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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28일 15년 다닌 첫회사를 그만뒀습니다.#1

무조건 참고 인내하고 열심히 일하면 성공할줄 알았는데 회사생활은 그게  아니더라구요.. 연줄도 필요하고 연줄이 없으면 손바닥이라도 잘 비벼야하는데, 나한테는 연줄이나 아첨을 잘하는 비법 둘다 없더라구요..  
회사 임원들은 아무도 몰라요.. 누가 진짜 회사를 위해 열심히 일하는지 일을 하지 않는지.. 그냥 자기한테 보고하러 와서 자기말만 네네 거리는 사람만을 믿습니다. 그래서, 회사가 발전하려면 참모를 잘둬야 합니다.
2월 23일 목요일
매일 반복되는 항상 똑같은 어느날,
부장이 나를 불러다 앉혀놓고는 인사이동이 된다고 하더라구요. 다음주 화요일 내 자리에 다른사람이 오고, 1층 여직원이 사무실에 올라온다고 말이죠.. 더이상 똥치우기 싫어서 사표를 썼습니다.
내가 사표를 낸 이유는 단순히 인사이동에 대한 불만이나 업무불만 때문이 아니였습니다.
내가 다른부서나 다른업무를 맡으면, 나 혼자 보던 업무를 2명~3명에게 나눠주고 월급도 많이 주더라구요.. 난 또 다른부서에 가서 문제 있는것을 올바로 재정비하면 또 다른부서 보내고..
내가 혼자 다른사무실로 가면 내자리엔 항상 2명을 채워주곤했는데 이번에도 마찬가지였고 그들이 소화 못하는일은 부서가 바뀌어도 내가 해야 했기때문입니다..
내가 사표를 낸다면, 회사가 큰일이 날까? 절대 아닙니다. 회사는 삐그덕 돌아가도 삐그덕대며 돌아갑니다.. 그것을 알기에 한치의 망설임없이 2월28일자 사표를 썼고, 제출 후 바로 회사를 나왔습니다. 홀가분 하더라구요..
집사람과 11살 아들이 떠오르더라구요.. 여러생각이 들었습니다..
집에 돌아와 잠을 자려는데 회사과장이 "박과장 무슨일 있어요? 상무님이 엄청나게 화를내면서 나한테 뭐라고 하시던데"
나 : 아.. 저.. 음.. 오늘 사표쓰고 회사 나왔어요..
과장 : 네?? 아.. 왜요?
나 : 그냥 폭발했나봐요.. 근데, 내일하고 모래는 출근해서 일 마무리 할거예요..
과장 : 아.. 그럼 혹시 음.. 내가 지금 내 친구랑 있는데,.. 혹시 다른회사에 이력서 보내실래요??
나 : 아.. 좋죠..
과장 : 그럼 내일 아침에 042-***-**** 이력서 한번 내보세요.
나 : 감사합니다. 그리고 나 내일 우리회사 최초로 가장빠른 LTE급 퇴사 처리될거예요.. 그런 이유가 있어요..
과장 : 내일 이야기해요..
그리고 다음날 회사에 출근해서 과장이 알려준 fax로 이력서를 넣었습니다. 내가 믿을거라곤 회사만 그냥 일찍 다녔던것밖에 없는데 말이죠..
2편 https://m.todayhumor.co.kr/view.php?table=total&no=13186153&page=1
댓글
  • 훈남연구원 2017/03/03 22:00

    당신의 두번째 여행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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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산이네 2017/03/03 22:07

    새로운 봄, 새로운 시작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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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똥지린★오빠 2017/03/03 22:51

    저는 스카웃되어서 갈 곳을 정해놓고 사표를 냈는데도 ㄷㄷㄷ 떨리더군요.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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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e 2017/03/03 23:52

    멋있는 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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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짤득 2017/03/04 00:30

    물고기 손으로 잡던 아재 맞나요?
    이런글로 보니 새로운 느낌이네요.
    일이 잘 풀릴거라 믿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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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낮낯낱낫낳 2017/03/04 01:11

    와...진짜 공감되는 말이네요.
    내가 하는 일이 중요하고 많아서 내가 없으면 어찌될 것 같지만, 실제로 회사는 어떻게든 돌아간다는...
    결국 나가는 사람은 할 일만하고 아무 미련없이 떠나는게 답인거 같아요.
    회사 걱정이니 남은 사람들 걱정 같은거 다 기우에 불과하죠.
    그렇게 생각해야 하는거 같아요.
    그래야 사표 쓸때 편하더라구요.
    나는 희생한게 아니라 돈 벌기 위해 일했을 뿐이라고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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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멋진팔라딘 2017/03/04 07:58

    첫 회사보다는 최소한 한가지라도 더 나은 곳으로 가시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화이팅 하십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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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요테 2017/03/04 07:58

    15년동안 수고하셨습니다
    금전적이나 빠른승진 좋지만 자신에게 너 열심히
    일한다 이런한마디 말이 더 절실했으리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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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까망주근깨 2017/03/04 08:00

    와 축하드립니다 출근해야 하는데 나도 모르게 끝까지 읽게 되었네요 글도 간결해 읽기 쉽고. 일 잘하실 분이 확실하네요ㅋㅋ  님 앞날에 꽃길만 가득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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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온유앓이 2017/03/04 08:17

    마지막편까지 다읽고왔어요
    정말성실하신분같으신데 지금은 조금힘들지라도 언젠가는 성공하실 멘탈같아요
    화이팅하십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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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퍼어어어맨 2017/03/04 08:24

    잘되실거에요 저도 15년정도 직장다녔는데요 일 열심히 한다고 알아주는거 없더라구요 이직도 몇번했는데 다 비슷해요 여기도 정치판이에요 지연줄 챙기고 죽는시늉하면 좋아하고 바른말하면 미움받구요 큰회사는 파벌이있고 작은회사는 사장지인들이 갑질하구요 직장생활 힘들어요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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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총종이 2017/03/04 08:25

    시리즈 잘 읽었어요 제가 감정이입이 되어서 제가 님처럼 능력자라도 된 마냥 통쾌했어요
    건승을 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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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Radiance 2017/03/04 08:36

    제가 사기업쪽 밥 먹은지 얼마 안되서 확신은 못하겠는데 글 쭉 보면서 든 생각이
    1. 업무체계도 업무분장도 정해지지 않은 이런저런 처리곤란한 일이 모여있는 부서가 있음
    2. 주현님이 가서 한마디로 몇명씩 붙어서 비효율적으로 하던일 체계잡고 뜯어고쳐서 정상궤도 올려둠
    3. 그래도 혼자서 할 규모의 일은 아니니 또 다른 문제있는 부서로 주현님 보내고 체계잡힌대로만 하면 되는 현부서에는 낙하산이나 다른사람 보내줌
    그니까 힘든일만 시키고 공치사도 제대로 못받고 이제 일 좀 제대로 돌아가겠구나 싶으면 다른부서로 보내고 그러는거 아닌가 싶네요 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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