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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개업 4년차 방쿤입니다.
2009년부터 소미동을 들락거리다 아이디 한 번 갈아엎고
어찌저찌 사진관련업으로 밥벌어먹고 살고 있는 방쿤입니다.
간밤에 생각해볼만한 화두가 던져진듯 하여
지금껏 살아남으며 느끼고 깨달았던 것들을 나눠보고 싶습니다.
뭐, 프로와 아마추어라는 단어로 굳이 나누기 보다는
관련업 ‘프로’로서 살아남을 수 있었던 이유를 생각해봤습니다.
1. 사진은 수단이지 목적이 아니다.
물론 잘 찍어야 하는건 사실이지만 프로는 클라이언트의 도구라고 생각합니다.
클라이언트가 내게 일을 맡긴 이유가 내 포트폴리오와 결과물 때문인건 맞지만
그러한 과정 속에서 사진은 철저하게 수단이자 도구적 역할만 수행합니다.
클라이언트의 목적을 잘 표현 해 주는 사람이 프로라고 생각합니다.
‘내가 생각하기에 너한테는 이 사진이 어울려.’ 가 아니라
‘생각하셨던 이미지가 이게 맞나요?’ 라며 끊임없이 소통하며
머릿속에만 들어있는 컨셉을 완벽하게 결과물로 이끌어내는게 참 어려운듯 해요.
만약 그러한 과정 속에서
내가 원하는 방향이 있다 하더라도 클라이언트가 거절하면
저는 깨끗하게 그 방향은 포기하고 그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갑니다.
이 점에서 사진 작가와 일반적인 사진업 프로의 차이가 나는듯 해요.
작가로서의 명확한 주제의식과 확고한 신념은 사실
시장에서는 일할때의 자괴감과 우울증만 더 안겨주더라구요.
2. 과정이 결과를 정당화 할 수 없다.
이 부분은 리스크이자 장점일수도 있습니다.
리스크로 작용할 때는 결과물에 스스로가 만족 할 수 없을때 입니다.
페이가 부족하거나, 시간이 부족하거나 등의 이유가 될 수 있지만
기한에 맞춰 작업하다 스스로를 만족 시킬 수 없을때 역시 괴롭습니다.
다만 이런 상황에서도 어떻게든 결과물을 제 때 공유 하느냐
아니면 클라이언트에게 일정 지연 등을 요청하느냐에 따라 다르겠죠.
일하던 초반에는 사진 보내놓고도 만족스럽지 못해서 아쉬웠는데
사실 과정 중 충분히 소통을 한 상태에서 기한 맞춰 보내는 결과물에
끝까지 태클 거는 클라이언트는 별로 없더군요.
그래서 이 부분을 적극적으로 활용 했습니다.
애초에 작업 시간과 페이를 스스로 납득 할 수 있을만큼 계약 해 놓고
만약 페이/시간 둘 중 하나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일하지 않았네요.
특히 페이적인 부분이 부족하면 일부 감수 할 수 있어도
시간이 안 나오겠다 싶은 부분은 깨끗이 접는게 스트레스도 덜합니다.
대체로 급하게 맡는 일에서 트러블이 많이 생기더라구요.
3. 대중과 클라이언트를 두려워 한다.
저는 사진촬영업 보다는 강의를 훨씬 많이 하고 있습니다.
특히 평생 카메라를 따로 사 본적 없는 일반 대중을 대상으로 하고 있어요.
그 때문인지 제게는 상식이던 그 모든 개념과 용어들이
사실은 너무나 전문적이고 어려웠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렇기에 매번 두려워요.
단체강연 제외 개인적으로 제게 신청해서 듣고 가신 분만 4,600분 정도.
그러한 사람들에게 두 시간동안 사진을 취미로 만들 수 있는 강의를 하는건
어찌보면 편해 보이지만, 모두가 만족 할 수 있기 위해서는
가급적 보편적이되, 충분히 전문성 있으며, 즉효해야 했습니다.
2015년 7월 부터 시작한 강의가 멈추지 않고 이어지는 것도
대중과 클라이언트를 두려워하고 매번의 찰나, 최선을 다했기 때문입니다.
제가 이해시키려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모르는 것을 이해하려 했으며
제가 만족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을 만족시켜야 했습니다.
이러한 부분은 4로 이어집니다.
4. 만에 하나 유명해졌을때를 대비한다.
뭐, 다양한 대비가 있을 수 있겠죠.
일단 저는 올해 책을 내기 전에 닉네임 상표권을 등록 했습니다.
제 상호에도 ‘방쿤’이 적혀있기에 완벽히 제 것으로 만들 필요가 있었어요.
누가 뺏어가겠어, 싶지만서도 혹시 모르니까요.
SNS부터 공적인 카페나 포럼 등의 게시글/댓글도 관리해야겠구요
지금은 뜬구름 잡는 얘기지만 언젠가의 저는
더 큰 무대에서 더 많은 이들을 대상으로 사진 얘기를 하리라 믿습니다.
그렇기에 지금의 제가 미래의 제 발목을 잡지 않도록
스스로를 항상 검열하고 있습니다.
그 밖에도 느꼈던 것들이 있다면
>> 모르는 것을 아는 척 하는 것 보다, 아는 것도 모른 척 하는 것이 훨 낫다.
>> 일하다 갑자기 화가 나면 페이가 너무 적은 것이다.
>> 소통을 통해 액자를 만들면, 결과물은 알아서 잘 어울린다.
>> 공공기관은 최대 가능 페이부터 물어보는 것이 계약에 수월하다.
일단은 뭐 이 정도가 있겠네요.
별 것 아닌 미생이지만,
그래도 이젠 부모님 부끄러워 하시지 않을 만큼은
스스로 먹고 살고 있는듯 해서 나눠봅니다.
행복한 주말 되시고
좋은 날 멋진 순간들 담으시길 기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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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 좋은 공부가 남 가르치는거죠.ㅎㅎ 내가 깨닫는 게 더 많은..
명료한 글 잘 읽었습니다.
진정한 프로시네요
프로 인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