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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대전 일본군 괴담.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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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어느날, 대규모 전투가 벌어져서 수많은 전사자가 나왔습니다. 하지만 우리 일본병은 같은 일본병사의 유체를 수습할 수도 유품을 가지고 갈 수도 없었습니다. 

애초에 유체가 많이 있는 곳은 미국군이 있든지 혹은 격전지 한가운데였기 때문이었습니다. 그건 참 슬픈 일이었습니다.

그래서 정글안으로 돌아갔습니다. 그런데 그때, 정글 입구 부근에 뜬금없이 유체가 있었습니다. 

일본 군복을 입고있어서 명찰을 확인하고 우리는 조용히 합장을 했습니다.

그리고 가슴 주머니에서 유품을 꺼내고 무기나 식량등도 같이 챙겼습니다. 그러던 중에 어떤 수첩이 나왔습니다.

유품을 어디에 전해주면 좋을지 알기 위한 목적도 있어서 수첩 안을 열어봤습니다.

그런데 그 수첩이 참으로 기묘한 물건이었습니다.'

 

나 '어떤 것이었나요?'

 

A '첫 페이지에 터무니없는 내용이 적혀있었습니다.

그 유체의 주인은 "카와노 마타베"라는 사람이었습니다. 그 수첩 첫페이지에 그날의 날짜가 적혀있었습니다.

그리고 "카와노 마타베는 미국군 저격병에 의해 오른쪽 관자놀이에서 좌측 후두부로 총탄이 관통해서 즉사한다"라고 써있었습니다.

그리고 페이지 아래에 우리 이름도 적혀있었습니다.

"카와노 마타베의 유품은 A가 군복 주머니에서 꺼내 반지, 가족 사진과 함께 가져간다" 라고'

 

A는 흥분한 상태로 계속 이야기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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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그리고 그 수첩에는 그뒤의 일도 적혀있었습니다.

거기에는 우리 소대 중 두사람, 나와 후임병사 한명이 살아서 일본에 돌아간다고 적혀있었습니다.

그 자리에는 다른 사람이 4명 더 있었지만 그 4명의 사인까지 적혀있었습니다'

 

나 '그거 참 기분 나쁜 이야기네요'

 

A '그렇습니다. 그리고 그 사인이 전부 맞아떨어져서 더 무서웠습니다.

첫번째 사람은 부장이라 불렸던 중사였습니다.

그 중사는 취침중에 독사에게 물려 사망한다고 적혀있었는데 진짜 그말 그대로 며칠뒤 수풀속에서 자는 사이에 죽었습니다'

 

나 '그때는 무슨 생각이 드셨나요?'

 

A '이런 일이 있을 리가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죽은 사람의 수첩이 미래를 맞추다니 터무니없는 일이다.

하지만 남은 사람도 수첩에 적힌 대로 죽었습니다.

두번째 사람은 기관총 사격에 쫓겨 도망치던 중에 절벽에서 떨어져 사망.

세번째 사람은 도중에 조우한 적에게 돌진해서 자폭.

아무래도 그 자폭은 명예로운 자폭이니 자기 선택으로 그렇게 했다,

라기보다 수첩에 그렇게 적혀있었으니까 그대로 따른게 아니었나 싶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소대장은 아군 대대에 합류할 때 적으로 오인사격을 당한다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으로 죽었습니다.

전부 수첩에 그렇게 적혀있었습니다.

그것뿐만 아니라 우리가 합류한 대대의 운명까지 전부 적혀있었습니다'

 

나 '정말 기이한 수첩이군요. 그 수첩은 어떻게 되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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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그게 참으로 기묘하게도 미군의 포로가 되어서 소지품 검사를 당할 때 그 수첩도 꺼냈는데 미군이 그 수첩을 열어보자 아무것도 쓰여있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그 찐득하게 달라붙은 검은 핏덩어리를 보며 생각했습니다.

그 수첩을 미군에게 건넨 순간 글자가 전부 피로 바뀌고 만걸지도 모른다...

완전히 인간의 피를 부르는 수첩이 아닐까하고...'

 

나 '그래서 결국 어떻게 되었나요?'

 

A '몇년 동안 포로생활을 한 뒤에 일본에 귀환하게 되었습니다.

무기 이외의 소지품은 전부 되돌려받아서 카와노 마타베의 유품도 그 밖의 다른 사람의 유품도 가지고 올 수 있었습니다.

다른 사람의 유품을 전부 전해준 뒤에 제가 사는 곳에서 조금 떨어진 산속 농촌에 사는 카와노 마타메의 집에 명찰과 수첩을 돌려주러 갔습니다.

그랬더니...'

 

나 '무슨 일이 생겼죠?'

 

A '그 집에는 카와노 마타베가 살고있었습니다'

 

나 '예? 어떻게 된 거죠?'

 

A '죽었던 사람은 카와노 마타베가 아니었던 모양이었습니다.

카와노 마타베의 집에 그것들을 전해주자 그곳에 있던 진짜 마타베는 얼굴을 찌푸리며

"가지고 돌아가줘" 라고 하며 퇴짜를 놓았습니다.

저는 그걸 내던지고 돌아왔습니다.

며칠 뒤에 제게 경찰이 찾아왔습니다.

당시에는 집이라고 할만한 게 없어서 마을 폐가에 살고있었는데 그곳에 경찰이 찾아온 겁니다.

그리고는 "카와노 마타베가 죽었는데 뭔가 알고있나?"라고 했습니다.

"아무것도 모른다"고 대답하자

"실은 그저께 갑자기 집이 폭발해서 그곳에 살던 사람이 전부 죽었다"라고 하는 겁니다.

그리고 경찰의 손에는 그 수첩이 쥐여있었습니다.

"나는 모른다. 왜 여기에 왔나"라고 묻자 경찰은 그 수첩을 펼쳐보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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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A의 이름)의 조력을 얻어 카와노 마타베의 집에 도착해 복수를 이뤘다" 라고 쓰여있었고

그 다음 페이지에는 "이걸로 다 되었다" 라고 쓰여있었습니다'

 

나 '그래서 결국 어떻게 되었죠?'

 

A '경찰은 근방을 탐문한 모양인데 결국 아무것도 알아내지 못했습니다.

저는 집에 있던게 증명되어서 그 이상 추궁을 당하지 않았습니다.

카와노의 땅은 그대로 있었는데 그뒤로 누가 살아도 금방 사람이 죽거나 혹은 이사를 가버려서 결국 황무지가 되어버렸습니다.

어지간히 원한이 깊었던 거겠지요. 무서운 이야기입니다'

 

전쟁의 기억이라기보다 전쟁이 일어난 와중에도 복수를 이루려는 신념이 수첩을 써서 "현실화" "물체화"된 이야기가 아닐까 싶다.

나는 이 괴담을 들었을 때 뭔가 일본인의 근저에 자리잡은 터무니없는 집념같은 게 느껴졌다.

 

 

 

댓글
  • DDOG 2019/12/23 22:35

    근데 미군이 아니라 카와노 마타베라는 사람을 죽일 집념이면
    그 마타베라는 사람은 도대체 뭘 한거지

  • DDOG 2019/12/23 22:35

    근데 미군이 아니라 카와노 마타베라는 사람을 죽일 집념이면
    그 마타베라는 사람은 도대체 뭘 한거지

    (EkZNuJ)

  • 아으앍아 2019/12/23 22:39

    진짜 마타베가 수첩 주인을 죽여서 본인이
    전사한거로 위장해 탈영이라도 한것 같은데

    (EkZNuJ)

  • Cloud Chaser 2019/12/23 22:40

    수첩 소유자를 죽인 거지

    (EkZNuJ)

  • 루리웹-2183813370 2019/12/23 22:40

    명찰로 일본군임을 확인했는데 유해의 주인이 '마타베'라는 걸 알았음.->이 말인 즉, 정글입구에서 죽어있던 유해의 주인은 '마타베'라는 사람을 대신해서 징병당해 끌려왔다는 거임.->죽은 뒤에 자신의 유품을 '마타베'에게 전해지게 만들고 저주로 죽게 만들었다는 괴담인듯.

    (EkZNuJ)

  • Cloud Chaser 2019/12/23 22:44

    라기보다는 마타베가 죽였으니 수첩에 자기 이름을 마타베라고 해놓고 살아난 녀석이 수첩을 가지고 마타베에게 가게 만들었겠지.

    (EkZNuJ)

  • 메지컬 2019/12/23 22:45

    A라는 사람이 죽여놓고는 나중에 혐의 벗으려고 아가리 턴거 아닌가?
    저 시절에는 제대로 된 검사도 판사도 없었을거 아님?

    (EkZNu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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