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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인생 최악의 한해였던 2019년이 저물어 가고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이 글은 일정시간이 지나면 삭제될 예정입니다.
댓글 달아주시는 분들께 미리 죄송하다는 말씀 드립니다.
전 운세는 맹신하지도 않지만, 그렇다고 전혀 안 믿는 것도 아닌 편인데..
올해부터 사실 삼재가 시작되는 해 입니다.
그래서 그랬는지...
2019년 한해는 제 인생을 통 틀어서도 가장 최악의 한해였습니다.
세무조사..
다리 골절..
파산..
그리고 지금은 뇌출혈로 병원에 입원해 있습니다.
뇌 혈관에 이상이 있었던건 아니고..
사고로 충격을 받으면서 뇌에 출혈이 살짝 있었던 정도 입니다.
파산 이후..
한푼이라도 더 불어 보겠다고 대리운전을 시작했고..
여기서도 몇번 언급을 했었습니다.
전 카카오대리 하나로만 대리운전을 하고 있고..
현재 카카오대리에선 연말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11월 중순부터 총 3차에 걸쳐 운행건수에 따라 인센티브를 지급해 주는 이벤트이며..
각 차수별로 2주의 기간동안 픽크 시간대인 21:00-01:00 사이에 운행한 건수를 합산해..
최대 30%의 인센티브를 지급해 주는 이벤트 입니다.
운좋게 1차와 2차 때는 최대 인센티브를 지급받을 수 있었고..
3차는 12월 16일부터 29일까지 진행중에 있습니다.
1차와 2차때는 좀 아슬아슬하게 최대 인센티브 목표치를 달성하기도 했었고..
3차가 시작된 12월 16일부터 전국음주운전 집중단속이 시작되기도 했고..
연말 모임이 많은 시기라 평소보다 콜이 많기도 해서..
욕심을 좀 부렸던게 화근이었습니다.
12월 19일 00:30 쯤.. 총 6콜 운행을 하고..
집과 그리 멀지 않은 지역에 도착했던 저는 살짝 고민을 했었습니다.
그날 날씨도 꽤 춥기도 했었고, 집에서 그리 멀지 않은 지역이기도 해서..
집에 돌아갈까..
아니면 아직 30분 정도 남았으니 한콜만 더 타고 들어갈까.. 고민하던 찰나..
집과는 거리가 좀 있는 도착지이지만, 평소에 보기 힘든 높은 단가의 콜이 뜨길래..
고민은 순식간에 사라지고 콜을 잡았습니다.
도착지까지 운행은 무사히 마쳤고..
이벤트 시간인 01:00도 넘은 상태라..
이제 그만 집으로 돌아가자는 생각으로 돌아가던 중..
사고가 있었나 봅니다..
사실 사고 당시의 기억은 지금 현재도 전혀 없습니다.
제가 정신을 차렸을 땐 이미 경찰이 와 있는 상태였고..
경찰관 분의 119를 불렀다는 이야기를 듣고 전 다시 정신을 잃었으며..
다시 정신을 차렸을 땐 이미 인근 대학병원 응급실에 도착한 후였습니다.
나중에 듣고 알게된 내용이지만..
왕복 8차선 도로의 3차선에 제가 정신을 잃고 쓰러져 있었으며..
지나가던 행인이 절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를 했고..
최초 신고는 술취한 사람이 도로에 쓰러져 있다는 신고였다고 합니다..
그렇게 인근 지구대에서 경찰분들이 출동을 했고..
절 깨워서 도로가로 옮긴 후 119를 불렀고..
전 구급차를 타고 응급실로 가게 된 거라더군요..
집사람에게 전화한 기억도 없는데..
제가 집사람에게 전화도 했다고 하더군요..
집사람 말로는 굉장히 횡설수설하면서..
왜 넘어졌는지 모르겠는데 제가 넘어졌고.. 머리를 다쳐서 119를 타고 어디 대학병원 응급실로 가고 있다고 이야기를 했다고 합니다..
응급실에 도착해 다시 정신을 차렸을 땐 이미 집사람도 와 있는 상태였습니다.
여전히 사고 당시의 기억은 없는데..
집사람에게 전화로 이야기 한 내용으로 보아..
교통사고는 아닌 듯 하고.. 무슨 이유인지는 모르겠지만 넘어지면서 바닥에 머리를 부딪혔고..
그 충격으로 정신을 잃고 그 당시 기억도 잃은게 아닌가 짐작 합니다.
넘어지면서 몸을 오른쪽을 틀었는지..
오른쪽 어깨와 오른쪽 허벅지에 타박상이 있고..
오른쪽 옆머리에 큰 충격을 받았고..
실제로 그 부위에 약간의 뇌출혈이 있었습니다.
마지막 운행을 마친 시각과..
도착지에서 쓰러져 있었던 장소까지의 거리..
경찰에게 발견된 시각 등을 고려해 볼 때..
도로에 쓰러져 있었던 시간은 약 30분 정도 되는 것 같습니다.
늦은시간이고 날씨가 꽤 추웠던 날이라 길가에 행인이 많지 않아서 발견이 되는데 시간이 좀 걸릴게 아닌가 싶습니다..
그래도 그나마 다행인게 30분만에 발견이 되어 조치를 받았으니 지금 이렇게 멀쩡히 살아있지..
더 오랜시간 방치되어 있었다면, 거기서 그렇게 죽었을 수도 혹은 살았더라도 어디 한군데 불구가 된 채였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 아찔하기도 합니다.
처음 구급차에 실려갔던 응급실에서 CT와 엑스레이를 찍었는데..
그 당시엔 출혈도 골절도 없다며, 집에 돌아가도 된다는 이야기를 듣고 집에 돌아왔으며..
실제 19일은 출근도 했고 두통이 좀 있긴 했지만, 일을 하는데 크게 지장도 없었습니다..
하지만, 그날 퇴근 후 집에 돌아와서부터 상태가 안좋아지기 시작했고..
어지러움, 구토, 극심한 두통이 찾아왔고..
20일 금요일 결국 출근하지 못하고..
다시 병원에 가게 되었습니다.
처음 구급차를 타고 갔던 대학병원 응급실은 집에서 거리가 좀 있어..
집에서 가까운 다른 대학병원 응급실로 갔고..
다시 이런 저런 검사와 촬영을 한 결과 충격을 받은 뇌 부위에 미세한 출혈이 있다는 판정을 받았고..
해당 병원 응급실에서는 다른 병원을 소개해 줄테니 그 병원으로 가도 되고..
본인이 원하는 다른 병원이 있으면 그 쪽으로 가도 된다는 이야기를 듣고..
지금 현재는 저희 친 형님이 근무하시는 종합병원에 입원해 있습니다.
말씀드린적이 있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저희 친형님은 의사이며 소화기내과 전문의로 제가 살고 있는 대구 인근 타 도시의 종합병원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직원 가족이다 보니, 혜택도 좀 있고 처우가 좀 더 나은면도 있어 이쪽으로 오게 되었고..
또 저희 형님이 근무하시는 병원에 신경외과 전문의 중에 우리나라에서 굉장히 유명하신 분이 계셔서..
그분께 또 특별히 부탁도 했다고 하시더군요..
그렇게 21일 현재 병원에 입원을 했고..
매일 매일 태어나서 처음 경험해 보는 기계들로 이런저런 검사를 받는 중입니다.
어제는 MRI 검사를 받았는데..
오늘 크리스마스인데도 담당 교수님이 나오셔서 어제 찍은 MRI 사진들을 보여주며 설명을 해주시더군요..
일단 혈관에는 이상이 없답니다..
오히려 왠만한 일반인들 보다 혈관 상태는 더 좋다네요..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제가 좀 비만하기도 하고, 담배도 피는데.. 저도 좀 신기하더군요..
척추에서 뇌로 올라가는 혈관은 물론, 뇌에 있는 혈관들도 전혀 문제는 없다고 하시더군요..
그러니 애초에 뇌혈관에 문제가 있어 제가 정신을 잃고 쓰러진건 아니라는 이야기 입니다..
넘어지면서 충격을 받은 오른쪽 옆머리쪽 뇌는 여전히 많이 부어있는 상태인데..
이건 어짜피 시간이 꽤 지나야 가라앉으니 여기서 더 붓거나 다른 이상징후가 보이지 않는다면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합니다.
출혈은 멎었고, 출혈로 흘러나온 피도 이미 약을 써서 다 말려버린 상태라 그 부분도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합니다..
다만 오른쪽 귀와 연결되는 부위의 두개골에 MRI상으로 이상한 부분이 보여서 내일 이비인후과에서 검사를 한가지 더 해볼거라고 합니다.
내일 검사에서도 별 이상이 없으면, 이번주 금요일 퇴원을 시켜주시겠다고 하시더군요..
다만, 퇴원을 해서도 조심해야 하는건..
뇌를 다치면, 어린 애들 열나면 경기 일으키고 발작 일으키고 하듯이..
어른도 그런 경우가 굉장히 많은데..
그걸 방지하기 위해서 지금 현재도 약을 투여하고 있고, 밥 먹고 복용하는 약도 그것과 관련된 약이라고 하시면서..
퇴원 후에도 그 약은 짧아도 1달은 복용을 해야 한다고 하시더군요..
별 문제가 없어 금요일 퇴원하게 되면..
1주일 후 다시 자기를 만나러 와야 하고..
그때도 별 문제가 없으면, 1달 후 다시 자기를 만나러 와야 하고..
그때도 별 문제가 없으면, 약도 끊고 더 이상 병원에 올 필요는 없을 거라고 하시더군요..
처음 입원했을 당시 구토증상이 있었기 때문에..
식사는 미음만 줬었는데.. 한 두모금 마시면 없는 뭔 숭늉같은거 할 그릇과..
건더기는 하나도 없는데다 두 숟가락 정도 밖에 안되는 동치미 국물만 한 이틀 주길래...
담당 교수님께 밥 주면 안되냐고 했더니.. 일단 죽 먼저 먹자고 해서...
23일부터는 흰죽이 나오기 시작했는데.. 이것도 고추가루는 물론 간도 하나도 안되어 있는 반찬들만 나오다가..
오늘 밥 주시면 안되냐고 다시 말씀 드렸더니, 구토나 메스꺼움은 없어졌냐길래 그렇다고 하니..
오늘 점심부터 밥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오늘 크리스마스라고 점심이 오므라이스 였는데.. 주방 여사님들 제 그릇 보시면 놀라실 겁니다..
설겆이가 필요 없을 정도거든요.. ㅋㅋㅋ
오늘 크리스마스인데 저녁에 치킨 시켜 먹어도 되냐고 여쭤보니..
매운 종류 치킨만 아니면 괜찮으니 시켜 먹으라고 하셔서..
이따가 저녁엔 치킨도 시켜 먹을 겁니다..
IMG_8829.JPG
맞춤법이 개판이긴 합니다만, 초등학교 1학년 큰놈이 보내준 크리스마스 카드 입니다.
금요일 집에서 혼자 택시를 잡아타고 병원으로 가기 전..
아파트 앞에서 택시를 잡아놓고 구토가 올라와 택시를 타지는 못하고..
기사분께 사정을 이야기 하니..
본인이 가디릴테니 토하고 타시라고 하길래..
하수구 구멍에 통하고 있었는데...
그 모습을 큰 애가 학원버스 안에서 봤나 보더군요..
지금까지 한번도 아픈 모습을 보이지 않았던 아빠의 힘들어 하는 약한 모습에 나름 충격을 받았나 보더군요..
엄마에게 쓴 카드에는 동생이랑 자기 돌보느라 고생이 많다고 달랑 두줄만 적어놓고...
저 한테는 저렇게 길게 썼네요..
IMG_8837.JPG
아무생각 없는 둘째 초미니지름러는 산타할아버지가 크리스마스 선물로 자기 갖고 싶은 장난감 줬다고..
마냥 기분이 날아갈 것 같은가 봅니다.. ㅎㅎ
이놈들 때문에 오늘 하루도 힘을 냅니다..
며칠 남지 않은 2019년..
다른분들도 잘 마무리 하시고..
저 포함 2020년 새해에는 좋은 일만 가득하길 바랍니다.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댓글
  • 느림보(Slowman) 2019/12/25 15:12

    내년부터 좋은일만 생길겁니다..힘내시고
    몸관리 잘하세요

    (zJDNLZ)

  • 90210_Doherty 2019/12/25 15:16

    저도 올해 삼재가 지나가네요
    내년 묵은 삼재도 잘 나갔으면 좋겠습니다 ㄷㄷ
    새해엔 건강하길 바랄게요

    (zJDNLZ)

  • ▶◀LIFE™ 2019/12/25 15:25

    눈물이... 그래도 아이들과 와이프님이 있어서 다행이에요.. 좋은날이 다시 돌아올거에요

    (zJDNLZ)

  • 바람의 검심 2019/12/25 15:28

    지름러님 유튜브 보고 300mm pf 구매했었어요. 아우 근데....
    얼른 회복하시고 다시 뵙는 날을 기다릴게요. 화이팅 하세요

    (zJDNLZ)

  • 좋은색감 2019/12/25 15:39

    한동안 글이 없으셔서 궁금하고 걱정했었습니다.
    너무 과로 하셔서 힘드셨군요ㅠ
    아이들이 있으니 힘내시고 벌떡 일어나시고
    건강되찮으시길 간절히 기도합니다.

    (zJDNLZ)

  • 백두노말 2019/12/25 15:57

    곧 회복하시고 앞으로는 좋은 일만 가득하기를 기원합니다.

    (zJDNLZ)

  • sognatore 2019/12/25 16:08

    얼른 퇴치하시고
    2020년에는 행복한 일들만 있으시길
    멀리서나마 응원하고 있습니다

    (zJDNLZ)

  • 방심이 2019/12/25 16:39

    힘내시고 화이팅 하세요!!

    (zJDNLZ)

  • 핼리7214 2019/12/25 16:51

    참...뭐라 드릴 말씀이 없네요
    그래도 화이팅해요~

    (zJDNLZ)

(zJDNL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