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에르토리코' 가 일단 어디 있는지 정확하게 아는 분이 많지는 않을 것 같네요.
지도를 좀 보면요.
이렇게 미국과 남미 대륙 사이에, 쿠바에서 좀 더 대서양 쪽에 자리 잡고 있는 작은 섬입니다.
이름은 가끔 들어봤어도, 여기가 '괌'처럼 미국의 '자치령'이라는 걸 아는 사람도 많지 않은데요.
자, 오늘은 이 '푸에르토리코'를 발칵 뒤집어 놓은 스캔들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푸에르토리코'가, 미국 '자치령'이라고 말씀드렸잖아요.
그래서, 국방·외교 같은 흔히 말하는 '외치'는 미국 대통령이 행사를 하구요.
국내 정치, '내치'는 주지사가 맡고 있거든요.
지금 보고 계신데, 40대 젊은 주지사, '로세요' 주지사입니다.
이 주지사가 단톡방에서 한 막말이 문제가 됐는데, 일단 시위 장면부터 화면으로 보시죠.
푸에르토리코의 고속도로인데요.
시위는 열흘 넘게 이어졌는데, 지난 22일에는 시위 참가자가 50만 명에 달했습니다.
푸에르토리코 전체 인구가 3백만 조금 넘으니까 어마어마한 규모인거죠.
시위가 격화되면서, 곳곳에서 경찰과 충돌도 일어났습니다.
가수 리키 마틴 같은 푸에르토리코 출신 스타들도 동참했습니다.
자, 그럼 푸에르토리코 시민들이 왜 이렇게 분노한 걸까요?
주지사와 관료들이 텔레그램을 통해서 주고받은 채팅 내용이 공개됐기 때문입니다.
방송에선 다 소개할 수 없을 정도로 도를 넘는 '막말'들이 담겨 있었는데요.
예를 들자면, 이런 것들입니다.
시위를 촉발한 건, 지도층의 막말 퍼레이드 였지만, 그 기저에 깔린 건, 역시 경제적 요인이 더 큽니다.
푸에르토리코는 지금 빈곤율이 40%를 넘는데요.
1230억 달러, 우리 돈으로 치면 144조 원이 넘는 규모입니다.
하지만, 트럼프 정부 들어서, 출구전략이 사실상 막혀 있는 상황입니다.
기반시설도 상당수 무너졌는데, 지금까지도 이 여파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 와중에, 정치권 핵심 인사들의 막말 스캔들이 터진 겁니다.
시위 참가자의 인터뷰.
정식으로 미국 영토는 아니라고 해도, 미국령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라서 본토에서도 나서면 좋겠지만, 트럼프 대통령이나, 미국 연방정부 반응은 뜨뜻미지근 합니다.
'푸에르토리코'의 지위가 참 애매하기 때문입니다.
원래 이 선은 4백년 가까이 스페인의 지배를 받아오던 곳이었는데, 1898년에 미국이 스페인이랑 전쟁에서 이기면서 '미국령'이 됐습니다.
자, 여기서 푸에르토리코 위치를 다시 한 번 보면요.
아메리카 대륙이랑 유럽을 잇는 전략적 요충지에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미국은 그동안 푸에르토리코에 시민권은 주되, 대통령 선거권은 안 주는, 쉽게 말해서 '독립국가'와 '식민지' 사이의 경계에 선 모호한 지역으로 대해 왔습니다.
푸에르토리코는 지금까지 모두 다섯 번이나 미국의 51번째 주로 편입하려는 주민 투표가 있었지만, 모두 흐지부지된 역사도 지니고 있습니다.
"차라리 독립을 하자"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습니다.
논란을 촉발했던 로세요 주지사는 비난 여론에 결국 오늘 사퇴했습니다.
저 정도면 진짜 생존을 위해 시위하게 되겠다... 이렇게 된 거 세상을 바꾸든가 죽든가란 식으로...
저 정도면 진짜 생존을 위해 시위하게 되겠다... 이렇게 된 거 세상을 바꾸든가 죽든가란 식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