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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뉴욕여행기 입니다.

 
다들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겠죠.

왜인지 꼭 여행기가 쓰고 싶어서 여러번 썼다 지웠다  도무지 진도가 나가지 않아,

이야기하듯 풀어 쓰기로 했습니다.

 


여행 가기전 남편이 그리고 제가 색칠한 지도 입니다.
우리가 여행할 곳만 표시해서 그렸더니,
위치파악이 되서 움직이기 좋더군요.

 
뉴욕을 가기 전에 O스앤드시티(골드 미스인 뉴욕여자 네명이 주인공인 유명 미드)의  
쿨한 여자들을이 거리에 가득하길 상상했지만,
전 세계에서 놀러온 관광객들이 압도 적으로 많더군요.


다양한 나라사람들의 패션을 보는 재미도 있었습니다.
유행이라고해서 통큰슬랙스를  갔었는데,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스키니진을 입고, 뉴욕에서 통이 넓은 바지를 입은사람은 대부분 한국인이었습니다.
 


연말이라서 그런지 타임스퀘어는 
금요일 6시 강남역처럼 엄청난 인파가 몰려서 떠밀려 다녔습니다.
때때로 이러다 압사하는거 아니야 하는 순간도 있었습니다.
(아마도 우리 부부가 관광지만 다녀서 그런 것 같네요.)


엠파이어 스테이크 빌딩에서 보는 야경은 자본주의 끝판 왕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크고 높은 빌딩이 연달아 세워져 있고, 강을 건너지른 다리도 많았습니다.
미국 영화에서 보던 장소들을 우연히 만나기도 했지만,
그 당시에는 몸이 많이 아파서 그렇게 좋다고 못 느낀게 아쉽습니다.


타임스퀘어는  위는 번쩍이고있고, 땅위는 북적이고있다는 표현이 떠오르네요.
영화관 스크린만한 어쩌면 더 큰 전광판이 색채가 강한 광고를 보여주고 있었어요.
인파속에서 건물만한 스크린들이 내뿜는 빛을 보니 넋을 놓게 되더군요.
(삼성이랑 현대 광고가 있어서 반가웠습니다.)


연말이라 어느 곳이든지 크리스마스 장식이 푸지게 되어 있었는데,

4층 건물 높이의 전나무에, 큐빅핀 처럼 촘촘하게 전구를 장식하고, 

섬세하게 만들어진 섬광이 번지는 형태의 별을 달아 놓았는데

마음 속으로 저런 건 얼마일까? 궁금했습니다.

 
우리 부부의 형편에 비해 넉넉하게 여비를 꾸렸습니다.
덕분에 며칠간은 힐튼 호텔에 머물렀는데, 강과 다리가 보이는 곳이 었습니다.
창밖으로 911테러가 일어난 쌍둥이 빌딩 자리가 보였습니다.
그 곳은 추모공원으로 꾸며져,
인공분수를 흘리고 있었고, 눈물을 상징 한다고 했습니다.
평소 크게 관심 없는 사건이었지만,
그 곳에 가니 마음이 숙연해졌습니다.


뉴욕에서 제일 좋았던 곳은 미술관입니다.
현대미술관과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을 갔었는데,
엄청나게 많은 인상파화가들의 작품을 실제로 보았습니다.
모네, 마네, 빈센트 반고흐, 샤갈, 피카소, 고갱, 프라다 칼로 등등
교과서에서 배웠던 그림들이 이 방 저 방에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유명해서 좋은지 그림이 좋은지, 아는 그림이라 반가운건지
가슴이 벅차 올랐습니다.


학부 때 제 원픽이었던 조각가 [칼더]의 모빌을
직접 보니 내가 인생을 잘 살아가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가 좀 소박한 편입니다.ㅋ)


음식은 입 맞지 않아 고생했습니다.
1일 1라면 하며, 나중에는 한인 음식점을 두 번이나 갔습니다.
한인 음식점에 줄이 길게 늘어서 있고, 외국인도 많더군요.



하지만 햄버거는 역시 맛있더군요.
미국은 파이브가이즈, 웬디스버거, 쉑쉑버거가 제일 유명하잖아요.
파이브가이즈는 땅콩기름에 감자를 튀겨 마요네즈에 찍어먹는데,
햄버거보다 더 인상적이었습니다.

햄버거 반만 먹고, 감자를 먹고 있으니 남편이 제 버거까지 다 먹어 버렸어요.
또 먹고 싶습니다.
한국에 도입이 시급하다고 생각합니다.


 
웬디스버거도 맛있었고 수제 버거 느낌이 났습니다.
맥도날드는 한국이랑 큰차이는 못 느꼈지만, 빵이 맛있더군요.



그리고 크리스마스 이브에는 "피터루거"라는 미슐렝가이드에 선정된 스테이크 집을 갔습니다.
거의 제 얼굴 만 한 크기의 스테이크에, 숭덩숭덩 잘라낸 버터를 올려 먹는 집이더군요.
겉은 태울듯이 익히고 속살이 핑크빛이 돌았는데,
스테이크에 끼얹은 소스에 핏기가 살짝 돌았습니다.

서너점을 점을 먹으니 저는 금방 질려서
버터를 빵에 발라 먹었습니다.
버터 맛 집이더군요.
버터인심은 후 했으나 콜라는 너무 조막만해서 아쉬웠습니다. 알리바바 램프처럼 생긴 그릇에 담긴 소스가 피터루거 특제 소스라던데, 별도로 판매까지 하더군요. 전 괜찮게 먹었습니다.

한화로 20만원 정도 쓴 것 같아요.
브루클린에 가신다면 한번쯤 먹어 볼만 한 것 같습니다.





피터루거에 가면서 브루클린에서 빈티지 샵 털기를 했습니다.
워낙 빈티지를 좋아하는 편인지라
뉴욕에서도 빈티지 옷가게가 무척 흥미롭더군요.(특히 가격이)
꽤 여러 가게에 갔었지만 빈센트 클로젯이 가격도 합리적이고,
옷도 사주는 곳이라서 재미 있었습니다.
여행와서 낡은 옷더미에서 먼지를 뒤집어 쓰고 옷을 고르는 저와 남편이 웃겼지만,
한 벌 뿐인 옷을 남들이 먼저 발견할까봐
픽한 옷을 들고 다니느라 애먹었습니다.

제가 운동복을 보고 있으니 미쿡사람이 "너 살꺼야?" 하며 탐내는 바람에
결국 사버렸습니다.

남편은 한복바지같이생긴 크리스찬디올 운동복을 샀는데,
진품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따듯하고 편하긴 하다네요. 한화로 약 삼만원정도 했습니다.

미국은 아울렛 쇼핑이 좋다는데, 저는 빈티지 쇼핑만 즐기다 왔어요.


나이아가라는 보도로 국경을 넘어서 갔는데,
외국 여행에 로망이 있던 저에게 특별한 경험이었습니다.

폭포에서 튀는 물이 안개처럼 퍼져서 얼굴과 앞머리가 촉촉해지더군요.
느무 추웠지만, 폭포가 크고 떨어지는 물에 매료되어서 하염없이 바라보게 되더군요.
캐나다 쪽에서 테피(메이플로 만든 카라멜)와 메이플시럽 사탕을 샀는데,
캐나다 국경쪽에 있는 면세점에서 3/1가격에 팔고 있더군요.
(캐나다에 있는 허름한 매장에서 쇼핑하지 마셔요.)


뉴욕 갔을 때 일도 좀 꼬이고,

몸도 아파서 즐기지 못했었는데 이렇게 쓰면서 떠올리니 좋네요.


이상 뉴욕여행기였습니다.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댓글
  • 스란두일 2020/01/31 12:28

    뉴욕 너무 좋죠..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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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aulONeill 2020/01/31 12:28

    지도 귀엽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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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stella 2020/01/31 12:30

    매트로폴리탄 그 옆의 구겐하임 세잔미술관 모마 다 좋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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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목동엘지 2020/01/31 12:30

    저두 11월에 다녀왔어요~ 기억이 새록새록나네요. 그래도 뉴욕은 따뜻할 때 가고싶더군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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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너내츠나팬 2020/01/31 12:31

    뉴욕 또 가고 싶네요ㅠㅠ 미국 갔을 때 인앤아웃 쉑쉑 파이브가이즈 이렇게 먹었는데 파이브 가이즈가 저도 가장 맛있게 먹었던 햄버거네요ㅎㅎ
    저는 뉴욕 갔을 때 센트럴 파크가 진짜 좋았어요ㅎㅎ 날씨 좋을 때 가서 센트럴파크 벤치에 앉아서 멍때리면서 음악 듣고 싶네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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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송아지 2020/01/31 12:31

    글 잘 적으셨는데요~
    지우다 적다 하신건 맞나봅니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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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7이상훈 2020/01/31 12:32

    혹시 괜찮으시면 맨 처음 사진 고화질로 볼수 있을까요? 곧 뉴욕 갈건데 참고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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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veneT 2020/01/31 12:37

    지도 그리는 정성. 귀여운 부부이심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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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에토스 2020/01/31 12:40

    첫번째 지도 사진 좋네요. 나무,웅덩이 그려진 곳이 설마 센트럴파크? ㅋㅋ~
    브룩클린 브릿지도 자세히 그려졌고 재밌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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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ach250 2020/01/31 12:51

    지도에 직접 그려넣으신 자유의 여신상 왕귀엽 ㅋㅋ
    또 가세요...여행은 나중에 가지 머...하면 이래서 미루고 저래서 못가는게 되더라구요....
    여운이 남으셨을때 여력이 있으실때 계속 가세요 ~
    글 잘보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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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멋시몸 2020/01/31 14:48

    너내츠나팬// 센트럴 파크에서 나무에서 내려오던너구리봤는데 남편이 놀라서 소리지르니까 다시 나무로 올라 간게 생각나네요.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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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멋시몸 2020/01/31 14:49

    송아지// 티가 많이났나요. 한글로 적어서 옮겨서 더 그런것 같습니다. 답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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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멋시몸 2020/01/31 14:50

    47이상훈// 제가 가진건 사진도 확대하니까 글자가
    깨지네요. 또 위치가 잘 못 표기된 곳 도 있어서
    다른 지도 보시는걸 추천 드립니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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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멋시몸 2020/01/31 14:51

    bach250// 귀엽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ㅋㅋ
    여행은 되도록 다녀보려고 노력 중이랍니다.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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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거드삼거리 2020/01/31 17:28

    엠파이어 스테이크 빌딩ㅋㅋㅋㅋ 귀여운 오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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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oooohhhh 2020/01/31 17:43

    뉴욕 관광으로 두번 다녀왔지만 또 가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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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ltndqkfp 2020/01/31 19:09

    부럽습니다 올해 너무 가고싶네요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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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프릴리아 2020/01/31 19:24

    파이브 가이즈 처음이나 맛있지 계속 먹다보면 질리더라구요..
    미국 1년 일하면서 이런저런 햄버거 다 먹어봤는대
    개인적으로는 SONIC 버거가 제일 맛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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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루남불 2020/01/31 19:50

    뉴욕이라서 여행가시면서 수트에 타이 준비해서 가신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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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almae 2020/01/31 20:34

    [리플수정]타임스스퀘어는 현란한 광고판 아래 관광객중 한 사람인 내가 그 관광객들을 구경하는 재미죠
    그리고 음식에 적응 못해 라면 찾는 사람들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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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구력 2020/01/31 21:49

    와~~~ 저런 그림같은게 평생 추억이 될거 같아요 스크랩 했습니다~~~ 저도 언젠가는 미국에 가서 메이져구장 투어할 계획인데 불펜에서 이런글 하나 하나 모으는 재미로 옵니다 미래에 많은 도움이 될것 같네요 좋은글 올려주셔서 고맙습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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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탈하게 2020/02/01 00:00

    뉴욕 너무 멋진곳이죠.어릴적부터 너무 로망이였던 곳이라. 뉴욕에 있는내내 너무 그냥 이곳이 뉴묙이라는것만으로 좋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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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JRandy 2020/02/01 00:47

    세렌디피티 생각나네요 추억돋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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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평행선 2020/02/01 01:08

    뉴욕 여행지로서는 최고죠
    캘리포니아에서 뉴욕 가도 해외여행 하는 기분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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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두운사랑 2020/02/01 01:16

    뉴욕에서 프로포즈하는게 인생의 목표 중 하나였는데, 실현 못하고 결혼 2년차때 다녀왔었지요.
    글이랑 리플 보니까 그때 기억이 샘솟네요 ㅎㅎ
    모든 곳, 모든 순간이 다 좋았지만, 먹은걸로만 떠올리면... 지금은 한국에도 있는 쉑쉑, 첼시마켓 랍스터, 코너 비스트로 햄버거, 숙소 근처 이름모를 빵가게 정도 기억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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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범매니아 2020/02/01 03:05

    신혼여행을 뉴욕으로 갔었는데 제가 간 코스랑 거의 일치하네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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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알아서뭐하 2020/02/01 03:47

    이상 금수저 뉴욕 상경기 잘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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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선생 2020/02/01 04:55

    음식이 물렸던 기억이...
    잘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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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라우르 2020/02/01 05:57

    저는 피터루거가서 양파랑 토마토 왜시켰지 하고 후회했는데
    너무 비싸서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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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면수 2020/02/01 05:58

    글 재밌게 쓰시네요 잘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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