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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에서 82년생 김지영보고 왔는데..반전.

솔직히 전 꼴X미도 싫고
여혐 남혐도 진짜 싫어하는 사람입니다.
그리고 걸캅스 영혼보내기 했을 때, 진짜 화나 있는대로 났을 정도로 역겨워했던 사람이구요
한국의 레디컬 페미니즘은 분명히 잘못되었고 변질되었고 성평등보단 진영싸움만 가중시킨다고 생각합니다.
더욱이 평론가라는 작자들이 젠더 감수성을 엉뚱한 장르영화에 들이댈때는 치를 떨면서
욕을 하는 사람이구요.
원래는 82년 김지영 영화화 한다고 했을 때,
드디어 충무로가 돈에 영혼을 팔았구나 싶었습니다. 뭐 별다를 이야기도 아니지만...
그리고 82년 김지영은 당연히 패스하려고 했죠. 솔직히 영화를 정치에 이용하려는 걸 너무 싫어하거든요.
그런데 몇몇 리뷰어들을 보고 어라 싶어 궁금해서 문화의날 찬스로 함 봤습니다.
도대체 뭘 어떻게 만들었나 싶었거든요.
보고 나서 어라..왠걸?
.
.
.
생각보다 잘 만들었어요.
우선 놀라운 게, 원작 소설의 그 편향적이고 오직 그 피해망상적인 스탠스를 상당히 많이 다듬었다고 봅니다.
뭐 기본적인 설정,몇몇 에피소드만 따왔지 완전히 새로 시나리오를 썼더라구요.
게다가 아다르고 어다르다고
같은 이야기라도 뉘앙스가 다르니 스탠스가 확 달라집니다.
소설의 뉘앙스는
"대한민국 여성을 항상 불합리하고 멸시당했으므로 여성이 피해자야 빼액!"
이라면
영화의 뉘앙스는
"한국의 여성은 이런 상황이고 남성은 이런상황이다. 이런 차별에는 근본적으로 시스템적 문제도 있다."
같은 생각보다 균형을 맞추려고 애를 쓴 느낌이었습니다.
재밌는게, 30대 여성만 피해자로 묘사하는 게 아니고
소설에서 쓰여졌던 그 이상한 피해의식 스러운 에피소드는 싹 삭제했어요.
(택시 승차거부나 여아라서 낙태당했다던가)
그리고 집중한 건 애 키우는 누구나 공감하는 육아와 경력에 대한 부분에만 집중했고요.
그냥 이야기 핵심이 "남자 여자 전부 육아휴직 좀 달라."에요
이야기도 30대 여성의 육아에 대한 경력단절에 대한 고민
30대 남성도 남편으로서 겪는 유아에 대한 경제적인,가정적인 고민,(공유 캐릭터가 신의 한수인듯.)
그리고 40~50대 여성도 '어머니의 어머니'로서 고충과 고민이 같이 묘사가 되고
나쁜 사람들이 있지만 그들도 여성도 있고 남성도 있으며
좋은 사람도 있으며, 그들도 남성이거나 여성이다 식으로
그냥 영화를 타노스의 균형사상처럼 거의 맞추려고 감독이 애를 쓴게 보입니다.
이 영화를 보고 무거운 그분들이 "한X이 문제다"식의 논리를 펼칠수 없게 만든 것도 의외네 싶었고요.
물론 몇몇 에피소드. 특히 중심 플롯과는 전혀 관련 없는 몰카,맘충 같은 애피소드는
좀 편향적이다 싶게 가다가도 은근슬쩍 넘어가거나, 부정적인 인물의 성별을 남여로 섞어서
최대한 둥글게 넘어가려는 것도 보이고요.
아 이래서 영화는 감독이 중요한가 봅니다. 차라리 영화 시나리오를 책으로 내는게 원작보다 완성도가 나을 듯...
확실한 건, 패미들이 자기들 생각 전도한다고 쓸 무기로 만들어지진 않았고
반대로 지금처럼 엄청난 남혐영화로 몰아가게 만들어지지도 않았고요.
걸캅스 같은 영화가 그렇지 '의외로' 김지영은 밸런스가 잡혔다고 봐야 하나 싶어요.
막상 영화를 보니까 인터넷에서 분주하게 싸우는
남자애들 여자애들은 그냥 영화를 보지도 않고
영화를 이용해서 자기 하고 싶은 이야기만 주장한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물론 영화는 그 균형만 오지게 잡는 덕분에 엄청 잔잔하고
그냥 무슨 독립영화다큐멘터리 보는 것 같습니다.
루즈하고 지루하죠.
무슨 악당도 없고 사건도 없고 그냥 광명 삼시세끼 같이 유유자적해서 낚시티비 보는 것 같습니다.
전 MSG 팍팍 들어간 걸 좋아해서.
터미네이터5나 한 번 더 보려고요.

댓글
  • 조국사랑 2019/10/31 04:25

    결론은 터미네이터?

    (dumlV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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