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국민적 만화가인 아다치 미츠루의 스포츠 소년만화 (2005~0210)에는 야구소년 키타무라 코우와 야구소녀 츠키시마 아오바가 남녀주인공으로 등장한다. 그런데 이 두사람의 관계가 꽤나 복잡하다. 코우가 초등학교 5학년 때 사별했던 꼬마연인 와카바가 바로 아오바의 연년생 친언니이기 때문이다.
너무나 사랑하는 언니의 애정을 변변찮은 녀석 주제에 독점하고 있다는 이유로 혹은 또 다른 이유(?)인지 몰라도 아오바는 꼬마시절부터 코우에 대해 온갖 트집을 다 잡아가며 유난스러울 정도의 적개심을 보인다. 그런 아오바에게 어느 날 와카바가 묻는다. 너는 도대체 어떤 남자가 좋으냐고.. 이에 대해 아오바는 "160km/h짜리 직구를 던질 수 있는 남자."라고 답하며 벽에 걸려있는 야구선수 브로마이드를 물끄러미 바라보는데, 그 브로마이드 속의 투수는 일본 프로야구 야쿠루트 스왈로즈 소속 백넘버 53번이었던 우완 정통파 투수 이가라시 료타이다.
五十嵐亮太(이가라시 료타, 1979년생)
이가라시 료타는 2004년 6월 3일 한신 타이거스와의 경기에서 158km/h의 공을 던져 당시 일본 프로야구 무대에서 가장 빠른 스피드의 타이기록을 세웠다. 그리고 9월 20일에 열린 대 한신 전에서는 158km/h짜리 공을 총 4회나 던져 "강속구 임금"이란 칭호까지 얻게 된다.
여담이지만 나름 미남형의 얼굴을 가진 이가라시 료타는 일본의 톱스타 기무라 타쿠야를 닮은 외모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야구계의 기무라 타쿠야'라고.. 여튼.. 이가라시 료타는 기무라 타쿠야가 속해있는 일본의 엔터테이너 그룹 SMAP의 오락 프로그램 [smapxsmap] - '비스트로 스맙' 코너에 출연하여 실제로 기무라 타쿠야와 대면하기도 하였다.
제일 큰 키에 안경 낀 사람은 '미스터 스왈로즈' 후루타 아쓰야로 [H2]의 명포수 노다 아츠시 모델이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의 연재가 시작된 날인 2005년 5월 11일, 요코하마 베이스타스의 용병투수 마크 크룬이 159km/h를 던져내어 일본 프로야구 최고 구속 기록을 깨트려버린다. 그렇지만 여전히 이가라시 료타의 158km/h는 이라부 히데키(93시즌), 야마구치 카즈오(02시즌)와 함께 일본인으로선 가장 빠른 구속이었다.
무의식에선 코우의 160km/h를 기대하고 있는 아오바.. 그러나 의식상태로 돌아오면..
2005년 7월19일 고시엔 구장에서 벌어진 한신 타이거스전에서 마크 크룬은 161km/h 던져 자신이 세운 최고 구속 기록을 다시 만들었고, 요미우리 자이언츠로 옮긴 2008년 6월 1일 소프트뱅크전에서는 162km/h를 던져내어 최고 기록을 또 한 번 경신한다. 그리고 의 연재가 끝난 뒤인 2010년 8월 26일에는 야쿠르트 소속의 사토 요시노리가 161km/h를 던져 일본인 최고 구속 기록도 경신되었다.
요미우리 시절의 마크 크룬과 야쿠르트의 사토 요시노리
내용참조 : 五十嵐亮太 - Wikipedia / 球速 - Wikipedia
그런데..
의 연재가 종료된지 2년이 지난 2012년의 여름 어느 날, 고교 야구경기에서 일본 전역을 들썩이게 한 대사건이 벌어졌다. 고시엔 예선에서 실제로 160km/h의 공을 던져버린 고교투수가 출현한 것이다. 그 주인공은 이와테현 하나마키히가시 고등학교 3학년인 오타니 쇼헤이(大谷翔平).
"구속 160km" 日 고교 괴물투수 등장에 열광(2012/07/20)
https://news.tf.co.kr/read/baseball/1061534.htm
오타니 쇼헤이는 고교 1학년 가을부터 팀의 에이스가 되었는데 그때의 최고구속은 147km/h이었다. 그리고 2학년 봄의 고시엔 선발대회에서 다시 151km/h를 던져내었고, 3학년인 고시엔 예선전에서 고교 야구선수 최초로 160km/h의 구속을 기록한 것이다. 그러나 다음 시합이었던 예선 결승에서 5실점을 하며 패하여 고시엔 본선무대에는 오르지 못했다.
고시엔(甲子園)
원래는 일본 혼슈 효고현 니시노미야시(日本本州兵庫県西宮市)의 남동부 지구의 지역명으로 프로야구팀 한신 타이거즈(阪神タイガーズ)의 홈구장이 위치하고 있다. 이 구장을 한신 고시엔 구장(阪神甲子園球場), 또는 고시엔 구장이라 부르며, 전통적으로 일본의 전국 고교야구 대회가 이곳에서 행해져 왔다. 이로 인해 두차례(봄철의 선발대회와 여름철의 본대회)에 걸쳐서 행해지는 일본의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자체를 일컫는 말로도 쓰인다.
고교 졸업 후 바로 니혼햄 파이터스에 입단한 오타니 쇼헤이는 지명타자제도를 채택하고 있는 퍼시픽리그 소속임에도 불구하고 '투타 겸업'을 선언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네이버 지식백과] 지명타자제도 [designated hitter system, 指名打者制度]
야구경기에서 투수 대신 타격만 하는 타자를 두는 제도로, 투수 이외의 야수 대신 지명타자를 쓸 수는 없다. 미리 지명된 대타자는 투수가 타순일 경우에는 몇 회라도 대타로 출장할 수 있으며, 투수는 그대로 경기에 남을 수 있다. 한국에서는 프로야구와 대학 및 실업리그에서 이 제도를 도입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아메리칸리그에서는 적용되고 있으나 내셔널리그에서는 현재까지도 이 제도를 채택하고 있지 않고 있고, 일본의 경우 퍼시픽리그에서는 이 제도를 채택하였지만 센트럴리그에서는 그렇치 않다. (두산백과)
'투타 겸업' 오타니 쇼헤이, 달라도 너무 다르다(2014/06/05)
https://news.mt.co.kr/mtview.php?no=2014060517002545186&VN
루키시즌 다음 해인 2014년, 징크스는 커녕 한층 더 기량이 상승해 안정적인 활약을 펼치더니 급기야 또다시 대형사고를 친다. 올스타전에서 일본 프로야구 최고 구속인 162km/h를 던져버린 것이다.
日괴물투수 오타니, 162km 기록(2014/07/21)
https://www.leaders.kr/news/articleView.html?idxno=5060
그리고..
오타니가 구속 163 킬로미터 프로 야구 사상 최고 속도(2016/06/05)
https://dd.hokkaido-np.co.jp/sports/baseball/fighters/1-0278701.html
『週刊少年サンデー(주간소년선데이)』2007년 33호의 표지를 장식한 모델은 아다치 미츠루가 동 잡지에 연재하고 있는 스포츠 소년만화 의 히로인인 月島青葉(츠키시마 아오바)와 그 현재 일본에서 가장 유명한 여자 야구선수였던 片岡安祐美(아유미 카타오카)이다.
아유미 카타오카(1986년 11월 14일생)는 구마모토현 구마모토시 출신으로 구마모토 시립 초등학교 3학년 겨울에 야구를 시작한다. 약 1년간은 점수를 매기는 매니저 같은 존재였지만 연습경기에서 대타로 첫 출전해 안타를 친 후 내야수로 현 대회까지 출전하게 되었다.
중학교 3학년때 아버지를 따라 처음 甲子園(고시엔)을 관전하고서 감동받았으나 高野連(고야련; 일본 고등학교 야구연맹)의 규정상 여자는 공식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기 때문에 여자 야구부가있는 고등학교에 진학을 생각한다.
그렇지만 고시엔에 가고 싶다는 열망과 고야련의 규정이 변화하리라는 믿음으로 쿠마모토 상업에 진학한다. (아버지 후배가 쿠마모토 상업 야구부 감독이어서 여자입부를 받아들여 줬다고 한다.) 그러나 고야련규정은 바뀌지 않았고 결국 공식전 출전은 하지 못했다.
2002년부터는 3년 연속 여자야구 일본대표로 선발되었으며, 2003년 대회에서 첫 (러닝)홈런을 기록했다. 2005년 호주 골드 코스트에서 열린 여자 야구 세계 대회에서는 일본 대표 후보로 선발되었다. 2008 년 제3회 월드컵 여자 야구 일본 대표로 선정되어 우승하는데 공헌하였다.
2005년부터 사회인 야구팀인 이바라키 골든골즈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사랑스러운 풍모와 그 귀여운 외모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야구에 대한 열성을 가진 야구계의 아이돌 같은 존재로 팬들도 많이 존재한다.
아유미 카타오카가 야수이기 때문에 투수인 아오바와 포지션이 다르긴 하지만, 아유미의 학창시절 이야기들을 읽어가다 보면 자연스레 의 히로인 츠키시마 아오바가 연상된다. 아유미 카타오카를 투수인 츠키시마 아오바의 확실한 모델이라고까지 말하진 못하겠지만 아다치 미츠루가 을 연재하면서 카타오카를 충분히 참고했으리란 생각은 든다. 더구나 카타오카의 귀엽고 깜찍한 외모는 딱 단발머리 야구소녀 아오바니까 말이다.
아다치 미츠루가 직접 프로듀스한 아유미 카타오카의 첫 화보집 TOUCH UP
아유미 카타오카는 레코드 회사인 Avex Trax와 개인 스폰서 계약을 맺고 있으며 일본의 각종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하는 인기인으로 CF모델로도 활약하였다.
폴라 화장품 호와이티시모 CM 미공개 동영상
그녀는 어느 TV 프로그램에 출연하여 "여자도 고시엔에 출장할 수 있도록 고야련규정을 바꾸고 싶다"는 말을 했다고 하는데 아마도 고교시절 고시엔 무대에 대한 응어리가 여전히 가슴 한켠에 남아있는 듯싶다.
한국에서는 여자 야구선수가 고교야구 공식 경기에 나온 바 있다. 그 주인공은 바로 덕수정보고의 투수 안향미. 그녀는 1999년 4월30일에 치뤄진 대통령배 고교야구대회 4강전 배명고와의 경기에 선발로 등판하여 첫 타자에게 3개의 공을 던졌다. 그러나 마지막 공이 데드볼. 안타깝지만 이것이 공식적인 유일한 기록이다.
야구하는 여자, 안향미(2010/07/09)
그런데 2008년 일본에서는 프로야구 트라이아웃을 통과한 최초의 여자투수가 출현하였다. 17세 야구소녀 吉田えり(요시다 에리).
고교 2년생이던 요시다 에리는 2회에 걸친 테스트를 통해 추려진 82명의 선수를 상대로 실시한 최종 3라운드 시트 타격에서 1회를 무안타, 무실점, 1볼넷, 1삼진으로 막았다.
사이드암 너클볼러 요시다 에리
2009년 출범할 關西(칸사이) 독립리그 소속 고베 나인크루즈(Kobe 9Cruise)가 7순위(전체 27순위)로 지명하여 요시다 에리는 프로야구 입성에 성공한다. 1950년부터 1952년까지 일본 여자프로야구리그가 있었지만 남자선수와 함께 뛰는 프로야구 선수는 요시다 에리가 최초이다.
요시다 에리(1992년 1월 17일생)는 요코하마 가나가와현 가와사키 출신이다. 오빠 둘의 영향으로 초등학교 2학년부터 야구를 시작, 중학교에서는 소프트볼부에서 1루를 맡았다. 그러나 3년간 해온 소프트볼은 그만두고 야구를 시작하였으며 아버지의 권유로 투수로 전향한다.
중학시절 미국 메이저리그 경기를 보던 중 보스톤 레드삭스의 팀 웨이크필드의 너클볼 투구를 보게된 후 요시다는 자신이 저 공을 던질 수 있다면 여자라도 충분히 야구선수로 활약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으로 너클볼을 익히게 되었다고 한다.
보스톤 레드삭스의 너클볼러 팀 웨이크필드(Timothy Stephen Wakefield)
고교에 진학 후 야구부에 입부했지만 오른쪽 손의 염증으로 5일만에 퇴부한다. 치료 후, 사회인 야구팀인 치바 熱血(ねっけつ:열혈) Making, 西多摩(니시타마) 클럽에 들어간다. 2008년 9월부터는 여자클럽팀 아사히 트러스트에서 플레이 하였고 그 해의 전일본 여자 야구 선수권 대회에서 3 경기에 등판, 3위 입상에 공헌한다.
요시다 에리는 사이드암(side-arm-throw) 투수로 최고 구속 101km/h의 직구와 80km/h대의 너클볼을 던진다. 직구는 자이로볼처럼 회전하고 있는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치바 네케츠 메이킹, 니시타마 클럽 시절의 요시다 에리
이바라키 GOLDEN GOLDS vs 치바 NEKKETSU MAKING(2007년 4월 30일 경기)
스코어 6-0으로 아유미가 소속된 골든골즈의 승리
2009년 3월 27일, 요시다 에리가 역사적인 첫 프로 데뷔전을 성공적으로 치뤄냈다. 오사카 교세라돔에서 열린 리그 개막전에서 요시다 에리는 팀이 5-0으로 앞선 9회말 등판해 첫 타자에게 볼넷을 내주었지만, 두 번째 타자에게는 시속 97㎞의 몸쪽으로 높은 직구를 던져 헛스윙 삼진을 잡아내 팀의 5-0승리를 마무리했다.
한·미·일, 금녀의 벽에 도전한 여자 야구선수들(2014/08/18)
https://sports.khan.co.kr/news/sk_index.html?cat=view&art_id=201408181024126&sec_id=510101&pt=nv
재미있네요 ㅎㅎ
재밌게 잘 봤습니다.
잘 봣습니다
꽤 오래 전에 썼던 글이라 내용 업데이트가 안되어 있어요.. ㅡㅡ;
오타니 난리라던데.. 요즘엔 트와이스에 빠져 있느라.. 관심도 안가지고 있네요.. ㅜㅜ
잘 봤습니다 160던지는 선수 롤 모델로 이가라시 료타 선택한건 아다치가 야쿠르트 팬인 것도 영향이 있었을거 같네요
귀쇼// 물론 아다치가 야쿠르트빠긴 하지만..
음.. 연재를 시작할 당시 가장 빠른 '일본' 투수였어요. ^^;
잘 읽었습니다.
여담이지만 카타오카 아유미의 성과 이름이 거꾸로 되어있네요.
대대승// 헐.. 이때까지 아유미가 성인줄 알았네요.. ㄷㄷㄷ
좋은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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