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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금요일 2인 1조 대리운전하면서 만났던 특이한 손님...

안녕하세요..
지난 금요일 2인 1조로 대리운전을 했습니다.
대리운전을 하면서 겪게되는 난감한 상황이 세가지 정도 있는데..
1. 콜 잡고 출발지로 이동하는데 거리가 너무 멀다거나 시간이 많이 걸리는 경우 손님이 취소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2. 술먹고 대리를 부르는 경우는 대부분 집에 가기 위함이라 도착지가 아파트나 주택가인 경우가 많은데.. 다시 콜을 잡기 위해서는 유흥가로 다시 나와야 한다.
3. 퇴근 콜(집과 가까운 지역)을 못 잡으면 집에 가는게 힘들다..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어떤 분들은 전동킥보드나 전동휠을 타기도 하고..
어떤 분들은 2인1조로 대리를 뛰기도 합니다.
2인 1조를 하면, 실제 콜을 받아서 손님 차를 운전해 주는 사람을 앞차라고 부르고..
본인 차를 끌고 앞차를 따라가는 사람을 뒷차라고 부릅니다.
2인 1조를 하면, 위 세가지 문제가 모두 해결이 되나, 두명분의 일당을 벌어야 하고, 기름값, 톨비, 차 감가까지 생각해야 합니다.
보통은 수입에서 수수료를 뗀 나머지 금액을 반띵하고..
유류비는 1km당 100원 계산해서 앞차가 뒷차에게 주며, 톨비도 반띵 합니다.
암튼..
지난 금요일 총 10건의 콜을 탔는데..
두번째였나 세번째였나 태웠던 손님들이 제 상식으론 이해가 안되어 소개해 보고자 합니다..
출발지는 대구 황금네거리 근처였고 도착지는 대구지방경찰청이었습니다.
대구 지리를 잘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서 말씀드리면..
마음먹고 걸어가면 걸어갈 수도 있을 정도의 가까운 거리고..
실제 주행시간은 10분 정도 걸리는 정도 입니다.
2인 1조의 경우 꿀콜을 골라 타는거 보다는..
똥콜을 제외하곤 찍을 수 있는 콜을 다 타는게 더 낫다는 판단에..
기본요금 콜이었지만, 어쨌든 찍고 출발지에 도착을 했는데..
남자 손님 두분이 계시더군요..
근데 딱 보기에도 아.. 건달이다.. 싶은 외모에.. 말투에.. 행동에..
차는 E63 AMG...
얼마나 긴장되던지... 형님들 심기 건드리면 오늘 집에 못 갈 수도 있겠단 생각에..
단어 하나하나 행동 하나하나에 엄청 신경을 썼었습니다..
형님들 심기 안건드릴려고 그 잘나가는 차를 얼마나 조심조심 몰았던지... ㄷ ㄷ ㄷ
근데 막상 저한테는 아주 깍듯이 대해주시길래..
조금 의아하기도 했었습니다..
차주는 조수석에 앉고, 다른 손님은 뒷자석에 앉았는데..
차주가 술이 좀 더 많이 취했는지 10분도 안되는 거리를 가는데 그 사이 잠이 들더군요..
뒷좌석 손님은 어딘가로 전화를 해 통화를 하는데..
대화 내용은 누가 들어도 조직의 형님과 나눌법한 대화 내용이었습니다.
도착지가 대구지방경찰청이었지만, 전 당연히 그 근처가면 어디로 가자고 경로를 이야기 해주겠거니 생각했으나..
막상 도착지에 다 와가는데도 차주는 계속 자고..
뒷좌석 손님은 계속 통화만 하더군요..
경찰청 정문 옆쪽에 정차를 하며 어디로 가면 되겠습니까? 하고 여쭤보니..
차주가 눈을 뜨더니 들어가자 더군요...???
경찰청이니 당연히 정문에서 의경이 차를 세우겠죠..
차를 세우고 창문을 여니 의경이 어떻게 오셨습니까? 하고 묻길래..
전 대리라며 손님께 여쭤보라고 하니..
차주가 의경을 힐끗 쳐다보니 "이형사!" 이러더군요..
그러자 의경이 놀래서 충성을 때리더니..
저보고 얼른 들어가시라고... ㄷ ㄷ ㄷ
차를 출발시키는데, 차주가 창 밖으로.. "번호 안외우냐?" ㄷ ㄷ ㄷ
그렇게 주차장에 차를 세우니..
차주가 뒷좌석 손님에게.. "씻고 온나~" ㄷ ㄷ ㄷ
결국 두사람다 형사란 이야긴데...
그제서야 저한테 깍듯이 대해주던게 이해가 되기는 했지만..
외모야... 영화같은데서도 이게 조폭인지 형사인지 구분 안되는 외모를 가진 형사들이 있다는건 익히 봐 와서 이해를 하겠는데..
차는.. 그럼 도대체...
찾아보니 e63 amg가 1.5억 정도 하던데..
30대 중후반 정도 나이에 형사 월급으로 저 정도 차를 몰 수 있다는게...
금수저가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업소 같은데서 뒷 돈 받아 산 차라면, 그렇게 대놓고 경찰청에 몰고 들어가진 못할테고..
계급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나이로 봐서 수당까지 한달에 400~500정도 번다고 알고 있는데..
60개월 할부에도 한달에 차 할부비만 250인데..
기름값, 보험료, 소모품, 유지비등 생각하면, 한달 월급을 모두 차에다 때려박는다는 이야긴.. 그것도 말이 안되고..
결국 금수저 아니면 불가능 하지 않나 싶은 생각이 들더군요..
그나저나 차는 좋더군요..
시동 버튼 눌렀을 때.. 뽜아아앙~! 하는 소리는..
물론 만들어 낸 소리겠지만 피가 끓어 오르게 만드는 효과가...
물론.. 끓어 오르는 피를 억지로 식히느라... 잘못하면 X 된다는 생각에... ㄷ ㄷ ㄷ
거기다 좌회전 우회전 할 때 마다..
회전하는 정도에 따라 옆구리쪽 시트가 부풀어 올라 몸이 밀리지 않도록 허리를 받쳐주는데..
안마 의자인줄.... ㄷ ㄷ ㄷ
암튼....
처음엔 엄청 쫄았다가..
나중엔 엄청 부러웠던 대리 후기였습니다.. ㄷ ㄷ ㄷ

댓글
  • Se7eN™ 2019/10/21 14:18

    어우 듣기만 해도 쫄깃한 이야기 ㄷㄷㄷ

    (5be2FK)

  • 느림보(Slowman) 2019/10/21 14:22

    형사가 먼차를 타던 자유이긴 하지만,,실제좀, 신기하군요,,
    실제 공무원들 그리 다니기 힘들탠대,,

    (5be2FK)

  • [사진가] 2019/10/21 15:02

    와우 글 넘 잼있게 읽었습니다 ㅎㅎ
    형사가 AMG 라니 ㄷㄷㄷ진짜 금수저 아니면 힘들거 같은데
    그것도 그렇고 30대 중반에 공무원이 AMG를 타고 다니면...눈치 보이지 않을까 싶기도 한데
    뭐 개인자유니...
    AMG 부럽네요 ㄷㄷ

    (5be2FK)

  • 번뇌하는기덕 2019/10/21 16:49

    후덜덜.....무서운 인상이라는데서 놀라고 차에서 놀라고 경찰서에서 놀라고 ㄷ ㄷ ㄷ 고생하셨습니다

    (5be2FK)

  • ьч、촌놈 2019/10/21 17:29

    회전하는 정도에 따라 옆구리쪽 시트가 부풀어 올라 몸이 밀리지 않도록 허리를 받쳐주는데..
    안마 의자인줄.... ㄷ ㄷ ㄷ
    안마의자 맞습니다. ㄷㄷㄷㄷ
    벤츠는 시트(운전석/조수석)에 안마기능있습니다.

    (5be2F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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