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어떻게 글을 시작해야하는지 모르겠네요.
우선 아이는 12세 여자아이입니다.
아이가 초등학교에 들어가면서부터 1년에 한 두번씩 꼭 전학을 가는 상황을 만들어
아이가 사회생활을 깊이 경험하지 못하게 한 부모 잘못이 크단 생각이 우선 드네요.
그러다 결국 캐나다로 이민을 왔는데, 이제 2년 다 되어가요.
작년 학교에서 언어준비반에 있었을 때엔 친구도 잘 사귀고 잘 지냈는데,
올해 정규반에 들어가서는 학교가는 것을 힘겨워합니다.
같이 준비반에 있다가 지금도 같은 반에 있는 한 백인 여자아이가 있는데요,
그 아이와 단짝처럼 잘지내다가 지금은 그 아이가 다른 현지 여자아이들과 친해지더니
제 딸아이를 외면한다고 하더군요.
반에 인원이 그리 많지않아 여자아이는 대략 열명정도 됩니다.
그중 몇몇을 제외하고는 다 뭉쳐서 친하게 지낸다고하고요.
아직은 괴롭힘을 당하는 정도는 아니지만 쉬는 시간마다 운동장이나 강당으로 몰려 나가야하다 보니
아이들과 어울리기도 쉽지않고 그 시간이 힘들대요.
차라리 반에서 책을 보거나 그림을 그리면서 있고싶다고...
우선 잘 달래주면서 같이 운동을 하기로 했어요.
그런데 엄마 마음이란게 참 그러네요. 그 아픔, 외로움에 공감하다보니 오히려 엄마가 침울해진달까.
시끌벅적하게 놀아주고 싶은데, 그게 잘 안되네요.
사실 저도 초등학교 시절 외톨이 되어본 경험이 있거든요. 이사를 가게 되어 그 상황을 모면하고
새로운 학교에서 즐겁게 지냈지만, 그 당시에 받았던 상처는 아직도 생각이나요.
하나밖에 없는 아이가 그런 상처를 받는 중이어서 마음이 아프기도 하고
그런 경험이 후일을 위한 좋은 경험이 될 수 있지도 않나하는 생각도 해보고
여러모로 머리를 써보지만
정작 제가 어릴적 상처를 받았을 때 어른에게 위로를 받은 경험이 없는데다가 (부모님에게 말을 해본일이 없어서요)
지금 제가 제 3자로서 해줄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감이 오지 않아서
저도 모르게 아이에게 조언이랍시고 말실수를 해 더 큰 상처가 될까봐 조심스럽습니다.
상황이 이런 경우 어떻게 달래주고, 교육하면 좋을까요?
분명히 보이는 아이의 단점은 언제 어떤식으로 고쳐주어야할까요?
사회성을 길러주기 위해서 한인성당에 나가는 건 어떨까요?
그리고 이사를 가서 전학을 보내는 것은 어떨까요?
질문이 너무 많지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해요ㅠㅠ
조언 부탁드리겠습니다.
행복하세요.
먼저 '알리는 교육'을 시키는 게 제일 중요해요.
엄마아빠는 무조건 너의 편이라는 것.
무슨 일이 있어도 너의 편이고
니가 어떤 행동을 해도, 당해도
항상 엄마, 아빠가 너의 뒤에서 든든하게
지켜주겠다. 있어주겠다. 라는 것이요.
그러니 언제든 마음이 불편하고 아프고 힘들 때
엄마, 아빠에게 이야기하도록.
정말 어줍잖은 조언은
아이의 입을 막아버리게 되거든요.
엄마가 보기에
아이가 이렇게 했음 좋겠고
저렇게 했음 좋겠고 해도
그게 잘못하면
'니가 잘못하고 있으니 아이들한테 그런 취급받지'가
될 수 있어서...
일단은 무조건적인 감정 공감이 필요하고
같이 해결책을 고민해보면서
'그럼 오늘은 이렇게 해볼까? 저렇게 해볼까?'
엄마아빠는 너를 위해
이사든, 전학이든 언제든 갈 준비가 되어 있을 정도로
널 지지하고 있으니
힘들 땐 언제든 이야기하라고...
여자 아이들 관계는
생각만큼 정말 쉬운 게 아니거든요.
자기가 잘해보고 싶어도 잘 안 될 때가 있고...
이유없이 외톨이가 되었다가
그런 상처가 행동을 더 어색하고 어렵게 만들어서
관계가 더 어려워지기도 하고...
가정에서라도 온전히 내 편이 되어주는,
또 공감해주는 엄마가 있다면
이 힘든 시기를 아이가 버틸 수 있는 힘이 될 수 있어요.
그런 관계의 안정 속에서
아이가 흔들리지 않고
또 새로운 관계를 만들 수 있을 것 같아요.
해외 학교 사정에 밝지 않아서
큰 도움은 못 되네요ㅜㅜ
(그리고 엄마가 침울해지거나 하는 그런 느낌은
주지 않는 게 되도록 좋겠죠?
아이는 마치 그것이 자기 때문에
엄마가 힘들어지는구나 하며 말하지 않을 수 있어요.
주말이 되면 같이 영화도 보러 다니고
옷도 사러 다니고 하며
리프레쉬하는 모녀간의 데이트 시간을 가져보는 게
어떨까 싶어요~)
심리상담을 받는게 좋을것같아요
저는 상담과는 무관한 사람이라 이런말씀을 드려도 되는건지 모르겠어요
우리나라 책에는 10살이면 사회성이 굳어진다고 하거든요..
그래서 좀더 근본적으로 다가갈 필요성이 있어보인다고 생각해요
좀 더 현명한 분들의 조언을 받을 수 있게 일단 추천 눌렀어요.
제가 자라면서 대인관계가 좀 힘들었는데 지금은 잘 지내거든요.
저는 여자아이들 사이의 미묘한 관계들이 정말 어렵더라구요. 지금도 사실 그래요. 지금 큰 어려움을 안 느끼는 이유가 여자가 그닥 없는 직종이어서일지 모르겠네요.
제 아이들도 제 영향인지 교우관계를 어려워하는데
(첫째 보니 학년이 올라가면서 점차 나아지긴 해요)
저는 일단 딱 두 가지를 이야기해줘요.
첫째.
아이들과 친해지지 못한 건 네가 나빠서도 이상해서도 아니고 지금은 너와 잘 맞는 친구를 못 만난 것 뿐이야. 커가면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다보면 네 단짝도 만날 수 있을 거야.
둘째.
무슨 일이 있어도 엄마는 네 편이니 속상한 일이 있으면 혼자 고민하지 말도 알려줘.
그리고 아이 앞에서 위로하는 순간 빼고는 심각하게 반응하지 않고 평범하게 대했어요.
대인관계의 기술은 저도 모르니 못 알려주겠더라구요. 그래도 아이들 보니 나름 시행착오 겪으며 발전하는 거 같아요.
저도.. 어릴 때 12살에 이사온 게 정말 큰 상처로 남았어요.
그 당시 어른들에게는 별거 아닌거였겠지만..
인사이드 아웃이라는 영화 보면서 펑펑 울었어요.
딱 제얘기 같았거든요. 영화 결말 부분은 빼구요.
많은 분들이 보고 조언해주셔서 꼭 이겨냈으면 하는 마음에 추천 누르고 갑니다...
많이 챙겨주세요... 저희집은 부모님이 이사 온 후 저와 동생한테 관심이 1도 없으셨거든요.. 둘다 전학간 학교에서 따돌림도 당하고 있었는데,,,
저랑 동생한테는 너무 큰 상처가 되었어요..
그래도 이렇게 딸을 진심으로 걱정해주는 엄마가 계셔서 다행이에요. 따님은 잘 이겨낼 수 있을 거에요! 한편으론 부럽네요 ㅎㅎ
저도 딱 따님 나이쯤에 심한 왕따 당했었어요, 너무 힘들어서 엄마에게 전학 요청한 일이 있었는데 제가 자세히 말하지 않고 흘러가듯 물어서 엄마는 그때 일 기억도 못 하더라구요, 학교 졸업하고 필리핀으로 이주하면서 끝이 났지만, 다시 그때로 돌아간다면 엄마에게 기대하는 건, 제 나름으로 에스오에스를 요청했을때 내 손을 잡아줬더라면 좋았겠다, 라는 생각이에요.
저는 자존감이 높아서 그 기간을 버텼는데, 따님에게도 이대로 좋은 사람이다, 널 좋아하는 사람이 많다, 그리고 모두가 다 서로를 좋아할 수는 없는 거다, 네 잘못이 아니다, 다독여 주세요..설령 뻔히 보이는 따님의 흠이 있더라도 그게 사람을 해하는 게 아니면, 사람은 로봇이 아니니까, 장단점이 있어서 아름다운 거니까 스스로를 사랑하게 도와주세요
저는 어머니께서 딸에게 지금 이렇게 관심을 가지고 이야기를 들어주고 계시다는 것만으로도 정말 큰 위로가 될 것 같네요.
저도 딱 초등학교 4학년 나이에 외국으로 이사가면서 왕따 당했었는데 그때는 정말 아무도 없었거든요. 그 나이대의 저 자신이 아직도 이해가 안 가는 게, 그렇게 힘들었으면서도 엄마한테나 가족들에게 딱히 얘기할 생각을 못했어요. 그 당시 가족들도 바빠서 세세히 관심 갖기도 어려웠구요.
그래서 정말 혼자라는 느낌이 컸는데, 따님은 아무리 친구들이 없거나 못되게 굴어도 그 모든 걸 알고도 나를 사랑해주는 가족들이 있다는 걸 알잖아요!! 정말 잘 해주고 계세요~♡
그리고 첫 댓글 분이 잘 설명하셨지만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다시 한번 말씀을 드리자면, 어머니 마음이기 때문에 더더욱 안타깝고 해결해주고 싶어서 원인을 분석하거나 이렇게 저렇게 조언해주실 수도 있지만, 이 과정은 아이에게 자칫 잘못하면 '문제가 너한테 있어서 그래' 하는 메시지로 들릴 수 있어요ㅠㅠ 아예 해결책을 찾지 말라는 의미가 아니라, 제 생각에 중요한 건 아이가 우울해할 때 함께 안아주고 따스하게 그 과정을 함께 해주는 것 같아요!
따님이 꼭 좋은 친구를 만날 거라 믿어요! 이 또한 지나갈 거구요!!
제 아이들도 사회성때문에 많이 걱정하고 있어서 남일 같지 않아서 로그인했어요. 제 아이들이 수줍음이 많고, 특히 딸애는 낯선 사람/아이들을 병적으로 경계하곤 했어요. 그러니 친구 사귀는 법을 전혀 몰랐는데, 초등학교 들어가니 다른 애들은 서로 같이 노는 것을 보고 부러워하더군요.
딸애가 프리스쿨 다닐때는 제가 실내놀이터 같은 곳 (애가 스트레스 안 받으면서 사회성을 발전 시킬 기회를 만들 수 있는 환경이 되는 곳) 을 제가 찾아서 데리고 가서 다른 아이들과 익숙해지고 교류하는 법을 조금씩 가르쳐 주었었어요. 그런데 초등학교 들어가서는 제가 학교 안에 있는 것이 아니니 가르쳐 줄 수가 없쟎아요? 그래서 학교 카운셀러를 찾아가서 도움을 요청했어요.
학교 카운셀러가 어떤 분이냐에 따라 다를 것 같은데, 저희 경우엔 꽤 도움이 되었어요. 딸 아이가 학교 가기를 싫어한다, 친구 사귀는 방법을 몰라서 스트레스를 받는다, 그러니 선생님이 도와달라고 찾아가서 설명하고 부탁어요. 그랬더니 아이를 일대일로 만나서 상담도 하고, 아이가 리세스 시간에 어떤 행동을 하는지 관찰하고, 제 아이에게 친구하고 싶은 아이랑 선생님이랑 특별히 점심 식사를 하는 기회도 마련해주고요. 친구 사귀는 비법 (공통점 찾기) 이런 것도 가르쳐 주고요.
그리고 학교 담임 선생님께도 말씀드렸더니, 사교성이 좋은 아이들, 우리 애에게 호감을 갖고 있는 아이를 제 딸 주변에 자리 배정해 주었어요. 짝이 워낙 사교적이고 말을 잘 붙이는 아니다 보니까, 제 딸도 어쩔수없이(?) 대답하게 되고, 하루에 한 번은 같이 얘기 한다고 하더군요.
결과적으로 딸애가 지금은 친구관계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지 않아요. 베프가 생겼는데 카운셀러 선생님이나 담임 선생님이 붙여준 친구는 아닌데, 가까인 앉은 아이랑 엄마에 대한 불평을 하면서 공감대를 형성하게 되어서 친구가 된 것 같더군요 (엄마랑 사이 나쁜게 이렇게 도움이 될 줄이야) . 어쨌든간에 선생님들이 많이 도와주신 거 맞죠. 신경을 써서 친구 사귀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주었고 아이의 불안감을 많이 해소해 주신거거든요.
아들애는 bully를 당했는데, 애가 말을 안해서 몰랐다가 나중에 알았어요. 선생님께 bully 를 떨어뜨려서 아들에게 접근하지 말게 해달라고 했고, 아들이 좋아하는 아이가 옆에 앉게 해 달라고 요청했어요. 담임 선생님이 즉각 그렇게 조치를 취해주셨고요. 아들은 문제가 해결되어서 좋아하고 있어요.
제가 조언드리고 싶은 것은 따님과 대화를 해서 문제의 원인을 파악하고 해결 방안을 같이 찾으세요. 그리고 원하는 것을 구체적으로 학교에 요청하세요. 따님의 경우에는 전에 친구가 있었다니 사회성이 없는 것은 아니고 기회가 없는 것 같군요. 선생님과 카운셀러에게 부탁해서 사회성 좋은 아이들이 옆에 앉거나 그룹 활동을 같이 하도록 하게 해달라고 하면 도움될 것 같아요.
예전에 왕따관련한 글에서 이걸전문으로하는 상담사님이 있다고 들었어요. 물론 정신적인 지지도 중요하지만, 실제 생활의 팁이나 대응방법 이런걸 구체적으로 잘 지도해준다고 하시더라구요..외국이라 정보얻기가 쉽지 않겠지만 상담하시는분중에 아이 왕따관련해서 특화된? 분을 찾아보세요
그나이 여자아이들은 때리거나 물건뺏거나 하지 않아서 어른들보기엔 기싸움정도로 보이지만, 정서적으로 엄청 교묘하고 집요하게 괴롭히기때문에 당하는 아이의 스트레스는 어마어마할겁니다. 힘내세요. 아이도 이 시기를 잘 넘기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