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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금아내와 기생충, 그리고 감사합니다.

아침에 시간 내서 아내와 영화 '기생충'을 보고 왔습니다.
주변에서 하도 찬사를 쏟아낸 탓인지.. 기대 만큼은 아니었습니다.
좋은 영화는 맞습니다. 만듬새도 좋고 주제도 명료하고, 그것을 제시하는 방식도 봉준호 답습니다.
다만 그렇게 압도적인 찬사를 받을 만한 영화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영화를 보고 집으로 돌아 와, 아내와 O스를 했습니다.
"난 반시계방향인 것 같은데.." 아내의 이 말을 확인하기 위해서 였습니다.
그리고.. 평일 낮에 즐기는 아내와의 O스가 이번이 마지막일 수도 있다는 생각 때문이었습니다.
배부른 소리겠지만, 저도 기생충의 일종입니다.
나이가 마흔이 넘었지만, 아직 경제적으로 완전히 독립하지 못했습니다.
학위 후 귀국해서 독립해보려 노력은 했습니다. 서울과 수도권 근방 대학을 휩쓸고 다니며 강의를 했습니다.
그러나 턱 없이 낮은 강사료. 생활비를 맞추자니 강의를 늘려야했고, 강의를 늘리자 논문을 쓸 수 없었습니다.
이대로는 어렵겠다 싶어 부모님께 손을 내밀고 다시, 자발적으로, 기생충이 되었습니다.
이런 기생충적인 삶이 제가 그동안 써왔던 글들의 배경이 되었다는 점을 부정하지 않겠습니다. 
사실 저도 알고 있었습니다. 부부 간의 음탕한 성. 이를 위한 첫째 조건은 시간적 여유입니다.
한국이라는 사회에서 고군분투 중인 대부분의 유부님들에게는 절대적으로 시간이 부족합니다. 일단 마누라를 봐야 뭘 하든 할텐데.. 일에 치이고, 일에 치이다 보면 피로함에 치이고, 그렇게 조금씩 서로에게 낯설어지다가 어색해지고. 이내 서로의 성별을 망각하고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퉁 쳐 버립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부는 기본적으로 성기로 얽힌 관계라는 점을 환기하고 싶었습니다. 혹시라도 그간 제 글로 마음 상하신 분들 계셨다면 사과드리고 싶습니다.
다음달부터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길었던 시간강사 생활을 끝내고 모대학에 출근하게 되었습니다. 아내와 함께 있을 수 있는 절대시간이 급격히 줄어들 것입니다.
그러나 여전히 왕성한 부부관계는 유지할 것입니다. 
그러나 더 이상 이곳에 글을 쓰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그동안 많은 분들께 과분하게 사랑(?) 받았습니다. 제 글을 응원해주셨던 많은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조용히 사라질까 생각도 했지만, 따뜻한 댓글 남겨주셨던 많은 분들이 생각 나, 손발이 오그라들지만, 이 글을 남깁니다.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제 아내는 역시 시계 반대방향이었습니다.

댓글
  • 겐지 2019/06/04 14:06

    이야 지난글 ㅋㅋㅋㅋㅋㅋㅋㅋ 존경합니다 형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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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ragonwate 2019/06/04 14:06

    와 시간강사하시다가 정교수로 대학에 채용되신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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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yrie2 2019/06/04 14:07

    이야 형님 축하드립니다. 앞으로도 왕성한 성생활 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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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손흥민 2019/06/04 14:07

    막줄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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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초승달 2019/06/04 14:08

    지난글 어마어마하군요 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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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HandG 2019/06/04 14:08

    안되요. 기다리던 휀들은 어쩌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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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심패스트 2019/06/04 14:09

    축하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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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GoTwins 2019/06/04 14:09

    님은 기생충이라기보다 캥거루네요. 축하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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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뚜비야 2019/06/04 14:10

    축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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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쟤시켜알바 2019/06/04 14:10

    지난글 보니 호옥시....그쪽 전공 아니죠?ㄷㄷㄷ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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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디쥐씨 2019/06/04 14:11

    많은 부분에서 동감하는 글입니다.
    축하드리고 앞날에 번영이 가득하시길 기원합니다.
    만 가끔 글은 써주세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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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난돼지 2019/06/04 14:11

    모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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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믹스넛 2019/06/04 14:12

    필력이 심상찮다 했더니 박사가 쓴 셩 수필을 읽고 있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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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골든글러버 2019/06/04 14:13

    앞으로도 즐섹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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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존잼 2019/06/04 14:13

    가셔서 더 잘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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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랑 2019/06/04 14:13

    형님 축하드립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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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성갑 2019/06/04 14:13

    불펜에서 박사님 두분을 존경하는데 돼지박사님하고 품번박사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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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G즙야구 2019/06/04 14:13

    와우 축하드립니다 교수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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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난돼지 2019/06/04 14:17

    홍성갑// 존경은 무슨 ㅋ 그리고 품번박사님은 저와 급이 다르시지요. 그분은 진짜 박사. 전 아마추어 에세이스트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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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리부 2019/06/04 14:18

    축하드립니다 시간나실때 글 많이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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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이크콘리 2019/06/04 14:19

    교수님 되셨구나 축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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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히말라야 2019/06/04 14:20

    아 너무 아쉽네요 ㅎㅎ
    그래도 가끔, 틈틈히 시간날때 들려주셔서
    건전하고 음탕한 글 올려주세요^^
    앞으로 하시는 일 잘돼시구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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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난돼지 2019/06/04 14:24

    히말라야//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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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펜의탕아 2019/06/04 14:25

    아아 글이 아쉽지만 ㅠㅠ좋은 일로 가시는 거니 축하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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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난돼지 2019/06/04 14:30

    불펜의탕아// ㅠㅠ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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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붕따우 2019/06/04 16:33

    축하드립니다. 가끔 생각날때 아이디 검색해서 정주행하곤합니다. 더많는 활동후기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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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라드그리드 2019/06/04 19:56

    아니 무슨 지난 글이 죄다 ㅋㅋㅋㅋㅋㅋ
    혹시 마광수 교수 제자십니까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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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관능소설 2019/06/05 08:04

    축하드립니다 교수님
    그동안 글 잘 읽었습니다.
    못 본다 생각하니 서운하네요.
    건승하시고 많이 싸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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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라이어 2019/06/05 08:44

    축하드려요. 앞으로 교단에서도 학생들의 존경받는 교수님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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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mas312 2019/06/05 09:07

    좋은글 잘 봤어요. 여러 사람 살리셨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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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모카마타리 2019/06/05 19:35

    건승하세요. 지난 글들 재밌게 찬찬히 볼 수 있도록 지우지 말아주세요. 유쾌한 글들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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