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9년 차인 소규모 요식업 자영업자입니다.
제목 그대로 2019년 매출 및 순익이 늘었습니다.
어제 최종적으로 19년 2기 부가세 신고 마쳤구요.
18년 대비 작지만 그래도 12% 정도는 늘었네요.
좀더 기술하자면 제 전체 자영업 삶 중 2016 - 17년이 젤 안 좋았습니다.
박근혜 탄핵 때가 젤 안 좋음 절정이었고, 그 다음 부터 조금 씩 회복되더니 재작년부터 조금씩 오르는 상황입니다.
그렇다면 저는 지금 순익이 증가했으니, 문정권 칭찬해도 되겠지요?
자영업 힘들다면서, 최저 임금 인상 뭐뭐 결론은 다 문정권 때문이다라는 글들의 논리를 적용해 저는 문정권 짱이다라고 해도 반박의 여지가 없겠네요.
하지만...
제가 지금 순익이 오른 원인을 문정권 때문이다라고 생각지 않습니다.
거꾸로 예전 가장 암울했던 최저치의 박근혜 시절에도 매출 부진을 박통 탓으로 몰진 않았듯이요.
그래서 제가 하고픈 말이 뭐냐...
현재 자영업을 힘들 게 하는 요소들 너무나 많죠.
임대료 상승, 포화 상태인 자영업자 수, 경기 불황, 원재료 상승 등 그리고 그 중 여기 불펜에서 가장 큰 요소로 생각하는 그놈의 최저임금 상승.
솔직히 말해볼까요.
근처의 자영업자 지인 분, 10명 정도 직원 고용하고 나름의 레시피를 보유한 동네 유명한 맛집 사장님.
예전 생각하면 이 분은 고용 안정화와 최저 임금 상승이 순익 하락의 가장 큰 이유일 겁니다.
왜냐, 그분 표현대로 좋았던 시절에는 정직원 2명만 쓰고 나머진 다 고용직. 거기다 4대 보험 및 퇴직금 안주려고 인력사무소에 얘기해서 무조건 3개월 혹은 1개월 마다 교체.
그러다 그 꼼수도 안 통하는 시절이 오고 일하시는 분들도 예전같지 않아 정보를 캐치해 그집에 안 가려고해 결국 지금은 4대 보험 들어주고 정직원 수도 늘리니...
그 사장 입장에서는 매출은 비슷하지만 순익이 준 겁니다. 거기다 최저임금도 오르니 더 줄고 말이죠,
예전 생각하면 1년 장사하고 집 이사하거나 차 바꾸거나 뭐 나름의 삶의 질이 업그레이드 되는게 팍팍 느꼈졌는데, 이제는 요원하거든요.
따라서 그 분한테는 문정권이야 말로 적폐요 쓰레기죠.
근데 사실 이건 과거가 좋은 시절이 아니라 편법의 시절인거죠.
제 생각은 그렇습니다.
최저임금이야 말로 그냥 사회 가장 낮은 분들의 마지노선이라고 생각해요.
삶을 지탱해주는 이 사회가 인정한 '값'이라고 , 그리고 이 '값' 때문에 민생악화라느니 경기가 안 좋아졌다느니 하는 말은 인정하기 어렵습니다.
물론 자영업 중 가장 최하의 순익을 얻고 계시는 분들에게는 최저 임금 인상 때문에 더 죽을 맛은 사실이겠죠.
제가 10년 전 첫 자영업 준비했을 때도 80%가 월 200 이하로 순익 가져간다고 했었어요.
기대치를 낮춰야 한다고, 그리고 200이상을 가져가려면 무언가의 '특별함'이 있어야 한다고, 장사의 신 쯤 되시는 분이 조언하셨죠.
제가 브런치 카페를 포기하고 지금의 한식 요식업을 하게 된 이유입니다.
만약 최저 임금 압박을 받을 정도의 경쟁력이 없는 아이템이라면 진짜 심각하게 고민해 보셔야 합니다.
그걸 단순히 누구 탓이라고 하기에는 그 업종 자체에 뛰어든 당신이 무지한 탓이 더 클거 거든요.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그런 아이템이라면 하시면 안되는 거였어요.
각설하구요.
좌측 담장 오른 민생 어쩌구 글을 보면 어느정도는 규모가 있는 업종 같은데 그 글에서 4대 보험 뭐 어쩌구 저쩌구는 정말 역겹더군요.
마치 월 2000 벌다가 1800벌어서 억울해 죽겠다라는 거 같아서 말이죠.
막말로 '최저 임금 때문에 내 순익이 줄었다. 난 그게 짜증나' 는 역겹지만 이해는 합니다.
단 최저 임금 상승 때문에 실업이 늘고 소비가 줄고 민생이 어려워진다의 알고리즘은 대체 무엇이랍니까.
그냥 닥치고 정치 아니 경제인 겁니까.
언제던가요.
유퀴즈에서 예전에 순대국이던가 식당에서 요즘 장사 잘 안되시죠 하는 유재석 질문에
할머니 사장님 왈
'과거와는 달리 요즘은 워낙 먹거리가 다양해서 과거 생각하면 곤란하지' 하시더군요.
오히려 이 분이 더 정확하게 진단하고 파악하고 계신 거 같네요.
마지막으로 불펜에 같은 업종에 계신 요식업 분들 힘 내시기 바랍니다.
옆옆 가게 재작년에 거의 바닥까지 떨어지다가, 사장이 대오각성하여 무언가 하더니 요즘은 웨이팅도 있고 제법 괜찮아 보입니다.
남 탓 하긴 쉽죠,
내 탓이요, 내 탓이요, 내 탓이요 하는 순간 나름의 무언가가 보일겁니다.
저도 꾸준히 공부하고 찾고 있습니다.
다들 화이링 하시길 바랍니다.
저희는 제조업에 종사하는데 매출이 반으로 떨어졌습니다.제글 읽어보시면 확인 가능합니다.일단 일거리가 떨어져서 경기가 안좋다는거 실감하보있습니다.
님처럼 상대적으로 유능한 자영업자가 드물어서.. 문제가 되는 겁니다.
윤서인이 박근혜 정권때 썼을법한 글로 보임
[리플수정]"단 최저 임금 상승 때문에 실업이 늘고 소비가 줄고 민생이 어려워진다의 알고리즘은 대체 무엇이랍니까."
알바천국에서 밝힌 걸로 2017년 후반기에 비해 2018년 말 구인이 2/3으로 줄었다고 했네요..
최저임금때문인지 부동산폭등때문인지 모르겠지만 지니계수는 17년부터 폭발하고 있고요..
님 하나의 표본보다는 훨씬 더 많은 통계자료가 증명하고 있습니다.
님 한명이 전반적인 사람들을 대변하지 않죠. 최하층 실업률 증가, 소득감소 통계가 설명합니다
뭐 다들 노오력이 부족하긴 하죠 ^^
예전 노오력하면 된다고 하는 것과 별 차이가 없어보이는데요? 애초에 내수소비가 안 좋고 비용이 증가한건 팩트인데 그걸 정부의 탓으로 전가하지 말라? 취업률이 떨어져도 노오력하면 된다는 꼰대하고 다를바가 없죠.
자영업은 글쓴님처럼 기민하게 움직이면 가능한데.. 설비투자에 엄청난 목돈이 드는 제조업은 상황이 다릅니다. 종목 바꾸려면 기계 다 새로사고 어쩌고 해야하는데요.
제조업은 특히나 임금영향크고 옆집이 도산하면 미수금 물리고 물리고 이렇게 가는거라...
제조업은 많이 다르겠죠.
단지 업종에 따른 차이를 무시하고 순익의 차이를 경기가 좋다, 나쁘다로 단언하시는 분들에게는, 배민의 우아한 형제에게는 경기가 나쁘게 느껴질까요 혹 을지로 인쇄소 업종 분들은 경기가 좋게 느껴지느냐는 거죠.
그리고 각 개인의 노오력을 강조한 게 아닙니다.
최저임금 탓을 하지 말란 거죠.
최저임금의 영향을 받을 만큼 열약한 업종이라면 당연히 직원을 쓰면 안되겠죠.
아니 애시당초 최저임금이고 뭐고 그걸 하면 안된다니까요.
그 정도 캐퍼시티가 안되면 애시당초 시작을 안하는 게 돈 버는 겁니다.
그건 10년전에도 마찬가지인 거구요. 자기가 감수하고 했으면 어떻게든 접든지 돌파구를 마련하든 무언가 해야 겠죠.
아니 막말로 원래부터 경쟁력 하나 없는 자영업군들 살리기 위해 최저임금을 낮춰야 한다는 논리가 말이 되나요.
그렇게 자본주의 자생력 강조하시는 분들이 이럴땐 또 감정적인 동정심을 일으키다니 모순 아닌가요?
최저임금 오르고 알바자리 확 줄어든건 어떻게 생각하세요?
인건비를 강제로 30퍼 이상 올려놓고 탓하지말라니..
이게 펙트죠 제가 느끼는 것과 한치의 오차도 없이 동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