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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섹.스, 음욕, 그리고 반지의 제왕 ".lot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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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은 창작 매체에서 아주 흔하고 중요하게 쓰이는 주제와 소재지.

 

 

특히 문학이나 서사를 다루는 매체에서는 말할 것도 없어.

 

수많은 현대 판타지 문학은 섹.스와 성에 대한 이야기를 숨기지 않아.


그런데도 우리의 인생이라는 책은 거참 안 다루는 주제이기도 하지.

 

 

 

아무튼 그게 단순히 성 상품화일 수도 있고 작품의 이야기와 주제를 표현하는 방식일 수도 있지.

 

독자의 요구와 작품의 방향성에 따라서 단순히 꼴리라고 쓸 수도, 깊이있게 다룰 수도 있는거야.

 

하지만 반지의 제왕을 보거나 읽은 사람들은 모두 동의할 사실이 하나 있어.

 

 

 

 

가운데땅 사람들은 참 섹.스를 안하는구나

 

이런 식의 의문 말이야.

 

 

 

 


 

 

 

반지의 제왕은 그 1000 페이지가 넘어가는 거대한 이야기 속에서

 

남녀간의 키스가 딱 3번밖에 등장하지 않아.

 

 

섹.스는 기대할 수도 없는거지.

 

어찌보면 우리 인생같기도 해. 그래도 여기선 키스라도 하네.

 

 

 

물론 반지의 제왕이 왕좌의 게임같은 방향성의 작품도 아니고 섹.스가 꼭 등장해야하는 책은 아니야.

 

오히려 그런 묘사가 나왔다면 작품을 파괴하기까지 하는 무리수로 작용했을 거야.


 

 

여기서 논의할 점은 왜 그렇게 톨킨은 성이라는 주제를 다루는 데 주저했을까라는 거야.

 

 

 

 

 


 

 

 

가장 우선되는 이유는 너무나도 명확해.

 

톨킨은 성에 대해서 아주아주 보수적인 할아버지였다는 사실.

 

 

톨킨은 4살 때 아버지를 여의고 12살이 되어서는 어머니까지 잃어버렸어.

 

어머니는 아주 독실한 카톨릭 교도셨고.


톨킨은 어머니가 카톨릭으로 개종하면서 겪은 고통을 어린 나이에 보면서 자랐기에

 

어머니의 죽음을 마치 "순교자"같은 이미지로 대입시켰어.


더군다나 그 이후에 톨킨은 프랜시스 신부를 양아버지로 두고 자랐지.

 

 

 

자라난 환경이 이렇기에 톨킨의 성에 대한 관점은 보수적일 수밖에 없던 거야.

 

 

 

 


 

 

 

톨킨의 편지에서 나온 구절을 하나 꺼내볼까?

 

" 악마는 끊임없이 영악하게 굽니다. 그리고 섹.스야말로 놈이 가장 선호하는 것이죠 "

 

 

 

톨킨은 섹.스 자체가 사악한 것은 아니며 신이 인간에게 주신 귀한 선물이지만

 

그와 동시에 그 음욕에 지배당하면 안된다는 기독교적 관점을 가지고 있어.

 

 

 

사실 톨킨이 살아있던 시기에 문학계에서 이런 성에 대한 "진보적인 관점의" 집필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어.

 

오히려 꽤나 많았지. 하지만 톨킨이 거기에 영향을 받았다면, 아마 더 보수적이게 되었을 것이라는 변화일걸.


 

아까 반지의 제왕에서는 섹.스가 안 나온다고 했지.

 

하지만 이나 미완성 서적 및 설정에서는 나와.


 

 

 

 


 

 

 

" 결혼은, 아주 불운한 사태나 기이한 운명에서 비롯된 것을 제외하고는,

 

모든 엘다르(요정을 일컫는 단어)의 인생에서 자연스럽고 당연한 경험이다. "

 

 

 

 

톨킨의 요정에게 섹.스 = 결혼이고 이 둘은 분리될 수 없어.

 

결혼하지 않고 하는 섹.스는 그들의 영혼의 손상이자 고결함을 더럽히는 행위야.

 

결혼 안에서 이뤄지는 섹.스는 아주 고귀하며 건강과 올바름의 극치인 것이지.

 

 

게다가 요정들은 성욕에 휩쓸리는 종족도 아니야.

 

영혼이 육체보다 훨씬 강력한 종족이라서 육체의 정욕 따위에 굴할 수 없거든.

 

 

 

 

이런 설정과 서사 자체가 톨킨이 가진 성 관념을 아주 잘 나타내고 있다고 생각해.

 

 

 

 

 


 

 

 

많은 문학에서 섹.스는 일종의 보상적 장치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아.

 

하나의 인연이 맺어지는 완성이자 두 사랑하는 사람이 가장 원하는 극치인 거지.


하지만 톨킨의 작품에선 그렇지 않아.

 

 

 

샘이 반지원정을 떠날 때 무엇 때문에 가장 늦게까지 남아서 미련을 가졌는지 알아?

 

그의 짝사랑 로지 때문이었을까? 아니야!

 

 

정든 맥주통에 작별인사를 하면서였어.

 

누가 봐도 자기가 사랑해오던 고향 여인과 헤어질걸 염려하는게 정상 아닌가? 하지만 샘은 아니야.

 

사실 맥주가 좀 매력적이긴 하지.

 

 

 

 

 


 

 

 

 

 

파라미르는 에오윈과 사랑에 빠지면서 키스를 해.

 

이 장면은 베드신을 전혀 암시하지 않아.

 

왜냐하면 성벽 위에서 키스를 하는데 많은 시민들이 그 둘을 목격하거든.

 

즉 이 공개 키스는 베드신을 암시하는 장치가 아니라, 결혼을 암시하는 장치로 사용되는거지.

 

톨킨의 성향을 보면 더욱 그래.

 

 

 

 

이런 자잘한 묘사들을 통해 현대 작가들이라면 분명히 넣었을 사랑, 성에 대한 묘사를

 

톨킨은 배제하고 있음을 알 수 있지.


 

물론 많은 인물들이 결혼을 통해 행복한 엔딩을 맞지만 일부는 아니야.

 

프로도랑 김리, 레골라스를 보라고.

 

결혼, 성, 섹.스가 일부 인물에겐 보상적 장치로 기능하지 않아.

 

 


 

 


 

 

 

프로도하니까 많이들 하던 질문이 떠오르네.

 

프로도와 샘은 호모섹슈얼한 로맨스를 나누던 관계였나?

 

 

일단 작가의 의도를 이야기하자면 (이미 위의 글을 보면 충분히 짐작 가능하겠지만)

 

절대 절대 절대 아니야.

 

이 둘은 순수한 우정의 관계일 뿐 뭔가 섹슈얼한 사랑의 관계는 아닌거지.

 

 

 

이 둘의 관계는 20세기 이전 감성으로 이해 가능한 우정을 아주 잘 묘사하고 있어.

 

이 둘이 서로 나누는 많은 대화를 현대적 관점으로 보면 뭔가 성적인 관심을 내포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대전쟁 이전에는 흔했던 동성 사이의 이상적이고 낭만적 우정을 다루는 것일 뿐이야.

 

 

아니면 현대인들의 관점이 너무 음란하든지.

 

당신 머릿속의 음란마귀가 두 사람의 순수한 우정을 성욕으로 바꾼게 아닙니까?

 

 

 

 


 

 

 

이쯤 되면 영화 시리즈가 그나마 로맨스적 요소를 어마무시하게 증폭시켰다는 걸 알 수 있을거야.

 

겨우 그게 원작보다 강한 묘사였다니. 그래 알아. 충격이지.

 

 

원작 반지의 제왕에선 이 사랑에 관한 부분을 전부

 

고귀한 기사도 문학스러운 묘사와 분위기로 어물쩡 넘겨버리거든.

 


톨킨의 많은 팬들은 그의 묘사에 불만을 갖지 않아.

 

반면에 톨킨이 지우려고 하는 성적 묘사에 아주 큰 관심을 가지거나 자신의 상상을 메꿔넣는 팬들도 있지.


 

 

 

우리는 톨킨을 기반으로 한 소재, 설정, 혹은 2차 창작, 패러디 등이

 

톨킨이 없애려고 기를 썼던 성적 묘사를 들춰내고 있음을 어떻게 이해해야할까?


그가 만든 엘프가 지금 일본 동인지에서 거칠게 구르고 있음을 비난하는게 진정한 팬들의 자세인걸까?


 

 

 

 


 

 

 

 

" 많은 미국의 젊은 독자들은 나와는 다른 방향으로 이야기에 몰입하고 있다 "

 

- J.R.R. 톨킨. 미국에서 반지의 제왕의 흥행에 대한 질문의 답변으로.

 

 

 

 톨킨이 가운데땅 이야기를 썼던 목적은 바로 영국을 위한 신화를 창조하기 위함이었어.

 

그에 대한 성적 재해석은 그의 목표가 그가 예상했던 것 이상으로 성공했음을 증명하는 사실이지.

 

 

 

신화는 늘 재해석돼. 살아있는 신화는 절대로 정체되지 않아.

 

늘 변화하지.

 

 

톨킨의 신화는 판타지에 지워질 수 없는 흔적을 남겼어.

 

하지만 그의 설정과 소재는 시간이 흐르면서 원본과 전혀 다르다싶을 정도록 재해석이 가해졌어.

 

그의 오크는 이제 초록색 거인이기도 하고 돼지코 괴물이기도 해.

 

 

실제 신화와 다를 바가 없지. 그렇다면 톨킨의 의도는 이뤄진거야.

 

 

 

비록 작가가 바랐던 "노골적으로 드러내면 불경스러울것같은 성"을 억누르지 못했다 하더라도,

 

예술과 문학의 관점에서는 이게 오히려 좋은 흐름이라고 볼 수 있는거지.

 


 

 

 

댓글
  • 루리웹-1803137326 2019/08/10 22:55

    제목을 보고 기대하며 들어온 나를 맞아준건 아주 유익한 논문급 분석글이였어 빌어먹을

  • 사랑은드라큘 2019/08/10 22:57

    섹1스

  • 죄수번호-745705044 2019/08/10 22:58

    톨킨의 생애가 그랬다면 충분히 이해되네

  • 나15 2019/08/10 22:59

    애초에 기독교적 세계관 자체에서 결혼과 섹1스는 분리될 수 없는것 아닌가. 결혼으로 인간이 완성되고 아이를 낳는것이 미덕이라고 보지 않나?

  • 루리웹-6185141861 2019/08/10 22:53

    이뭔 개소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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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만붕이의 망가동산 2019/08/10 23:05

    섹수=결혼이니까 빡촌 한번 갔다오면 카사노바라는 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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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루리웹-1803137326 2019/08/10 22:55

    제목을 보고 기대하며 들어온 나를 맞아준건 아주 유익한 논문급 분석글이였어 빌어먹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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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르네리아 2019/08/10 22:56

    반지이야기는 언제나 날 미소짓게만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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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랑은드라큘 2019/08/10 22:57

    섹1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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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무심는 빌런 2019/08/10 22:58

    그래서 사우론은 ㅅㅅ로 반지보유자들을 유혹으로 빠트렸다는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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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죄수번호-745705044 2019/08/10 22:58

    톨킨의 생애가 그랬다면 충분히 이해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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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무루 2019/08/10 22:58

    내용보다가 살짝 올려서 닉네임 봤다. 역시 빌런이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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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포의_인문학 빌런 2019/08/10 22:59

    와 이런거 좋아 ㅊ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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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15 2019/08/10 22:59

    애초에 기독교적 세계관 자체에서 결혼과 섹1스는 분리될 수 없는것 아닌가. 결혼으로 인간이 완성되고 아이를 낳는것이 미덕이라고 보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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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ooDrunk 2019/08/10 22:59

    반지빌런 글솜씨가 갈수록 늘더니 은근슬쩍 딜넣는 솜씨도 일취월장한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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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거북행자 2019/08/10 22:59

    뭐 그래도 반지 이야기가 으레 '평범한 이도 세상을 구한다' 라는 주제라고 얘기되니
    그럼 평범한 이가 세상을 구하는 동기 내지 목표가 으레 가까운 사람과의 우정이나 애정으로 거론되니
    성에 대한 이야기도 적당히 가미되면 좋은 재해석이긴 하지
    물론 타우리엘은 뜬금포였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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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짚으로만든개 2019/08/10 22:59

    그러니 에르후를 빨아도 그 외모를 처음 만든
    반지의 제왕에 죄책감을 가질 필요는 없다
    이 말씀이시군요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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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night_Night 2019/08/10 23:01

    원하는대로 엘프가 나오는 쩡을 보자!
    와! 네로마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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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치르47 2019/08/10 23:00

    실제로 18세기~20세기엔 동성 남자 친구에게 지금으로 보면 연인으로 보일 수준의 편지를 나누는건 매우 흔한 일이었다.
    왜냐면 그들은 여자에게 속마음을 털어놓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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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야자나무술꾼 2019/08/10 23:00

    님 갑자기 왜 때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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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루리웹-8396645850 2019/08/10 23:00

    그러고 보니 그리스, 북유럽, 성경 같이 유럽의 신화에서는 섹♡가 많이 묘사되고 그게 많은 이야기의 주축인데 톨킨식 신화에는 별로 없는 셈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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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디바이드로끌려간NCR말년병장 2019/08/10 23:00

    결론: 우리 인생이란 책에 섹1스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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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윌슨필립스상원위운 2019/08/10 23:04

    글고보니 톨킨세계관 엘프들은 ㄱㄱ당할 위기에 처하면 영혼이 자동으로 발리노르로 사출된다던데...
    그럼 남은육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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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Xerath 2019/08/10 23:04

    그러니까 성병 걸리는 이야기도 좋은 이야기인거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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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나안의아나키스트 2019/08/10 23:05

    섹시와 밴쥐의 차이는 종이 한 장보단 두텁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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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쿠라모리 카오리P 2019/08/10 23:07

    왕겜은 과도할 정도로 ㅅㅅ가 나오기는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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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쿠라모리 카오리P 2019/08/10 23:08

    하지만 거미가 변신한 뇨자가 너무 껄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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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르깃테 2019/08/10 23:08

    프로도와 샘의 사랑은 진짜라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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