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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들이 병역의무를 짊으로써 잃게 되는 것들

오늘 남편이 베오베에 있는 밀게 글을 보지 말라고 했다. 고구마 백 개 먹은 기분이 들 거라며.. 보지 않는 게 좋을 거라고 해서 보진 않았지만 아마도 병역의무를 남자가 지는 데에 대한 얘기인 것 같아 글을 써 본다.
일단 국방의 의무와 병역 의무는 다르다. 병역의 의무는 우리나라 여자들 중 누구도 지고 있지 않다. 이것은 신체가 약하다는 이유로 남자들에게 받는 배려이며 특혜다. 그리고 이 크나큰 특혜는 여성에게 양성평등을 주장하는 데 있어 꽤나 불리하게 작용한다.
가정에서도 그렇고 사회에서도 그렇고 책임과 의무를 많이 지는 사람에게 권력이 주어지는 것은 당연하다. 권력은 자연스럽게 사회 안에서 맡은 부분이 큰 사람에게로 이동하게 되어 있다. 회사에서만 봐도 맡은 업무가 많은 사람이 목소리가 크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큰 목소리를 낼 수 있다.
여기서 고구마를 열 개 정도 쳐먹은 사람들은 이렇게 말할 수도 있다.
20대 초반에 아직 사회생활도 못 해본 남자가 고작 2년 몇 개월 군대를 갔다 온 것이 뭐 그렇게 크나큰 의무이고 사회에 도움이 되냐고. 글을 쓰면서도 답답함이 밀려 온다.. 
남성들이 군대를 감으로써 잃는 것이 고작 2년 몇 개월의 경력단절이 아니다. 뇌가 똑바로 박혀 있고 뉴런이 제대로 작용한다면 충분히 생각해볼 수 있는 문제인데, 가끔 장식용으로도 쓰기 괴로울 정도로 뇌가 빠개진 사람들이 생각 없이 말하는 것이 보기에 너무 안쓰러워 친절하게 설명해보려고 한다.
남자들은 군대라는 곳을 본인이 원하든 원하지 않든 가야만 한다. 면제를 받으면 안 된다. 심지어 남자들끼리도 공익을 무시할 정도로 사회에선 남자들에게 엄청난 희생을 강요한다. 20대 초반에 여자들은 단지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본인의 의지로 어쩔 수 없는 것들을 얼마나 겪어봤는가..? 남자들은 군대에 입대하면서 어쩌면 30대 여자들도 겪어보지 못한 감정을 겪는다.
그러나... 힘들다고 해서 울어서도 안 된다. 화가 난다고 해서 선임들에게 화를 내거나 대들어도 안 된다. 감정 컨트롤을 못 하면 안 된다. 좋아도 싫은 척 해야하기도 하고 싫어도 좋은 척 해야 하기도 한다. 티비를 보면서 웃기다고 웃어도 안 되고 슬프다고 울어도 안 된다.
여자들이여, 상상이 가는가? 생리중이라 미친 듯이 우울하고 짜증이 나는데, 표현을 할 수가 없다. 티를 내면 안 된다. 이런 감정의 억누름을 감히 상상이나 할 수 있는가...?
나는 회사를 여러 군데 돌아다녀봤지만, 회사생활이 힘들다고 우는 남 는 한 명도 보지 못 했으며, 회사 생활이 힘들지만 울지 않고 버티는 여자도 한 명도 보지 못 했다. 회사 생활을 잘 하는 극소수의 여성과 힘들다며 우는 여자들만 있었다. 회사 생활이 힘들다고 우는 것이 나쁘다는 것이 아니다. (나쁜 건 회사 생활을 힘들게 만드는 회사 그 자체이다.) 내가 본 사람들의 표본이 적기 때문에 모든 여자들이 다 그렇다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다만 남자들은 군대에서 철저한 위계질서와 감정의 억압을 배워 온다. 인내와 근성을 배워서 온다. 이것도 절대 좋다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이런 것을 한창 나이인 20대 초반에 겪어야 한다는 것이 매우 안타깝고 미안하다. 
야근을 해도 버티고, 상사가 지랄맞아도 버틴다. 그런데 술이나 담배가 들어가지 않으면 욕을 잘 하지도 않는다. 계속 회사를 다닌다는 게 버틴다는 것이 아니다. 정말 잘 참는다. 술이 들어가고 욕을 하고 때려쳐야지 하면서도, 맨정신일 땐 그 지랄맞은 상사한테도 싫은 티 안 내려고 노력한다. 감정을 숨기고 표정에 드러내지 않는다. 이것을 보고 나는 남자들이 대단하다고 생각하는가? 하면 아니다.
남자들은 군대에 가면서 힘들다 라는 감정표현을 잘 하지 못하게 된다. 이것은 정말로.. 미안하게 느낀다. 고구마 열 개 쳐먹은 사람들도 미안하게 생각해야 한다.  그냥 안 돌아가는 머리라도 천천히 굴려서 생각해보길 바란다. 이 글을 보고 화가 나는데 화내는 댓글도 쓰면 안 되고, 누구한테 얘기를 해서도 안 된다. 아무도 안 듣는데 그냥 혼자 욕을 하든가 속으로 욕하고 말아야 한다. 이 글이 싸이코 미친냔이 썼다고 생각해도 아무런 표현을 하면 안 된다고 생각해 봐라. 감정 표현이 익숙한 사람이라면 내 얼굴이 바로 눈 앞에 있을 때 쉽게 웃을 수 있겠는가? 군대에선 그런 것을 강요 받는다. 나는 이것이 남자들이 군대에 감으로써 잃는 엄청 크고 중요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에 비해 여자들은 비교적 감정표현을 쉽게 할 "수" 있다.
맘에 안 드는 점을 위트 있게 지적할 수도 있고 투정 부리듯 말을 해볼 수도 있고 힘들다고 징징거릴 수도 있다. 이런 것으로 욕하지 않는다. 남자들에게 귀엽게 보이기 때문이다. (이 귀엽다 라는 말도 잘 생각해보길 바란다)
그러나 남자들 사이에서 힘들다고 징징거리는 것은 거의 사회생활에서 "나는 약자이니 잡아 드시오" 라는 것과 비슷하다. 남자들 사회에서 감정표현은 패널티다. 
이것은 단순히 군대가 잘못된 걸 여자들이 왜 미안해 해야 하냐의 문제가 아니다.  (그건 진짜 뇌가 갈려이...ㅆ는...ㅎㅎ)
여자들도 그들의 그러한 문화의 동조자이다. 지금은 아니더라도 한 번이라도 그런 사람들이 찌질남으로 비춰졌다면, 무의식적으로 우습거나 얕잡아 본 적이 있다면 백 번 천 번 미안해 해야 한다. 
대부분의 여자들은 그러한 문화를 경험해볼 생각도 없고 병역 의무를 지켜야 한다는 생각도 없으며 그런 문화가 뭣 같으니 뜯어 고쳐야겠다는 생각도 없다. 누군가 갑자기 여자도 병역 의무를 져야 한다고 갈 거냐 하면 가야한다고 바로  대답할 사람은 거의 없다.
그렇다면 그들이 평생 그 짐을 조금씩 덜면서 사는 동안에 토를 달지 말아라. 겪어보지도 않고 그까짓거 이딴 소리 지껄이지 말아라. 그게 맨즈플레인이랑 뭐가 다른가? 문학작품을 광적으로 좋아하는 당신 앞에서 베스트셀러라고 한 권 읽은 걸로 문학을  다 아는 것처럼 씨부리면 얼마나 우스워 보이겠는가? 남자들 앞에서 군생활 얘기하며 별 거 아니라는 듯이 나불거리는 그 입이 당신을 그렇게 보이도록 만들어 줄 테니 제발 그냥 모르면 다물고, 알아도 다물어라.... 분명 다 아는 게 아닐 거니까... 토달면 고구마 백 개다... 
아.. 그들이 잃은 것은 사실 더 무궁무진하게 많을 것이다.. 그런데 쓰면서도 화가 나서 이만 턴을 마친다......
남편한테 고구마 백 개 먹인 댓글들이 밉다.. 
댓글
  • 운디드 2017/03/13 23:01

    트라우마와 PTSD를 얻어서 나오죠.
    남자들 군대 꿈 꾸는 거 웃고 넘길 일 아니에요.
    그게 PTSD입니다.

    (nuUrZc)

  • Rurien 2017/03/13 23:05

    6개월동안 자면서, 밥먹으면서, 씻으면서, 숨쉬면서 단 1초라도 긴장의 끊을 놓지않고 살아보셨나요
    근무, 선임, 간부, 훈련비상, 암구호 숙지, 장갑차 관리, 화포관리, 열쇠관리, 총기관리, 탄관리, 부수기재관리, 기름관리, 발전기관리, 주특기공부
    제가 신경쓰고 다녔던것 중 '일부'를 나열해봤습니다. 저 중에 하나라도 실수하는 날에는 수없이 많은 욕들이 날아왔습니다.
    그래서 일병때 소원이 하나 생겼었습니다. 단 하루라도 욕을 먹지 않는것이었습니다.
    그 소원이 언제 이루어졌냐구요?아마 그때가 윤일병이 억울하게 선임병들의 폭행에 맞아죽고, 임병장이 부조리에 견디지 못해 총을 쏜 그날 이후부터였던것 같네요.

    (nuUrZc)

  • (/ㅇ_ㅇ)/ 2017/03/13 23:06

    남자들이 감정표현을 못 하는 게 군대 때문이라고 생각하시나 봅니다. 군대랑은 관계없죠.
    남자가 다른 사람들 앞에서 이래저래 격하게 감정표현하면 바보취급 받는 건 외국도 그래요.
    그냠 남자다움이라는 스테레오타입에 갇힌 거지 군대랑 하나도 관계없는 이야깁니다.

    (nuUrZc)

  • 살고싶지않다 2017/03/14 00:17

    일병때.
    일과시간이야 원래 정신없는거고...
    저녁식사 이후 청소시간까지의 개인정비및 자유시간중. 잠깐 앉아서 쉴 시간이 있으면 점호때 꼭 깨질 무언가가 생기곤 했다.
    눈을 뜬 순간부터 잠들때까지 잠깐의 쉴틈이생기면 혼나는일로 이어지고, 어린애도 아닌데 누가 나를 혼낸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했다.
    난 원래 좀 감정표현이 풍부한 사람이었다.
    그냥 노을보다가 혼자 눈물흘리고, 게임하다가 나무하나 보고 멍하니 서있던 내가.
    전역을 하고 첫 눈물흘리기 까지 4년이 걸렸던것 같다.
    상가집을 비롯해서 여자친구와 헤어지던 순간까지도 전혀 눈물이 나지 않았었다.
    그런데도 그게 별거아니라면 별거아닌가보다.
    내앞에서 그딴 소리 하는 미친연이 별거아닌것 처럼.

    (nuUrZc)

  • 김요미 2017/03/14 00:19

    어후야 글시원하게 잘 쓰신다 ㄷㄷㄷ

    (nuUrZc)

  • 나는왜지금 2017/03/14 00:20

    이 글 읽으면서 난 이 분이 정말 대단하다고 느꼈는데 이상한 쪽으로 댓글이 새는 기분... 여성으로서 이런 사고방식이 쉽지 않았을텐데 감사하고 고맙습니다.

    (nuUrZc)

  • 피터아츠 2017/03/14 00:25

    막힘 없이 잘 읽어내려왔습니다~ 글 정말 잘 쓰시네요

    (nuUrZc)

  • 에바임 2017/03/14 00:34

    2년 가까이 히오스만 한다고 생각해보세요. 군대는 그런 곳입니다. 뇌가 폭풍 속으로 빨려들어갑니다.

    (nuUrZc)

  • 그림그리 2017/03/14 00:36

    군대가서 일주일동안 대변을 못봤네요.
    식사량은 오히려 배로 늘었는데..
    그 긴장감. 다시는 경험하고 싶지 않네요.
    그리고 자대배치
    몇달동안 아침 점호 시간이 저녁 같은 느낌
    그리고 불침번 및 경계근무
    무보수 노가다 일당 5만원도 되던 시기에
    한달 7천얼마 월급
    2년동안 늘 수면 부족
    휴...
    지금 생각하면 무슨 죄인인지...

    (nuUrZc)

  • Caltrask 2017/03/14 01:24

    최악은 뭐냐면, 24시간 함께 한다는겁니다.
    내 선임, 동기, 후임이 아무리 좆같고 싫고 나랑 안맞고 문제가 있어도, 24시간 함께 하는거에요.
    더군다나 여기는 권력과 위계가 확실해서 내가 아무리 싫어하는 사람이 위에 있어도 싫은 소리 한번 못합니다.
    하면 휴가 짤리고 영창가니까요.
    어느 부대나 마찬가지로 엄청 좋은 애도 있고, 진짜 인간의 상식으로 이해 안가는 개또라이도 있고,
    싸이코패스에 아부꾼에 뒷담화쟁이에, 왕따 주동자, 걸핏하면 욕하고 손올라는 놈,
    허세쩌는놈, 아웃사이더, 엄청 똑똑한놈, 뭐 별에별 희한한 인간이 다 섞여 있습니다.
    아무리 듣기 싫은 소리를 해도 듣고 있어야하고, 별 말도 안되는걸로 욕을 먹고 지랄을 떨어도 걔랑 못 떨어집니다.
    위 아래로 성격 또라이같고 업무처리능력 없는 애 있으면 걔가 잘못하는 걸 나도 같이 욕먹어야 합니다.
    (물론 어느 부대나 이런애들이 껴있다는게 함정..)
    '24시간 동안', '2년'이요. 거기다 당신에게 핸드폰은 없고, 인터넷도 못합니다.
    나 혼자만의 시간이란건 화장실 갈 때 밖에 없습니다.
    그나마 자유시간은 하루에 꼴랑 2시간 주는데, 그 2시간 동안 일있으면 해야하고, 근무있으면 나가야하고
    씻고 정리도 해야 합니다. 유일한 위안거리는 tv인데, 그것도 당신이 어느정도 올라가기 전까지는 못봅니다.
    만화책도, 맛있는 간식도 없습니다. 수다도 내 주변인이 누군가에 따라 상당히 제한됩니다.
    핸드폰은 당연히 없고, 사람은 많은데 전화수는 제한되어 있으니 전화도 마음대로 못하고,
    짤막한 자유시간동안 전화만 붙잡고 있어봤자 하루 1시간하면 많이 하는겁니다.
    아참, 그리고 당신의 그 전화 통화내용은 옆에 있는 그 누군가가 들을 수도 있고,
    지랄맞은 선임을 만난다면 전화내용을 듣고 참견을 하거나, 자기 전화해야하니까 끊으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군대의 가장 힘든 점은 뭐냐면, 아무리 싫어도 적당히 멀리하거나, 적당히 관계를 끊을 수 없으며,
    불쾌감을 표현해서도 안되고, 스트레스를 풀만한 다른 수단 역시 모두 제한되고 그들과 공유해야한다는 점이에요.
    뭐..이렇게 떠들어도 내 사정아니라고 하면 할말없구요.
    저는 고리타분한 사람이라, 여성이 군대가야 한다는 의견에 대해 '이성적으로는' 동의 하지만,
    '정서적으로' 약간 거부감이 들거든요. 몰라요. 그냥 좀 싫어요.
    근데, 자신들의 힘든것에 대해서는 알아달라, 보호해달라, 이런건 바꿔라 이런건 배려해줘라 이런건 차별이다
    끊임없이 외치면서, 남자들이 겪는 불편함에 대해서는
    "그래서 어쩌라고" 식으로 나오는걸보면 정말이지 그냥 니들도 좆되바라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는게 사실입니다.
    니들도 가라, 뭐 저는 그런말까지는 못하겠어요. 내가 겪어봐서 그런지 누가됐든 그런거 별로 안겪었으면 좋겠거든요.
    근데 그런 이야기를 들으면 저도 사람인지라 '니들도 좆되봐라' 하는 생각이 자꾸만 머리를 스치게 됩니다.

    (nuUrZc)

  • Baren 2017/03/14 01:24

    몸 컨디션이 안좋은 날에는 오래 걷거나 계단을 올라가거나 무거운걸 들면 무릎이 쑤십니다.
    그리고 허리가 아플일이 없었는데
    아침마다 허리도 쑤십니다.
    별거 아닌거 같죠?
    아직 20대가 반도 안지나간 학생입니다.
    제대하고나니 이러네요.
    무릎이랑 허리건강이 안좋아진게 느껴져요.
    상식적으로 20대 학생이 아이고 무릎이랑 허리가 쑤시네 하는게 정상일까요??

    (nuUrZc)

  • FlowerPure 2017/03/14 01:31

    군대가서 불면증 생긴게 아직까지도^^   앞으로도 얼마나 손해인지 짐작이안됩니다

    (nuUrZc)

  • 피통피통 2017/03/14 01:32

    군대 가따오기 전엔 몰랐는데 가따오니 머리 굳는단 말이 뭔지 알겠더군요
    군대 전엔 오래 집중해서 공부해도 무리없고 스트레스 안받았는데
    군대 후엔 집중도 못하겠고 공부 좀만 할려해도 굉장히 스트레스 받네요
    군대에서 먹은 욕이 군대 밖에서 평생동안 먹은 욕보다 비교할 수 없이 많은 듯
    밖에서 욕 안먹는 사람이 왜 군대에서 욕먹어야 하나요? 욕먹을 사안이고 합리적인 거면 상관없는데 왜 쓰잘데기 없는 데서 그래야 하는지.
    PTSD는 자기가 쓰잘데기 없는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되면 더욱 심해진다고 합니다.
    그래서 1, 2차 세계대전 군인들은 PTSD가 적고 베트남전 참전 군인들은 PTSD가 극심했다죠
    내가 적군과 대치하면서 실수할뻔 해서 욕먹는 거면 당연히 받아들일 수 있죠. 욕먹을 상황이면 괜찮다 이겁니다.
    근데 진짜 하등 말도 안되는 미친 개같은 이유로 진짜 당장 죽어버리고 싶을 정도로 심한 모욕을 왜 들어야 하는거지 이해도 안가고
    이런 말도안되는 행태가 몇십년째 바뀌지도 않고 있단 사실이 굉장히 놀랍고 어이없습니다.
    그리고 생각해봅니다. 우리군이 독립군의 문화와 기상을 이어받았어도 이랬을까요? 그 분들이 이념의 차이로 언성을 높였을지언정 전우끼리 죽이고 싶을 정도로 서로 적대하였을까요?
    혹시 정신력 드립치는 세계 최악의 일본군을 본 떠 만든 조직이라 악습이 계속 떠나지 않고 행해지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지금도 편두통을 앓고 살고 있습니다.

    (nuUrZc)

  • 새벽여명 2017/03/14 01:36

    군대에서 처음으로 진지하게 생각해 보게 되었던 단어나 문장들을 나열해 볼게요.
    '자유', '실존' , '희망' , '기다림' , '억압' , '견딤' , '초월' , '신', '던져진 현존재' ,'나는 숨쉰다 고로 존재한다' ,'버티기', ' 생존' ,' 지옥', '천국', '휴가'
    '가족' , '배신' , '조금만 비겁하면 인생이 즐겁다' , '타협' , '졸속처리', '강한자가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살아 남는자가 강한것이다', '부조리'.
    대충 이런 단어들이 떠오릅니다.
    작성자님같이 국방의 의무를 다한 남자들의 마음을 이해해주시는 여성분들이 계시는 한,
    남자들의 군생활은 헛되지 않았고, 앞으로도 의미를 가질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nuUrZc)

  • 헬로편돌이 2017/03/14 01:38

    예전에 이런 말을 본 적 있습니다.
    군대가 얼마나 지랄맞은 곳인지 보여주는 예는 그 곳에서 규칙을 어긴 이를 처벌하는 방법이 그 곳에 더 오래 있도록 하는 곳이다.
    제가 군생활 할때 저 때 와서 구타나 이런게 줄어들었다더군요. 저는 기껏해봐야 군화로 정강이 쪼인트 까였던게 구타의 전부네요.
    이병때 기억 더듬어보면 긴장과 암기의 연속이었습니다. 외울건 많고 저는 사람 얼굴을 잘 기억 못해서 선임 얼굴 외우는게 제일 힘들었죠.
    예전에 내 밑으로 니 위로를 겪어본 적이 있었습니다. 진짜 소름 돋더라구요. 선임들 하나하나 찾아가서 내가 잘못한것이 있으니 집합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전할 땐 말이죠...
    나중에도 한번씩 그 때 꿈을 뀠습니다. 아주 악몽이 따로 없더군요.
    전 학과가 글쓰는걸 배우는 곳이었는데 일병 꺾일때까지 소설책이나 시집은 손도 못대었습니다. px도 맘대로 못 쓰고 앉아있는 자세도 정해져 있었죠.
    옛날 일 떠올리니깐 뭔가 시무룩한 기분이 되네요...

    (nuUrZc)

  • Scomber 2017/03/14 01:40

    사실 군대 외에도
    어릴때 잘 울고 웃던 나도
    크면서 많이 들은 소리가 남자는 울면 안돼
    남자는 이러면 안돼 이래야 돼
    감정이나 행동에 관해 성별과 결부된 이야기들 참 많이 듣고크죠
    이런것들이 우선이고
    군대가서 드러워도 참는걸 플러스로 배우죠

    (nuUrZc)

  • gdfeau 2017/03/14 01:41

    이제 그만하시죠 그들에게 먹이감이 되어 몰려들어 난장판 남 vs 여의 구도로 사용될 요인이 큽니다.
    즉 먹이감 오유분란 요소로 미끼로 사용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잇습니다.
    즉 메갈이 몰려와 똥판이 될 수 있어요.
    그만 합시다.
    결론 다 난거가지고 계속 도돌이 메아리 반복글만 올라옵니다.
    자중합시다.

    (nuUrZc)

  • rlawldnjs 2017/03/14 01:42

    여기에서 군대 잔혹담 늘어놓는거 의미가 있을까요...
    1999년 10월 27일 02시24분경 제가 K-1 방아쇠를 당겼다면 저는 여기 없겠지요. 봉인지 뜯어져서 (노리쇠 후퇴전진했으니까) 부대가 발칵 뒤집혔죠.

    (nuUrZc)

  • 성선임 2017/03/14 01:44

    내가 잃은것은
    21살의 봄, 21살의 여름, 21살의 가을, 21살의 겨울
    22살의 봄, 22살의 여름, 22살의 가을, 22살의 겨울
    그리고, 23살의 봄.

    (nuUrZc)

  • rlawldnjs 2017/03/14 01:44

    지금 마흔 넘어서 생각해보니...사람을 미치게 하는 그 penis같은 구조를 변혁하면 군대도 갈만할것 같은데...그게 제 생각에는 요원합니다.

    (nuUrZc)

  • fishCutlet 2017/03/14 01:47

    죄송합니다.
    하지만 고구마 100개 먹은 댓글이 다 아무것도 알지도 못하는 사람이 쓴거라고 생각하지는 말아주세요.
    저는 22개월 15일의 군복무를 병장 만기 제대로 마쳤고, 예비군 훈련도 거의 다 받은 사람입니다.
    제가 쓰는 댓글들은 이해하고 공감해 주시는 분들도 있고, 답답해하고 비공감하시는 분들도 많습니다.
    하지만 저는 제 의견을 내는 것이 결코 잘못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건설적인 토론을 해야한다고 말씀하시는 분들도 많이 계십니다.
    다른 의견, 다른 입장을 아닥하게 만들면 그건 더이상 토론이 아닙니다.

    (nuUrZc)

  • 아이벨르조돌이 2017/03/14 02:00

    돌이킬 수 없는 게 시간이라지만
    이걸 희생이라고 얘기하면 넘 거창할까요
    사랑하는 내 가족은 물론이고
    이 생에 단 한번도 본적없는 사람들과.
    역사에 기록될 우리나라가
    외세의 침략으로 다신 아픈 역사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내 2년이라는 시간을
    아무런 조건없이 바친겁니다.
    그 안에서 겪은 모든 부조리는, 작지만 용광로 같은 마음으로
    녹여버렸습다.
    인정해달라는 게 아니라 그 마음들 알아만 줘도
    대부분의 남자들은 뿌듯할겁니다.
    이런 마음 계속 가지고 살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nuUrZc)

  • thekan2 2017/03/14 02:01

    그래서 그 ㅈ같은 경험을 여기서 끝내야 한다 생각합니다
    대대손손 이런걸 되물림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nuUrZc)

  • RAFT중합 2017/03/14 02:01

    이 글에 달린 댓글들 보면 군대가 가장 먼저 고쳐야 할 것이 인간이라는 것을 알 수 있음. 인간들이 바뀌어야 되는데 그저 군대가지고만 싸우니 답이 안나오는거임. 인간을 어떻게 하면 바꿀 수 있을 것인가 그 대책들을 토론해야지. 군대에서 자살하는 애들 그거 거의 다 괴롭히는 세끼들이 있어서 그런거지 군대 때문은 아니잖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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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똥똥글 2017/03/14 02:37

    분란 조장하려고 쓴 글 아니에요.. 군대 잔혹담 늘어놓는 게 의미가 있냐는 분도 계신데, 댓글에 표현들이 아무리 잔혹하다고 해도 그 감정들을 공감할 수 없어요.. 언어로는 표현이 안 되는 한계가 있으니까요. 다만 최대한 이해해보려고 노력하는 것밖에 할 수 없어 미안한 마음입니다. 제가 이 글의 대상으로 하는 사람은 겪어보지도 않고 별 거 아니라는듯 무시하는 사람들입니다. 토론을 하지 말자 가 아니라 남성들은 이 제도적 피해자이고 차별을 받고 있는 것이 확실하고, 그로 인해 여성들이 사회적으로 차별을 받는 것에 대해 목소리가 작아진다는 거에요. 먼저 상대방을 이해한 후에 뭐라도 얘기할 수 있는 거잖아요. 이게 싸우자는 건가요? 서로 이해하려고 노력해보자는 것인데 남편 고구마 먹은 게 속상해서 글이 격해졌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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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몽느님 2017/03/14 02:50

    군대를 무사히 갔다온 사람들이 그 지옥에서 모두 무사했던건 아니죠.
    서로가 서로를 힘들게 만드는 군대 시스템 자체는 남자들이 만든게 맞지만 그 시스템 안으로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밀어넣어진 모든 군필자들은 존중받아야 맞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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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빵중독자임 2017/03/14 02:53

    이렇게 이해하려고 노력해 주시는 여성분께 감사합니다. 그래서 그런거다 라고 단정지으신 부분은 하나도 없는데 극히 일부는 이 글에 대해서도 불만이 있는 것 같아보이지만.. 대부분은 이 내용에 까지 반대하진 않을 겁니다. 그 마음에 제가 뭐라고 다 감사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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