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사고뭉치 어설픈 빌런들을 보람차게 조지는 울버린
사람들은 늘 생각한다.
"어차피 울버린은 개쩌는 힐링팩터가 있잖아? 죽을 위기에서도 다시 살아나니 어떤 위험도 무섭지 않겠지!"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죽음에 가까운 고통 그 다음에 무엇이 울버린에게 찾아오는지를 그들은 모른다.
고통
인간은 나면서부터 죽음을 향해가며 고통을 느낄 뿐이라고 하지만
울버린에게 고통은 그저 또하나의 익숙한 감각에 불과하다.
매순간, 매일, 클로가 생살을 찢고 나올 때마다 고통은 그와 함께하였고
모든 사건들에는 고통이 함께했다.
그리고 그 고통들은 육체만이 아닌 영혼까지 괴롭혔다.
로건은 늘 자신의 행동에 뒤따를 고통을 알고 있다.
잠깐의 순간이면 통증은 사라진다.
하지만 새로운 종류의 고통이 그에게 늘 찾아온다.
때론 칠흑만이 가득하다.
자신도 모른채 빛을 향해 나아가는 로건,
빛에 다다랐다고 생각하는 순간 그는 현실로 돌아온다.
때론 누군가가 서있다.
육체에 죽음이 찾아오지만 힐링팩터로 다시금 세포들이 살아나기까지의
짧은 순간, 로건의 영혼은 어딘가로 가고 그 찰나의 시간동안 누군가를 만난다.
매번 반복되는 대화
매번 반복되는 진 그레이의 잔상
마침내 고통에서 벗어나 영혼의 안식을 찾는다고 생각하는 때에
힐링팩터로 인해 되살아나는 육체에 의식이 돌아오고 그는 현실로 돌아온다.
때론 누군가가 기다리고 있다.
그가 묻혀온 피를 벌하겠다는듯, 심연의 구렁텅이로 몰아넣겠다는듯.
'라자에르'
죽음의 천사가 그곳에 있다.
늘 같은 곳에서 늘 같은 방식으로 둘은 싸운다.
그가 이기면, 울버린은 마침내 죽음을 맞이하는 것이고
울버린이 이기면, 그는 다시금 살아나 현실로 돌아온다.
하지만 울버린은 늘 이기게 된다.
그리고 그는 빛에서 다시금 멀어진다.
자신의 사랑
자신의 과거
그리고 자기 자신에게서.
그렇게 그는 다시금 살아나고,
죽음에 다가가기 위해 오늘도 고통을 느낀다.
고통은 그에게 익숙한 감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