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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래시 촬영 때, 얼굴 번들거림을 없애는 방법...

플래시 촬영 때, 번들거림을 없애는 방법이 뭐가 있을까요?
111.jpg
1. 분가루를 토닥토닥, 메이크업을 해준다.
2. 천정 바운스를 시킨다.
3. 소프트박스를 쓴다.
4. 포토샵으로 문댄다.
5. 여친/남친을 더 어린 친구(뽀얀 친구)로 바꾼다.
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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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명생활을 시작하다보면, 전에 없던 문제들을 만나게 되는 거 같습니다.
배경이 너무 어두워진다거 등등. 번들거림도 그 중 하나죠?
마나님을 설득해서, 조명을 하나 사고. 돈값 한다는 걸 증명하기 위해서, 애기랑 마나님 사진을 찍어줬더랬죠.
애기가 반짝반짝 빛도 잘 먹고, 옷색깔도 잘 살고, 분위기 있게 나와서, 마나님께 보여줬습니다. 봐! 조명 치니까 다르지?
그런데 마나님은...인상이 안 좋습니다. 사진이 이게 뭐야.
다시 보니, 마님 얼굴에 개기름이 번질번질. 애기가 잘 나온 건 눈에 잘 들어옵니다.
번들번들. 이건 왜 이런 걸까. 조명질 안 할 땐, 나도 곧잘 찍었는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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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번들번들이란 무엇인가 먼저 고민해보아야겠죠.
DSC_2499_1.jpg
번들거림이란 / 작은 부위에 / 거친 하일라이트가 반사돼서 / 하얗게 나른 부위가 생겼을 때 / 번들거린다고 말하는 거 같습니다.
사람 얼굴에선 주로 이마나 콧망울, 광대뼈, 턱 처럼 툭 튀어나온 부분에 잘 생기죠.
이건 빛이 반사되서 그런 건데요, (이걸 모르는 분은 아무도 없으시겠지만^)
사실은 반사 중에서도 '정반사( Specular Reflction)' 때문에 생기는 정반사 하일라이트(Specular Highlight)라고 부릅니다.
물체에 빛이 들어오면, 광택 재질은 빛을 반사시키잖아요. 거울 같은 거요.
undefined
들어온 빛이 전부 한 방향으로만 나갑니다. 들어온 각도=나가는 각도도 같고요.
이런 걸 정반사, 거울반사라고 부르더라고요.
근데 무광 재질은 조금 다르죠.
빛이 들어오면, 아주 일부만 정반사 시키고.
나머지는 흡수되서 분자단위에서 이리저리 부딪치다가, 특정한 방향성이 없이 확 퍼져서 반사됩니다.
이걸 난반사라고 부르고요.
(좀만 더 들어가볼게요. 빨간색 공이 빨갛게 보이는 건, 분자단위에서 빨간 색만 난반사시키고, 나머지 스펙트럼은 흡수하기 때문에 빯갛게 보인다는. 쿨럭)
이 세상 물질들은 완전 광택과 완전 무광의 중간 어디쯤에 있어서, 정반사와 난반사가 모두 일어나겠죠.
애기 피부는 뽀얘서 정반사가 상대적으로 적죠. 반면 어른 피부는 유분이 많으니, 피부에서 정반사되는 빛이 더 많습니다.
그래서 마나님이 번들번들 거리죠, 똑같은 빛에서 찍어도.
대머리도 아기 대머리는 뽀송뽀송, 아빠 대머리는 반짝반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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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해결책 1은.
표면의 반사 자체를 줄여주는 방법입니다. 분칠을 하거나, 메이크업을 하거나, 무광 스프레이를 뿌리거나, 샌드페이퍼로 문대 버리는 거죠.
만약 그게 안되는 상황이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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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결책 2. 조명을 천장에 바운스 시키는 겁니다.
dd.jpg
이때 직광 사진과 바운스 사진을 비교해보면,
DSC_0849.jpg
어떤가요? 덜 번들거리나요?
하지만, 정반사 하일라이트가 사라진 건 아닙니다. 그러니까, 하얀 부분이요.
다만 / 더 넓어지고 / 하얀부위와 덜 하얀부위의 경계가 부드러워졌고 / 그 세기도 좀 완화됐습니다(기술적으로 표현하자면, 정반사 하일라이트면과 난반사 하일라이트의 컨트라스트 차이가 줄었죠)
정반사가 사라진 건 아니에요.
반사는 그대로 있는데, 그 반사가 되는 빛 모양이 변한 겁니다.
어떻게? 더 크고, 경계가 부드럽게 말이죠.
모델 입장에선, 플래시가 전혀 보이지 않아요. (리플렉터 같은 걸로 잘 가려준 경우입니다만)
천장에서 반사되는 빛만 광원인데, 그 빛은 아래 사진 왼쪽처럼 보일 겁니다.
그러니 얼굴에 정반사되는 빛도 넓고, 경계가 부드럽고, 세기도 약합니다.
refl_3.jpg
반면, 플래시를 직광으로 때리면, 모델에겐 그 빛이 오른쪽처럼 보이는 거죠.
그러니 얼굴에 정반사되는 빛도 좁고, 경계가 뚜렷하고, 세기도 강합니다.
그래서 작은 빛으로 때릴 때와 큰 빛으로 매만질 때를 비교해보죠.
DSC_1060.jpg
전자가 번들 조명이라면, 후자는 고급 조명이랄까요?
정반사 하일라이트를 잘 다룰수록, 사진이 더 고급스럽게 나오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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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이제 해결책3.
바로 소프트박스나 엄브렐라를 쓰는 겁니다.
사실 원리 자체는 이건 해결책2와 비슷하죠.
큰 광원을 써서 정반사되는 빛 자체를 크고, 세지 않게(명부 대비) 만들어주는 거죠.
다만 광원의 경계가 분명한 건 좀 다르죠?
아까 천장 반사광은 경계에 그라데이션이 있었는데, 소프트박스는 끝단에서 광원이 칼같이 끝나죠.
그러니 얼굴에 정반사되는 빛도 아까보다는 끝단이 분명하겠죠.
(완전 반사체에선 그 차이가 분명히 드러나지만, 얼굴 같이 일부만 반사하는 물체는 크게 차이가 안 날 수 있어요.)
123.jpg
소프트박스는 아니지만, 참고는 되실 거예요.
but 그러나
'아무리 소프트박스(또는 엄브렐라)를 써도 번들거림이 사라지지 않아요'라고 하는 분들이 계시죠.
그럼 내가 소프트박스를 잘 못 쓰고 있구나, 의심해보셔야 해요.
소프트박스가 너무 멀어서, 모델 입장에선 작은 광원처럼 보일 수 있는 거죠.
실제 대부분 초보는 멀리 두고 찍는 경우가 많아요.
그런 경우엔 광원을 모델에 아주 가깝게 놓고 찍어보세요.
통상 모델~광원 거리를 광원의 크기 만큼 놓고 찍으면 좋다고 하는데, 더 가까이도 가능합니다.
또는 엄브렐라의 경우, 우산 전체에 빛이 충분히 퍼지는지, 아니면 중심부에만 빛이 들어가진 않는지 확인해보시고요.
조명~우산 거리가 너무 가까우면, 우산 전체를 쓰지 못하고, 중심부에서만 빛이 반사되니 주의하셔야겠죠.
하지만 거리를 잘 둬도, 반사가 번들거릴 때가 물론 있어요.
다음은 모두 같은 조명 상황에서 찍은 건데요. 어떤 것들은 보기 싫게 번들거립니다.
DSC_0993.jpg
이날 촬영은 다른 때보다 이 정반사 하일라이트가 신경 쓰였는데요,
모델분 볼이 귀염볼이라 좀 도톰하시고, 메이크업도 유분이 많아서 그런 거겠죠
그때그때 조명/얼굴/카메라가 이루는 각도를 조정하면서 맞춰가는 수 밖에요.
그리고 이도저도 안된다 싶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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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결책 4. 만인의 포토샵이죠.
힐링브러시, 스탬프, 주파수 분리 등으로 만져줍니다.
바디 프로필의 경우, 이 방법을 많이 쓰더라고요.
근육이 잘 보이려면 아무래도 선명한 조명, hard light를 써야 하는데.
그럼 얼굴이 번들거려 보기 싫을 수 있으니,
일단 메이크업으로 만져주고, 그래도 안되면 포샵으로 문대주는 거죠.
아래 세 사진을 비교해볼까요.
DSC_1200_1.jpg
왼쪽은 소프트박스. 가운데는 알조명으로 찍었고요. 오른쪽은 얼굴만 포토샵으로 살짝 문댔습니다.
근육이나 색상 선명도도 비교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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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여친/남친을 바꾼다인데,
결혼하신 분들은 해당되지 않으니.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이 밖에 다른 방법들 아시면, 공유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멀리서 플래시를 치고, 망원으로 땡겨찍는다'는 방법도 있다고 하시더라고요.
제 짐작으론, 멀리서 플래시를 치면 천장이나 벽에서 반사되는 빛이 함께 들어가서 그런 게 아닐까 싶긴 한데, 잘 모르겠습니다.
잘 아시는 분께서 댓글로 가르침 주시면, 정말 고맙겠습니다.
아래는 지금까지 내용을 동영상으로 옮긴 건데요, 내용은 거의 동일합니다.
글 읽기 귀찮거나, 내용이 잘 안 와닿는 분들 참고하시고요.
즐거운 조명생활 되세요.
https://youtu.be/FjCnu9dheBQ

댓글
  • 사진찍는외계인 2019/10/23 16:08

    유튜브 잘보고있어요 ~~!

    (PLh0ck)

  • achaphoto 2019/10/23 16:08

    고맙습니다~~!

    (PLh0ck)

  • spinmove 2019/10/23 16:16

    그런데 메이크업 자체가 물광피부를 지향하는 번들거리는 상황이면 완전 답없더군요.
    무광으로 찍어도 번들거림. 포샾으로 적절히 눌러주는 수밖에..

    (PLh0ck)

  • [A7M2]철곰 2019/10/23 16:29

    저기 보이는 유튜브 썸네일은 번들거림만 뺀다면 왼쪽이 훨씬 좋아보이네요 ㅎㅎ 사진에서 생기가 생기생기

    (PLh0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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