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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량펌] 제가 받았던 최고의 손편지 하나 자랑하려고요.jpg

공감게에 손편지 받으신 글 보고 저도 자랑 한번 해보고 싶어서 글하나 적습니다.


때는 2년전, 당시 중환자실 주치의였었는데 응급실 당직도 같이 보곤 했었습니다.


하루는 30대 젊은 남자분이 일을하다 가스통?이 폭발하면서 그 통의 뚜껑이


환자의 머리를 가격한 뒤 머리에 큰 상처와 함께 의식저하가 있어서 오셨었습니다.


머리 CT에서 외상성 뇌출혈이 있었고 같이 온 보호자는 회사 직원 뿐.


회사 직원 말로는 환자는 중국분이시고 불법 체류를 하며 일을 하시는 분이더라고요.


외국인에 불법체류자에 친 보호자는 없는 환자를 단순하게 입원시키는 것도 매우 난감한 상황인데


응급 수술까지 진행하려니 더더욱 힘든 상황이었죠.


여차여차 일단 목숨부터 살리고 보자 해서 응급 수술을 하고 중환자실에 입원을 하게 되었고


친보호자와 연락이 되어 비자 및 행정적인 부분 때문에 수술 후 2주 뒤에나 오게 되었죠.


보호자인 부인분도 중국분이시고 매일 매일 면회를 한번도 빠지지 않고 오시면


때로는 통역을 도와주시는 분을 통해서 환자 상태나 앞으로의 계획 같은 것들을 설명해 드렸었고


이마저도 여의치 않으면 구글 번역기 통해서라도 환자에 대해 설명을 해드리곤 했었습니다.


부인분의 지극 정성인지 수술 후 한달째쯤에 환자 의식이 돌아왔고 기관절개술 때문에 말은 못하지만


간단한 손짓으로 의사소통은 가능한 상태가 되었던 날에는 부인분이 하염없이 울더라고요.


그렇게 하고도 한달을 더 중환자실에 계셨다가 다행히 상태가 더 좋아져서 일반병실으로 옮기는 날


부인분이 제게 주셨던 손편지 입니다.


그 전날 밤에 열심히 썼다고 하시면서 제 두손을 잡고는 또 한참 우시는데


참.. 저도 냉혈한?ㅎㅎ 이라고 저를 평가하는데 그때만큼은 조금 눈물이 나더군요.


이 편지를 받은 이후로는 정말 100000000의 힘든 일이 있더라도 가끔씩 편지를 보면


그래도 내가 힘든게 남을 돕는 일이다.. 하면서 조금은 버틸만한 힘을 받는 것 같습니다.



편지에 이름을 적어 놓으셔서 일부는 가렸고요. 문법도 틀리고 글씨도 정말 알아보기 힘들지만


부인분의 마음만큼은 아직까지도 제게 울림이 되는 것 같습니다.



이정도면 자랑해도 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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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날씨좋네요 2019/07/31 13:29

    이편지는 영국에서 시작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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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까는농부 2019/07/31 13:31

    봐요.
    좋은 사람들이 더 많다니까요.
    같은 한국인이란게 자랑스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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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고양이 2019/07/31 13:35

    얼마나 감사한 마음으로 얼마나 힘들게 편지를 썼을지 눈에 선하네요
    자랑한 분 멋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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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채나린 2019/07/31 13:37

    글자로는 다 표현못할 감사함과 축복이 스며들어있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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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몽랑유객 2019/07/31 13:46

    아... 나 추천 잘 안하는 편인데...
    이건 추천 안할 수가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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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메리카노달게 2019/07/31 13:48

    재밌고 감동이고 귀엽고 슬프고 다하네ㅜㅜㅜ
    이건 평생을 간직하고 있어야겠네요.
    읽을때마다 글쓴이 자존감이 올라갈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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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플랜트리 2019/07/31 14:13

    안녕하세요.
    제가 선생님께 어떤말로 감사의 인사를 드려야할 지 모르겠어요.
    선생님은 그에게 두 번 째 생명을 주셨어요.
    그는 저에게 좋은 집을 사주기위해 집을 떠나 이역만리 먼 이곳까지 왔어요.
    저 때문에 사랑하는 그가 생명을 잃었다면 저는 많이 화가나고 마음을 추스르지 못했을 거에요.
    저는 영원히 당신을 기억할 거에요.
    당신은 우리 가족의 은인입니다.
    저는 매일 축복 받았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당신을 사랑합니다.당신은 생명을 구하는 천사에요.
    환자 OOO 아내 OOO
    여러분 수고하셨습니다.
    당신들은 모두 천사에요.
    행복 행복하세요.사랑해요.
    대단히 감사합니다.
    2017년 5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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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난장이의꿈 2019/07/31 15:31

    말이 통하지 않아도 어떤 마음인지 알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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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물의피래미 2019/07/31 15:41

    캠릿브지 대학의 연결구과에 따르면..
    이 생각나네요ㅋㅋ
    한글의위대함.. 글도 읽어지고 마음도 전달됩니다 훈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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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댓글한땀 2019/07/31 17:53

    모르는 언어를 오자 하나 없이 쓰려면 얼마나 정성을 들여야 할까요? 줄 하나 긋고 확인하고, 뚜껑 하나 그리고 확인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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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프트니크 2019/07/31 17:58

    사실 귀찮고 많이 번거로와서- 심신이 피곤하여 아무것도 신경쓰고 싶지않은 그 때에- "일단 목숨부터 살리고 보자"라는 천사가 그 자리에 계셨군요~~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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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홀롤로 2019/07/31 20:05

    편지내용은 공개적인 곳에 올리는거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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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화문人 2019/08/01 00:23

    당신은 삶의 이유를 찾았습니다. 존경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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