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옆에 누워있네요 썰

오늘 한잔 했네요
오픈카톡에서 한 여자를 만났습니다.
오픈카톡 해본 분들 알겠지만 정말 사람과 사람사이 뒷얘기의 끝판왕을 달리는 곳이죠.
어느날 지금 제 여자한테 전남친이 맨날 몸의 대화만 요구하더라. *띠 모임 이라는 밴드 모임으로 알게 됐는데 충북지역이라는 점이 가깝고 친근햬서 만났답니다.
근데 상대방이 맨날 '바쁘다'는 이유로 200일을 만나면서 바빠. 안돼. 하다가도 오늘 저녁에 술 마시고 운동(여러분이 생각하는 그거)할까? 하면
모든 일 다 제쳐두고 왔다고 합니다.
나주에서 출장,
거주지는 창원,
실 생활지는 청주,
사업소 이전으로 나주.
아니 무슨 중소기업 주임에 지역을 네개나 갖고 오고가고 한대요.
저도 중소기업 대표이지만
일주일에 네 군데를 '거주지'로 정해가며 지내야 할 만큼 출장을 보내지는 않아요.
그래서 아무리 생각해도 넌 이용당하고 있다. 맥주나 한잔 하며 속상한 거 얘기 좀 해라 했어요.
그렇게 스몰비어에서 매일 하소연하는 거 들어주다보니 한 달에 두어번 만나면서 만날 때마다 그런거나 요구하는 애 말고 나 한번 만나볼래 라는 말을 했습니다.
내가 못생겼어도 너 걔보단 행복하게 해주겠다 뭐가 문제냐 했더니
자기가 지금까지 사랑한 감정이 아깝다고 했습니다.
사랑한 감정이 아까워서 앞으로 사랑할 자신이 없다니...
그러면 사랑 받아본 적은 있냐고 했더니
한달에 한번씩은 뽀뽀를 해준대요.
그래서 뽀뽀가 그렇게 중요하냐
하고 쪽 했는데
전 남친은 이런 당연한 게 한번도 없었대요.
그렇게 만나게 됐는데 아까 말한 오픈톡에서 별에 별 소문이 돌더라구요.
임신을 시켰는데 책임을 진다더라
돈이 많아서 만난다더라
이런 얘기 들으면서 아 외로운 사람들 모이는 곳엔 항상 더러운 소문이 도는구나 싶더라구요
그래서 거기 다 나오고 둘이 새로이 시작하기로 했어요.
집도 없구요
차도 없구요
중소기업 대리로 그냥저냥 버티고 있고
상대방은 학교 다시 다니고
공부하느라 학자금 대출 빚만 잔뜩 쌓여있어요
그래도 떡볶이 먹으면서 순대를 추가할까 말까 가위바위보 하는 행복한 커플이 돼서
곧 웨딩드레스 입힐 예정입니다.
폐쇄적이면서 공개젹인 어느 공간에 살며 지금도 사람을 찾기 위해 허우적거릴 누군가에게.
- 봤냐. 이 못난 오징어도 사랑을 한다. 누군가를 욕하고 비판하고 까내리기 이전에 간보고 내가 만났던 사람에 대해 폄하하고 다른 사람의 연애에 불만갖는 너희들.
평생 거기 있을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