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떡밥투척] 서태지의 시대는 끝났죠.

서태지는 '문화대통령'이란 수식어에 대해 "누가 좀 빨리 가져갔으면 좋겠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서태지의 시대는 90년대에 끝났다고 생각한다"고 얘길하쥬.
사실 뭐 요즘 나와봐야 후배 가수들 한테 무참히 발릴 그런 가수죠.
그와중에 표절논란은 꼬리표로 붙을거구요....
근데 '서태지의 시대'의 시대가 끝난건... 비단 서태지가 표절가수여서 끝난건 아니쥬....
서태지가 데뷔한지 한 30년 되어 가나요?
근데 그동안 시대가 많이 변했고, 이땅의 젊은층들이 변했죠.
"그런 가르침은 됐어"하던 서태지 시대의 청춘들은 IMF와 단군 이래 최고 취업난을 겪으며...
이제는 조직에 가장 순응적인 어른이 되었죠.(저포함... 지금 자게이들 세대요 ㅋㅋㅋ)
하지만, 요즘의 청춘은 공무원 되기와 대기업 입사를 일생 일대의 목표로 삼았죠.
가요 사전심의에 반발하고 방송국이라는 "갑"에 맞서 싸우는 서태지의 모습에 환호했던 우리세대와는 달리....
요즘은 착실하게, 그리고 순응적으로 트레이닝을 거쳐 대형기획사라는 스펙을 갖춘 아이돌 스타에 환호하고 있죠.
시대는 여전히 '유감'이지만, 이를 노래하는건 요즘 시대에 대단히 촌스러워 보입니다.
'싸구려 커피'를 마시며. "장판이 나인지 내가 장판인지" 헛갈려하던 청춘은 분노보단 자학을 즐겨버리죠.
"우린 아직 젊기에, 괜챃은 미래가 있기에"라고 노래하기엔... 윗세대의 좌절을 너무 많이 봤습니다.
그래서 지금의 청춘을 제일 잘 그려낸건, 이런 '시대유감'을 겪고도....
"열심히 안한건 아닌데... 내가 열심히 안한걸로 치겠다"며 차라리 화살을 자신에게 돌리는게 더 속편한 미생의 장그래죠.
요즘 시대엔.... 분노해봤자, 자기 손해니까요.
'교실이데아'를 논하는 대신 '공부의 신'이 되길 원하는 시대 아닙니까...
'발해'를 꿈꾸기 보다, 원어민과 같은 영어발음을 갖길 원하는 시대 아닙니까...
소격동의 냇물보다... 삼청동의 맛집이 더 궁금한 시대아닙니까...
내꺼인듯 내꺼아닌 내꺼같은 너를 분석하고, 통장에 찍힌 5억원을 자랑하는 시대입니다.
어차피 언제나 유감이었던 시대... 연애와 돈벌기가 지상 최고 과제인 시대.
이런 시대에 서태지처럼 음악으로 사회적 담론을 건드릴 그런 '촌스런' 뮤지션은 이제 없겠죠.
그래서 서태지의 시대는 끝난거죠. ㄷㄷㄷㄷㄷㄷㄷㄷ
자게에선 서태지가 '표절'때문에라도 요즘엔 안된다 하실텐데...
물론 그 말씀도 맞는데요.... 저는 그보다 시대가 달라진게 가장 큰 이유가.. 그렇게 생각합니다유....
오늘 뻘글 여기까지 하고 자야겠습니다. 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