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한당이 오늘 국회 본회의에 상정될 199개 법안에 대해서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을 신청했다. 자한당이 국회의원직 총사퇴를 제외한 가장 ‘극단적인’ 조치를 단행한 것이다.
만약 본회의가 열리게 되면 필리버스터는 시작된다.
얼핏 보면 유치원 3법을 저지하기 위해서 그런 결정을 내린 것 같다. 하지만 내막을 보면 지난 27일 부의된 공직선거법 개정안, 오는 3일 부의 예정이었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법 등 패스트트랙 3법(이하 패트3법)의 상정 자체를 저지하는 게 더 큰 목적이다.‘유치원 3법’의 처리를 원천봉쇄하는 것은 부수적인 이익이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12월 10일에 만료되는 임기를 재연장하는 데 결정적으로 유리하다는 사심도 숨겨져 있다.
자한당은 199개 법안 필리버스터를 통해서 3가지를 노리고 있다.
첫째는, 선거법 등 패스트트랙 3법을 이번 회기에 아예 상정도 못하게 만드는 것이다. 유승민 의원은 패트3법이 올라오면 필리버스터를 해서라도 저지하겠다고 했지만 법안 3개를 가지고 정기국회가 끝나는 12월 10일까지 필리버스터를 이어가기가 물리적으로 쉽지 않다.
유승민 방안의 더 치명적인 문제는 설사 필리버스터로 정기국회에서 패트3법 저지에 성공한다고 해도 국회법 제106조2의 ⑧항에 따라 바로 다음에 소집될 임시국회 본회의에서 지체 없이 표결하여야 한다. 정기국회가 끝나면 빠르면 12월 하순, 늦어도 2월에는 국회가 열릴 수밖에 없고, 그 때 패트3법이 처리된다면 21대 총선은 개정된 선거법이 적용될 수 있다.
이를 원천적으로 막기 위한 방법은 이번 정기국회에서 패트3법의 본회의 상정을 막는 것이다. 그래서 다음 회기 때 상정이 되면 그 때 필리버스터로 처리를 막고, 그 다음 국회에 가서야 처리된다고 해도 21대 총선은 개정 선거법 적용이 물건너 갈 가능성이 높다.
패트3법을 살리기 위해서 국회의장의 직권 상정을 비롯한 여러 방안도 정밀하게 따져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자한당은 정기국회에서 상정 자체를 봉쇄하게 되면 적어도 한 두 달의 시간을 벌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한두달의 시간을 더 번다는 것은 21대 총선을 어떤 선거법으로 실시하느냐를 정하는 데 결정적으로 중요하다.
둘째는, 유치원 3법의 처리를 저지하는 것이다. 현재 유치원 3법은 의안번호가 197, 198, 199로 맨 끝이다. 이 순서라면 100% 안건 심사도 못하고 회기를 넘기게 된다.
내가 민주당 원내대표로 2016년에 헌정사상 처음 실시했던 ‘테러법’ 반대 필리버스터는 단일 법안으로 192시간을 썼다, 더 할 수도 있었지만 선거법 처리가 코앞이어서 중단했었다. 오늘 오후부터 정기국회 회기 말까지는 대략 275시간 정도가 남았다. 현재 199개의 법안이 있으니 법안 하나당 대략 84분 할당해서 토론하고 표결하면 회기를 넘길 수 있다. 법안 하나당 몇 시간씩 발언만 하는 것은 아무것도 아니다. 199개 법안 중에서 100개를 처리하기도 쉽지 않다. 유치원3법은 불가피하게 다음 회기로 '순연'된다.
셋째는, 정국의 주도권을 잡고 언론의 주목을 받으려는 것이다. 2016년 필리버스터 때 당시 새누리당은 온 언론의 관심 속에 민주당의 192 시간 ‘단독공연’에 치를 떨었다. 선거 코 앞에서 실책을 범했다고 자책했다. 자한당은 4년 전의 기억을 떠올리며, 필리버스터를 통해서 의원 개개인이 관심을 모으면서 정국의 주도권을 잡는 효과를 노린 것이다.
자한당의 199개 법안에 대한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 결정은 한국 의회정치사에 또 한 번 큰 죄를 저지른 것이다.
본회의에 상정된 법안들은 유치원 3법을 제외하고 대채로 비쟁점 법안이라고 동의한 후 처리하기로 합의한 것이다. 그런데 199개 법안 전체를 필리버스터 신청한다는 것은 당리당략 정치, 파렴치 정치의 끝판왕과 같은 것이다. 더구나 패트3법 자체의 상정을 막기 위해서 지극히 비정상적인 폭거를 한 것이다.
오늘은 드디어 유치원3법이 처리된다고 기대했던 30대, 40대 젊은 부부들은 자한당이 그 법이 아예 다뤄지지도 못하게 꼼수를 부리는 것을 보면서 국민들은 정치 불신이 더욱 깊어질 것이다.
자한당이 최소한의 양식이 있다면 유치원 3법의 상정 순서 바꾸는데 동의하여야 한다 그러면 민주당도 두 대표가 유치원 3법에서 한유총의 이해를 대변하지 않는다는 입장이 0.01% 정도는 진실이라고 믿고, 토론에 참여하고 표결할 수도 있을 것이다.
점점 자한당 의원들이 ‘괴물’로 보이기 시작하는 것은, 내 눈이 침침해져서일까?
https://cohabe.com/sisa/12455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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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한당이 악마는 맞는데.. 니네가 그러는 것도 웃기다
종걸이형 박수칠때 떠나는 것도 괜찮습니다.
추천합니다. 정리가 잘되어있네요.
정말 민식이어머님 말을 빌려 국회정당(자한당)은 금수만도 못한 정당이네요.
이럴때 양비론 펼치며 물타기하는 인간들이 제일 악질이라고 봅니다
인간이길포기한 또다른부류가보이네요
내눈이침침해서 그런건가
댓글 중에도 하나 보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