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래시 촬영 때, 번들거림을 없애는 방법이 뭐가 있을까요?
1. 분가루를 토닥토닥, 메이크업을 해준다.
2. 천정 바운스를 시킨다.
3. 소프트박스를 쓴다.
4. 포토샵으로 문댄다.
5. 여친/남친을 더 어린 친구(뽀얀 친구)로 바꾼다.
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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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명생활을 시작하다보면, 전에 없던 문제들을 만나게 되는 거 같습니다.
배경이 너무 어두워진다거 등등. 번들거림도 그 중 하나죠?
마나님을 설득해서, 조명을 하나 사고. 돈값 한다는 걸 증명하기 위해서, 애기랑 마나님 사진을 찍어줬더랬죠.
애기가 반짝반짝 빛도 잘 먹고, 옷색깔도 잘 살고, 분위기 있게 나와서, 마나님께 보여줬습니다. 봐! 조명 치니까 다르지?
그런데 마나님은...인상이 안 좋습니다. 사진이 이게 뭐야.
다시 보니, 마님 얼굴에 개기름이 번질번질. 애기가 잘 나온 건 눈에 잘 들어옵니다.
번들번들. 이건 왜 이런 걸까. 조명질 안 할 땐, 나도 곧잘 찍었는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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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번들번들이란 무엇인가 먼저 고민해보아야겠죠.
번들거림이란 / 작은 부위에 / 거친 하일라이트가 반사돼서 / 하얗게 나른 부위가 생겼을 때 / 번들거린다고 말하는 거 같습니다.
사람 얼굴에선 주로 이마나 콧망울, 광대뼈, 턱 처럼 툭 튀어나온 부분에 잘 생기죠.
이건 빛이 반사되서 그런 건데요, (이걸 모르는 분은 아무도 없으시겠지만^)
사실은 반사 중에서도 '정반사( Specular Reflction)' 때문에 생기는 정반사 하일라이트(Specular Highlight)라고 부릅니다.
물체에 빛이 들어오면, 광택 재질은 빛을 반사시키잖아요. 거울 같은 거요.
들어온 빛이 전부 한 방향으로만 나갑니다. 들어온 각도=나가는 각도도 같고요.
이런 걸 정반사, 거울반사라고 부르더라고요.
근데 무광 재질은 조금 다르죠.
빛이 들어오면, 아주 일부만 정반사 시키고.
나머지는 흡수되서 분자단위에서 이리저리 부딪치다가, 특정한 방향성이 없이 확 퍼져서 반사됩니다.
이걸 난반사라고 부르고요.
(좀만 더 들어가볼게요. 빨간색 공이 빨갛게 보이는 건, 분자단위에서 빨간 색만 난반사시키고, 나머지 스펙트럼은 흡수하기 때문에 빯갛게 보인다는. 쿨럭)
이 세상 물질들은 완전 광택과 완전 무광의 중간 어디쯤에 있어서, 정반사와 난반사가 모두 일어나겠죠.
애기 피부는 뽀얘서 정반사가 상대적으로 적죠. 반면 어른 피부는 유분이 많으니, 피부에서 정반사되는 빛이 더 많습니다.
그래서 마나님이 번들번들 거리죠, 똑같은 빛에서 찍어도.
대머리도 아기 대머리는 뽀송뽀송, 아빠 대머리는 반짝반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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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해결책 1은.
표면의 반사 자체를 줄여주는 방법입니다. 분칠을 하거나, 메이크업을 하거나, 무광 스프레이를 뿌리거나, 샌드페이퍼로 문대 버리는 거죠.
만약 그게 안되는 상황이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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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결책 2. 조명을 천장에 바운스 시키는 겁니다.
이때 직광 사진과 바운스 사진을 비교해보면,
어떤가요? 덜 번들거리나요?
하지만, 정반사 하일라이트가 사라진 건 아닙니다. 그러니까, 하얀 부분이요.
다만 / 더 넓어지고 / 하얀부위와 덜 하얀부위의 경계가 부드러워졌고 / 그 세기도 좀 완화됐습니다(기술적으로 표현하자면, 정반사 하일라이트면과 난반사 하일라이트의 컨트라스트 차이가 줄었죠)
정반사가 사라진 건 아니에요.
반사는 그대로 있는데, 그 반사가 되는 빛 모양이 변한 겁니다.
어떻게? 더 크고, 경계가 부드럽게 말이죠.
모델 입장에선, 플래시가 전혀 보이지 않아요. (리플렉터 같은 걸로 잘 가려준 경우입니다만)
천장에서 반사되는 빛만 광원인데, 그 빛은 아래 사진 왼쪽처럼 보일 겁니다.
그러니 얼굴에 정반사되는 빛도 넓고, 경계가 부드럽고, 세기도 약합니다.
반면, 플래시를 직광으로 때리면, 모델에겐 그 빛이 오른쪽처럼 보이는 거죠.
그러니 얼굴에 정반사되는 빛도 좁고, 경계가 뚜렷하고, 세기도 강합니다.
그래서 작은 빛으로 때릴 때와 큰 빛으로 매만질 때를 비교해보죠.
전자가 번들 조명이라면, 후자는 고급 조명이랄까요?
정반사 하일라이트를 잘 다룰수록, 사진이 더 고급스럽게 나오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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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이제 해결책3.
바로 소프트박스나 엄브렐라를 쓰는 겁니다.
사실 원리 자체는 이건 해결책2와 비슷하죠.
큰 광원을 써서 정반사되는 빛 자체를 크고, 세지 않게(명부 대비) 만들어주는 거죠.
다만 광원의 경계가 분명한 건 좀 다르죠?
아까 천장 반사광은 경계에 그라데이션이 있었는데, 소프트박스는 끝단에서 광원이 칼같이 끝나죠.
그러니 얼굴에 정반사되는 빛도 아까보다는 끝단이 분명하겠죠.
(완전 반사체에선 그 차이가 분명히 드러나지만, 얼굴 같이 일부만 반사하는 물체는 크게 차이가 안 날 수 있어요.)
소프트박스는 아니지만, 참고는 되실 거예요.
but 그러나
'아무리 소프트박스(또는 엄브렐라)를 써도 번들거림이 사라지지 않아요'라고 하는 분들이 계시죠.
그럼 내가 소프트박스를 잘 못 쓰고 있구나, 의심해보셔야 해요.
소프트박스가 너무 멀어서, 모델 입장에선 작은 광원처럼 보일 수 있는 거죠.
실제 대부분 초보는 멀리 두고 찍는 경우가 많아요.
그런 경우엔 광원을 모델에 아주 가깝게 놓고 찍어보세요.
통상 모델~광원 거리를 광원의 크기 만큼 놓고 찍으면 좋다고 하는데, 더 가까이도 가능합니다.
또는 엄브렐라의 경우, 우산 전체에 빛이 충분히 퍼지는지, 아니면 중심부에만 빛이 들어가진 않는지 확인해보시고요.
조명~우산 거리가 너무 가까우면, 우산 전체를 쓰지 못하고, 중심부에서만 빛이 반사되니 주의하셔야겠죠.
하지만 거리를 잘 둬도, 반사가 번들거릴 때가 물론 있어요.
다음은 모두 같은 조명 상황에서 찍은 건데요. 어떤 것들은 보기 싫게 번들거립니다.
이날 촬영은 다른 때보다 이 정반사 하일라이트가 신경 쓰였는데요,
모델분 볼이 귀염볼이라 좀 도톰하시고, 메이크업도 유분이 많아서 그런 거겠죠
그때그때 조명/얼굴/카메라가 이루는 각도를 조정하면서 맞춰가는 수 밖에요.
그리고 이도저도 안된다 싶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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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결책 4. 만인의 포토샵이죠.
힐링브러시, 스탬프, 주파수 분리 등으로 만져줍니다.
바디 프로필의 경우, 이 방법을 많이 쓰더라고요.
근육이 잘 보이려면 아무래도 선명한 조명, hard light를 써야 하는데.
그럼 얼굴이 번들거려 보기 싫을 수 있으니,
일단 메이크업으로 만져주고, 그래도 안되면 포샵으로 문대주는 거죠.
아래 세 사진을 비교해볼까요.
왼쪽은 소프트박스. 가운데는 알조명으로 찍었고요. 오른쪽은 얼굴만 포토샵으로 살짝 문댔습니다.
근육이나 색상 선명도도 비교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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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여친/남친을 바꾼다인데,
결혼하신 분들은 해당되지 않으니.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이 밖에 다른 방법들 아시면, 공유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멀리서 플래시를 치고, 망원으로 땡겨찍는다'는 방법도 있다고 하시더라고요.
제 짐작으론, 멀리서 플래시를 치면 천장이나 벽에서 반사되는 빛이 함께 들어가서 그런 게 아닐까 싶긴 한데, 잘 모르겠습니다.
잘 아시는 분께서 댓글로 가르침 주시면, 정말 고맙겠습니다.
아래는 지금까지 내용을 동영상으로 옮긴 건데요, 내용은 거의 동일합니다.
글 읽기 귀찮거나, 내용이 잘 안 와닿는 분들 참고하시고요.
즐거운 조명생활 되세요.
https://youtu.be/FjCnu9dheBQ
https://cohabe.com/sisa/1202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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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잘보고있어요 ~~!
고맙습니다~~!
그런데 메이크업 자체가 물광피부를 지향하는 번들거리는 상황이면 완전 답없더군요.
무광으로 찍어도 번들거림. 포샾으로 적절히 눌러주는 수밖에..
저기 보이는 유튜브 썸네일은 번들거림만 뺀다면 왼쪽이 훨씬 좋아보이네요 ㅎㅎ 사진에서 생기가 생기생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