걔들이 586 운동권 때 놀던 가락을 못 버려서 그래요.
같이 학교도 다녀봤고 데모도 하러 다녔지만
걔들 그때 수업은 하나도 듣지도 않고 공부도 안 하고
처음 학습할 때 '철학에세이' 들고 모였다가 회식,
두번째는 또 누구 생일이라고 회식,
세번째는 또 누구 군대 간다고 회식,
네번째는 데모하러 갔다가 가열찬 가슴을 식혀야 하니까 회식,
회식요정 허재 감독님보다 더 회식을 좋아하던 인간들.
총학생회 골방에 모여 담배피고 실컷 자고 문건 만든다고 끄적이다가
어두워지면 바퀴벌레들처럼 슬금슬금 나타나서 주점으로 가서
술마시고 '타는 목마름으로' 불러대며 옆에 앉은 여학생 어깨동무도 하고 손도 잡고
허벅지도 더듬고... 그러다 연애도 하다가 또 갈아 치우고.
그 돈은 다 어디서 나오냐?
그때도 학생회비는 걷었고, 총학생회에서 단체 티셔츠, 단체 학생수첩 하나 맞추면
기획사 하나는 먹고 사니까... 거기서 돈도 좀 찔러주죠.
그 운동권 떨거지들이 하던 기획사가 지금의 시민단체가 되고 이벤트회사가 되어서
뭔 집회 있다 하면 촛불 가져오고 플래카드 기가 막히게 만들어오고
단상 세우고 스피커에 신디사이저 가져와 쿵짝쿵짝 노래부르고 하죠.
공짜로 받아 먹는 거, 불리하면 숨어 버리는 거, 니 돈은 내 돈, 내 돈은 내 돈,
그 습관이 몸에 배인 애들 밑에서 또 학습 받은 애들이 쭈르르 따라 그 짓 하는 거구요.
겉으로는 정의,공정 맨날 외치죠.
제가 학생 때 저기에 아주 학을 뗀 사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