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저와 같은 삽질 해보신 분 계실까 싶어 적어봅니다..
처음 사용해보는 사진기, 특히 필름카메라를 쓰면서 자주 접하게 되는 문제가 있습니다.
노출, 즉 사진기의 측광(metering)과 관련된 문제입니다.
사진기에 내장된 노출계는 모두 반사식 노출계입니다.
그러므로 매번 촬영시 정확한 측정을 해야 한다면,
내장 노출계를 무시하고 입사식 외장 노출계를 별도로 사용하는게 제일 좋겠습니다만,
편리성 측면에서는 카메라 내장 노출계를 사용하는게 아무래도 유리합니다.
최신 사진기, 특히 디지털 사진기의 경우,
여러가지 측광 방식 중 필요한 방식을 선택해서 사용할 수 있고,
설령 측광을 잘 하지 못해서 노출값이 잘못되어도
사진기 후면의 화면을 통해 즉시 확인하여 노출값을 조절해서 다시 촬영할 수 있습니다.
또는 만족스럽지 못한 노출의 사진을 RAW 파일을 만져서 원하는 사진을 만들어 갈 수도 있구요..
반면, 필름 카메라의 경우, 현상된 사진을 확인하고서야 노출이 잘못되었음을 깨닫게 되고
촬영시 의도했던 것보다 지나치게 어둡거나 밝은 필름 결과물은 이미 되돌릴 수 없게 됩니다.
제가 필름에 사진을 담기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기에,
아직 충분히 많은 필름카메라들을 사용해보지 못하긴 했습니다만,
처음 써보는 카메라의 경우 노출계가 사진기에 내장되어 있어도 측광방식의 제각기여서
의도한 바와 다른 밝기의 사진을 얻는 경우를 경험했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내장 노출계를 잘 사용할 수 있을까 고민을 하다가
어설프지만 살짝 유용하다싶은 해법을 발견했습니다.
가장 먼저 확인할 것이 노출계의 위치입니다.
렌즈와 무관한 위치에서.
빛이 렌즈를 통과한 후 측광을 하는지( TTL- through the lens ) 확인합니다.
노출계 위치가 렌즈를 통과한 후 셔터막 등에 위치한 경우,
렌즈를 교환해도 뷰파인더의 동일한 면적만큼을 측광을 하게 되어
뷰파인더 내에서 가늠하는 측광영역에 변동이 없으니
다양한 렌즈로 촬영해도 측광 영역을 가늠하기 용이합니다.
더군다나, 필터를 끼워도 이로 인한 노출값을 따로 계산할 필요가 없으니 참 편리합니다.
반면, 카메라의 외부 등에 위치해서 렌즈와 무관하게 측광을 하는 경우,
다양한 화각의 렌즈를 교환할 때마다
측광되는 피사체 면적이 매번 바뀌니
이름 감안하지 않고 촬영하면 낭패를 보기 쉽상입니다.
예를 들자면, 같은 거리에 있는 피사체의 경우
초광각 렌즈를 사용할 때 창문 크기의 영역을 측광하는 카메라에
망원 렌즈를 물리면 같은 창문 창가에 놓인 화분 만큼의 영역을 측광하게 됩니다.
창문을 통해 바깥의 하늘을 촬영하다 렌즈를 교환해 같은 방향으로 사진을 찍었는데
마침 노출계 방향이 검정색 화분을 가리키고 있었다고 생각하면
두 사진에 노출차가 어마어마할 것입니다.
다른 예로, 색상이 들어간 컨트라스트 필터를 끼웠거나 ND 필터를 끼웠는데
이를 감안하지 않고 카메라 외부의 노출계가 알려주는 노출값을 믿고 찍었다가는
촬영자가 의도한 것과 완전히 다른 밝기의 결과물을 얻게 될 것입니다.
스팟측광, 중앙부측광, 평균측광 등등
어느 정도의 넓이의 범위를 측광하느냐에 따라 여러 이름이 있지만,
그 명칭이 중요한게 아니라 내가 실제로 사용하는 사진기에서
뷰파인더의 어느 부위, 어느 면적을 측광하는지 확인하는게 가장 중요합니다.
놀랍게도 저는 사용자 매뉴얼에 측광 영역에 대한 기술이 잘못되어 있는 경우도 본 적이 있습니다.
더욱 황당한 것은. 측광 방향이나 위치가 동일 기종 개체별로도 차이가 있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내가 사용하는 사진기의 측광면적이
뷰파인더의 어느 부분만큼, 또는 필름(센서)의 어느 면적만큼인지 직접 확인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다행이 이를 확인하는 방법은 복잡하지 않습니다.
지나치게 밝지 않은 방에서 스마트폰의 LED 불을 켜놓고
그 불을 뷰파인더를 통해 바라보며 조금씩 움직여서 측광 면적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중앙부터 시작해서 꼼꼼하게 뷰파인더 여러 위치에 불빛을 바라보다보면,
내장노출계가 가리키는 노출값이 마구 변하는 위치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 부분이 측광영역의 경계이라고 보면 되겠습니다.
집에 있는 카메라들로도 테스트해보고,
충무로에 있는 샵들 몇 군데 진열되어 있는 카메라로 테스트도 해보았습니다.
Mamiya7 II 뷰파인더 모습, 푸른색 영역이 측광영역
마미야7는 레인지파인더 카메라인데
중앙에 위치한 레인지파인더 이중상 패치 만큰의 영역을 측광하는 것으로 확인했습니다.
흥미롭게도 완전 중앙은 아니고 패치 절반 정도에 걸치면서
우하방으로 치우친 위치를 측광하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제가 충무로 샵에서 두 대 정도 동일 기종을 테스트해보았는데
측광 면적은 동일한데 측광 위치가 모두 제각기였습니다.
아예 중앙부 이중상 패치에서 벗어나서 우하방에 위치한 경우도 있었습니다.
비슷한 카메라인 마미야6도 확인해보았는데 측광 면적이 마미야7과는 완전히 달랐습니다.
측광 면적이 넓어서 150mm 프레임라인보다 살짝 더 넓은 측광 영역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렌즈를 교환할 때마다 이를 고려해서 촬영하지 않으면 낭패를 보기 쉽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150mm 렌즈를 사용한다면 측광 영역이 촬영 영역보다 오히려 넓게 될 수도 있겠네요…황당하죠 !!
M7 의 측광영역, 큰 푸른색 영역이 특광영역입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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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10 의 셔터막 위에 표시해본 측광영역입니다.
참고로 라이카 바디 중 제가 확인해 본 M7(필름 바디) 와 M10(디지털바디, 기본 측광모드로 설정)은
TTL 방식으로, 빛이 렌즈 통과한 후 셔터막에 사진 속의 영역만큼을 측광하는 것으로 확인하였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염두해야할 부분입니다.
사진기가 SLR 인지 Rangefinder 인지에 따라 측광 면적이 다름을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예를 들면, Rangefinder 방식의 카메라에 노출계가 카메라 외부에 위치해 있다 칩시다.
같은 측광 영역이
초광각 렌즈에서는 중앙부측광이지만 망원 렌즈에서는 스팟측광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이와 달리, SLR에서 TTL 방식의 측광이라면 어떨지 생각해보면 되겠네요..
사실 별것도 아닌 것이 글로 쓰려니 장황하게 길어졌습니다.
처음 만나는 사진기의 경우 한 번 쯤은 첫 롤을 촬영하기 전 확인해보면 좋겠습니다.
글자 수에 비해 알맹이는 형편없는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https://cohabe.com/sisa/1075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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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만한 스승이 없는거 같네유...
많이 찍다보면 내장노출계를 믿는 단계에서 참고하는 단계로 가게되쥬.
내장노출계가 적정이라고 하는 상황에서도, 1스탭 업할지 다운할지 상황에 따라 감을 찾는거요~^^
니콘을 애용하다 작년에 m6를 들였는데 노출계는 F3보다 좋은(?)거 같습니다.
RF다 보니 1/30도 자주 써먹구요. ㅎㅎ
뭐, 사실, 저는 요즘 감 오는대로 대충대충 찍자주위이긴 한데,,, 너무 많이 노출이 어긋나서 버려야하는 필름 나오면 속이 상하긴 합니다...
이 글을 진작 읽었었더라면 예전에 마미야6를 두번이나 팔고사고 하지를 않았었을겁니다 ㅎ
뷰파인더로 측광한다는 건 알았었지만 촬영 현장에서는 적응이 안되어 결국 어렵게 구했던 걸 두번이나 내쳤던 기억이 나네요.
근래 다시 구입한 마미야6에 지금은 나름 적응하고 있습니다만..
바쁘신 중에 이처럼 시간 내셔서 쓴 글과 설명 감사히 정독했습니다.
맘마미야 6이랑 7에 왜 그리 다른 측광 방식을 사용했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입니다. ^^
항상 바디를 바꿀 때마다 경험했지만, 바디마다 노출계 수치가 다르거나 방식이 다르다는 건 참 적응하기 힘든 종류 중의 하나네요. 저 같은 경우는 카메라를 노출계로 신뢰해야 할 상황이라면(내가 신뢰할 노출 측정기기기가 땨로 존재하지 않는다면), 사용하고 있는 바디의 스팟 노출을 암부/명부로 찍어보긴 합니다.
알맹이 가득한 내용입니다. 소중한 정보 공유 감사드립니다^^.
잘 읽고 갑니다..^^
m6 non ttl 버전을 사용하고 있는데
ttl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렌즈를 가렸을 때 노출이 다르게 잡히는데 이건 노출 측광 방식이 어떻게 되는 것일까요??
m6 ttl과 m7만 필름라이카 중에서 ttl방식의 노출계를 지원한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사용해보니 궁금증만 늘었어요 ㅎㅎ
좋은 글 추천하고 갑니다
TTL과 non-TTL은 TTL플래쉬 사용 가능 유무를 나누는 기준으로 알고 있습니다.
잘 보고 갑니다^^
좋은글 감사합니다 많이 배우고 갑니다
사진 너무 잘 보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진정한 탐구 정신입니다. 꿀팁에 감사드리며 추천 올리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