않죠!
금방 다녀올게요!
별 소문은 없겠지?
없긴요
형님보고 '쥐의 신' 이라고 하던데요?
...내가 뭘 어쨌다고?
형님의 화살에 병걸려 죽은 사람들을 아마 쥐와 연결한 것 같아요
수틀리면 역병을 뿌리는 신이란 뜻이죠
그런 적이 있긴 하지만 이명 치고는 좀 폼이 안나는데...
걱정마세요 형님
빛나는 얼굴의 신, 올림푸스 최고의 미남신
어디서는 아름다움의 신이라고 얘기할 정도라니까요?
내가 아름다움을 주관하는 신이라고?
어디서 그런 얘기를 한다고 그러냐
거참 웃기는 놈들일세
얘 헤르메스야
나도 한 번 알아보고 와라
벌써 두 번이나 돌았는 걸요
프리아포스를 두고 얘기할 때는 관심도 없으셨잖아요
관심 없었던 건 나였고
삼촌은 그냥 말을 안했던 거지
그렇게 말씀하신다면 다녀와야죠 뭐
그럼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야
이거 잘만하면 쟤 뺑뺑이 칠 수 있지 않겠냐?
그 생각을 이제 하세요?
전 평소에 놀리던 혓바닥만큼 뛰게 해줄 생각이에요
포세이돈 삼촌 어르신께선 남부에서 대지와 말의 신으로 더 유명하시더라고요
가이아님을 첫째 아내로 삼으셨단게 사실인가요?
무슨 소릴 하는 거야
내가 가이아님의 N번째 남편인 거지
내 정실은 어디까지나 사랑스러운 암피트리테라고
하지만 암피트리테 형수님보다 데메테르 고모 어르신과 관계가 더 빠르셨잖아요
그걸 두고 두번째 아내가 데메테르 고모 어르신이라고 얘기하는 사람들도 있어요
그 얘기 내 아내가 들으면 큰일나니까 좀 닥쳐줄래?
알아와도 하필 내 결혼관계 같은 걸 알아오네
누구 가정 박살 낼 일 있냐?
뭐 포세이돈님의 경우 바다의 신. 지진의 신, 대지의 신, 흰 파도의 신, 몸이 검푸른 신
말의 신으로까지 알려져있더라고요
아마 옛날 일을 여기저기서 구전으로 전하면서 갈린 거겠지
그런데 말야
옛날에 티폰 왔을 때 생각나냐?
어휴 그건 생각만 해도 끔찍한 기억이죠
하늘을 덮는 날개에 100개의 머리, 몸에는 폭풍이 이는 괴물이잖아요
그 때 우리도 도망쳤잖아
...근데 모두 도망쳤던가?
옛날 일이라서 기억이 가물가물하단 말이야
누가 알아봐줄 신이 없을까?
...?
(지그시)
(초롱초롱)
그렇게 쳐다보셔봤자 제가 움직일 거란 생각은 하지 않는게 좋으실겁니다
네 이명이 어찌 되더냐
두 세계를 오가는 신, 탈라리아의 주인, 아르고를 살해한 자, 저승의 인도자
어떤 이명을 원하십니까?
올림푸스의 심부름꾼
알면 가서 알아와봐
그게 내가 주는 심부름이다
...본부대로 하겠습니다
올 때 넥타르
이건 내가 주는 심부름이고
(괜한 짓을 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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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폰을 보고 달아난 신들이 많긴 한데...
뭐 우리 아버지 빼고 다 달아난 거 아녔어?
아테나 누님이 남아서 아버님 제우스를 도왔단 얘기가 있고요
도망쳤다는 신들 중에 헤라클레스와 제 아들 판 이야기도 있습니다
어디선 아레스 형님이 아프로디테님과 정식 부부로 물고기 한 쌍이 되어 달아났다는 얘기까지 있네요?
심지어 아버지 제우스님도 도망을 쳤단 얘기도 있어요
시발 이쯤되면 옛날 일이라고 기억 못해서 아무말이나 떠든 걸 적은게 아닐까
제우스가 달아났으면 올림푸스에서 싸우는 제우스는 제우스 MK.2라도 되는 거냐고
헤라클레스는 지금 유명한 영웅 아니냐?
걔 얘기가 왜 나와
모아놓고 얘기하니 정말 삼류소설이 따로 없네요
앞뒤가 안 맞는게 한두가지가 아니에요
그런 의미에서
제우스가 바람핀 목록을 지역별로 정리해보는 건 어때?
(동공지진)
우리도 궁금하긴 하지만
안타깝게도 우린 트로이에 발이 묶여서 어쩔 수가 없네
탈라리아의 주인 되는 신이라먼 조사할 수 있겠지?
- 여기 사람이 쓰러졌어!
- "시발 그건 못해먹겠다" 라면서 뒷목 잡고 쓰러지던데?
- 뭘 받아적던거지?
이럴 수가!
생겨먹은 걸 보니 분명 저승갈 놈이 확실해요!
전 제 신업을 위해 저 녀석의 영혼을 가져가보겠습니다!
두 분 모두 힘내십쇼!!
아깝다
좀 더 굴렸어야하는데
어휴 속이 다 시원하네
저놈 보고 앞으로 이상하다 싶은 거는 다 조사해오라고 할까?
뭐 우리들 얘기야 들을만큼 들었잖아요?
더 궁금한 건 없어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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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산드라 : 아무도 믿지 않는 예언가)
오늘 밤 아폴론님께서 침대에서 여자들을 만족시킬 것이다!
어휴 누가 그런 소리를 믿는담
아폴론은 밤자리가 부실하기로 유명한 신이라고
(빵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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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뭐 잘못된 거냐?
표정이 심상치 않은데
...별건 아니고
제가 본 미래가 맞는지 심히 궁금해졌을 뿐이에요
나중에 물어봐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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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패러디)
시발! 천년도 더된 온동네 이야기 모음집에 뭔 설정을 따져!
시발! 천년도 더된 온동네 이야기 모음집에 뭔 설정을 따져!
예수 그리스도: 나도 몇백년간 나의 위격을 놓고 아리우스파와 아타나시우스파로 갈려서 많이 싸우곤 했지
어차피 우리가 기억하는 건 프시케가 존예였단 거랑 그리스 신들은 헤스티아와 아테나 빼면 다 그레이트 시1발놈이었다는 것 뿐이여
그래서 그리스, 로마놈들이 결국에는 그리스도교를 믿게 된 것이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