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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 이혼

제목 그대로 저는 남편과 조용한 이혼을 진행 중입니다.

지금은 숙려기간인 거죠.


사실, 남편과 열렬히 사랑해서 결혼한 건 아니었습니다.

저도 성실함 빼면 가진 거 없고 워낙 힘든 상황이라 도피 결혼을 했었어요.

당시 생각엔 혼자 보단 둘이서 의지하며 열심히 살면 될 줄 알았어요.

그런데 그렇지가 않더라고요.


결혼하자마자 몰랐던 빚이며 밀린 세금들이 계속 나옵니다.

많이 싸우고 달래고를 반복했고 그 사이 아이도 태어났습니다.

남편은 제가 긍정적인 반응을 안보일 거 같으면 일단 말을 안하고 모든 일을 독단적으로 진행합니다.

그 틈에서 싸움이 일면 제가 다 뒤집어 썼고 사죄하고 빌고 수습하고.....


고향으로 내려온 남편은 골프, 바다 낚시에 빠지더라고요.

한번 나가면 집엘 안와요. 어딜가는지, 무슨 돈으로 그러는지 절대 말을 안 합니다.

저도 문제는 있었어요.

남편과 이렇게 틀어지니 부부관계가 안되는 거죠.


어느순간부터는 말다툼이 일면 물건을 부수거나 입에 담기 힘든 욕이 나옵니다.

제가 아이때문에 참는 걸 아니 일부러 아이 앞에서도 거친 언행을 일삼아요.


견디다 못해 지난 12월 초 남편에게 이혼을 제안했습니다.

당신 원망안할 테니 아이를 위해 우리 조용히 헤어지자고요.


워낙 보여지는 걸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이라 그전에도 이혼 얘기가 나오면 쪽팔려서 못한다고 하더니 이번엔 단 3일만에 흔쾌히 받아들였어요.

단 3일만에.

그리곤 며칠 뒤 서류를 법원에 내고 남편은 집을 구해 나갔습니다.


처음엔 후련했어요.

하지만 날이 지날 수록 제 인생이 참......

저는 고아이고 이복 오빠와 너무 어렵게 자랐습니다.

그래서 막상 설날이 되니 아이와 갈 곳이 없네요.

아이에게 만큼은 저와는 다르게 고향을 만들어주고 싶어 이곳에 남았습니다만, 의지와는 다르게 사람이 약해질 때가 많아요.  


내 아이겐 가난을 물려주지 않으려 요즘은 밤낮 주말 평일 가리지 않고 일하고 있어요.(프리랜서거든요)

그러다 어느 늦은 새벽 베스트글에 올라온 '어머니가 사주신 치즈피자' 글을 읽고 많이 울었어요.ㅎㅎㅎ


좋은 날인데 대낮부터 우울한 얘기 죄송해요.

사는 곳에선 사람 사귀기가 쉽지않아 어디든 털어놓고 싶었어요.

보배는 예전에 가입했다가 탈퇴하고 눈팅만 하던 중 다시 가입해 첫글을 씁니다.


아이 잘 키울게요. (이러면서 혼자 다짐 중)

엄마니까 누구보다 강하게 올바르게 살아보겠습니다.

그러니 대한민국 아빠들도 힘내세요.


감사합니다.

댓글
  • 메구로가와 2019/02/04 14:36

    설 연휴에 회사에 출근해 사무실에 혼자 나와있는 와중에
    이런 글을 읽게 되네요
    힘내세요
    지금부터 시작입니다 ^^

  • freeper3 2019/02/04 15:17

    골프며 바다낚시에 빠졌다는거보니 생활비가 없고
    돈이 곤궁한 집은 아니었던거 같고 남편이 무슨일하면
    응원을 안해주고 꼬투리가 더 심했던거 같네요.
    꼬투리잡고 문제를 자꾸 제기하니까 남편은 싸우기 싫어서
    말을 안하게되고 밖으로 돌기 시작한거 같구요.
    옆에 있어야 짜증도 내고 하나하나 따져야하는데
    남편이 말도 안하고 옆에 없으니까 속시원하게
    짜증도 낼수 없으니까 미쳐버릴수도 있구요.
    그래서 홧김에 이혼하자니까 싹싹 빌줄 알았는데
    흔쾌히 이혼하자니까 당황하셨는데 자존심때문에
    다시 잘해보자는 말을 못하시구요.
    이혼하면 돈을 벌어서 어떻게 살까 걱정이 많이 되실겁니다.
    전 그냥 남편의 입장에서 그냥 짜맞춰 쓴건데
    상당부분 맞을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대부분 부부사이가 멀어지는건 상대방을 이해하지 않고
    본인만 힘든걸 이해해주길 바라다가 갈때까지 가는
    경우가 많으니까 상대방의 입장에서 한번 생각해보시라고
    쓴 글입니다.
    이혼하면 남자보다 여자가 훨씬 고단해집니다.

  • 튀지380 2019/02/05 14:25

    님의 마음을 다는 아니지만 어느정도는 이해 합니다! 지금 당장은 힘들고 복잡할수 있는데 숙려기간 애가 있어서 3개월 이라하죠? 인생 끝난거 아닙니다! 아이를 위해서라도 어차피 선택하신거 잘했다? 라고 생각하고 싶군요...세상은 넓습니다! 불안하고 무서워 마시고 애를 위해서 하루하루 열심히 사시고 화이팅입니다! 힘내세요!

  • 면목동킬러 2019/02/05 16:32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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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크블랙 2019/02/05 16:37

    쓸쓸함이 느껴지는 글이네요ㅠ
    남의 가정사 어떻게 그 사정을 다 알 수 있겠습니까
    그냥 많이 참고 많이 힘드셨겠구나싶어 따뜻한 위로만 드리고 싶네요
    남과 남이 만나 같이가는 인생이 어찌 평탄하기만 하겠어요
    그 길을 끝까지 함께 간다면 더할나위 없이 좋겠지만..그렇지 못하다 하더라도 너무 마음 아파하지 않으셨음 좋겠어요
    명절이라 마음이 더욱 쓸쓸하실텐데 근처에 아이와 같이 놀러갈만한 곳이라도 찾아서 기분전환도 하시고 힐링하는 시간을 가져보세요
    생각이 복잡하고 우울할때 집에만 있으면 기분이 더 가라앉더라구요
    겉으로 평탄해 보이는 타인들도 그 속속들이까지 우리가 어찌 알겠습니까
    다들 말못할 고민 몇가지씩은 갖고 산다 생각합니다
    옆에 있는 소중한 아이가 엄마에게 큰 힘이 되어주는 날이 꼭 올거예요
    아이랑 둘이 행복하시길 진심으로 빌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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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매칸더브이 2019/02/05 16:38

    여기서 뭣도 모르고 글쓴이에게 훈장질하는 인간들 웃기다. 지들 인생이나 잘 살것이지. 모르면 입이라도 닥치고 있는 것이 차선이라는 것조차 교육받지 못한 바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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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빠삐뚜엣 2019/02/05 16:57

    이럴거 모르고 취집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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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하하71 2019/02/05 16:58

    힘든 결정하셨네요 잘하신겁니다 그런쓰레기 같은 인간옆에있어봤자 두고두고 속썩일겁니다
    호사다마라고 앞으로 좋은일만 생기실겁니다 ^^
    사시는 관할 동사무소에 주거지원비요청해보세요 아이와 안정적인 삶을 하시려면 주거 문제 해결이 우선일꺼같은습니다
    부끄러워하지마시고 지원요청하세요 나중에 사회에서 받은만큼 다시 되돌려 주시면 됩니다
    가끔 육아일기 올리 보세요 보배에 좋은분들 많으니 이웃사촌처럼 따뜻하게 맞아주실겁니다 화이팅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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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T9A 2019/02/05 16:58

    아빠가 없어서 득이 될 상황이면
    과감하게 고름 짜내는 게 맞다고 봅니다.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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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aramin 2019/02/05 17:07

    힘내시고 앞으론 좋은일만 가득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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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통닭통닭 2019/02/05 17:11

    증말 지금 부터 앞뒤 재지마시구 돈만 버세요
    그것만이 살길입니다
    아이인생,본인 노후대책 준비할거 너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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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udoongsil 2019/02/05 17:12

    힘내시구요.
    아래 싸이트 한번 살펴보세요.
    한부모 관련 도움 되실만한 정보들이 많이 있을겁니다.
    http://www.mogef.go.kr/withmom/index.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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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이즈얀 2019/02/05 17:15

    ㅠㅠㅠ 힘내세요... 다른 드릴 말씀이 없네요... 다시 일어서길 기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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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삼이 2019/02/05 17:22

    그냥 조용히 응원할게요
    부디 힘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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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얀네감자 2019/02/05 17:23

    헐...남편분 다른여자 있었다에 한표 드립니다..낚시에 빠져도 집에는 잘 들어 옵니다..
    차라리 털고 다른 베필 찾아 보세요..급하게 찾으시지 말고 천천히..낚시에 빠져 집에 안들어 오는건 아닐겁니다..그리고 남편분 통장조회 하셔야 합니다.아마 로또 맞아서 숨기고 있는걸겁니다.그돈으로 흥청 망청 이여자 저여자...딱 그 분위기네요..보통 남자들이 로또 맞으면 그렇게 되는경우 많아지더군요..가정에 소흘해지고 아예 신경 끄는경우가 대부분..손해 안보시려면 변호사 통해 빨리 통장 조회 하시고 이혼시 10 원이라도 더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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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래소녀얌 2019/02/05 17:23

    힘 내십시요...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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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빨레옹 2019/02/05 17:26

    경제적으로 몸이 조금 더 고달플수 있지만
    정신적으로 조금 더 편안할수 있다몈
    선택 잘하신 겁니다.
    지난 세월에 대한 보상으로
    앞으로 남은 인생이라도 행복 하셔야지요.
    선택 잘하셨습니다.
    스스로 선택한 인생..묵묵히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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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얀네감자 2019/02/05 17:31

    아 그리고 낚시 빠져서 다니신다? 그럼 장비빨 죽이시겠네요..최소 몇천 나올겁니다.그거 팔면..제가 동네낚시 마니아라서 그부분은 좀 알아모..저처럼 최저가 싸구려 쓰면서 대충 시간 때우고 스트레스 해소용으로 동네주위 다니는거하고 천지 차입니다.보통 낚시대 하나에 몇백 ,릴(낰시줄 감는거)하나에 몇십,몇백 ㅂ니다. 낚시대 대부분 3~4대 뜰채(고기 뜨는거)기본 1대,릴 2~3개 ,낚시복 기본 몇십,구명조끼 몇십..등등 엄청나요..골프도 장비빨 살리려면 기본 몇백에서 몇천입니다..이거 전부재산이니 균등 분할이 기본이죠..참고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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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난그냥택시타 2019/02/05 17:31

    떨어져서잘될것같으면
    시작이틀렸던거
    다 내탓이오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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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내랑안해 2019/02/05 17:41

    잘하셨습니다
    양부모 밑에서 불행하게 크는 아이보다
    한부모지만 행복하게 크는 아이들의
    행복지수가 높다고합니다
    열심히 사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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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싼타모냐 2019/02/05 17:50

    여자들 설날에 시댁가기 난리인데, 그나마 다행이라 여기면 되겠네요. 이렇게 다들 따뜻한 위로도 해주고... 다만, 이글은 본인만의 주장이니까 세부적인 팩트는 그냥 걸러듣겠습니다. 어차피 이런글 올리면 팩트체크 불가이고 추측만 난무하니까 이왕올린 본인이 감당하실 몫같네요. 위로와 비난 둘다 본인이 열어준 셈이니까... 아이 혼자 키우는 것 쉽지 않은데 친권(양육권), 양육비 잘 정리하시고, 상대가 유책당사자이거나 하면 재산분할에서 위자료까지 FM대로 잘 정리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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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엄마는이계인 2019/02/05 17:52

    남자시키가 가정을 가졌으면 어떻게든 건사할생각은 안하고 뭐할러 결혼해서 애까지..... 결국 돌다돌다 갈데없음 애핑계로 다시 연락올 가능성 오만프로에요... 절대로 받아주시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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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UM1Sso 2019/02/05 18:06

    지혜롭게 잘 준비하셨네요~
    다행입니다
    앞으로 아이와 행복하게 웃는일만 있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건강이 재산이니 너무 무리하지마시고
    건강챙기면서 일하세요
    아이에겐 엄마밖에 없으니
    엄마가 건강해야지 행복하게 살죠
    악플들은 신경쓰지마시고
    좋은 선플들 보면서 힘내시고
    좋은생각만하면서 사세요~~^^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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