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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집 vs 전세' 평생 삶의 질 좌우, 결혼 출발부터 불공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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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봄 결혼을 앞둔 박모(32·여)씨는 신혼집을 알아보다 소위 ‘미친 전셋값’을 절감했다. 9급 지방직 공무원인 박씨와 중견기업에 다니는 예비 신랑의 월급을 합치면 450만원. 양가의 도움을 받지 않고 두 사람의 힘만으로 결혼하기에 적은 월급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함께 모은 9000만원도 있었다. “서울에서 원룸밖에 못 구하더군요. 그래서 경기 파주, 김포, 일산 쪽의 작은 아파트나 빌라를 알아보고 있는데 66㎡(20평) 전세가격이 1억 5000만원을 넘습니다. 빚을 6000만원 정도 내려는데 언제 내 집을 살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반면 지난해 결혼한 공무원 성모(31·여)씨의 경우 부부 소득은 박씨 커플과 비슷한 500만원선이지만 양가 부모의 도움으로 서울 노원구 상계동에 79㎡(24평) 아파트를 구입했다. 전세금 1억원, 부모가 준 2억원, 전세대출 6000만원이 재원이었다. “2~3년 안에 대출금을 갚으면 생활이 조금 여유로워질 겁니다. 부모님의 도움이 없었다면 10년은 더 은행빚을 갚아야 했겠죠.”
노동으로 돈을 버는 속도보다 부동산 가격 상승률이 훨씬 가파른 상황이 지속되면서 열심히 일하는 것만으로 집을 소유하는 게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도시에 거주하는 젊은 부부들은 맞벌이로 월 500만원 이상을 벌어도 뛰는 전셋값을 감당할 수 없다고 답답해했다. 국토교통부의 신혼부부 주거실태조사에 따르면 혼인 1~5년차 신혼부부들(조사 대상 2574쌍)은 결혼 이후 평균 103개월(8년 7개월)이 지나야 집을 살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10명 중 3명(33.4%)은 ‘언제 살 수 있을지 모르겠다’나 ‘평생 못 살 것’이라고 내다봤다.
문제는 주택 소유로 시작되는 격차가 눈앞에 놓인 삶의 윤택함뿐 아니라 출산율, 노후 준비 등의 격차로 연결된다는 점이다. 청년들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유산의 격차도 인정하되 근로 노력이 결실을 맺지 못한다면 사회 발전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최근 5년 이내 혼인한 신혼부부(2015년 11월 1일 기준)는 147만 2000쌍이고 이 중 주택 문제가 심각한 수도권 거주자는 52.3%이었다. 또 무주택자는 57.4%로 10명 중 6명꼴이었다. 주택을 소유한 부부의 평균 출생아 수는 0.88명이지만, 무주택자의 경우 0.77명이었다.
같은 대학을 나온 35살 동갑내기 김모씨와 이모씨의 경우를 보면 신혼부부에게 ‘내 집’의 영향력이 얼마나 큰지 드러난다. 2013년 결혼한 김씨는 아버지 명의의 서울 강남구 132㎡(40평·시가 14억원) 아파트에 살고 있다. “언젠가 내 집이 될 거니까 집을 살 계획은 없습니다.” 김씨 홀로 월 350만원 정도를 벌지만, 결혼 직후 첫째를 낳고 2015년 둘째를 얻었다. 요즘에는 국산 중형차 대신 수입 중형차를 살까 고민 중이다. 이씨는 2014년 결혼해 서울 강남구의 43㎡(13평) 빌라에 전세로 살고 있다. 부부가 모은 돈 1억원에 추가로 1억원을 대출받았다. 이씨 부부의 월수입은 600만원이지만 800만원대의 국산 소형차를 중고로 구입했고, 첫째를 키우기도 버거워 둘째 계획은 없다고 했다. 이씨는 “빚을 갚기 바빠 아직 내 집 마련은 생각해 본 적이 없다”고 털어놨다.
외벌이인 김씨 부부는 주식과 연금저축, 개인퇴직연금 등으로 노후에 대비하면서 아이들을 위해 별도의 저축을 한다. 반면 맞벌이인 이씨 부부는 주택대출 상환(연 이자 3%대)과 2살 아이의 돌보미 비용으로 월 400만원 정도를 지출한다. 국민연금이 유일한 노후준비다. “우리 힘만으로 살아보자며 작은 곳에서 시작했지만, 지금으로선 넓은 집이나 내 집은 불가능해 보입니다. 정말 열심히 일하고 돈을 버는데 어른들의 ‘평범하게 사는 게 얼마나 어려운 줄 아느냐’던 말이 매일 생각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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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PeaceofMind 2017/02/06 11:06

    이게 제가 누누히 하는 말이죠..
    전세는 경제학적으로 말이 안되는 시스템이라서 계속 가격이 올라 갈 수 밖에 없고
    부동산 가격의 상승은 당연히 일반인들의 소득수준으로 따라갈 수 없는 속도로 상승을 하기에
    부동산 미보유자들은 점점더 월세 생활을 강요 받고
    월세를 내다보니 점점더 다른 곳에서 소비를 줄이고
    악순환이죠..
    전형적인 선진국의 순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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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윙클 2017/02/06 13:40

    살 집은 싸게 살 수 있게 해주고 투자할 집은 비싸게 사게끔 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봐요.
    비싼 집 가질수록 또 많이 가질수록 높은 세금을 부과하는 거죠. 그렇게 번 세금으로 집을 처음 사는 사람에게 그 돈을 지원해 주는 거에요.
    아예 정책을 10억 정책 100억 정책 이렇게 명칭을 해서 10억 이상 100억 이상만 세금이 늘어난다 쉽게 알게 해서 고작 집 하나 있는 일반 서민들이 반대하는 걸 방지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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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comber 2017/02/06 23:55

    집없이 살아도 집값싼 지방보다 서울근무를 다수가 선호하는 대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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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남우 2017/02/08 13:50

    어차피 이건 이제 끝이 보이는게
    앞으로 사람은 적어지고 집은 많아져서
    집이 남게될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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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병훈 2017/02/08 14:19

    신혼부부가 집 3채 가지고 시작하면 무슨 기분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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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항상될놈 2017/02/08 14:39

    와 근데 비교의 대상이 되는 전세 있는집도 평균보다 나은사람임
    요즘같은 시대에 9급공무원에 부부합산소득 월평균 450만원? ㄷㄷㄷ 저정도만 되도 좋겠네요. 그리고 결혼전에 9000만원
    모은것만 봐도 잘모은편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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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크르릉릉 2017/02/08 14:56

    애초에 1억 차이로만 시작해도 내가 해마다 천 더 벌거나 아니면 아껴야 10년 지나야 따라갈까 말까 한데, 1억 더 가지고 시작하는 애들은 집안
    자체가 최소 우리집 보다 몇억은 더 끼고 있는 집안이라 내 생애 거의 못 따라 잡아요.. 그리고 갑론을박 아무리 해봐야 서울불패는 절대로
    안바뀔거에요. 정치, 경제, 문화 중심지라 돈이 몰리고 양질의 일자리가 생겨 사람이 몰리게 되어있고, 고등 교육도 서울로 몰려 있어서 고등교육
    받은 엘리트들이 서울에 남는 경우도 많아서 장기적으로도 서울 편중은 계속될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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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르크니언 2017/02/08 18:37

    월급만 빼고 다 오르는 ㅈ같은 세상.
    그래놓고 일부 최상층이란 것들의 수익은 항상 늘었지. 사회는 손을 놓았음. 특히 이 나라는 글러처먹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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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지진지해 2017/02/08 19:29

    탈조선이 답인가
    하지만 외국도 비싼건 마찬가질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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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샤바앙샤바앙 2017/02/08 23:51

    외국에서 잠시 살았었는데 월세가 한국보다 훨씬 비쌌어요
    전세가 없으니 다달이 나가는돈이 큰부담이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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