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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매운동에 관한 개인적 견해 (2) - 일본과 협상을 하려면 ^^^^^^^^^^^^^

('일제 불매운동에 대한 개인적 견해' 라는 글에 댓글을 달려고 보니, 글이 잠겼네요.)
제 의견의 취지는 "협상을 하려면 토대작업을 해야한다." 였습니다.
오래 지난 일이기도 하고 예시를 든 것이라 자세히 쓰지 않았던 것.
간단하게 적었지만 그 당시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노조가 막 결성되기 시작했던 무렵이었습니다.
사측의 부당행위에 대해서 어느 누구도 항의할 수 없는 시대를 우리는 겪었지요.
이삿날 사장님댁에 사원들이 동원되는 건 예사일이고,
상근 영업직을 간이과세자로 등록해 놓고(서류만 제출하라고 했음)
근무시간 외 수당을 주지 않았으며 퇴직시 퇴직금도 당연히 없었고,
적립금이라는 형태로 큰 금액을 사고에 대비해서 거치했으며,
회사의 관리부실까지도 퇴직하는 영업직에게 떠안기고는
퇴직 시 지급하겠다던 영업직 적립금을 갖은 명목으로 감액하거나 지급하지 않았습니다.
퇴직금도 없었는데 적립금마저 갈취 당했지요.
하나하나 다 열거하지 못할 만큼 지금의 상식으로는 말도 되지 않는 비상식적인 일들이
그 당시 사회 곳곳에서는 당연한 것으로 여겼던 시절이었습니다.
악덕 사업주도 있었지만 사측이나 노측이나 개념도 없었고 모르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해도 되는 사회, 이런 갑을관계가 당연한 사회였으니까요.
노조 결성 움직임에 대해서 회장, 사장, 상무 등 임원진(대부분이 회장 가족들)들은
'마음대로 해라, 모두 해고하겠다."며 큰소리치면서 아예 협상 요청 자체를 무시했습니다.
미혼 남자사원들로 돌격대를 조직해서 회장실 문을 부수고 집기를 때려부수고
회장실을 점거하지 않았더라면 여전히 협상 테이블에 앉는 것조차 어려웠을 겁니다.
현재 그 기업은 아들이 물려받아 현금장사하는 사업체 하나만 남기고 거의 정리했습니다.
사원들을 부당대우하면서 그렇게 축재한 돈으로 금싸라기 땅에 지은 건물로 임대업 위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자동차로 그 앞을 지나갈 때면 옛일이 떠오르곤 합니다.
(오랜 전 일인데 구구절절 이야기가 무슨 소용인가 싶지만)
이전 세대의 투쟁의 결과로 노동환경은 개선되었을 테고
몰라서 자행되었던 사용자도, 몰라서 부당대우를 받았던 근로자도
점차적으로 서로의 적절한 접점을 찾아가고 있는 것이 아닐까요?
민주화 운동이든 노동 운동이든 이전 세대는 무참한 폭력의 시대를 겼어야했습니다.
(왕년에 어쩌구.. 하면 꼰대라는데 저도 이제 꼰대 반열에 들어가나 봅니다. ㅎㅎ)
어떤 대상과 협상을 할 때는 그 협상을 위한 토대가 받쳐주어야 한다는 것이 저의 지론입니다.
이 토대 작업이라는 것이, 협상 카드로 내 놓을 수 있는 것이
우리 국민들이 펼치는 '불매운동' 외에 딱히 할 수 있는 것이 없다는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전 정권이 위안부 협상을 하면서 왜 저렇게 굴욕적인 문구를 넣었을까?
현 정권은 왜 이런 지경까지 초래했을까?
다 속사정이 있었을 테지요.
지금은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 뿐.
정치적 결정, 협상 결과.. 모든 정치 행위는 여론을 무시할 수 없습니다.
내수가 강한 일본이 우리의 불매운동에 얼마만큼 반응할 지는 모르겠지만
이대로 손 놓고 있을 수는 없으니까 우리 모두 대동단결해서 불매운동을 해야한다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냄비처럼 바르르 끓다가 식어버리지 말고 장기전도 염두에 두고
거시적 차원에서 기초과학도 육성하고 일본 따위가 배짱 부려도 흔들리지 않는 산업구조를 만들어 가야 합니다.
가장 나쁜 상황은, 발전의 새로운 기회가 되기도 하니까요.
요즘엔 물건 하나를 구입해도 가능하면 일본과 연관된 제품인가를 한 번 더 생각합니다.
이런 작은 노력들이 모여서 튼실한 대한민국을 만드는 것이라고 자부하고 있습니다.
이번 사태가 아니어도 대일무역은 심각한 불균형을 이루고 있습니다.
이웃나라 일본은 우리와 잘 지내야 하는, 밉지만 결코 외면할 수 없는 이웃이라는 저의 생각은 여전하고,
사진생활하면서 캐논의 덕을 많이 본 사람이지만,
더 큰 대의명분을 위해서 일정 기간,
대체재가 없는 카메라를 포함해서 제가 아는 범위 안에 있는 모든 일본상품은 밀어두겠습니다.
댓글
  • 메이욜 2019/08/01 14:48

    구구절절이 옳은 말씀 같습니다.
    우리와 일본은 서로의 과거사를 관두고서라도 워낙 배타적 성격이 강해 남의 꺼 잘 안씁니다.
    비싸도 우리 농산물 먹어야 하고 전투기같은 무기도 직접 만들어야 하고 뭐 그래요.
    그래서 불매운동의 한계가 어느쯤에선 그치지 않을까 염려됩니다.
    불매운동에 무심한 저 조차 어릴 때부터 일제는 안사는 훈련이 되어 있어요.
    다만 현 정부의 대응이 자꾸 일본을 '갑'의 위치로 공고하게 만들고 있지 않나 싶습니다.
    벌이고 보니 결국 저자세일 수밖에 없는 일들은 시도도 말아야 합니다.
    우리 과거 정부들이 그랬고 지금 중국 정부가 그러는 거 마냥 개소리로 치부하고 말면 어찌어찌 넘어가는데 한번 해볼까 함부로 간보면 안되는 거죠.

    (KVpI7j)

  • 고래공주 2019/08/01 15:29

    대일본 무역수지 불균형때문이라도 일본제품은 자제해야 하는데
    저도 어느 시점부터인가 점점 무감각해지더라구요.
    이상하게도 저는 유럽 배낭여행도 다녀왔는데 일본은 한 번도 가지 않았네요.

    (KVpI7j)

  • 레몬 향기 2019/08/01 15:21

    나경원의원이 특사로가야되는거 아닌가?

    (KVpI7j)

  • 고래공주 2019/08/01 15:22

    운영자로부터 신고 당했다는 쪽지를 받았습니다.
    조만간 이 글도 잠길 것 같습니다.
    의견 있으신 분들은 글 잠기기 전에 올려주십시오.

    (KVpI7j)

  • 갈대숲 2019/08/01 15:37

    허허허... 이런글이 신고당하는 이유가 대체 뭘까요?

    (KVpI7j)

  • 오늘만대충 2019/08/01 15:36

    이런글이 불편한 인간들이 많더군요
    한소리 하니까, 일본카메라 사이트에서
    아직 탈퇴안하니, 폰에 일제 부속이 있니 없니...
    하... 정말 답답합니다

    (KVpI7j)

(KVpI7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