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새벽, 화재사고로 엄마를 잃었습니다.
언제까지고 어머니도 아닌 엄마였던 내 생명의 근원.
아버지가 한 순간에 쓰러져 세상을 떠나신지 아직 1년이 지나지도 않았는데 이렇게 또 황망하고 고통스러운 순간이 찾아왔네요.
정신을 반쯤 놓고 내려간 부산에서 마주한 믿기힘든 현실에 가슴이 찢어진다는게 뭔지 또...또 다시 느끼게 됩니다.
부검일정과 장지로의 이동문제 때문에 오늘에서야 보내드리고 돌아왔어요.
다시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가 생활을 하고 연애하면서 행복해하기도 하고 밥도 잘 먹고 친구도 만나고 취미생활도 하고....어느덧 아저씨라고 불리는게 이상하지 않은 내 나이가 가져다준 그 버팀과 흘러가기.
그 평범한 일상속에서 문득 순간 순간 칼날보다 더 날카롭게 폐부를 찔러 그리움과 후회에 눈물쏟게 만들던 그 시간과 상처들이 아직 아물지도 않았는데...이제 또 다시 그런 순간들이 올때는 남몰래 눈물 흘리는 것으로 참을 수 있을까?
떨어져 산지 30여년 동안 해드린거라곤 고작 가끔의 통화와 더 가끔의 만남 여행 식사 정도뿐인데....나는 그 후회를 어찌 감당할 수 있을까......
마지막으로 나눈 고작 1분 정도의 통화에도 끝말은 사랑해로 끝내서 다행인건가? 수습조차 어려운 상황에서 불에 타고 눌린 마지막 모습에도 한 번 안아드릴 수는 있어서 다행이었던건가?
하아......
밥 잘 먹고 잘 사는게 아버지를 위하는거야라고 말하던 엄마의 말이 엄마를 향한 교육이 되어버린건지....
생각의 정리도 안되고 말의 정리도 안되고 표정의 정리도 안되고......이제는 수시로 겪을 이런 순간들.
엄마,
잘 생활해볼게요.
잠도 자고 밥도 먹고 일도 하고 사랑도 하고 친구도 만나고 책도 읽고.
언제나와 다름없지만 언제나와는 전혀 다른 그 세상에서도......가끔 펑펑 울겠지만 그래도 잘 버텨볼게요.
그래도 아직 내 등을 밀어주고 손잡아 당겨주는 내 사람들이 있으니까, 도움받기도 하고 의지하기도 하면서 잘 버텨볼게요.
다음 세상에서는......헤어지지 마요.
엄마 사랑해.
그리고 미안해.
또 만나.
https://cohabe.com/sisa/1325876
뻘글엄마를 보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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