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예전에 친구의 짧은 사이다썰로 베오베에 갔었는데, 같은 친구의 썰입니다.
(그 때 그 글: https://todayhumor.com/?bestofbest_303081)
이야기에 앞서 간략한 배경설명
1. 제 친구는 호주에서 살다 시아버지가 암에 걸리셔서 급히 한국으로 나왔습니다. (지금은 완치되심!)
2. 그래서 급히 집을 구할 겨를이 없어 시부모님과 같이 삽니다.
3. 제 친구는 똑부러지고, 자존감이 높고, 할 말은 하고 사는 아이입니다.
4. 제 친구의 시어머니는 친구의 기를 꺽고 싶어 장난식으로 제 친구를 갈구지만 제 친구의 당참에 매 번 약올라 하십니다.
(예/ 요즘 친구가 식당창업 알아 보는 중
시어머니 : "ㅇㅇ 애미야 나는 너 일 안 도와줄 거니까 나 믿고 차릴 생각하지 마라~~"
친구 : " 네? 어머님 안 시켜 드릴 껀데요?ㅎㅎ"
시어머니 : "(헛기침)행여나 너네 부모님께도 도와달라 소리 말아라~~ 너네 부모님은 자식 잘못 만나 무슨 생고생이시겠니~~?"
친구 : "어머님 ~~ 저는 저희 부모님 바라만 보는 것도 아까워서 도와달라 소리 못 해요~~~ 나중에 잘돼서 제 덕 볼 생각이나 마셔요 호호"
이런 식입니다. ㅋㅋ
제 친구의 (이하 지혜/가명) 시어머니는 형제자매가 많으십니다. 게다가 두 분은 같은 동네에 살고 계시고 나머지 삼촌들도 근교에 사시구요.
그 형제자매 분들 중엔 제 친구가 똑부러지다고 좋아하시는 분들도 있고 요즘 애들 다 저렇게 맹랑하냐면서 못 마땅하게 여기는 분들도 계세요.
어느 날, 그 중 가까이 사시는 두 시이모님들과 함께 저녁 먹고 술자리를 가졌답니다.
그런데 그 중 한 시이모님이 술이 가득 차 실수로 그만 시어머님이 지혜 흉을 본 얘기를 흘리게 되었죠.
내용은
[지혜가 자기 살림을 안 도와 준다. 자기한테 관심이 없다. 자기가 널부려 놓으면 말 안 해도 알아서 좀 치워 주고 그러면 좋으련만
그런 거 전혀 없다. 자기 일밖에 모르고 시어머니 살림이 어떤지 내려와 보지도 않는다.]
는 것이었습니다.
지혜네 시어머님은 집에서 밥을 잘 안 하십니다. 요리도 안 좋아하십니다. 연애할 때 집에 여러 번 놀러 왔을 때에도 한 번도 손수 밥을 차려 주시
지 않으셨고 그만큼 살림과 요리에 관심이 없으시다고 합니다.
그런데 갑자기 며느리가 그런 자기의 살림을 정리하고 적극적으로 참여해 주길 바란다니.. ㅎ
또 지혜네 시집 구조는 1층은 가게 + 시부모님 생활하시는 방 / 2층이 지혜와 신랑, 지혜 아기가 사는 가정집인데
한 살된 딸이 있고 자기 일도 하는 지혜가 알.아.서. 2층에서 1층으로 주기적으로 드나들며 부엌 살림을 체크하고 정리하나요?
그렇다고 지혜랑 신랑한테 밥을 차려 주시는 것도 아니고, 정작 본인은 친목계에서 식사 하시거나 시켜 드시면서...;;
아무튼, 시어머니가 겉으로는 며느리 좋아한다 , 자신은 쿨한 시어머니이다, 하면서 정작 자신의 형제자매들에게는 며느리 흉을 보고 다닌 것을
알게 된 지혜는 이모님께 "앞으로 그런 얘기가 또 나오면 너무 속상할 것 같다. 잘못한 게 있으면 제 앞에서 알려 달라, 이렇게 얘기가 또 세어 나오면
자신은 너무 속상하고 배신감 느낀다. 나는 우리 부모님의 귀한 자식이다." 로 이야기를 마무리하고 술자리를 마무리하고 나왔다고 합니다.
(시이모님 유구무언 + 아차싶음 + 민망 + 미안)
그 날 밤,,,,,
지혜는 어머님 아버님이 계시는 1층 살림집으로 가서
두 분 앞에서 엉엉 울었다고 합니다. (서러움+쇼맨쉽)
"어머님! 겉으로는 저한테 웃으시면서 뒤에서는 이모님들 삼촌들한테 제 흉보고 다니셨어요? 끝까지 제 귀에 안 들어올 줄 아셨어요?
저희 엄마 아빠가 이 사실을 아시면 얼마나 가슴이 아프실까요??
저희 이모 삼촌 고모들은 입이 없어서 아무 말도 안 하시는 줄 아세요? 태현(가명)씨 부족하고 맘에 안 드는 부분도 물론 있으시지만 저희는 이미 성인
이기 때문에, 그리고 사람은 누구나 부족하기 때문에 그저 사랑하며 잘 살길 바라는 마음만 갖고 계시지 이렇게 뒤에서 흉보고 이러쿵저러쿵 얘기하지
않으세요.
어머님 저 정말 너무너무 서운해요. 저는 어머님께 고분고분하진 않아도 어머님께 늘 진솔하게 대했어요. 정말 친한 친구들에게조차 어머님 흉보거나
시댁 얘기 절대 하지 않았어요. 어머님이 어떻게 이러실 수 있어요 저 정말 너무 서러워요. 엉엉 "
하면서 막 울었데요.
어머님은 ㅋㅋㅋㅋㅋㅋㅋㅋ 정말 어안이 벙벙하시고 벙찌셔서 아무 말도 못 하며 어쩔 줄 몰라 하셨데요.
50여년 사시면서 처음 맞는 핵돌직구에 정말 띵~한 표정+ 화끈거림 + 창피함 + 당황 이 모두 섞여 있는 표정이었데요. ㅋㅋㅋ
그리고 시아버님은 화가 정말 많이 나셔서 시어머님을 무척 나무라셨다고.....
어디서 남의 집 귀한 자식을 데려 와서 흉을 보고 다니냐고!! 인격이 그것밖에 안되냐고!!
시부모님이랑 같이 살면서 매일 웃는 얼굴로 싹싹하게 대하는 애가 어디 또 있다고 그깟 설거지 안 한다고 이모 삼촌들한테 애 흉을 보냐고!!
막 뭐라고 하셨데요.
시어머님은 그 자리에서 미안하다고 사과하셨고
추가로 시어머님이 지혜 흉을 본 게 하루 이틀이 아니고 3년동안 꾸준했고 심지어 영어 잘 하는 걸로도 흉을 봤다는 게 밝혀졌습니다.
아니 그 영어로 과외비 벌어서 월세까지 드리는데 ? ㅋㅋㅋㅋㅋㅋ
아무튼 그 이후로는 절대 제 친구 흉 안 보시고 시이모님들도 친구한테 감놔라 배놔라 안 한다고 하시네요.
수다 떨 때는 정말 정말 사이다이고 제 친구가 기특했는데
쓰고 나니 그 느낌이 잘 전달이 안 되는 것 같네요 ㅎㅎ
암튼 제 친구는 ㅋㅋㅋㅋㅋ 참 당찬 아이에요. 얘 관련 에피소드가 몇 개나 더 있는데
나중에 또 기회가 생기면 풀어 보겠습니다. !!
현명하신 분이네요
풀어
이런글읽으면 할말 다할줄아는 당사자도 부럽지만, 시댁과의 마찰에서 사이다가 사이다로 끝날수있는건 남편의 원조가 있어야 가능하기에 남편분 잘만난것도 부러움여ㅠㅠ
저도 언젠간 좋은남편 만나서 꽁냥꽁냥.........히잉.....
이야 이정도면 사이다를 코랑 입으로 마시는정도인데 ㄷㄷ
할 말은 진짜 해야하는 것 같아요 남편이 장본 것(무겁지 않음 많아야 4-5키로) 시댁으로 가져가는데 엘베가 없어서 들고 올라가야하니 아버님이 이렇게 무거운거 혼자 들고 간다고 조심하라고 그러시기에 제가 아버님 걱정마세요 별로 안 무거워요 하니까 안무겁긴 왜 안무거워!!! 하시길래 그때 안고 있던 제 아들(당시 11키로)가리키면서 아버님 얘가 더 무거워요 했더니 그냥 슬쩍 웃으시더란..이건 웃자고 한 얘기이고 슬쩍 슬쩍 속상한 말들 많은거 새댁땐 참고 넘겼지만 애 낳고 나선 웃으면서 받아쳐요 그래야 가슴에 남는게 없음ㅠㅋㅋ
근데 시댁 흉 안본다고 했는게 그 흉을 들은 친구가 인터넷에 올려보렸..........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