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프레임이냐 크롭이냐 고민하시는 분들께.

요즘 90D와 M6 Mark II가 나오면서 어설픈 풀프레임 가느니 신형 크롭이 낫지 않을까 고민하시는 분들이 많은 거 같습니다. 신형센서와 신기능들로 무장한 크롭바디가 좋을 수도 있겠죠. 그런데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을 간과하면 안 됩니다.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처럼, 제 아무리 바디가 좋아도 좋은 렌즈가 없으면 무용지물입니다. 더군다나 최근 크롭바디도 다들 30메가픽셀을 넘어서서 고화소로 가고 있는데 과연 최소 5년 이상 전에 나온 보급형 EF-S나 EF-M 렌즈가 그 화소를 버텨줄 지는 의문입니다.
지금 EF-S 마운트를 보면 총 렌즈 라인업이 12개 (18-55처럼 중복되는 몇 개의 버전이 있는 렌즈는 1개로 쳤을 때)에 불과하고 제일 최신 렌즈가 2016년에 말에 발표된 35mm 2.8 마크로 렌즈입니다. 대부분 가변 조리개 저가형 렌즈에 2.8 줌렌즈는 딱 1개, 단렌즈는 3개에 불과합니다. (그나마 2개는 마크로)
EF-M은 어떨까요? EF-M은 겨우 8개 라인업에 가장 최근 렌즈는 2017년 말에 나온 32mm F1.4 렌즈입니다. 그 사이에 M 시리즈 바디가 몇 개가 나왔는데 말이죠. 이쪽도 단렌즈는 딱 3개입니다. 22, 28(마크로), 32
양쪽 모두 캐논이 자랑하는 L 렌즈군은 한 개도 없습니다. 달리 생각하면 캐논이 그다지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지 않은 라인업이라는 말도 되겠죠. 둘 다 그대로나 (EF-S) 어댑터를 써서 (EF-M) EF 렌즈를 쓸 수 있다지만 화각손실과 줌렌즈의 경우 비효율적인 용도로 사용되는 점을 생각하면 EF 렌즈군은 사용에 아쉬움이 많죠. 캐논이 관심을 두지 않고 있는 사이 EF-M과 EF-S 마운트 렌즈들은 최근의 고화소 크롭바디들을 만족시키기엔 너무 나이가 들어가고 있습니다.
한 가지 위안이라면 서드파티에서 나온 렌즈들이 있습니다만, 서드 파티들 역시 크롭바디용 SLR과 미러리스 렌즈들 안 만들기 시작한 지 좀 됐습니다. 그나마 시그마가 아트 시리즈 크롭바디용 렌즈들 두어 개 만들었죠. 그리고 서드파티 렌즈 쓸려면 후지나 소니가 바디도 더 다양하고 센서도 더 좋아요. 특히 후지는 크롭 올인이라 크롭렌즈들 정말 좋은 렌즈 많죠.
R과 RP를 사용하고 있는데 오이만두가 주력으로 사용하는 렌즈입니다. 그런데 작년 말 사진장비 전시회에서 RF 50mm 1.2 렌즈 끼워서 사용해보고 깜짝 놀랐죠. 최대 개방에서 이 정도 화질과 수차를 잡은 렌즈라니.. 요즘 나오는 신형 렌즈들 성능이 정말 대단합니다. 그런데 현행 크롭바디들 쪽은 캐논은 물론이요 서드파티 조차 이런 렌즈들이 새롭게 등장할 가능성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점.
얼마 전 캐논에서 대놓고 앞으로 EF 렌즈 개발은 소비자의 요구가 있지 않는 한 없을 것이다라고 발표했죠. EF도 개발 안 하는데 EF-S 마운트 렌즈를 개발할 일은 더더욱 없을 겁니다. RF에 전력을 쏟고 있는 지금 EF-M 마운트 렌즈도 당분간 나오지 않을 것 같고요. 제 개인적인 의견으로 캐논도 니콘처럼 RF 마운트로 크롭 미러리스를 합칠 거라 예상합니다. (RF-S??) 렌즈 개발 효율 면에서도 그렇고 바디 설계할 때도 개발비와 생산비가 절약 될테니까요. M6 Mark II가 나왔는데 M5 Mark II는 소문조차 없는 걸 보면 더욱 그런 생각이 듭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 소형 경량화가 목적이 아닌 다음에야 지금 시점에 고가의 신형 크롭바디는 안 사는 쪽이 좋다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