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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 좋은 주말, 출근했습니다. ㅎㅎ

어제 비도 촉촉하게 왔겠다. 아침 일찍 집을 나서니 정말 쾌청한 날씨더군요.
간밤에 차량 도장면에 때가 불었을테니 세차장에 가서
물 한 번 뿌려주고 건조한 뒤 물왁스 간단하게 칠해줬습니다.
저번 주 주말에 4시간 동안 세차를 해 놓은 상태라 오늘의 세차는 30분만에 끝났습니다. ㅎㅎ
교사가 토요일에 출근이 웬 말이냐 하시겠지요.
학폭 사건이 하나 있어서 학폭위 간사 선생님께서 회의록 작업을 하셨는데(저는 부장)
처음 하셔서 그런지 손 볼 곳이 많네요..
어젯밤에도 10시까지 작업하는데 제 뒤에서 어쩔 줄을 몰라 하시더군요.
"이게 안샘이 할 일이 아닌데.. 어쩐대.. 고맙고 미안해."
사안이 복잡해서 마음이 편치 않아 저녁도 안 먹고 일하고 있으니
어느 새 나가셔서 초밥과 회를 한 접시 사오셨습니다.
"어차피 주말에도 나와서 해야 할 것 같으니 감사히 먹고 천천히 하겠습니다."
개인적으로 학폭위는 교사에게 참 가혹한 일입니다.
학교는 교육기관인데,
잘잘못을 법적으로 따져서 누군가에게 행정적으로 불이익을 줘야 하는 상황이 되니 말입니다.
30페이지에 가까운 회의록을, 문장부호 하나 하나 살펴보고 여백 정렬에 토시 수정까지..
한 시간에 두 페이지 정도 진도가 나가는 것 같습니다.
그것보다 더 힘든 것은, 학생과 이중관계가 형성된다는 것입니다.
업무가 힘든 적은 없습니다. 어차피 제가 해야 할 일이면 즐겁게 하는 편입니다.
하지만 학폭위를 열어서 어떤 조치를 한 뒤 그 학생들을 다시 수업에서 만나는 것은 정말이지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나마 학생들과 관계가 좋은 편이라, 조치를 한 뒤에도 오히려 끈끈해지는 경우가 많긴 하지만
열에 한, 두 건은 후유증이 심하네요.
엄밀히 따지면 조치사항 심의는 위원들이 하는 것이고, 저는 단순히 참고인일 뿐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의 마음에 해당 학생들을 향한 짐이 덜어지지는 않습니다.
그나마 차를 깨끗하게 씻고, 날씨가 좋고, 아침에 내린 커피가 맛있어서..
그리고 주저리 주저리 할 수 있는 필포 선배님들이 있어서 마음이 좋습니다.
또한 아래 사진처럼, 멀리서도 저를 보면 반갑게 손 흔들어주는 아이들이 있어서 큰 힘이 됩니다.
얼른 마무리 하고 오후에는 자전거도 좀 타고 내일 새벽에는 물안개 출사나 나가볼까 합니다.
행복한 주말 되세요~~!^^
(11.17)MZ_S+BW400N(순례길21차)_022.jpg

댓글
  • Billevans 2019/04/27 11:01

    수고많으시네요
    저도 새벽녘에 자전거 타고 카메라들고 나가 산책 좀 하고
    사무실 나왔습니다^^

    (XxNKYh)

  • 현재를살다 2019/04/27 17:20

    방금 완료했습니다. 자전거는 내일 타는걸로...ㅠㅠ

    (XxNKYh)

  • 2019/04/27 14:09

    현재를살다님은 좋은 선생님이셔요! 힘내셔요!

    (XxNKYh)

  • 현재를살다 2019/04/27 17:21

    고맙습니다. ㅎㅎ 힘이 납니다~~!!

    (XxNKYh)

  • 수술 2019/04/27 14:16

    학교 내 에선 어쩔지 모르겠지만
    밖에서 바라보는 특히나 학부모의 입장에선
    학교폭력은 참으로 두렵고 참담한 일입니다
    누구가 누구를 해 함으로써 느껴지는 쾌감대신
    아이들 모두가 행복할 수 있는 일들을 배운다면 학교 생활이 얼마나
    아름다울지 생각해 봅니다...참 어려운 일입니다..

    (XxNKYh)

  • 현재를살다 2019/04/27 17:25

    그럼요. 학부모 입장에서 당연히 그렇지요.
    양면성이 있습니다. 학폭위에 꽤나 큰 권한이 생기면서 학폭이 많이 줄어든 것은 사실입니다.
    모든 정책이 그렇듯이, 부작용 또한 있고요.
    그 안에서 적절한 방향을 찾아 나아가는 것이 현재의 과제이겠습니다.
    다만, 경미한 상황에도 대화와 타협의 힘을 기르는 대신
    제도적인 방법을 통해 누군가를 깎아내리는 방법을 택하는 상황이 가끔 안타깝습니다.
    당연히 잘못한 학생은 처벌받아야 합니다.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있고요.
    개인적인 바람이 있다면, 잘잘못은 학교 외부 기관에서 조사 및 판결을 해주고
    교사들은 참고인으로 진술하며(그렇게 해야 더 객관적인 입장에 설 것 같습니다),
    어떠한 판결이 나왔을 시, 그것에 대한 처벌은 교육적 방침으로 학교에서 감당하면 좋겠습니다.

    (XxNKYh)

(XxNKY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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