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미리 확실히 해두고 넘어가는 건, 이 글은 카도카와 불매하자는 목적으로 쓰는 게 아님.
하고 싶지 않은 사람들한테 강요할 이유도 없고 그러고 싶지도 않음.
걍 불매운동 하고 싶어도 하려면 탈덕해야 해서 못한다는 말이 워낙 많길래 불매운동 하려는 사람들 돕는 겸 난이도 좀 알아보려는 거.
밑에 3줄 요약 있음.
1. 만화, 소설 등 서적류
카도카와는 대형 출판사이며, 이건은 확고부동한 사실이다.
이 때문인지 종종 카도카와가 일본 출판업계를 지배한다거나 하는 말이 나도는데 이는 과연 사실일까?
이 표는 일본의 출판사를 매출 순위로 랭킹을 매긴 것이다.
1위 카도카와 2086억엔
2위 코단샤 1205억엔
3위 집영사 1165억엔
4위 각켄 홀딩스 1070억엔
5위 소학관 971억엔
이것만 보면 카도카와가 압도적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 표에는 함정이 있다.
아래에 적힌 문구의 내용은 "카도카와 주식회사는 출판, 영상, 게임, 웹 서비스, 그 외의 사업이 있어 출판 매상은 1159억 5800만엔입니다." 라고 적혀있다.
그리고 여기에 더해 소학관과 집영사는 히토츠바시 그룹이라는 하나의 기업 소속이며, 두 회사 외에도 백천사를 비롯한 많은 출판사가 히토츠바시 그룹 소속이다.
결과적으로 카도카와는 2~3위 정도가 된다.물론 그것도 결코 적은 게 아니지만 적어도 일본 출판업계를 지배하지는 못한다는 말이 된다. 애초에 저 밑에도 몇백억대 매출을 자랑하는 회사는 많으니.
물론 거의 전 분야의 책을 출판하는 코단샤, 집영사, 소학관과 달리 카도카와 서점은 만화, 소설계에 집중되어 있으니 씹덕 입장에서는 입지가 크긴 하다.
실제로 라이트노벨의 경우 거의 대부분의 서적이 카도카와 쇼텐 산하의 출판사에서 나오니까.
일단 만화를 보면 3대 만화잡지인 소년 점프(집영사), 소년 선데이(소학관), 소년 매거진(코단샤)이 있다.
씹덕만화가 아니지 않느냐고 반문할수도 있지만 애초에 만화가 씹덕만화만 있는 것도 아니고, 점프엔 우리는 공부를 못해, 선데이에는 코미 양은 커뮤증이에요, 매거진에는 5등분의 신부 등 유명한 씹덕만화도 연재된다.
애초에 카도카와 씹덕만화는 거의 라노벨 코믹스화 작품이라 오히려 유게에서 인기있는 오리지널 씹덕만화는 다른 출판사 작품이 많다.
이 회사들은 다른 만화잡지도 다양하게 있기 때문에 적어도 만화에 있어선 라노벨이나 영화 등이 코믹스화 작품이 주력인 카도카와가 이 회사들을 따라가지 못한다.
오리지널 작품으로 유명한 카도카와 만화는 요츠바랑!이나 아즈망가 대왕, 케로로 중사 정도이니.
다만 히토츠바시 그룹, 그 중에서도 정확히는 슈에이사도 상당한 막장 기업이므로 얘네도 불매한다면 좀 힘들겠지만 이 글은 카도카와 얘기를 하는 글이니 넘어가도록 하자.
그렇다면 라노벨은 어떨까?
이쪽은 반론의 여지가 없이 거의 카도카와의 영역이다.
후지미 판타지아 문고, 전격문고, MF문고, 카도카와 스니커 문고 등등... 하나하나가 어지간한 라노벨 출판사보다 거대한 회사들을 모조리 가지고 있다.
고블린 슬레이어나 던만추, 냐루코로 유명한 GA문고나
쿄토 애니메이션 산하의 KA에스마 문고도 있고, 이외에도 가가가 문고 등 이런저런 레이블이 있지만 카도카와의 라인업에는 못 미치는 게 사실이다.
특히나 KA에스마 문고는 원래부터 자주 서적이 나오는 편은 아니었지만 얼마 전의 참극으로 존망이 위태로운 상황이다.
아예 똥믈리에라 라노벨이기만 하면 뭐든 좋다 하는 사람이라면 양산형 라노벨은 어느 레이블에나 비슷하게 있으니 그걸 찾아 읽으면 그만이지만 많은 수의 양질의 라노벨을 읽고 싶다면 카도카와를 배제하기 힘든 게 현실이다.
따라서 라노벨 덕후라면 카도카와 불매는 '거의' 불가능하다.
카도카와 불매하던 와중에 자기가 빨던 작품 소설판이 카도카와에서 나오는 경우도 흔하니.
예를 들어 동방프로젝트의 서적판은 대부분 이치진샤 것이나, 동방영나암, 동방향림당, 동방문과진보, 동방외래위편, The Grimoire of Usami는 카도카와에서 출판했다.
2. 게임
그렇다면 게임은 어떨까? 카도카와 불매 얘기가 나올 때마다 나오는 게 세키로나 소울 시리즈다.
애초에 불매하겠다면서 세키로는 갓겜이니 구매하겠다는 말이 가당키나 한지는 둘째로 치고, 카도카와의 게임 업계에 대한 영향력을 살펴보자.
일단 오리지널 작품들의 경우, 불매할 의지가 있다면 그냥 거르면 그만이다.
스파이크 춘 소프트의 단간론파, 프롬의 소울 시리즈나 세키로 등은 특징이 강해서 안 살거면 안 사면 그만이다.
애초에 게임 업계에서 카도카와의 점유율은 매우 낮으며, 카도카와랑 관련 없는 게임 회사는 넘친다.
오히려 문제가 되는 쪽은 오리지널 작품이 아닌 쪽이다.
춘 소프트의 점프 관련 게임이나
프롬 소프트웨어의 아이루 마을 등 다른 IP를 게임화하는 경우가 종종 있으며,
특히 카도카와 게임즈는 이식작이나 소설, 영화 등의 게임판을 낼 때도 자주 얼굴을 들이미므로 이럴 땐 당혹스러운 일이 종종 생긴다.
물론 이런 작품은 외전격이므로 없어도 죽진 않겠지만.
게다가 일본산 인디 게임이나 저가 에로게를 즐기는 사람이라면 불매가 힘들어지는데, RPG 쯔꾸르 시리즈가 카도카와 게임즈 것이기 때문.
뭐 RPG 쯔꾸르는 결국 게임 제작 툴이니 그쪽 인디겜 산다고 카도카와한테 돈 가는 것도 아니라면 이런거 신경쓰지 않는 사람은 넘길 수도 있으니 케바케일수도.
이런 장르 팬이 아니라면 가장 불매가 쉬운 분야이기도 함.애초에 점유율이 워낙 낮고.
3. 애니메이션
이쪽은 거르는 경계선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난이도가 급변함.
기본적으로 일본 애니메이션의 제작방식인 제작위원회 시스템 때문인데, 제작위원회 시스템에서는 스폰서들이 제작비를 출자하고 그 대가로 수익을 나눠 갖거나 굿즈 권리를 가져감.
예를 들어 코단샤 산하인 킹 레코드같은 음반회사는 출자 대가로 음반 판매 권리를 가져가거나 하는 식임.
그런데 제작위원회의 구성과 그 분배 방식같은 건 보통 자세히 공개를 하지 않기 때문에 자기가 보려는 애니메이션의 스폰서에 카도카와가 있는지, 있다면 수익은 어떻게 가져가는지 알 수가 없음.
게다가 타케쇼보 작품인 메이드 인 어비스나 소학관 작품인 덤최몇에도 카도카와가 스폰서로 있기도 하니 경쟁 출판사 작품이라고 안심하기도 힘듦.
특히나 카도카와가 음반쪽 영향력이 꽤 크다 보니 애니 음악 쪽으로 스폰서로 들어오는 경우가 많음. 위의 두 애니도 그 경우.
이런 경우 출자 대가로 받은 게 음반 판매 권리 뿐이면 음반만 안 사면 그만인데 소비자 입장에서는 음반 수입만 카도카와가 가져가는지 애니 수익도 일부나마 가져가는지 알 수 없어서 문제.
그래도 보통은 애니 시작할때 나오는 스폰서 목록(혹은 스탭롤에 제작으로 뜨는 목록)을 보면 구분 가능하긴 한데 굿즈를 사려고 들면 또 이야기가 달라짐.
예를 들어 팝 팀 에픽의 경우 아예 제작위원회도 아닌 킹 레코드 자체제작 애니인데 카도카와 쪽이 관여한 굿즈가 있음. 캔 뱃지 몇개 정도긴 하지만.
GA문고 작품인 던만추도 스폰서 목록엔 카도카와가 없지만 문구류 몇 종류가 카도카와 쪽에서 나오기도 했고.
그래서 결국은 어느 정도 선에서 끊을 수 밖에 없고, 그 선을 어디까지로 정하느냐에 따라 난이도도 달라짐.
1. 카도카와가 원작인 작품만 불매한다.
제일 쉬운 경우임. 위의 예시라면 덤최몇이나 메인어의 경우는 애니는 OK하고 음반 정도만 불매하는 거.
애초에 제작위원회 방식은 TV 수익은 방송사가, 음반 매상은 음반사가 거의 먹는 식이라 의외로 효과적이긴 함. 기분은 찝찝하겠지만.
2. 카도카와가 스폰서 목록에 있는 작품만 불매한다.
1보다는 조금 까다로움, 다만 오래되고 출판 관계가 복잡한 작품이나 애니, 원작 판권이 따로 노는 작품의 경우도 있으니 경우에 따라선 더 널널할수도 있음.
예를 들어 게게게의 키타로는 코단샤, 카도카와, 도쿠마 쇼텐, 소학관 등 엄청 많은 종류의 출판사에서 관련 서적이 나왔지만 애니메이션은 카도카와랑 관련이 없음.
대체로 카도카와가 스폰서로 참여한 작품은 카도카와 애니메 채널(https://www.youtube.com/user/KADOKAWAanime/videos) 에서 홍보하므로 이거 보고 거르면 편함.
3. 카도카와가 관련 사업에 참여하지 않은 작품만 불매한다.
제일 빡셈. 위에 나온 던만추나 팝팀에픽 같은 경우도 불매하게 되고, 모든 시리즈나 관련 상품의 전개 내역을 하나하나 뒤져봐야 하는 수준이기 때문에 거의 불가능에 가까움.
카도카와를 원수로 여기는 이치진샤나 카도카와랑 척을 진 케무리쿠사, 일부 마이너 애니메이션 등이 해당되지만 수는 매우 적음.
애초에 스폰서 목록에도 없으면 애니 제작엔 거의 관여하지 않고 일부 굿즈 유통 정도만 맡은 거기 때문에 그다지 의미가 있다고 보기도 힘듦.
이런 걸 하는 사람이 있나 싶을텐데 예전에 케모노 사태 막 터졌을 때 돌았던 이번 분기 애니 중에 카도카와 안 낀건 한두개밖에 없더라~ 하는 식으로 날아든 짤이 이런 식으로 만들어진 거.
사실 그 짤은 애니 자체가 관련 없어도 애니 관련 사업(예를들면 아이돌마스터 SideM 애니는 카도카와랑 아무 관련 없지만 아이돌마스터 시리즈 자체는 푸치마스 등 카도카와랑 접점이 없진 않음.)에 카도카와가 있기만 해도 대충 때려박은 물건이라 신빙성 0지만.
이건 라프텔 3분기 기대 애니 목록 긁어와서 위에 적은 기준 1, 2로 분류해본건데 보면 알겠지만 의외로 카도카와 영향이 적음.
1번에 걸리는 건 2개, 2번에 걸리는 건 4개임.
1번에 걸리는 건 2번에도 걸리니 17작품중 4작품만 카도카와 묻었단 소리.
덤최몇이랑 아스트라는 음반 쪽으로 꼽사리 낀 듯 하니 1번 택할 사람은 참고.
개인적인 경험으로는 코단샤, GA문고 이 두곳은 카도카와 ㅈ까는 경우가 많음.
그리고 케무리쿠사, 팝 팀 에픽, 쿄애니처럼 제작위원회 구성 안 쓰는 경우는 카도카와가 아예 꼽사리 낄 여지가 없으니 클린할 확률이 높음.
이외에도 대체로 반다이나 토에이, 코단샤처럼 빠방한 회사가 스폰서로 붙거나 제작사면 굳이 카도카와랑 일할 필요가 없는 만큼 카도카와 참여 비중이 낮아지는 경향이 있음.
4. 영화, 잡지(뉴타입, 패미통), 니코동
일단 이쪽도 카도카와 영향이 크긴 한데, 유게에 이쪽 빠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진 모르겠다.
3줄 요약
1. 만화는 카도카와 영향이 적어서 라노벨 코믹스나 게임 서적화 같은 미디어 믹스 종류를 제하면 거르기 매우 쉬움. 반면에 라노벨 계통은 헬게이트가 열림.
2. 게임은 카도카와 영향이라곤 프롬 정도라 큰 의미 없지만 만화나 소설 등이 게임화될때 카도카와가 꼽사리 끼는 경우가 많음. RPG 쯔꾸르가 카도카와 거라는 건 유의할 필요가 있음.
3. 애니는 애니 오프닝이랑 엔딩에 뜨는 스폰서 목록만 잘 보면 거르기 어렵지 않음. 의외로 카도카와 끼어있는 거 적음.
카도카와 거르고 산지 꽤 됐는데 카도카와 절대 못거르니 뭐니 하는 얘기 많길래 올려봄. 보시다시피 라노벨 덕후나 쯔꾸르 RPG 덕후 아니면 딱히 어렵진 않음.
사실 개인적으로 카도카와 불매하면서 제일 ㅈ같았던건 카도카와가 라노벨을 점령했네 애니마다 끼여드네 하는 게 아니라 이치진샤랑 잘 지내던 동프에 갑자기 카도카와가 끼어들어 온 거였음.
향림당이 잘 발매됐으면 카도카와랑 엮일 일 없었을테니 또 향림당이 문제인가.
짜피 유게이들은 토렌트로봐서 불매중이라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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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피 유게이들은 토렌트로봐서 불매중이라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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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아는 작가님 카도카와에서 첫작 출판하셔서 거를수가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