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에는 사진을 많이 안 찍다가 여행만 가면 수천장씩 찍어 오곤 하는 야매 여행사진사입니다. 일주일쯤 여행하면 이삼천장은 찍는 것 같아요.. 예전에는 더 찍기도 했지만, 요즘은 이천 장 이하로 해보려고 노력은 하는데, 넘칠 때가 많네요. 여행가면 또 사진찍고 노는 게 주요한 재미 중에 하나 아니겠습니까.
지금까지 갔던 여행 사진들은 다 고르고 보정해서 열심히 인화업체(제 경우 스냅스)에서 두툼한 앨범 한권씩 만들고 있습니다. 수십장 정도 골라서 20~30페이지짜리 간단한 앨범을 만드는 게 아니라 수백장 이상의 사진으로 백 페이지가 넘는 앨범을 만듭니다. 어떨 때는 두 권에 나누어서 만들기도 합니다. 결과적으로 그래 놓으니 보기도 좋고 여행의 기록도 되고 참 좋습니다. 보정은 주로 제가 하고 그 사진들로 앨범을 만드는 것은 와이프가 주로 합니다.
문제는 보정과 편집에 품이 너무 많이 든다는 거죠. 어떨 때는 시간과 에너지가 있어서 재미있게 보정하기도 하는데, 어떨 때는 몇 달 넘게 버려놓을 때도 있습니다. 그래서 항상 그 과정과 방법이 고민됩니다.
1. 앨범에 넣을 사진을 수백장 고른다 -> 그것만 보정하고 내보낸다 -> 앨범에 넣는다
제일 일반적인 프로세스일 것 같은데요, 몇 가지 이유에서 저렇게 잘 하지 않게 됩니다. 사진이 왠지 최소한 jpg로는 남아야 결과물이 있다는 느낌이 드는데, 소위 B컷들은 jpg화되지 못한 raw파일로 하드디스크에서 잠자고 있게 되는 것이 뭔가 덜 끝낸 것 같은 찜찜함이 있습니다. 어차피 보정 끝나고 나면 감상용으로 굳이 raw를 다시 들여다보는 일은 거의 없을 텐데 raw로만 남겨 놓는 게 그다지 실용성도 없고요. 그렇다고 수천장 찍은 것 중에 수백장 이외에 다 지워 버리는 건 아니다 싶습니다. 또 B컷 중에 무심하게 지나칠 때는 버릴 사진인 줄 알았는데 크롭하거나 보정해 봤더니 생각보다 너무 괜찮더라 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보정 안하고 버렸으면 후회할 일이었던 거죠.
2. 일단 대충이라도 모두 보정 후 jpg로 내보낸다 -> 그중에 골라서 앨범에 넣는다
구린 줄 알았는데 보정해 보니 생각보다 괜찮았던 컷을 건지는 방법이기도 하고, 같은 상황에 대한 여러 각도나 구도의 사진이 있으면 앨범에 넣을 때 자연스러운 배치의 선택지가 생겨서 좋습니다. 사진들을 일단 jpg로 가지고는 있으니 raw로만 남겨 놓을 때의 찜찜함도 사라진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립니다.. 하루에 백장씩 해도 한달이 걸려요..
3. 완전히 망친 사진을 raw까지 삭제한다 -> 남는 사진을 전부 보정한다
좀 이상한 방법이지만 요즘 제가 하고 있는 방식입니다. 가지고 있을 필요가 전혀 없을 것이 확실한 사진을 골라냅니다.(B컷도 못되는, C컷?) raw까지 아예 삭제해도 무방할 것 같은 사진들. 그리고 실제로 raw도 삭제합니다.(굳이 지울 필요는 없을 수도 있지만..) 그리고 남는 사진을 전부 보정합니다. 이러면 1/4~1/3 정도의 사진은 버릴 수 있더군요. 그래도 여전히 천단위의 보정을 해야 합니다. 꾸역꾸역..
보통 한 장당 보정에 들어가는 시간은 5초에서 3분 사이입니다.
여러분은 여행 사진 어떻게 하시는지요?
특히 raw로 아주 많이 찍으시는 분들은..
https://cohabe.com/sisa/1051830
여행사진 수천장 보정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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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라룸 단축키 X랑 P이용해서 아예 버릴 사진은 과감히 X로 일괄삭제, 요건 포토북에 넣을만하다 하면 P로 고른 후 그 중에서도 베스트를 정해서 보관함을 A컷 / B컷 / Full 로 나누어놓고 분배합니다.
B컷도 보정은 하시나요?
넵넵 근데 저같은 경우는 1000장을 찍으면 B컷이 150-200장 정도이고, A컷은 50장 내외라서 오래걸리지는 않네요.
저도 욕심부려 몇백장 보정하다가 현타와서ㅋㅋㅋㅋ 애초에 픽할때 좀 더 엄격하게 하는 습관을 들였어요.
하면 할수록 고르는 것부터가 중요한 실력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말씀 감사합니다 ㅋ
루프덱을 지르세요!
농담이고요...
쭉 리뷰하면서 ★ 레이팅하고 안 좋은 사진들은 바로 삭제합니다.
레이팅한 사진만 보정하고 나머지는 그냥 보관합니다.
그냥 놔둔 사진들 중에도 나중에 다시 보면 좋은 것들이 있어서 지우지는 않습니다.
버릴 사진들, 보정할 사진들을 자신있게 골라내는 것 자체도 실력의 하나인 것 같습니다. 소위 A컷만 보정하시고 B컷은 raw로 보관, 그 이하는 삭제하신다고 보면 되겠군요! 답변 감사합니다.
저도 여행가면 10일기준 2ㅡ3천장해오는데
raw상태서 폐급은 지우고 빠르게 5,3,1로등급매기고
파일이름을 날짜로 변경합니다
Cameta raw로 열어서
일괄프리셋 매기고 넘겨보면서 수정하고
5점짜리만 자세히 봅니다
3점 1점도 간단한 터치 정도는 해서 내보내시나요? 아니면 raw로 보관하시나요?
일괄프리셋으로 하고요
저는 전부 jpeg로 변환해서 로우랑 같이 보관합니다
그래도 가족사진이전부라 하드는 잘안차요
그렇군요.. 감사합니다!
귀찮아서 정말 중요한 순간의 사진 아니면 로우로 찍지도 않습니다...
저도 용량 문제도 있고 귀찮기도 하고 해서 몇년 전까지는 jpg로 찍었는데.. 나중에 좀 만지다 보면 차이가 너무 커서 raw로 안할 수가 없더라구요.. ㅠㅠ 애초에 잘 찍고 봐야 되는데 실력이 모자라서 그렇습니다;
저도.. 로우로 찍는건 신혼여행때나..
전 정작 신혼여행때는 jpg로 찍었어요.. ㄷㄷ
1번요 ㄷㄷㄷㄷ
그렇군요.. 보정후 결과까지도 예상해서 압축적으로 잘 골라내는 것이 사실상의 핵심!
연사를 줄이세요
연사하면 사진이 몇 배로 늘고 비슷비슷해서 골라내기도 어려워요
연사..는 잘 안하지만 의미없이 같은 구도로 몇차례 찍는 습관은 줄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3으로 갑니다. 어차피 남겨놔봐야 보지도 않고, A컷은 이미 정해져있습니다.
그리고 더 많이 칩니다. 1/5~1/10 정도만 남기고 다 칩니다.
그렇군요.. 더 과감하게 쳐낸다. 감사합니다!
3번이요.
지우는 사진의 비율이 얼마나 되시나요? 전 모질게 지우지를 못해서 그게 문제의 발단인 것 같습니다 ㅠㅠ
저는 1번! 그래서 매번 인화신청할때마다 6~700장씩 나오더군요...ㅋㅋㅋ 가끔은 현타가 오긴하는데, 애초에 연사를 잘 안쓸뿐더러, 다 각기 다른 사진이라 초점나가고 구도틀어지고 이런거만 아니면 거의 보정을 하게되네요 ㅎㅎㅎ
그래도 천장 미만이니 어떻게든 할만은 하시겠어요ㅋ 나머지는 raw로 잠재워 숙성시키는 거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