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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 배들이 완전 물펀치였던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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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읽고 있는 책임.
대항해시대를 연 장본인이기도 하며, 원양항해 + 막강한 화력으로 서양국가들이 전세계적으로 식민지를 깔 수 있게 한
대포 + 범선에 대해 썰을 풀어놓은 내용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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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부터 궁금해왔음. 명나라 시절엔 아프리카까지 원정나갈 정도로 동양 배들도 굉장했음.
특히, 중국배의 통칭인 Junk 선도 크기를 보면 어마어마해서 거의 19세기 서양배 쯤 되어야 크기로 따라잡는 수준임.
물론 원양항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고 14~15 세기의 서양 책에도 기록되어 있음.
그런데도 왜 동양은 대항해시대를 열지 못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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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사회학적 요인으로 설명할 수 있지만,
가장 직접적인 건 배를 만들 때 동양 조선소의 장인들이 싸움이라곤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는 것임.
그냥 상선으로서 물건을 싣기 위해 만들었기 때문에 원양 항해능력도 있었지만
전투에는 완전히 물맷집이고 전투법도 그냥 백병전 수준으로 투닥거리는 게 전부였음.
그런데 서양은 옛날부터 지중해에서 하도 배로 치고 받았고,
결정적으로 대포가 화약을 전수해준 중국보다 더 빨리 발전함.
그래서 배를 이용한 전투에 귀신이 되어서 배 발전속도가 엄청났음.
일본인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겨준 서양 범선들은 쿠로후네(흑선)라 불려지며 경애받을 정도였음.
80명 정원인 서양 카라벨을 일본 선박 50척이 습격한 적이 있었는데,
뭍에 올라간 서양인들은 전멸하고 배 안에 20여명이 남아 있었어도 일본인만 200명 죽고 물러날 정도임.
즉, 서양 범선의 대포의 위력과 전투 시의 위력, 그리고 중국인이
'거미줄 같이 돛을 부려 어떤 상황에서도 배를 자유자재로 부린다'고 말할 정도로 월등한 항해능력이야말로
서양의 대항해 시대 및 전세계적인 식민지 시대를 연 장본인임.
지금으로 치면 F22 스텔스 전투기를 잔뜩 태운 핵추진 항공모함같은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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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만큼 동양의 배들은 설계 사상에서 서양의 12세기 이후로 따라잡지 못했고,
뒤늦게 중국이 깨닫고 따라잡으려고 했을 땐 이미 19세기 제국주의 시대였음.
아시아 중에서 그나마 가장 적극적으로 받아들인 건 일본이었는데,
임진왜란 훨씬 지난 시기부터 받아들인 게 그나마 다행임ㅋ
임진왜란 시기만 해도 왜구들의 싸움 방법이란
그냥 보통 어선위에 우루루 서 있다가 달려들거나 하는 고전적인 수법이었기 때문에
본격적으로 전투에 대비한 거북선은 물론, 판옥선 만으로도
단 한척으로 수백척을 상대하는 무쌍을 펼칠 수 있었던 것임.
만약 왜구들이 200년 정도 있다가 서양식 범선으로 개장한 배로 쳐들어 왔다면
조선은 물론 청나라까지도 위험했을지도 모름.
처음에는 사소해 보이던 기술 하나가 수백년 격차가 나면 이렇게 판세 전체가 확 밀려버릴 수도 있음.
댓글
  • tenside 2019/06/11 19:33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

    (EkbzUT)

  • 지발 2019/06/11 19:35

    제목이 총균쇠 따라한 느낌도 드는데

    (EkbzUT)

  • 세반자 2019/06/11 19:35

    그래서 무슨 차이가 있다는 건가요? 전투를 고려해 만들고 아니고의 차이라는 건가요? ㄷㄷ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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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atsal 2019/06/11 19:41

    그게 유일하고 그게 결정적인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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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라면돈까스 2019/06/11 19:36

    이제 징키스칸 읽어 보심니다
    유럽 물펀치 정도가 아니라,,
    전세계 쌈싸 먹으려고 했던,,,
    전세계 나라 정복을 장난으로 싸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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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네바보형의형 2019/06/11 19:37

    잼게 잘 읽었네유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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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9S_win 2019/06/11 19:37

    잘읽어습니다
    from SLRo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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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daaddi 2019/06/11 19:38

    컴퓨터 역사 배울 때 보면
    컴퓨터의 아버지라는 인물이 영국의 해군 장교였는데... 배를 발견하고 대포 각도와 화약량 계산하고 포격 하달하면 이미 배는 움직였다고.. 그래서 간단한 입력값을 주고 톱니 같은걸 돌리면 대포 각도야 화약의 량이 자동으로 산출되었다고... 이것을 확장하면 컴퓨터란걸 만들수 있겠다라고 생각만 하다가 돌아가셨다는 일화가 생각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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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ogicaudio 2019/06/11 19:51

    그랬으면 다 먹었죠?? 가치도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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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지직 2019/06/11 20:07

    동아시아는 성리학 유교가 똥망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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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hengboqun 2019/06/11 20:10

    배에 화포를 실었던 게 동서양 비슷한 시점에 시작했죠
    고려말 최무선이 배에 화포를 실어 왜구를 토벌...
    판옥선은 내해에서 화포를 실어 공격하는 데에는 아주 이상적인
    배이지만 외해로 나가는데 한계가 있었던 배죠
    유럽에서는 네덜란드와 포르투갈에서 화포의 반동을
    최소화 하는 배를 개발
    네덜란드 동인도 회사가 인도네시아에서 용병으로
    왜구를 많이 고용했고 상당히 용맹해서 인기가 좋았다고 하죠
    포르투갈이 희망봉을 돌아 인도에 갔던 항로가
    의외로 너무 쉬워서 항로에 대한 정보는 특급 기밀
    또 북유럽에서 대구를 잡으러 북아메리카 까지 갔는데
    황금어장.. 이 또한 특급 비밀..
    범선이 해류와 계절풍에 대한 기록만 쌓이면
    생각보다 쉬웠다는 기록이 있고..
    때문에 폴리네시아 인들이 하와이까지 진출할 수 있었다..
    왜구는 동남아까지 진출할만큼 해류와 계절풍에 대한
    이해가 있었음
    뭐 이런 내용들이 있었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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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hengboqun 2019/06/11 20:14

    대항해 시대를 열지 못했던 건 배와 항해술 문제가 아니라
    환경의 차이었을뿐..
    오스만투르크를 피해 인도를 가야만 했던
    유럽인들.. 그게 시발점이 되어
    동양의 우위를 단번에 뒤 엎어 버렸던
    인류의 발전 속도를 엄청나게 끌어 올려 버렸던
    생각치 못했던 결과를 가져 와버렸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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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리미 2019/06/11 20:21

    명나라의 정화의 원정은 대단히 예외적인 케이스입니다.
    명나라 때부터 원나라의 후유증과 왜구의 난립에 명황실이 쇄국정책을 펼치며, '바다에 나무조각 하나도 띄우지 마라'라는 황명이 내려 옵니다.
    때문에 본의 아니게 명나라 해군력은 사실상 멸종을 하게 되고, 그 후유증이 상당히 오래가게 됩니다.
    대포의 화력도 아쉬움(?)라고 보는 것이 맞습니다.
    좁은 땅에서 계속 전쟁을 펼쳤던 유럽에서는 전투력 수요가 꾸준했지만, 중국은 상대적으로 통일왕조 이후에는 상대적으로 국지적 도발 이외에는 군사적 수요를 필요로 하지 않았습니다. 명-청 교체기 이외에는 사실상 중국대륙의 나라를 범할 수 있는 국력을 가진 나라가 없었으니, 동아시아 제국들이 정체될 수 밖에 없는 환경이 조성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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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gent_neo 2019/06/11 20:48

    "그런데도 왜 동양은 대항해시대를 열지 못했을까?"
    이 질문에 대한 동양의 대답은 굳이 항해를 해서 밖으로 나갈 이유가 없었다 입니다.
    중국이 배 타고 밖에 나가서 가져오고 싶은 물자가 다른 대륙에 없었다는 뜻입니다.
    지금 들으면 황당하다고 생각되겠지만 18세기까지 유럽은 동양에 비해 후진국이었습니다.
    물자가 귀하고 서로 싸움질 하는 통에 전쟁기술은 발달했지만 다른 산업은 열세였죠.
    한가지 예로 유럽은 로마시대부터 중국으로부터 비단을 수입했죠.
    그런데 유럽은 비단을 어떻게 만드는 지도 모르고 거의 이천년 넘게 꾸역꾸역 중국에서 사다가 썼습니다.
    스페인이 신대륙에서 가져오는 은은 거의 대부분 중국과의 교역에서 사용됐습니다.
    우리가 쓰는 은행 銀行 이라는 단어가 금행 金行 이 아니라 은행인 이유는 바로 당시 중국으로 쏟아져 들어오는 은銀 때문에 만들어진 단어입니다.
    아편전쟁도 중국과 무역에서 발생하는 적자를 감당하지 못한 영국이 마약을 가져다 팔기 시작해서 일어난 것이죠.
    유럽은 중국에서 비단, 차, 도자기를 사재기 했지만 동양권은 유럽에서 모피나 원자재이외에는 그다지 살 물건이 없었기 때문에 굳이 배타고 갈 이유가 없었습니다.
    그에 비해 유럽은 배 한번 띄워서 돌아오면 거의 몇배 남는 장사를 하니 중국가는 배를 열심히 만들다 보니 배 만드는 기술이 발달한 것이지요.
    동양이 서양에 비해 아쉬운 점은 기술이 아니라 정치였습니다.
    강력한 전제주의 국가가 오래지속되다 보니 사회를 변혁하는 힘이 없었던 것이 서양에 뒤쳐지는 계기가 됐다고 봐야 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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