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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서생적 문제의식과 상인의 현실감각

 


참으로 오랜만에 '정치' 말머리로 글을 써봅니다.

노사모 활동도 했었고 현재는 문재인 대통령의 정부가 성공하기를 몹시도 바라고 있는 시민입니다.

아직도 노무현에 대한 부채감을 떨치지 못했고 문재인을 지지하고 있습니다.



최근에 법무부장관으로 선택된 추미애의 과거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옵니다.

당시 추미애에게 몹시 서운했고 어떤 면으로는 실망하기도 했었습니다.



그러나 그 이후 공개적으로 자기 과오 시인하고 쇼일망정 삼보일배도 했습니다.

저 같은 소시민도 삶을 모두 체로 걸러보면 과오 투성이일텐데 추미애처럼 유명한 정치인이 일생에 걸쳐 단 한 번의 알려진 과오도 없을 수는 없다고 봅니다.

그래도 제가 다시 추미애를 믿고 지지할 수 있는 것은 소위 '삼성'이 증명해준 청렴성을 믿고, 박근혜 탄핵 정국에서 보여준 모습(특히 '쿠데타' 관련)을 통해 

아직도 정치인 추미애에게 정치인으로서의 선명성과 신념이 남아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간혹 소위 친노나 친문이라고 자처하면서 추미애의 지난 과오를 문제삼는 분들이 보입니다.

진짜 친문이고 친노이신 분들의 그 의견 존중합니다.

저 역시 위에 썼듯이 당시 서운했었으니까요.

그러나 친노나 친문이라는 이름을 팔아 뭐랄까 거짓으로 논란을 부추기는 사람들도 있다고 보이는 바, 다들 현명한 판단을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제가 비록 노사모 활동을 했으나 정치인을 평가하는 잣대가 친노냐 친문이냐를 따지는 것은 시대착오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일전에 불펜 좌담에서 본 어느 목사님이 이런 말씀을 하셨더군요.

"예수를 믿겠다고 하는 것은 예수처럼 살겠다고 하는 것입니다."

제가 친노나 친문이라고 스스로를 칭하는 것은 노무현이 당시 이루고자 했던 뜻에 대한 광의의 지지(소소한 것들 중에는 제 생각과 다른 것도 상당히 많습니다), 

거기에 박근혜 정권의 문제점을 통해 그것을 바로잡아야 할 상황에서 시민이 선택할 수 있는 카드 중 문재인보다 나은 카드는 없었다는 것이지 그저 친노나 친문이라는 라벨만 달고 나오면 다 지지하겠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만약 한국사회가 지금보다 더 발전한 날이 오고 그 증거가 뭐냐고 누군가 묻는다면 저는 이렇게 대답할 것입니다.

"이제 더이상 노무현을 그리워하지 않아도 됩니다. 친노라는 이름의 신분증이 필요 없습니다"라고요.

왜냐하면 더 발전한 한국사회라면 훨씬 전에 대통령이었던 노무현의 정신은 적어도 어느 정도 실현되었을 테고 그때는 보다 새롭고 발전적인 지향점을 깃발로 하는 정치세력이 등장해야 할 테니까요.



추미애는 아마 친노도 친문도 아닐 겁니다.

이낙연도 정통 친노 친문 라인의 사람은 아니죠.

그러나 현재 국민들이 차기 대권 후보로 가장 지지하는 사람이 이낙연이고

당원들이 선택했던 당대표가 추미애였습니다.



김대중이라는 거인이 많은 훌륭한 말씀을 남겼지만 제가 제목으로 선택한 '서생의 문제의식에 상인의 현실감각'이야말로 소위 친노 혹은 친문이라고 스스로를 생각하는 시민들이 다시 한 번 되새겨야 할 말씀이 아닌가 합니다.

어쩌면 친노나 친문이라는 깃발은 이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준비를 해야할 때일지도 모릅니다.

대신 그당시 우리가 생각했던 노무현과 문재인이라는 이름에 맺힌 시대정신들을 어떻게 보다 발전적으로 만들어 새로운 빛나는 깃발로 세워야할지를 고민하지 않는다면 천년만년 박정희와 박근혜로 세상을 쥐락펴락할 줄 알았다가 국민들이 가장 뽑고싶지 않는 정치세력이라고 50퍼센트 넘게 지적한 당과 그 지지자들처럼 될 것입니다.



여전히 문재인을 지지하고 그 정부가 성공하길 바라지만 그의 이름 자체가 깃발이 되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하는 한 소시민이 뻘글을 남깁니다.



댓글
  • 공룡개미 2019/12/06 17:11

    좋은 글입니다..저는인간 추미애는 존경하지만 정치인 추미애는 실망감이 컸습니다..추미애라는 정치인에 대한 제 실망이 다시 기대로 바뀌었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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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베레타 2019/12/06 17:12

    공룡개미// 네, 추미애를 위해서나 혹은 다시 그를 지지하기 시작한 저를 위해서가 아니라 이 나라의 정치를 위해서 기대해볼만한 정치인이 많다는 것은 좋은 일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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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lplpplpl 2019/12/06 17:13

    점잖으신 분 같으시고.. 나이도 좀 있으신분 같으니 정말 진지하게 하나만 여쭤볼게요. 비꼬는거 전혀 아니니 대답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가장 최근 대선 시점에서 문재인을 대통령으로 뽑아야된다고 생각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요? 대통령이 되기 전에 정치인으로써 문재인이 잘했다 싶은건 무엇이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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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베레타 2019/12/06 17:15

    plplpplpl// 당시 박근혜 정부가 좌초한 가장 큰 이유가 최순실로 대표되는 막후 정치, 그리고 대통령 자체가 일을 안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것을 대체할 정권의 수장으로서 문재인의 일생에 걸친 성실성과 선의를 높게 쳤습니다.
    그리고 비서실장을 거치며 실제 정부의 일을 경험해본 유경험자이고 그를 대선후보로 선택한 민주당이 유일하게 수권능력을 갖춘 정치정당이라고 생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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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lplpplpl 2019/12/06 17:22

    베레타// 음.. 아시다시피 박정부때 여러가지 사건이 있었잖습니까? 세월호나 메르스 등등 크고작은 사건들이 있었는데 저는 국회의원이라면 길바닥에 앉아 데모하고, 앞장서서 박근혜를 비난하고, 유족들을 위로하는 것보다 입법을 통해 같은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나라를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게 해야 했다고 생각했었습니다. 제 관점에서 문재인은 사실 정치라기보다 니가 잘했니 못했니 정치질만을 일삼은 사람이라고 생각했고, 지금도 그렇습니다.
    국회의원이었던 문재인이 아무런 입법활동도 하지 않았는데 뭘 보시고 성실함이라던가, 그런 가치를 보신건강강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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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lplpplpl 2019/12/06 17:23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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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scream9 2019/12/07 00:56

    비아냥거리는 댓글들이 달릴까봐 괜시리 제가 걱정됐네요. 좋은글 공감하며 잘읽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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