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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여행은 왜 꼭 광각렌즈인가...

제목과는 달리 광각 렌즈 추천 글이 아닙니다.
이전에 한번 쓴 적이 있지만 수정하다 날려서 다시 써요...
유럽 여행 렌즈 추천 글에는 늘 광각이 답이라는 댓글이 달리는데 정말 그럴까요.
저는 오히려 렌즈 추천해 달라는 사람에게 광각렌즈를 추천하지 않는 편입니다.
아 물론 다 가져가면 좋겠지만 딱 하나만 가져간다는 전제로 이야기 해봅시다.

기본적으로 광각렌즈는 표준렌즈보다 어렵다고 생각하거든요.
넓게 찍히는 것이 장점이지만 그것이 단점이기도 합니다.

●프레임 안에 너무 많은 요소들이 잡히면 정리된 구도를 잡아내기가 어려워진다.
●전경이 많이 잡히고 상대적으로 전경이 훨씬 커보인다.
●가까이 다가갈 수 없다면 거대하고 웅장한 피사체조차 왜소하게 보일수가 있다.
●원근때문에 수직선들이 기울어져 보이는 경우가 많이 발생한다.
이런 이유들 때문에 광각렌즈는 표준렌즈보다 다루기가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러한 특징들을 잘 이해하고 잘 다루어 멋진 사진을 찍고 있는 사람들도 많긴 하죠.
하지만 이런 사람들이 어떤 렌즈 써야 하나 질문하진 않을테니까요.
사진 찍다보면 분명히 상황별로 선호하는 화각이 생기기 마련이에요.
그게 곧 개인의 사진 스타일로 이어지는 거죠.
그냥 각자 스타일대로 가져가는 게 최선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아직 스타일이 없는 분들이면 좀 더 무난한 표준 줌렌즈가 좋지 않을까요.
위에 적은 이유들 외에도 광각보다는 표준 줌을 추천하는 이유가 하나 더 있습니다.
대표 광각 줌렌즈인 16-35mm랑 대표 표준 줌렌즈인 24-70mm을 비교해봅시다.
16-35mm는 2.18배 줌이고 24-70mm은 2.9배 줌이라는 점이죠.
더 넓은 줌 배율은 다양한 상황에서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가능성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리고 여행에서의 인물 사진에 대해서도 이야기해보자면
인물만 찍고 싶으면 망원이고 배경을 같이 찍고 싶으면 광각이라는데 이 말도 별로 동의하지 않습니다.
배경을 특징 있게 잡고 싶으면 배경에 따라서 광각이 좋을지 표준이 좋을 망원이 좋을지 다 다릅니다.
물론 배경에 따라서도 다르고 찍는 사람에 따라서도 배경을 어떻게 잡고 싶은지 다른 거겠지만요.

사진에는 정답이 없고 이 글도 지극히 주관적인 하나의 의견일 뿐입니다. 참고사항 정도겠죠.
다만 정답이 없는데 정답처럼 이야기하는 건 오답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은 있어요.
아래는 제가 24-105mm 렌즈 하나로 두 번 유럽여행을 갔던 사진들 중 몇 장 가져왔습니다.
오랜만에 가는 여행에 렌즈 다 싸 들고 다닐 패기가 있었지만 돈이 없어서 타협한 게 24-105mm 렌즈입니다.
아마 두 개 골라서 가지고 갈 여유가 있었다면 24-70mm 70-200mm 이렇게 가져갔을 것 같아요.
그런데 24-105mm로 여행 한 번 갔다 오니 그 뒤로는 그냥 이거만 쓰면 충분하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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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장 제한으로 인해 두 게시글에 나누어 올립니다 ★★★

댓글
  • 해피스냅퍼 2019/12/30 13:35

    스쳐지나가는 시선의 자유로움이랄까...
    그런 여유와 멋이 느껴지네요.
    좋은 사진 잘 봤습니다.
    색감도 멋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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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000000000001 2019/12/30 13:37

    저도 개인적으로 모든것을 다 담고야말겠다는
    가운대로 빨려들어갈듯한 초광각 사진들 보면 아쉽더라구요
    인물엔 표준,망원 여행엔 광각
    조언들이 너무 획일화 되어있는 것 같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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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ggry 2019/12/30 13:39

    ㄷㄷ 뭘 쓰셔도 잘 찍으실 거 같네요. 말 그대로 장비는 타협의 연속이지요. 모든 걸 갖출 순 없습니다.
    너무 넓게나 너무 당겨서는 원래 못 찍는 거라고 받아들이면 의외로 홀가분해지는 게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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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oto. 2019/12/30 13:44

    아쉬움이 있을거란 생각에 다 챙겨가면 몸만 힘들고 정작 촬영에 소홀해지더라구요...
    지금까지 젤 편했던 여행은 필카에 35mm 덜렁덜렁 들고갔던때 같습니다.
    올해 운좋게 유럽을 여러번 갔는데 광각보다는 표준이나 망원계열의 사진이 훨씬 보기 좋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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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린짱 2019/12/30 13:45

    여행을 하다보면 느끼겠지만 렌즈 갈아 끼우는게 쉬운일이 아닙니다.
    그러면에서 본다면 24-105mm 가 여러가지 조건을 만족하는 렌즈인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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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꼬부기m3 2019/12/30 13:48

    동의합니다. 유럽에서 24mm 이하로 찍을 상황이 거의 없었고 오히려 망원이 아쉬운 경우가 많았습니다.
    사진에서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데 초보한테 유럽에 광각 들고 가라는 말은 흔한 인증샷 찍고 오라는 말과 같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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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UNICHAA 2019/12/30 13:49

    이런분들은 폰카하나 쥐어드려도...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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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aeyoung5832 2019/12/30 13:50

    사람없는 비수기에 가면 상관없습니다.
    광각을 꼭 써야하는 이유는
    내가 좀 뒤로 가면 바글바글 관광객들이 프레임에 너무 난잡하게 들어옵니다.
    광각의 약점을 알면서도 바짝 붙어서 찍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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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Highman 2019/12/30 13:50

    와..... 너무 아름답습니다..!! 좋은 사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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