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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옆에 잠든 사랑하는 남편아...

저희는 결혼 8개월차 임신8개월차 신혼부부 입니다
저는 육아휴직 중이고 신랑은 여전히 회사에 남아 오롯이 가장의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곧 태어날 아이를 기다리며 또 다시 안 올 둘만의 신혼의 단꿈을 꾸면서 지내고 싶은 시간들이 힘겹게 하루하루 지나가고 있습니다..
문제는 착하디 착한 우리 신랑. 덩치만 컷지 남한테 싫은소리하나 못하고 늘 상사의 모진 말들을 매일매일 온몸으로 받아내면서 집에서 조차 애써 티내지 않으려합니다.
뭐 그렇다고 티 안나겠습니까.. 특기가 직원 하나 찍어 흠내서 혼내고 찍어 누르는 신랑의 상사를 제가 너무 잘 아는 걸요.
예. 그 상사가 현재 6개월째 신랑의 직속 상사입니다. 매일매일 그 상사는 우리 신랑을 개잡듯이 잡는 모양입니다.(신랑이랑 같은부서에 일하는 제 동기의 증언... )
저도 잘 아는 그 상사는 전에 저와 같은 부서일때도 너무 착해서 무시하고 갈궈도 자신에게 대들지않는 남자직원을 찍어서 반쯤 정신나가게 만들곤 했습니다
그 타깃이 이제는 우리 신랑인거죠...가뜩이나 일이많아 야근이 일상화인 사람인데 상사스트레스까지...
거두절미하고 요즘 출근하고 퇴근하는 신랑을 볼때마다 저는   먼저 눈물이 핑 돌아요... 축 처진 어깨로 애써 웃는 모습을 볼때면 속이 미어지는 것 같습니다.
요즘은 사무실에서 상사에게 당하거나 그 다음날도 당하루것 같은 불안감이 있을때면 잘때 식은땀까지 흘리곤 합니다
옆에서 보는 저는 정말 죽을 맛입니다
차라리 지금 아이가 없었더라면 제가 계속 일하고 신랑은 다른데 준비할 수 있게 해줬을텐데....정말 미치겠습니다
그저 지금 제가 할 수 있는 건 일주일에 한 두번 저녁밥 같이 먹을 때 맛난 음식해주며 기분 맞춰주는 것 밖에는 없네요
동물도... 아이도 너무 좋아하는 순하고 착한 우리 신랑인데..임신한 저한테 더 잘해주지 못해 미안해합니다.앞으로 태어날아이에게도  늘 야근에 스트레스에 시달리며 주말없이 출근해야하는 자신의 처지때문에 미리부터 죄책감을 느껴합니다.
사실 저역시 그런 신랑을 바라보며 육아를 도와주기를 바라지도 않습니다. 그저 신랑이 조금이라도 맘편하게 일 할 수만 있다면요....
주말에 어쩌다 집에 있을때면 청소에 빨래에 군말없이 도와주는 것만으로도 저는 고맙고 미안합니다..
우리는 언제까지 이렇게 힘겹게 살아가야 할까요..
신랑의 상사도 ...대책없이 일많은 회사도 ...아무것도 해줄수 없는 저도 미워지는 새벽입니다.
지금 내 옆에 잠든 신랑을 물끄러미 바라봅니다
혹시 또 식은땀을 흘리진 않는지 살펴봅니다
잠결에 제 살이 닿으면 꼭 잡아주는 손을 맞잡아봅니다
나와 뱃속의 아이가 있어서 그나마 버틴다는 그의 말이 귓가에 맴돕니다
부디 우리가 그에게 견뎌야할 무게가 아닌 삶의 위로가 될 수 있길......
사랑해요 내남편아♥
댓글
  • 똥똥이네 2017/02/23 03:09

    아...새벽에 읽다가 울뻔했어요ㅠㅠ
    저도 첫회사에서 그런상사만나서 진짜 너무 고생했던지라...밤마다 악몽꾸고 아침마다 버스타서도 울면서 출근하고...
    그래도 작성자님같은 아내분이 계셔서 잘 버티시길 바랄께요!! 남편분께서 잘 헤쳐나가실수 있게 응원할께요!!
    두분 서로 너무 생각하시는 그 이쁜 마음때문에 분명 좋은일있으실꺼에요.
    새벽이라 두서없는 댓글이지만..행복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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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탑가렌 2017/02/23 08:21

    추처톡으로 링크 보내드려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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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마짱 2017/02/23 09:01

    아내분 마음이 참 따뜻하시네요. 걱정해주시는 마음 만큼 남편분도 힘내실겁니다. 아무쪼록 아이 건강하게 출산 하시고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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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cParta 2017/02/23 10:53

    부럽다 이런 아내...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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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죽창환영 2017/02/23 10:56

    정말 이래서 평생 반려자라고 하는듯합니다. 두분 너무 모습이 아름다우세요. 어디든 그런 상사는 꼭 있습니다. 권력을 휘두르며 아래사람을 숨 못 쉬게하고 윗사람한테만 싸바싸바하고 찍히면 윗사람들에게 이간질하여 아웃사이더로 만들어버리죠. 그들에게 필요한건 대들지않는 예스맨 , 필요할때 쓰고 버리는 1회성용품 그이상그이하도 아니죠. 남편분께서 힘내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이글쓰니 제 상사도 생각나네요. 보고있나 윤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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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rometheus 2017/02/23 10:58

    저도 그런 상사때문에 어쩔수 없이 사표를 쓰고 나오게 되었는데, 남편분은 그래도 나이가 아직은 젊으시지요? 40대 초반 아래면, 아직은 이직 가능합니다. 빨리 알아보시고, 너무 X같은 상사때문에 감정소모하지 마시고, 그냥 개가 짖나보다 하고 다른 곳 구해질때까지 참으라고 해 주십시오.
    그렇게 사람 타겟팅해서 괴롭히는 상사들은 절대 안 바뀝니다.
    그리고, 폭언하면 녹취해서, 나중에 권고사직 강요할때, 무기로 삼으시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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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선약수76 2017/02/23 10:58

    힘내세요~
    남편님도 화이팅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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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슨닉무슨닉 2017/02/23 11:05

    부디 두분 앞으로 점점 나아져서 행복한 일만 가득하시기를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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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빈 2017/02/23 11:05

    참 예쁜 부부네요.
    사회가 좀 더 안정이되어 이런 예쁜 부부들이 많아지길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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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생길뻔했다 2017/02/23 11:06

    작성자분 마음처럼 서로 사랑하며 살면 아무리 힘든 고난과 역경도 견디고 이겨내실수 있을꺼에요.
    결혼17?? 년차인데 저녁늦게까지 일하고와서 라면끓여달라고하면 밤늦게 부려먹지말라고 ㅜㅜ 힘들어요,, 사는게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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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파이 2017/02/23 11:07

    저희 형부 생각나네요ㅜㅜ 개천에서 용나듯 어렵게 공부해서 상경하고 좋은회사 취업하고나니 x같은 상사가 쫓아다니며 괴롭히지 야근은 밥먹듯 하지... 일때문이 아니라 상사땜에 관뒀어요 그 밑에 직원들 많이 관뒀다는..같은사람 아니냐능ㅜㅜ그래도 공부했던 가닥이 있어서 30중반에 공무원됐는데..친구들은 다 잘나가서 위축될만도 한데 말단공뭔에 수입 적어도 심적으로 편해서 무지 행복하대요. 애 둘이랑 마누라 놓고 공부하기 얼마나 무서웠을까요? 세상 쉬운일 없지만 사는방식은 여러가지죠..항상 응원해주는 가족들 보면 힘난다네요. 마눌님이 이렇게 사려깊으면 세식구 행복하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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