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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BTS의 길을 만든 사람들(스크롤 압박 주의)

월간지 topclass 6월호에 실린 방탄소년단 특집 기사가 인터넷에 풀렸습니다.


기사 내용이 매우 길어 중요 부분만 발췌하겠습니다. 방탄소년단의 콘텐츠가 어떤 과정을 거쳐 만들어지는지, 그 자세한 과정이 나와 있습니다.



전문은 링크를 누르시면 보실 수 있습니다. 이 외에도 많은 방탄소년단 특집 기사가 홈페이지 곳곳에 숨어 있습니다.


1. BTS의 길을 만든 사람들 |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대표 방시혁


방탄소년단의 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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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시혁 대표는 지독한 독서광이었다. 그의 아버지 방극윤 전 근로복지공단 이사장(80)은 그를 “어릴 때 자기 방에서 하루 종일 책만 읽던 아이”로 기억한다. 영특해서 다섯 살 때 한글을 깨쳤고, 중학교 때까지 웬만한 청소년 고전은 다 탐독했다고 한다. 책을 좋아하던 아이는 서울대학교 미학과에 입학했고, 인문대학 차석으로 졸업했다. 
방 대표 스스로는 “무엇을 좋아하는지 몰랐던, 꿈이 없던 아이”로 기억하지만, 지나온 여정 곳곳에 음악적 열정과 성취가 녹아들어 있다. 음악에 처음 눈뜬 건 중학교 때다. 아버지가 사준 기타를 접하면서 음악에 빠졌고, 밴드를 결성해 이때부터 직접 곡을 썼다. 고등학교 때는 입시 준비로 잠시 음악에서 멀어졌다가, 대학 들어가서 작곡 공부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대학 재학 중인 1994년엔 제6회 유재하가요제에서 동상을 수상했다. 프로듀서로서는 비 ‘나쁜 남자’, 백지영 ‘총 맞은 것처럼’ ‘내 귀에 캔디’, 다비치 ‘시간아 멈춰라’, 2AM ‘죽어도 못 보내’ 등 주옥같은 히트곡을 탄생시켰다. 
프로듀서의 길을 열어준 건 박진영 JYP 대표다. 방시혁은 1997년 박진영이 설립한 연예기획사(JYP의 전신)에 들어가면서 본격적으로 프로듀서의 길을 걸었다. 그는 “프로듀서의 모든 것을 진영이 형으로부터 배웠다”고 말한다. 두 사람의 파트너십은 여전하다. 음악적인 협업은 물론 인간적인 유대도 여전하다. BTS가 처음 빌보드에서 수상했을 때 그가 가장 먼저 통화한 사람도 박진영이었다. 
방시혁 대표는 스스로의 성공 비결을 ‘분노’와 ‘불만’이라고 말한다. 2019년 2월 서울대 졸업식 축사에서 그는 “나는 꿈은 없지만, 불만이 엄청 많은 사람이었다”고 털어놨다. 그 불만, 즉 음악 사업이 안고 있는 악습들, 불공정 거래 관행, 사회적 저평가를 개선하기 위해 분노하고 싸우는 것이 자신의 소명이라고 했다. 2005년, 그의 나이 서른셋에 설립한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편이자 무대였다. 기존 관행에 타협하지 않고, 산업적으로 의미 있는 음악 생태계를 만들고자 하는 열망은 그에게 미래지향적인 시각을 갖게 했다. 



2. BTS의 길을 만든 사람들 | 프로듀서 피독
저작권료 1위 BTS의 ‘작은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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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생 프로듀서 피독의 본명은 강효원이다. 초등학교 때부터 성악을 했고 예중과 예고를 나왔지만, ‘순수 예술에서 재능이 얼마나 절대적인지’를 느끼며 낙담하던 때 힙합을 만났다. 피독(P-dogg)이라는 예명을 만든 것도 즐겨 듣던 래퍼 스눕 독(Snoop Dogg)의 영향이었다. 
피독은 20대 중반 방시혁이 운영하던 작곡 커뮤니티에 곡을 올리면서 빅히트엔터테인먼트와 인연을 맺었다. 당시 올린 곡이 좋은 평가를 받았고 에이트의 ‘돌아와 줘’와 임정희 ‘러브’ 등이 음반에 수록됐다. 
방탄소년단(BTS)은 원래 ‘랩 하는 아이들로 구성된 힙합 아이돌’이었다. 힙합을 베이스로 퍼포먼스를 제대로 소화하는 팀, 10대와 20대의 이야기를 직접 전하는 팀으로 기획했다. 하지만 ‘퍼포먼스가 돋보이는 힙합 음악’을 구성하기란 쉽지 않았다. 2014년 정규 1집 〈DARK&WILD〉의 ‘데인저(Danger)’가 기대만큼 반향을 일으키지 못하면서 고민에 빠졌다. 하지만 멤버 전원이 음악을 진심으로 좋아하고 열심히 한 데다, 방시혁 대표 역시 본연의 색깔을 찾을 때까지 기다려줬다. 이후 ‘아이 니드 유(I Need You)’가 인기를 모으면서 피독의 표현에 따르면 ‘BTS의 초석’이 만들어졌다. 
피독은 대학에서 음악교육을 전공한 게 아티스트와 수업을 할 때 도움이 된다고 했다. 그는 주입식 교육보다는 자발적인 참여로 수업을 이끌어가는 편인데, 처음에는 힙합을 주제로 한 영화를 BTS 멤버들과 함께 보기도 했다. 에미넴이 주연한 영화 〈8마일〉을 보면서 힙합 하는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과 가사 만드는 법 등을 함께 관찰했다. 그가 과제를 내주면 멤버들은 빡빡한 스케줄 속에서도 비행기에서 가사를 써서 보내기도 하고, 스케줄을 마친 늦은 밤에는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연습실로 모여들었다. 
모자이크를 이어 붙이는 역할
곡을 만드는 과정은 이렇다. 방시혁 대표와 멤버들이 모두 모여 회의를 한다. 곡에 대한 주제가 정해지면 각자 비트를 만들고 가사를 쓴다. 비트를 정하면 그에 어울리는 소재를 찾아 가사에 맞춰 매칭한다. 피독의 생각은 ‘비트가 먼저’다. 비트가 좋아야 가사가 잘 붙는다. 가사는 90% 정도 멤버들이 직접 쓴다. ‘힙합 아이돌’인 만큼,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게 맞다는 게 이들의 공감대다. 모르거나 경험하지 않은 이야기는 하지 않는다. 이때 멤버 여러 명의 아이디어를 교통정리 하는 것도 프로듀서의 일이다. 함께하는 시간이 쌓이다 보니 공동 작업에 걸리는 시간도 점점 줄어들고 있다. 
BTS의 음악에는 서사가 있다. ‘러브 유어셀프(Love yourself)’를 주제로 기승전결의 4단계가 펼쳐지는 게 그 예다. 이전 앨범의 아우트로(outro)와 다음 앨범의 인트로(Intro)가 연결되기도 한다. 피독은 이 앨범의 시리즈로 2018년 작사·작곡 부문 저작권 1위에 올랐다. 2018년 5월과 8월에 발매한 앨범 〈러브 유어셀프 전(轉) 티어〉와 〈러브 유어셀프 결(結) 앤서〉가 빌보드 메인 앨범 차트 ‘빌보드 200’ 1위에 오르면서 각 앨범의 타이틀곡이었던 ‘페이크 러브’와 ‘아이돌’은 빌보드 싱글 차트 ‘핫 100’에서 각각 10위와 11위에 올라섰다. 덕분에 그는 작년 한 해 동안 저작권 사용료를 가장 많이 받은 작가로, 2018년을 빛낸 대중음악 작가로 뽑혔다.



3. BTS의 길을 만든 사람들 | 프로듀서 슬로우 래빗

따스한 노래에는 항상 그가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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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Mnet MAMA에서 BTS는 ‘올해의 아티스트상’을 수상했다. 피독은 한 청년이 눈물을 훔치는 모습을 SNS에 올리고 “울지마”라고 적었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소속 프로듀서 슬로우 래빗(Slow Rabbit)이다. 1988년생으로 본명은 권도형이다. 2017년에도 MAMA는 방탄소년단의 손을 들어줬다. 그는 자신의 SNS에 이들의 수상 현장이 담긴 사진을 올리며 이렇게 적었다. 
“수상한 것도 좋았지만, 수상 소감이 너무 좋았다. 이들은 이미 최고의 가수다 # BTS가 역시 최고임.”


슬로우 래빗은 ‘방탄의 동생’이라 불리는 투모로우바이투게더, 줄여서 TXT의 프로듀서를 맡았다. 빅히트가 방탄소년단에 이어 6년 만에 론칭한 신인 그룹이라 더욱 화제를 모았다. 이들은 지난 3월 4일 데뷔 앨범 〈꿈의 장 : STAR〉를 발매했다. 이들의 앨범 역시 유년기를 거친 소년이 만나 하나의 꿈을 꾸고, 그 꿈을 이뤄가는 과정을 담았다. BTS처럼 이들 역시 ‘서사가 있는 그룹’으로 커나갈 가능성이 크다. 이 모습을 지켜본 팬들은 “이번 앨범의 메인 프로듀서가 슬로우 래빗임을 확인했다. 방탄소년단 앨범 크레디트를 번갈아 보는데, 같은 참여진이 보여도 뮤직 프로듀싱팀과 비주얼팀의 움직임이 묘하게 다르게 느껴지고 새로운 이름들이 보여 재밌었다”고 말했다.
4. 
BTS의 길을 만든 사람들 | 슈프림 보이
BTS 데뷔조에서 BTS 프로듀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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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방탄소년단의 데뷔 전 연습생 멤버 중에는 가수 아이언, 슈프림 보이, 일레븐, 키도 등이 있었다. 데뷔조에는 이들이 빠지고 정국, 진, 뷔, 지민이 들어왔다. 프로듀서 피독은 이에 대해 “힙합을 기반으로 한 아이돌로 방향을 잡으면서 춤과 퍼포먼스를 힘들어하는 멤버들이 정리되는 과정을 겪었다”고 말했다. 
슈프림 보이는 이후 BTS의 프로듀서로 참여했다. 1994년생인 슈프림 보이의 본명은 신동혁, 현재도 프로듀서와 래퍼로 활동 중이다. 2011년 열여덟의 나이에 틴탑의 노래 ‘First Kiss’를 작사·작곡했다. 2013년 방시혁 대표는 “슈프림 보이는 이제 스무 살인데 프로덕션 쪽에 재능이 뛰어나다. 글램의 곡을 썼고 BTS 음악에서도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나는 직접적으로 관여하지 않고 이 친구들의 시야를 열어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후 BTS의 데뷔 앨범인 〈2 COOL 4 SKOOL〉의 인트로 곡 외에 다수의 곡과 2014년 BTS의 ‘상남자’ ‘등골브레이커’ ‘JUMP’ ‘호르몬 전쟁’ 등의 작사·작곡에 참여했다. 
작곡가 브라더수는 음악 평론가 김영대가 쓴 책 《BTS:THE REVIEW》에서 이렇게 말했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작업 방식은 주로 팀으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 작업 스튜디오가 빅히트 사옥 한 층에 나란히 위치해 있는데, 앨범 작업 기간 내내 그곳에서 작업자들끼리 새로운 멜로디나 트랙, 가사가 나오면 즉각적으로 소통해가면서 곡을 완성해나갔다. 과정이 송 캠프(song camp)와 유사하지만 세션 단위로 진행되는 느낌이라기보다 매일 자연스럽게 진행되는 작업처럼 느껴졌다.”
BTS의 정체성을 나누는 존재
또 그는 각 프로듀서가 가진 강점도 언급했다. BTS의 음악이 유기적이고 스토리텔링이 가능한 이유로 방시혁 대표가 가진 독창적인 아이디어와 멜로디, 콘셉트 그리고 피독이 가지고 있는 놀라울 정도로 넓은 음악적 스펙트럼과 장르에 대한 이해도, 세련되고 풍성한 사운드를 꼽았다. 여기에 슬로우 래빗의 강점인 따스하고 달콤한 감성과 슈프림 보이가 가진 트렌디하고 강렬한 야성적인 느낌이 공존하고 어우러지면서 시너지가 난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2017년 ‘BTS LIVE TRILOGY EPISODE III THE WINGS TOUR THE FINAL’의 피날레 무대에서 슈프림 보이는 BTS와 함께 무대에 오르기도 했다. BTS는 초심으로 돌아가자는 의미로 정통 힙합 곡 ‘We are Bulletproof’ part 1, 2와 ‘힙합성애자’를 연달아 불렀다. 그리고 래퍼 라인 RM, 슈가, 제이홉의 시그니처 랩 ‘Cypher’ 메들리가 시작됐을 때 슈프림 보이도 DJ로 무대에 등장했다. 그는 ‘Cypher part 1’부터 ‘Cypher 4’까지 디제잉을 하면서, 자신이 피쳐링으로 참여한 ‘Cypher pt.3’ 는 직접 부르기까지 했다. BTS에게 슈프림 보이는 힙합을 기반으로 한 아이돌이라는 초심, 그 정체성을 함께 나누는 존재다.
5. BTS의 길을 만든 사람들 | Plan A 김상욱 PD
무대에서 그들이 가장 빛나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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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4일 BTS의 월드 스타디움 투어의 포문을 연 미국 LA 로즈볼 공연장. 순식간에 부풀어 오른 거대한 표범 조각상과 초대형 미끄럼틀, 공연의 마지막을 불꽃놀이와 함께 장식한 거대한 BTS 로고 등 압도적인 무대 장치는 방탄소년단의 노래와 춤, 공연을 한층 돋보이게 했다. 솔로 무대에서 정국은 그네를 타고 스타디움 한가운데를 날아다녔고, RM은 손끝에서 하트가 뿜어져 나오는 마법 같은 무대를 펼쳤다. 콘서트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중앙통제장치로 움직이는 아미밤이었다. 세 시간 남짓, 22곡이 공연되는 동안 아미밤은 분홍색과 보라색, 파란색 등으로 시시각각 바뀌며 광활한 공연장을 지상 최대의 캔버스로 탈바꿈시켰다. 
감격스러운 것은 6만 명이 운집한 스타디움에서 ‘한국어 떼창’이 울려 퍼진 것. ‘쩔어’ ‘불타오르네’ ‘아이돌’ ‘페이크 러브’ 등 BTS의 인기곡이 나올 때마다 국적, 나이 불문 모두가 한마음으로 ‘BTS’를 외쳤다. 멤버들은 “드디어 꿈꿔왔던 또 하나의 꿈이 이뤄졌다. 이 자리는 아미 여러분이 만들어준 무대”라며 팬들에게 고마움을 표현했다. 이어 “이 순간을 잊지 못할 것이다. 사랑한다”고 외쳤다. 
BTS의 노래와 퍼포먼스를 완벽한 버전으로 즐길 수 있는 무대는 단연 콘서트장이다. 멤버들 각각의 매력을 최상으로 끌어낼 무대 장치와 마법 같은 퍼포먼스는 모두 공연 연출팀 Plan A의 손과 머리에서 탄생했다. 
Plan A는 BTS의 2013년 데뷔 쇼케이스부터 지금까지 대부분의 공연을 맡아 연출했다. BTS가 2000석 규모의 공연장에서 체조경기장과 고척스카이돔을 거쳐 9만 석의 로즈볼로 팬덤을 키우는 동안 Plan A의 무대 연출도 발전을 거듭해왔다. 
2015년 일본 투어에서는 ‘Wake Up : OPEN YOUR EYES’라는 타이틀에 착안해 눈 모양을 형상화한 세트를 만들었고, 2017년 콘서트에서 열기구를 띄워 멤버들이 고척돔 상공으로 날아가는 장면을 연출했다. 또 2018년 팬미팅(MUSTER) 무대에 지름 9m의 거대한 아미밤을 설치하는 등 그들이 만든 무대는 화제였다. Plan A를 세우고 지금까지 이끌어온 중심에는 대표 프로듀서 김상욱이 있다.
관객과 출연자의 감정 수준 상향 평준화
대원외고 불어과와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김상욱 PD는 대학 시절 공연 아카데미에서 실력을 쌓았다. ‘좋은콘서트’와 ‘Mnet’에서 콘서트 연출 제작 PD로 일했고, 2012년 공연 연출팀 Plan A를 만들어 JYP US Tour와 원더걸스 월드 투어, CNBLUE 월드 투어 등 국내 가수의 굵직한 콘서트를 맡아왔다. 프로듀서로는 본명을 쓰고, 연출자로는 ‘착한 오리’라는 별명을 쓴다. 
김상욱 PD는 자신의 에세이 《김피디의 쇼타임》에서 “콘서트는 그저 가수가 노래하는 것이 아니다. 출연자와 연출자가 관객과 나누고 싶은 이야기를 가창, 안무, 연주, 조명과 영상 등 다양한 방법으로 들려주고 보여주는 약속”이라고 연출 철학을 이야기했다. 
“공평할 공(公)에 펼칠 연(演)을 쓰는 ‘공연’이라는 단어. ‘공평하게 펼친다’라는 이 단어의 정의에서 ‘공평함’의 대상은 모든 관객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그 대상은 관객뿐만 아닌 출연자까지 포함해야 옳다. (중략) 관객과 출연자가 서로를 자극하고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감정의 수준을 공평하게 상향 평준화시키는 것. 이것이 내가 아는 한에서 ‘성공한 공연’의 정의이다.”
- 《김피디의 쇼타임》 중
6. BTS의 길을 만든 사람들 | 퍼포먼스 디렉터 손성득
‘보는 음악’을 완성하는 BTS의 몸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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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시혁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대표는 평소 BTS에 “이어폰으로 듣는 노래는 한계가 있다. 무대를 보고 집중할 수 있는 음악을 해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보는 음악’의 정점으로서 퍼포먼스는 큰 비중을 차지한다. BTS는 데뷔 초부터 꽉 짜인 군무와 파워풀한 퍼포먼스를 무기로 내세웠다. BTS의 안무 전반을 책임지는 손성득에게 단순히 ‘안무가’가 아닌 ‘퍼포먼스 디렉터’라는 이름이 붙은 것도 이 때문이다. 
퍼포먼스 디렉터는 안무를 포함해 가수의 표정이나 제스처 등 무대 위에서 보이는 모든 것을 총괄한다. ‘불타오르네’ ‘Not Today’ ‘피 땀 눈물’ ‘DNA’ 등 데뷔부터 함께하며 날카로운 군무와 화려한 제스처로 BTS에 날개를 달아준 이가 바로 손성득 디렉터다. 
그가 안무가의 길에 들어선 건 중학교 3학년. 그룹 신화의 안무를 맡으면서다. 부모님은 “최고가 안 되도 되니 최선을 다해라”는 말로 그를 응원했다. 이후 방시혁 대표와의 친분으로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연습생들 레슨을 도와주다 본격적으로 신인 그룹을 준비하며 식구가 됐다. 1983년생인 그는 꾸준히 방송 안무 외길을 달려 경력 20년 차를 넘겼다. 2019 가온차트 뮤직 어워즈에서 ‘올해의 커리어그라피상’을 받았고, 지난해는 엠넷 아시안 뮤직 어워즈 ‘베스트 안무가상’, 아시아 아티스트 어워즈에서 ‘베스트 퍼포먼스 디렉터상’ 등을 수상했다. 또 2016년에는 한류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표창을 받았다.
BTS의 성공은 ‘연습의 결과’
빅히트는 앨범을 발표할 때 팀을 구성해 유기적으로 움직인다. 먼저 곡이 나오면 그때부터 전체적인 콘셉트를 함께 결정하고 안무를 짜기 시작한다. 그룹의 성향과 방향, 멤버 하나하나의 특성과 개인기, 춤 실력 등을 모두 고려해 이를 최대한 돋보일 수 있게 만드는 게 그의 일이다. BTS 팬 아미 사이에서 그를 ‘믿고 보는 갓성득’이라 부르는 이유다. 
‘성공은 연습의 결과’라는 게 손성득 디렉터의 철학이다. 신곡 발표 전까지 BTS 멤버들은 거의 모든 시간을 안무 연습에 쏟아 붓는다. 그러다보니 손 디렉터는 상당 시간 멤버들과 함께 한다. ‘안무가와 아티스트와의 관계’를 묻는 말에 “같이 땀 흘리며 뒹구는 관계”라고 답하기도 했다. 그런 만큼 각각 멤버들과 에피소드가 많다. 언론 인터뷰에서 BTS 데뷔 전 정국을 데리고 한 달간 미국으로 춤 연수를 다녀온 일화나 자신이 자리를 비운 동안 제이홉이 알아서 멤버들을 연습시켰던 일, 또 욕심 많은 ‘연습벌레’ 지민이 새벽까지 연습하며 자신의 부족한 점을 채워갔던 일 등을 세세히 언급하기도 했다. 
7. BTS의 길을 만든 사람들 | 뮤직비디오 감독·아트 디렉터 룸펜스‘
BU(Bangtan Universe) 세계관’의 숨은 퍼즐 설계자
https://topclass.chosun.com/board/view.asp?catecode=R&tnu=201906100014
전방위 예술로 ‘제2의 백남준’으로 불려
룸펜스는 광고와 순수 예술 사이를 넘나들며 전방위 예술을 펼치고 있다. 그가 BTS 뮤직비디오를 작업하기 전, 아티스트로서 대중의 주목을 받은 건 국회의사당 위로 로보트 태권V 영상을 쏘아 작업한 미디어 파사드다. 국회의사당 돔이 태권V의 비밀기지라는, 어릴 적 들은 허무맹랑한 루머를 눈앞에 현실로 펼쳐지게 했다. 이 작품으로 룸펜스는 ‘제2의 백남준’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그는 타이거 JK와 작업을 하면서 뮤직비디오 감독에 입봉했다. 조용필의 히트작 ‘Hello’ 뮤직비디오와 ‘롤리타 오마주’로 논란이 있었던 아이유의 ‘스물넷’도 그의 작품이다. 이외에도 윤미래, 김동률, 이효리, 원더걸스, 선미, 소유, 현아, 윤아, 국카스텐 등 쟁쟁한 뮤지션들과 함께 작업하며 K팝을 대표하는 비주얼 아티스트로 성장해왔다.
룸펜스의 작품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여러 뮤직비디오에 일관되게 흐르는 ‘BU(Bangtan Universe) 세계관’에 대해 알아야 한다. 마치 마블의 히어로들이 각자의 스토리를 가지고 여러 영화에서 일관된 캐릭터를 연기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BTS 멤버들도 그 스토리에서 각각 특정한 캐릭터를 가지고 있다. 각각의 아픈 사연을 가진 청춘들이 함께 어울리면서 생기는 그 스토리는 시간을 되돌리는 타임슬립 구조 까지 가지고 있어 매우 복잡한데, 룸펜스는 이를 뮤직비디오를 통해 치밀하게 구현해낸다. BU 세계관을 알지 못하면, 5억뷰를 넘은 〈페이크 러브(Fake Love)〉 뮤비 내용을 하나도 이해할 수 없다. 
이런 일관된 스토리가 암시적으로 깔려 있는 가운데, 각각의 뮤비는 또한 그 곡이 담고 있는 메시지를 시각적으로 극대화한다. 예를 들어 ‘봄날’의 뮤직비디오는 방시혁 대표가 모티브로 제안한 어슐러 르 귄의 단편소설 〈오멜라스를 떠나는 사람들〉에 영감을 얻어 만들었는데, 소설 속에 등장하는 희생양에 대한 이야기가 영상 곳곳에 숨겨져 있다. 지민이 들고 있는 신발이나 버려진 옷가지, 모텔 간판에 적힌 ‘오멜라스’와 같은 오브제라든가, 설국 열차에서 내려 벌판의 나무에 신발을 거는 행위 등에 담긴 상징성은 심오하다. 
8.
BTS의 길을 만든 사람들 | DJ 스티브 아오키
美 음악 시장 강타 도운 BTS의 ‘고마운 삼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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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BTS)이 미국의 주류 음악계를 장악하게 되기까지 분기점이 된 딱 한 곡을 굳이 꼽는다면, ‘MIC drop’ 리믹스 버전일 것이다. 일렉트로닉 음악계를 대표하는 세계적인 디제이 스티브 아오키(42)가 리믹스한 곡이다. BTS의 강렬한 힙합 스타일은 아오키의 손을 거치면서 한층 더 감각적으로 완성됐다. 음원 공개 직후 이 곡은 미국을 포함해 전 세계 50개국 아이튠즈 차트 1위를 기록했다. K팝 그룹 최초였다. 
이 곡을 통해 BTS의 뮤직비디오를 처음 접한 미국인이 많다. 이전까지 K팝을 서브 컬처로 폄하하며 멀리하던 영어권 사람들은 ‘도대체 누구기에 스티브 아오키와 협업을?’의 심경으로 BTS의 곡을 찾아 들었다. 이후 BTS의 팬이 된 미국인들이 많다. 엇비슷한 K팝 보이그룹이겠거니, 지레 생각하던 이들은 BTS의 개성 넘치는 스토리와 음악성에 매료되면서 아미가 되어갔다. 
아오키와 BTS의 협업은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현재 진행형이다. 아름다운 발라드풍의 ‘전하지 못한 진심’과 ‘웨이스트 잇 온 미(Waste it on me)’도 아오키와의 협업을 통해 탄생했다. ‘Waste it on me’는 노래 가사 전체가 영어로 된 최초의 곡으로, 역시 발매 직후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전 세계 66개국에서 아이튠즈 1위를 휩쓸었다. 
아오키는 “K팝 아티스트가 다양한 스타일의 음악을 하고, 여기저기서 찾고, 미국 스타디움 공연을 매진시킨 사례는 지금까지 없었다”면서 “BTS와 함께 작업할 수 있어 영광이었고, 감사하다”고 말했다. 
세계에서 비행기를 가장 많이 탄 뮤지션
스티브 아오키는 일본계 미국인이다. 아버지 로키 아오키는 일본 프로레슬러 출신이다. 레슬러팀이 미국으로 오면서 미국에 정착했고, 이후 즉석철판요리전문점 ‘베니하나’로 성공하면서 외식업계의 큰 손이 됐다. 어떻게 하면 사람들을 즐겁게 하는지에 대해 타고난 감각을 가진 아버지를 닮아 아오키 역시 대중의 기호를 기막히게 읽어낸다. 수만 명 규모의 음악 페스티벌에서 ‘퍼포먼스의 신’으로 불리며 객석을 흥분의 도가니로 만드는 일에 귀재가 된 데는 아버지의 DNA가 적지 않다. 
성실성이 남달라 살인적인 스케줄을 소화해내기로 유명하다. 세계에서 비행기를 가장 많이 탄 뮤지션으로 기네스북에 등재될 정도라니 말 다했다. “잠은 죽어서나”라는 말은 아오키의 어록으로 회자된다. 
아오키와 BTS의 인연은 2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아오키는 SNS를 통해 BTS의 여러 모습을 보면서 꼭 만나고 싶어 했고, 그 바람은 2017년 5월에 이뤄졌다. 아오키는 자신의 집으로 BTS를 초대해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첫 협업곡 ‘MIC drop’은 그 이후에 탄생했다. 
같은 아시아인으로서 BTS가 콧대 높은 서구의 문화 장벽을 부쉈다는 데 감회가 남다르다는 아오키는 “BTS는 모든 아시아인에게 희망을 주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영어로 노래하는 대스타들도 이루지 못한 성과를 냈고, 결과적으로 아시아인들이 주류 음악계를 장악하게 된 것에 함께할 수 있어서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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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기사에 언급된 룸펜스 감독의 과거 작품, 국회의사당 태권브이를 즐감하세요.

댓글
  • 평행선 2019/05/30 06:28

    잘 읽었습니다
    순식간에 읽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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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킹캉MVP 2019/05/30 06:33

    아주 정직한 제목이네요. 스크롤 압박 주의 ㅋㅋㅋ
    긴 글 정독했습니다.-_-V (로보트 태권 V)
    긴 글에 긴 댓글을 달고 싶은 마음이 크지만
    이 글을 읽고 생각나는 문장이 딱 하나입니다.
    총합은 부분의 합보다 크다!!!!! 버럭~~~캬캬캬~~~ㅋ
    정말 멋지고 노력하는 천재들이 바글바글거리는 환상의 팀입니다.
    재능이 가득한 사람들이 노력까지 하는 모습을 보는 즐거움이란~^^
    상쾌한 새벽에 잘 읽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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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aebaknaza 2019/05/30 06:33

    재밌게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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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킹캉MVP 2019/05/30 06:33

    참, 올려주신 로보트 태권브이 처음 봤는데 정말 멋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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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푸에고 2019/05/30 08:15

    질읽었습니다 슈프림보이도 데뷔할뻔했었군요 ㅎㅎ방탄은 각분야의 인재들의 성공적인 협업의 결정체군요. 저렇게 여러박자가 착착 들어맞기 정말 쉽지 않을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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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뮌헨 2019/05/30 08:48

    방탄의 성공뒤에는 멤버들의 노력뿐만 아니라, 저렇듯 자기분야에서 최고의 재능과 헌신을 가진 분들의 도움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것 같아요. 피독이 멤버들의 창의적 역량을 길러주기 위해 같이 음악영화를 보고 과제를 내주고 같이 곡을 쓰고 하는부분을 예전부터 인상적으로 느꼈습니다. 아이즈너라는 교육자가 추구했던 방향이 생각나기도 했고..원석을 얼마나 갈고 닦고 세상에 빛나는 보석으로 내놓느냐는 장인들의 도움이 크니까요. 소중한 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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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름앨리스 2019/05/30 09:28

    그는 자신이 노래를 잘 부르지 못해서 가이드 버전을 정국이 해줬는데, 그 느낌이 너무 좋아 지금도 집에 갈 때는 가이드 버전을 듣는다고 했다.
    슬로래빗님// 같이 듣죠? 저도 좋아요 노래 좋아합니다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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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커피커피컵 2019/05/30 09:55

    [리플수정]김영대씨 평론 읽으려고 갔던 링크에 시리즈가 있길래 나중에 보려고 북마크 해뒀는데 이렇게 모아주셔서 감사합니다.
    방시혁, 피독, 슬로우래빗, 슈프림보이, 김상욱공연연출PD 모든 사람이 정말 핵심적인 역할을 했네요. 연말시상식마다 창의적이고 멋진 무대로 대거 입덕을 불러오게만든 공연연출이 누구작품인지 궁금했는데 잘봤습니다. 룸펜스감독이나 스티브아오키는 방탄과 독점적으로 일하는 분들은 아니지만 역시 큰 역할을했죠. 방탄 뮤비를 가로지르는 세계관은 그렇게 긴호흡으로 치밀하고 미학적으로 서사를 이어가는거 자체가 정말 대단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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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푸에고 2019/05/30 09:57

    여름앨리스// 저도 제발요 가이드 내놔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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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매일이여행 2019/05/30 10:57

    고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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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로눈팅러 2019/05/30 22:45

    웅핫.. 잘시간이라 주말에 정독해봐야겠어요.
    슬쩍 봤는데, 아미라면 꼭 봐야 할 글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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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pringday 2019/05/31 02:56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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