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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 늦는 29개월 딸때문에 걱정이 태산입니다...

안녕하세요

29개월 딸을 키우고있는 맞벌이부부 남편입니다.
제목그대로 말이 늦는 딸때문에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ㅠ

29개월째인 현재 딸이 할수있는 말은 엄마, 이거, 우와, 야호 정도입니다.
우리가 하는 말은 거진 다 알아듣긴 하지만 말은 별로 하지 않습니다.
감정표현이나 그런건 정말 잘하고 애교도 잘 부리지만 말은 하지않고 우쭈쭈나 이야~ 정도입니다.

태어날때도 건강하게 태어났고 태어나자마자 받는 검사에서도 이상없이 건강한 아이라고 결과도 받았습니다.
두발로 걷는것도 다른 아기들에 비해 좀 늦긴 했습니다만(15개월경부터 걷기 시작했어요ㅎㅎ;;) 크게 걱정은 안했습니다.
저희 부부가 맞벌이부부다 보니 제 어머니께서 애를 하루종일 봐주고 계십니다.
어머니께서 좀 힘드실까봐 비싸더라도 사립 놀이학교를 보내서 어머니 짐을 덜어드리자고 와이프와 상의한끝에 2돌되기 3달전쯤? 부터 놀이학교를 보냈죠..

그때부터 우리가족의 걱정거리가 시작됬습니다.
놀이학교를 다닌지 3일만에 속된말로 퇴짜를 맞았습니다...ㅠㅠ;;;
아직 놀이학교를 다니기엔 애가 너무 어린것같다며 좀더 큰 후에 다녀보는게 어떻겠냐는 놀이학교원장선생님 말씀과 함께요
두돌이 다 되어가는데 애가 말을 안하고 너무 천방지축이다보니 그럴수도 있겠구나.. 싶어 두돌쯤 되면 말이 트이기 시작할테니 다른곳으로 보내보자고 하고 잠시 또 어머니께서 애를 봐주셨습니다.

그러고나서 두돌즈음해서 동네의 다른 놀이학교에 보내봤습니다.
물론... 그때까지도 말이 제대로 트이진 않았었죠...
역시나 3일만에 다시 집으로 데리고 왔습니다. 
그곳의 원장선생님께선 자폐증 증상이 있는것 같다며 큰 병원에서 상담을 받아보라고 권해주셨습니다.
호명반응이 별로 없고 또래 친구들보다 노는 방식도 어리고 눈을 안마주치려고 한다고 하더라구요...

하아.. 하늘이 무너지는것 같았습니다.
저도 그렇고 와이프도 그랬지만 지금까지 애를 봐주셨던 저희 어머니께서 더더욱 충격이 크셨죠.
당신께서 애를 제대로 못봐줘서 그런건가 싶은 생각때문에 더 걱정이 크셨습니다..

운좋게 금방 병원예약이 잡혀 서울대 소아정신과 상담을 받았는데
교수님께선 자폐증은 아닌것같고 '지연된 발달'인것 같다고 하시더라구요
그래도 혹시 모르니 우선 전문 발달검사를 예약하고 좀더 큰 후에 놀이치료와 언어치료를 받아보는게 좋겠다는 말씀과 함께요

그 이후에 계속 어머니가 애를 봐주시다가 얼마전 순번대기중이던 일반어린이집에서 차례가 됐다고 연락이 왔습니다.
이번에도 퇴짜맞으면 어떻하나 싶은 마음에 걱정이 컸습니다만...
그래도 여기는 국가전산과 연결되어있는(?) 어린이집이다보니 선생님들도 친절하고 걱정하지 마시라고 계속 다독여 주시기는 합니다만..

어린이집에서도 또래처럼 놀지 않고 말도 제대로 못하고 자기 하고싶은대로만 하려는 애를 등하교 시켜주는 어머니께서는 너무나 속상하셔합니다..
아직 적응기간이라 어머니께서 두시간정도 옆에 붙어서 같이 있다가 하교하는데
다른 아이들은 말도 잘하고 선생님 말씀도 잘 듣고 한데.. 저희 딸만 천방지축 하고싶은대로 하고 말도 안통하다보니 어머니께서는 계속 걱정만 하시거든요.. 그렇다고 담임선생님이 저희딸만 케어해 주실수도 없는 거구요...ㅠ
항상 어머니는 제앞에서는 괜찮다 하시지만 본가에서 같이사는 제 동생한테 얘기를 들어보면 어머니 자존심도 상하고 속상해 하신다고 하더라구요..
9시에 가서 11시쯤 어머니께서 데리고 오는데 그 사이시간에는 무서워서 시계를 못보고있습니다.
얼른 11시가 지나기를 지나기를 이러면서 컴퓨터 앞에 고개를 들지 못하고 있습니다.. 
우리딸때문에 선생님이 짜증내시진 않을까.. 어머니는 힘드시지 않을까 이런저런 걱정들 때문에 일도 손에 안잡히고 시계보는게 무섭기만 합니다.
점심시간 즈음 되가면 안도의 한숨을 내쉬지만.. 또 다음날 아침이 되면 똑같은 상황이 반복됩니다.
왜 사람이 스트레스를 받다가 공황장애가 오는지 조금은 알것 같더라구요..

며칠전부터 발달센터에 가서 주 2회 언어치료도 받고있습니다.
언어치료선생님을 너무나도 잘 따르고 느리긴 하지만 표현도 조금씩 조금씩 늘어가는 딸을 보며 조금은 안심이 되고있습니다.

그래도 어머니께 죄송스럽고 애한테도 정서상 필요할것같아 상의끝에 와이프가 일을 그만두기로 했습니다.
이래저래 일욕심 많은 와이프였는데 이젠 와이프한테도 미안하네요..
꼭 애 문제를 와이프한테 떠넘기는것같아 너무나도 미안하고 고맙고 하네요..

애한테도 맞벌이부부다 보니 어릴때 엄마아빠가 너무 신경을 못써줬나 싶어 너무나 미안한 마음인데
집에 애를 대꼬오면 아빠한테 안겨서 뽀뽀하면서 애교부리고 웃는 딸만 보면 눈물만 나는데 애앞에서 우는모습 보여주고싶지 않아 꾹 참고만 있습니다.

어린이집이 없고 유치원이 처음이었던 예전 제 어릴때같았으면
이렇게 말이 늦고 좀 어리게 놀아도 남들과 비교되지 않고 좀 느린아이구나.. 라고 생각할텐데
이젠 첫돌지난 애도 다 어린이집이란곳을 다니게 되다보니.. 비교당할수밖에 없는 우리딸한테 정말 미안하고 죄스럽습니다..

누군가 그러더라구요
늦게피는 꽃이 사람들 기억에 제일 오래남는다고..
우리 딸이 그런 사람이 될수 있기를 매일매일 기도하며
오늘도 한숨돌리고 점심 먹을 준비를 하렵니다.

그래두 오유분들에게 풀어내고나니 조금 기분은 나아지네요..
힘들게 아들, 딸들을 키우고계신 부부징어들.. 힘냅시다..ㅎㅎ
좋은하루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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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mf2h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