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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색만 낸 소풍

남편의 주도로 양가 부모님을 모시고 당일치기 꽃놀이를 가게 되었어요. 
일요일은 복잡할 듯 해서 월요일에 휴가를 하루 내고, 6인승 카니발을 빌리고, 식당을 미리 답사해보고 하며 간단한 일정을 짰죠.
그렇게 가는 날이 되어 시부모님 댁 지하에 이미 차를 대고 대기중이시던 친정 부모님과 시부모님을 모시고 순천으로 향했습니다. 
아무것도 준비하지 말라시던 시부모님말씀을 따라 집에 있던 생수 500ml 6개만 챙기고 아무것도 안챙겼어요.
생수도 챙기지 말라셨는데 그냥 집에 있어서 챙겨갔지요.
식당까지 가는데 한 시간 반 정도 걸렸는데 네 분이 끊임없이 대화 하셔서 음악 틀 틈도 없었어요. 
식당에서 가볍게 아점을 먹는데 친정 엄마가 화장실 다녀오시며 계산을 다 하셨네요. 
낙산사 도착해서 티켓 사고 걸어올라가는데 네 분이 너무 좋아하시더라구요. 
사실 전국 유명하다는 절은 다 다녀오셔서 별 다를것도 없었을텐데, 그냥 자식들이랑 여행 가는거 자체가 좋으셨던거겠죠.
중간중간 사진도 찍어 가며 잘 보고 나서 점심을 먹을까 했더니 아직 배가 안고프다 하셔서 바로 낙안읍성으로 갔어요. 
생각보다 별로 볼 게 없긴 했는데, 부모님들 어리실때는 이런 집들이 흔했고 비슷한데서 살기도 하셨다 해서 깜짝 놀랐어요.
생각해보면 한국 전쟁 끝나고 얼마 안되었을때니 그랬을법도 한데 말이죠.
낙안읍성 보고 돌아오는 길에 들린 휴게소에서 먹을것도 친정 엄마가 다 사셨어요.
여섯명이서 둘러앉아 핫도그랑 옥수수 하나씩 먹던 모습이 뭔가 웃기기도 하고, 정답기도 하고 ㅎㅎ 
그렇게 날씨도 좋고, 차도 안막히는 날 기분좋게 하루 잘 놀고 돌아와서 사진도 카톡으로 보내드렸어요.
그리고 다음날 남편이 밤에 시아버님이 렌트비랑 톨비를 통장으로 보내놓으셨더라고 말해주네요.  
그냥 날짜 하루 빼서 운전하고 다녀왔는데 뭔가 생색은 내고 도움을 받은 소풍이었어요.  
그리고 양가 부모님은 다음날 또 만나서 같이 노셨다는 ㅎㅎㅎㅎㅎ
사실 양가 부모님 생신+어버이날은 항상 양가 부모님 모시고 같이 밥을 먹어요. 
생신은 외식하고, 어버이날은 제가 요리를 하구요.
근데 그 공식적인 날들 외에도 자주 모여서 맛있는거 교대로 사주셔서 감사히 잘 먹고 들어옵니다.
그리고 양가 부모님은 저희 없이 네 분이서 최소 주 1회는 만나시고, 공도 치시고, 식사도 하시고 ㅎㅎ 너무 잘 지내세요. 
얼마전엔 크루즈여행 적금도 시작하셨다더라구요.
저희 빼고 네 분이서 가신다네요.  
뭔가 양가 싸우는 얘기만 인터넷에 많이 나오는 듯 해서 이런 일도 있다 하고 올려봅니다.
이상, 생색만 내고 사실은 별로 한 게 없는 소풍이었습니다.  

댓글
  • 크다만곰탱이 2019/04/17 12:00

    원래 잘살고 행복한분들은 인터넷에 글 잘안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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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년민턴 2019/04/17 12:23

    자리 만드신게 효도한겁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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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메리카노달게 2019/04/17 12:25

    훈훈쓰ㅜㅜ
    행복하고 따땃한 글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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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꼬턍기 2019/04/17 13:01

    거북: “용왕이 아파서 그런데 니 간이 필요해”
    토끼: “나 간 읍성.....”
    이상 낙안읍성의 유래겠어요 설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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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WildFast 2019/04/17 13:15

    평화로운 글입니다.
    내용도 사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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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noeht 2019/04/17 14:39

    얼굴 보여드리는것 만으로 효도가 가능할 때 최대한 많이 하는게 좋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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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JellyRain 2019/04/17 15:05

    양가 모두 사이 좋으셔서 보기 좋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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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녕얄리 2019/04/17 15:24

    결혼해서 양가 어른들께서 잘 지내시는 것도 큰 복인 것 같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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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싱글 2019/04/17 15:40

    멋지심둥ㅎㅎ b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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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peactor 2019/04/17 15:58

    결혼 잘하셨네요. 가족도 화목하고, 사돈지간에 친하면 더할나위 없죠...
    보통은 사돈끼리는 서먹하거나 척을 지기 마련인데..부럽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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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직변태 2019/04/17 16:02

    뭔가 고구마사연인줄알고 시어머니께서 "생색만내고 준비가 이게뭐니!!"라며 언제 노발대발 하시나 조마조마 했네요 ㄷㄷ
    해피앤딩이라 다행이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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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샷건걸 2019/04/17 16:02

    아 좋다..
    행복이 막 묻어나는 글이에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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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에이브이ida 2019/04/17 16:07

    상상만해도 훈훈해지네요 ㅎㅎ 제가 하고싶은 결혼생활.. 서로 욕심없이 평온하고 행복하게 살고싶어요 긍정에너지 얻어갑니다ㅎㅎ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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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대익선 2019/04/17 16:24

    사돈간에 체면치레하고 점잔빼기면하면 있을 수가 없는 일이죠
    어찌보면 가장 친구처럼 잘지낼 수도 있을 사이인데 그게 참 어려운 것 같더라구요
    저도 훗날 글쓴님 부모님들처럼 되고 싶네요
    참 보기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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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치원자퇴 2019/04/17 16:25

    다음엔 낙은읍성에서 파전과 동동주 드셔보세요~ㅋ ㅑ ~ 고등학교때 자주 먹었는데
    순천만정원은 가보셨나요~!! 가보고십은데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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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르고13 2019/04/17 17:04

    울집 둘째여동생 사돈하고 울집이 그럼...
    연배도 비슷하시고 아주 죽이 척척 맞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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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쌈맛족발 2019/04/17 18:02

    휴,,,,  혹시나 배드엔딩일까봐
    두근두근하면서 읽었는데,,
    다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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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접란 2019/04/17 18:17

    복받으셨네요~
    항상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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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떡볶이순대 2019/04/17 19:07

    괜히 조마조마 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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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뭘로할까요 2019/04/17 20:03

    행복해보여  좋으네요
    앞으로 계속 더 행복하세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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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할매감자 2019/04/17 20:08

    행복한 마음을 함께 나눌 수 있어서 더 행복해졌네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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