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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편의점 일기.TXT

밤마다 오셔서 막걸리나 소주 한병씩 사가시는 단골손님이 계십니다.
어느날 제가 과자를 먹고 있었는데, 그날도 여지없이 막걸리를 한병 사가시더라구요.
"손님, 이거 안주없이 드세요?"
"...네"
"에이~ 속버려요. 이것좀 가져가세요"
하고 과자 거의 2/3봉지를 따로 비닐봉투에 담아서 드렸습니다.
그 다음번에 오실때는 팝콘을 드렸고...(제가 일 대충 마감하고 주전부리 집어먹는 타이밍이 그분 오시는 타이밍이라)
그러더니 오늘은 제가 자몽을 먹고 있는데(한팩에 2개 들어서 3500원 하는...)
그걸 보시더니 대뜸
"나 그거 하나 줘봐요. 술안주하게"
하십니다.
당당하십니다.
맏겨놓은 물건 달라는듯한 느낌까지 듭니다.
(...이거 하나에 이천원돈 하는데....) 라는 생각이 머릿속에 들었지만... 굳이 밖으로 내뱉지는 않았습니다.
돈 이천원에 속좁은 사람 되기 싫어서요.
손님 가시고나니... 참 생각이 많이 드네요. 이래저래.
내 간식이 아까운게 아니라,
호의가 계속 되니 당연한 권리인줄 안다는말이.... 생각나고
내가 괜한 호의를 배풀었나... 하는 생각도 들고.
정말 매일매일 다양한 사람들 마주치면서
세상 살면서 겪을수있는 다양한 종류의 사람들을 이 짧은기간동안 압축적으로 마주치는것 같습니다.
잘가 자몽아.

댓글
  • 황금붕어빵빵 2017/03/04 02:35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담에 올땐 뭐라도 주겟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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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금붕어빵빵 2017/03/04 02:35

    계산하면서 음흉하게웃으며 '이건니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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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LR굿럭 2017/03/04 02:36

    왠쥐 영화의 한장면 같은데요!
    영화 소재로 하면 잼있을듯...ㄷ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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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력 2017/03/04 02:37

    꿀잼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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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훈이스스 2017/03/04 03:02

    그손님이 다음엔 고급 자동차에 말끔한 양복을 입고 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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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입사원1 2017/03/04 03:06

    다시 보니 곽한구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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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떻게든살아가겠지 2017/03/04 03:06

    이건 다른 얘긴데여. 편의점 알바가 말실수를 해서 제가 화가나서 바로 고객센타 에 컴플레인 걸었는데. 자기네는 해줄수 있는게ㅜ없다고 하든데요? 알고보니 그 직원이 사장의 친인척이었고. 사장보고 직원교육 제대로 시키고 욕들은 저도 화나니 사과전화 요구햇드니. 본사에선 사장이 그런걸 하라고 강요할순업ㅂㅅ다고ㅠ하더군요. 결국 본사 직원이 죄송하다고 하길래. 본사 영업직원분이 저한테 죄송할건 없다고 말하고 다신 그 편의점 안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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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떻게든살아가겠지 2017/03/04 03:07

    정말. 컴플레인 받아도 본사에서 점주한테 뭐라고 하지 못하나요? 궁금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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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uckyGuy 2017/03/04 03:25

    본사와 점주는 그냥 일종의 파트너쉽 관계일 뿐입니다.
    본사에서 점주에게 월급주고 일시키는것도 아닌데
    점주에게 사과하라마라 강요할순 없는거죠.
    오히려 점주가 판매량에 따라 본사에서 물건을 사가는(돈을 지급하는) 방식이니 점주에게 이래라저래라 심하게 못합니다.
    다만 고객응대도 친절하게 잘하고 단골유치해서 장사잘되게 하는게 기본임에도 불구하고
    매장을 엉망으로 관리한다면 자리빨 아닌이상 망하겠죠.
    프랜차이즈는 브랜드를 개인사업자에게 판매한 가맹점과
    본사에서 직접 관리하는 직영점 두가지가 있습니다.
    가맹점은 이름만 달고할뿐 다 개인 사업자들입니다.
    본사에서 일정부분 관리하지만 일일히 이래라 저래라 하기 힘든부분이 있습니다.
    그래서 본사직원이 사과드린거지요.
    뭐 비슷한 맥락이지만 다른얘기하나 해드리면
    패밀리 레스토랑에 갔다고 칩시다.
    주문한 음식이 나왔는데 이물질이 나왔어요.
    그럼 직원을 불러서 화를내시겠죠. 음식에 이게도대체 뭐냐?
    근데 그직원은 사실 아무 잘못이 없습니다.
    음식은 주방 직원이 만들었으니까요.
    그렇다고 우린 그 주방직원을 불러서 사과하라고 하진 않습니다.
    고객을 응대하고 있는 서빙한 직원 내지 매장의 책임자에게 사과를 받게 되지요.
    그게 그사람들 업무이기도 하고요.
    마찬가지로 실수는 편의점 사장 지인이 했을지언정
    그 불만을 본사 고객센터로 하셨다면 그 담당 직원이 사과를 드리게 된겁니다.
    모든게 마찬가지 입니다.
    실수를 한 사람은 따로 있고 사과를 하는 사람도 따로 있습니다.
    그게 프랜차이즈 방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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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openinfo 2017/03/04 04:18

    주종관계가 아니라서, 점주에게 뭐해라 뭐해라 명령하지는 못합니다.
    본사쪽에서는 이러이런한 컴플레인이 들어왔는데 사실이냐.. 하고 확인정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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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또싸우냐 2017/03/04 03:13

    자몽 지못미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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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알못 2017/03/04 03:15

    인구의 10%는 싸이코 내지는 범죄자라 생각하심 젤로 편해요...
    실제로는 더 많이 잡아야 하는지도 모르겠지만... ㄷㄷㄷ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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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YE3000 2017/03/04 03:15

    예전에 일하면서 손님을 접대할때 잘해주면
    홍어회, 떡, 족발도 시켜 주는 사람이 있는가 보면
    트집만 잡아서 괜히 가까이 했다고 후회되는 사람도 있었죠.
    어렵지만 사람 골라보는 눈을 가져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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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uckyGuy 2017/03/04 03:35

    심성이 좋은 분이시네요.
    요즘 세상엔 좋은 사람이 그리 많지 않습니다.
    다 살기 팍팍해서 이렇게 되었나 싶죠.
    호이를 둘리인줄 알게된 사람에겐 거기까지 입니다.
    나는 좋게 해줬는데 상대방이 오히려 나에게 불편하게 했다면
    거둬 들여야죠.
    하지만 너무 섣부른 판단일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판단역시 님이 하시는 것일뿐.
    저도 사람대하는 일을 오랫동안 해왔는데
    내가 해야할일을 기계적으로 하는게 최곱니다.
    그중 손님과 좋은 관계가 되어 일의 즐거움의 일부가 되는건
    정말 1프로의 극소수 입니다.
    님의 심성은 변하지 않겠으나 언젠간 비슷한 상황에서 서로를 배려하는 좋은 사람도 만나보실수 있을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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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러셀로우스 2017/03/04 03:51

    매일 깡술 먹는 사람이 정상적 사고방식일리가 없을거 같네요. 담부터 모른척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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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ovelyham 2017/03/04 04:06

    자기가 그래도 단골고객인데 남는게 있으니 주는거 아니겠어??
    하고 왕노릇 하고 싶은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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