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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옛날 옛적 충무로 감독들 이야기

1.박찬욱.
연출부 생활 중 달은 해가 꾸는 꿈으로 꽤나 이른 데뷔.
제작비 1억으로 당시 기준으로도 저예산.주연배우로
최재성을 원했으나 대마초로 활동중단이던 이승철을
데려와서 굉장히 실망, 본인도 술 꽤 먹는 편인데
이승철처럼 말술은 처음 봤다고 회고.
깜동 연출부 시절 촬영감독이 연출부 구타한 사건이 있어서 단체로 사표내고 잠적한 일이 있었는데 연출부 막내
박찬욱 혼자 슬쩍 복귀함.이 일로 동료들한테 온갖 욕 먹고 있는 와중 같은 연출부 선배이던 곽재용이 대신 욕 먹어 가며 비오는 날의 수채화 연출부로 데리고 감.
곽재용은 충무로 도제를 안거치고 데뷔해서 충무로 고인물 스탭들한테 현장에서 개무시 당하면서 힘겹게 영화 찍음 이 모습을 옆에서 지켜본 박찬욱은 "감독자리가 저렇게 힘든거구나,나 영화 안할래"하며 말도 없이 잠적.
곽재용은 아직도 박찬욱을 보면 "젤 힘들때 도망간 놈"이라며 디스 중
아나키스트 제작자이던 이준익은 아나키스트는 늘 투자 일보직전에서 감독이 박찬욱이라 엎어졌다고 회고,
기다리다 지친 박찬욱이 "그럼 저 다른거 하나 찍고 와도 되여?"하자 '이번에 성공해서 돌아오면 투자자들도 태클 안걸겠지'싶어서 허락. 하지만 삼인조로 더 망해서 돌아온 찬욱
이준익은 결국 박찬욱 카드를 포기하고 제작돌입,망함.
하지만 망한 카드 박찬욱은 매의 눈 명필름 심재명의 과감한 베팅으로 jsa를 찍더니 대박감독행.
이후 이준익은 연이은 제작 실패로 빚이 27억까지 올라갔으나 왕의 남자 천만히트로 한방에 빚 다깜.
2.봉준호
당시 핫한 제작자이던 우노필름 차승재가 여고괴담 박기용에게 싹수 있는 젊은애들 좀 없냐고 타박하자 당시
지리멸렬로 충무로의 탑유망주로 떠오른 봉준호와 장준환을 데리고 감.
매의 눈 차승재는 둘을 보자마자 물건들임을 직감,
"니들 딴 생각말고 연출부 한번하고 각본 한번씩 써라 그럼 입봉시켜주께"하고 제안함.
당시만해도 우노필름이 충무로뉴웨이브를 이끌던 핫한 제작사라 지리멸렬빨로 밀려드는 여러 연출제안을
뿌리치고 우노에서 연출부생활 하면서 유령 각본을 써주고 플란더스의 개로 입봉. 크게 망함
플란다스의 개 각본을 보고 이건 폭망이다 필이 왔지만 뱉은 말이 있어서 제작진행 했다고 차승재가 고백
지구를 지켜라로 장준환도 입봉 시켜줬으나 더 크게 망함
이때 파파이스에서 매일 노가리 까던 류승완이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로 한국의 타란티노 소리 들으며 대박이 터지는 바람에 속이 더 상해서 매일 소주 빨았다 함,
봉준호가 우노 들어가고 첫 연출부는 맥주가 애인보다 좋은 7가지 이유라는 영화로 한국에서 잘 나가던 중견감독 7명을 모은 희대의 프로젝트라 한수 배운다는 각오로 설레여서 들어갔는데 결과물이 개판이라 많이 실망했다함
게중에서도 박철수감독이 자기 파트를 유독 실험적으로
찍어서 "철수 혼자 예술하네" 비아냥 크리 터지고 결국 강우석이 극장판 편집하면서 다 자름,
강우석 박철수 둘이서 편집실에서 멱살잡고 싸웠다고 훗날 봉준호가 증언 ㅋㅋ
3.장선우의 호연지기
희대의 망작 성냥팔이의 소녀 직전의 장선우는 흥행과 작품성 둘다 잡는 가히 충무로의 특급카드였음
이런 장선우가 화엄경에 매트릭스를 섞어볼란다 외치니
늦게 오면 투자 못할까봐 투자자들 돈다발 들고 뛰어옴
백억짜리 영화가 등장한다는 소식에 충무로는 화제만발,
풍운아 장선우답게 제작회의는 무조건 룸살롱에서 진행,찍다가 거리의 간판이 맘에 안든다고 상가 간판 다 갈아버리는등 남다른 호연지기를 보여주다 갑자기 돌연 잠적
현장은 올스탑 되고 홍콩에서 어렵게 모셔온 스턴트팀 발이 묶이자 이를 달래기 위해 열흘 밤낮으로 룸살롱 접대
했다함
연출부한테 잡혀온 장선우,투자자한테 다신 안그러겠다 굳게 약속하고 룸살롱에서 단합대회 함,제작비 100억중30억은 룸살롱에 썼다고 추정됨,스탶밥값 20억 추정.
이후 한번 더 도망 갔다가 투자자랑 대판 싸움,이날은 롬살롱 못갔다 함,
어찌어찌 완성되고 개봉.개봉당일 장례식 분위기였다고 전해짐.
당시 씨네에선 매주 성냥팔이 기사가 나오고 장선우 특집기사만 여러번 실어줄정도로 빨아줬으나 개봉후엔
못본 척함
성냥팔이 여파로 튜브에서 제작대기중이던 라인업이 다 엎어지고 감독중심이던 제작관행이 프로듀서 중심으로
넘어가는 기폭제가 되어주고 이후 회계시스템이 도입 됨
투자자 한분은 파산하고 장선우는 보시한셈 치시라는 말을 남기고 제주도로 잠적,이후 더는 메가폰을 잡지 못함

댓글
  • 포포비치 2020/03/26 07:50

    중간에 등장하는 이준익 감독도 키드캅이란 희대의 문제작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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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raisonblue 2020/03/26 07:52

    다이하드에 영감 받아 나온 키드캅..나름 재미는 있었으나 이준익은 이때부터 빚쟁이의 길을 걷게 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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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밤을안샌다 2020/03/26 07:52

    영화판이 참 재미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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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SG] 2020/03/26 07:55

    키드캅때 그룹 잼을 3백만원에 섭외했다고 아주 좋아하셨죠.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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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raisonblue 2020/03/26 07:57

    그중에서도 충무로 버블이던 90후분 2000년대초
    요 시절이 젤 재밌는듯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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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raisonblue 2020/03/26 07:58

    Msg/키드캅 저는 수작이라고 생각합니다 ㅋㅋ
    초딩때 무지 재밌게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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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독거노인7 2020/03/26 08:01

    재밌네요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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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밤을안샌다 2020/03/26 08:03

    [리플수정]raisonblue// 저도 동감합니다. 올드보이/살인의추억.. 등등 우리가 아는 최고의 영화들이 그 즈음 나온 이유가 정말 알고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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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윕no.7 2020/03/26 08:04

    재밌게 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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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기심천국 2020/03/26 08:12

    와. 잼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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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raisonblue 2020/03/26 08:12

    밤을 안샌다/지금 돌이켜보면 쉬리 이후로 배창호 장선우 이명세로 대변되는 충무로 기성세대가 꺾이고 봉준호 장준환 최동훈 같은 재능 충만한 헐리우드키드 가 등장하는 시기라고 생각들어요
    충무로의 한국판 뉴웨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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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밤을안샌다 2020/03/26 08:18

    raisonblue// 타이밍이 중요하죠.. 그 시간에, 재기 넘치는 동료들과, 뭔가를 만들어냈다면, 평생 자랑할 텐데요.. 어쨌든 좋은 글 고맙습니다. 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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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기심천국 2020/03/26 08:32

    개인적으로 박찬욱 감독 모르는데 웬지 느낌에 여우 같았어요
    순전히 제 느낌일 뿐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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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raisonblue 2020/03/26 08:38

    호기심천국/이경영 왈 찬욱이는 현장에서 막내때도 감독 같았다..떡잎시절부터 뭔가 남달랐고 충무로 강압적인 도제 시스템을 싫어했죠 그래서 자주 튄듯ㅋㅋ
    서울토박이 개인주의 타입은 좀 느껴지는데
    후배들한테 신망도 높고 스탭들한테 젤 신사적으로 대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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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justWalk 2020/03/26 09:51

    아는분이 00년대초 엔터업진출함
    룸살롱에서 술 쳐먹는 문화보고 질려서 m&a로 업종변경. 근데 똑같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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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raisonblue 2020/03/26 10:08

    그때 영화판엔 눈 먼 돈이 참 많았죠
    무슨 창투니 뭐니 수상한 금융돈도 많이 들어왔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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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뽀롱 2020/03/26 16:40

    2탄 기대하고 고대하겠습니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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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니1437 2020/03/26 19:41

    진짜 재밌네요. 소싯적 봤던 영화잡지보다 더 재밌네요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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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安市城主 2020/03/26 20:50

    영화잡지보다 더 재밌네요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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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면서 2020/03/26 21:26

    뭔 영화를 회계도 없이 100억짜리 찍나요.
    저땐 걍 주먹구구식이었나 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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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arlowe 2020/03/26 21:41

    장선우 감독님이 성소재림 찍을 때 시나리오 안풀려서 잠적하고 다시 나타나 연출부 회식했다는 이야기는 들었는데 룸살롱인지는 잘 모르겠네요. 성소재림이 제작비 대비 흥행이 굉장히 안된 건 사실인데 영화 완성도 자체의 이음새가 좋지는 않지만 지금처럼 조롱 받을 정도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제작비가 워낙에 천문학적이라 더 욕먹는 건 분명히 있지 싶습니다. 이제 기억도 가물한데 당시 영화관련하시는 일 하시는 분께서 저 정도 예산 들어간 작품이 망하게 되면 타격이 상당히 크다고 하더라구요. 박광수 감독님의 이재수의 난도 제작비 대비해서 상당히 흥행이 안되었는데 장선우 감독처럼 깨는 맛은 없어서 상대적으로 묻힌 것 같습니다.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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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etsTwins 2020/03/26 21:59

    태극기휘날리며 실미도 이 작품 감독님들도 한세대를 풍미하신 분들 아닌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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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뎅커터 2020/03/26 22:16

    LetsTwins / 강우석은 90년대 흥행 보증수표였죠 강제규는 쉬리로 확 뜬 감독이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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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케이틀린 2020/03/27 03:52

    오뎅커터// 강제규를 쉬리로 확뜬 감독이라고 하긱엔, 은행나무 침대가 있죠 그 이후 다음 작품 망했다가 쉬리로 탑급 갔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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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반갑다논리야 2020/03/27 04:44

    케이틀린// 은행나무침대 다음이 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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