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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출소 다녀왔습니다.

오늘까지 근무하고 저녁에 퇴근길 버스에서 황당한 일을 당했네요.
어떤사람이 제 바로 뒤에 승차했는데... 분위기가 좀 이상하더군요. 뒤통수에 안테나키고 스르륵질하면서 퇴근하는데... 역시나... 핸드폰을 붙잡고 쌍욕을 하면서 고래고래 소리지르더군요. 아기들도 타고있는 버스라서 무척 거북하더군요.
어떤 승객분이 참다참다 "거 좀 조용히 합시다"하마디 했는데, 일단 고래고래 쌍욕통화를 길게 마친 그 인간이 드디어 행패를 부립디다. "어떤 XX가 조용히 하라고 했어!"하면서 그 승객분을 붙잡고 발길질...
아무래도 안되겠어서 조용히 핸폰꺼내서 112에 전화로 신고했습니다. 그 와중에 폭행당한 승객분은 내리시고, 화살이 제게 돌아오더군요. 쌍욕을 제게 하면서 신고하고있던 핸폰을 뺏을려고 했고, 그러면서 제 얼굴등이 몇번 가격당했네요. "집에 쫒아와서 가족들을 칼로 XX버린다고... 협박도 하더군요. 사람들이 몰려들어 말리고... 버스안이 온통 난리...
그래도 버티면서 신고를 마치니 후다닥 버스에서 내려버리더군요.
한참후에 신고받고 출동한 경찰에게 전화오더군요. "말씀하신 거기에 없는데요?"
제가 그 버스 하차해서 다시 마을버스 갈아타고 거의 집앞에 도달할때쯤 경찰이 출동했으니... 그 난동을 부린 인간이 하차한 곳에 남아있을리가 없죠. -_-;;
저보고 피해자 진술하라면서 주소먼저 불으라고 하데요? 집에 쫒아와서 가족들 몰살시키겠다고(실제 표현은 훨 과격했습니다) 협박까지 받았는데, 가해자는 누군지도 모르는데 제 신성먼저 털리면 어쩌나 싶어서 거부했습니다. 피해자진술 거부했더니 그럼 아무 조치도 못취한답니다. 피해자가 가해자 처벌해달라고 요청해야 조사가 착수된다고 하더군요. 젠장.
"제가 피해자로서 신고한 것이 아닙니다. 버스에서 난동을 피우는 것을 본 시민 입장에서, 시민의 안정을 위협받는 상황이라서 신고한겁니다. 그래도 조사를 못하시나요? 그럼 앞으로도 내가 직접 피해를 입지않으면 불의를 봐도 신고하면 안됩니까?"라고 물었죠. 그랬더니 "에고.... 신고하셔야죠. 신고는 하시는데... 다만 저희는 피해자고발이 없으면 아무것도 못합..." -_-;;
"이것보세요. 제가 탄 버스의 노선번호, 난동이 벌어진 시간대, 해당 버스의 차번호... 모두 알려드렸고, 해당 버스의 CCTV조사하면 누가 무슨짓을 했는지 다 나오는데, 아무것도 안하신다고요?"따지고 사건이 종료되었습니다.
조금전에 전화왔는데(끝까지 제 신상을 알고싶어하길래 전화번호와 이름은 남기고 왔죠), 아무것도 못한다는 최종 답변을 받았네요.
"선생님께서 용기를 내셔서 진술을 해주시면..."운운하길래, "죄송하지만 우리집 찾아와서 다 죽여버린다던 그 인간에게 제 신상이 넘겨지지 않을거라는... 경찰에 대한 신뢰가 저는 없습니다"라고 거절했습니다.
다 죽여버린다고 난동부리던 인간을... 용기내서 신고하고 폭행등 봉변을 당했는데, 앞으로 같은 상황 생기면 어찌해야 하는지 막막합니다. 투덜...
(그나마 버스 하차하는데, 기사님과 다른 승객분들이 고맙다고 인사해주셔서 위안이 됩니다.)
(파출소 나서면서 "어째 제가 뭔가 잘못한 기분이 듭니다"라고 한마디 하고 나왔습니다.)

댓글
  • 꿈꾸는감성 2019/02/02 21:38

    놀라셨을 tritopiA7r님에게 위로의 말을 먼저 전합니다
    아직 우리사회에 바뀌어야 할 시스템이 많은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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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ritopiA7r 2019/02/02 21:42

    직접 경험해보니 정말 답답하네요.
    위로말씀 고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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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0mm... 2019/02/02 21:43

    어휴 명절전에 큰일 치뤘네요
    근데 그런놈들은 오히려 경찰서 같은곳 가면 조용해집니다
    저 예전에 칼든 노상강도 만나서 잡았는데
    경찰서에서 3자대면 하는데도 자기는 강도짓 안했다고 거짓말을 하더군요
    법원에서 재판까지 받아서 전 증인으로 갔습니다.
    그때서야 울면서 죄송하다고 그리고 합의를 원해서 되따고 했습니다.
    그사람 법정구속 당했습니다.
    근데 웃긴건 재판받기 전 까지 불구속수사 하는게 의문이더라구요
    칼도 증거품으로 경찰이 가지고 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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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ritopiA7r 2019/02/02 21:48

    막판까지 피해자신분으로 진술할까 고민했는데요, 버스에서 “조용히합시다”한마디했다는 이유로 달려들어 발길질하는 인간이라서 어떤짓을 할지 몰라서요. 그렇다고 공권력이 저를 지켜줄거라는 믿음도 없어서 그냥 포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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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rancis 2019/02/02 21:45

    피해자가 있어야 가해자가 있게 되는 시스템 때문에 그런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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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ritopiA7r 2019/02/02 21:48

    피해자입장이 아니라 버스내 난동에 대해 시민으로서 신고하는 것이라고 아무리 설명해도 소용없더군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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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뤼브릭 2019/02/02 21:52

    상식적으로는 그게 맞으나 법적으로는 그게아니니... 피해자가 있어야 진행가능해서 그래요 ㅠㅠ 고생많으셨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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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ritopiA7r 2019/02/02 21:55

    넵. 씁쓸하게 좋은(?) 경험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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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켈 2019/02/02 22:01

    문자로도 신고가 가능한걸로 알고 있어요. 다음에는 조용히 문자로 신고해주세요.
    설마 얼마전처럼 신고자 있으세요? 라고 신고자만 찾고 가진 않겠죠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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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ritopiA7r 2019/02/02 22:18

    안그래도 며칠전 뉴스가 생각나더군요. 신고앱이 있는지 알아봐야겠네요.
    겸사겸사... 핑계로 블투 이어폰 하나 질렀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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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피콜로더듬이빠는소리 2019/02/02 22:01

    요즘들어 그런사람 더 자주 보이는 거 같네요.
    저도 혼잣말 크게하면서 화내는 사람 봤어요.
    그냥 허공에 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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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ritopiA7r 2019/02/02 22:19

    네, 승차하면서부터 좀 심상치 않았습니다.
    조용히 해달라는 말한마디에 발길질 날리는 사람이라면 보통인물(응?)은 아닌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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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oubleDouble 2019/02/02 22:03

    Super hero가 별건가요, 바로 글쓴이 같은분! 멋지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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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ritopiA7r 2019/02/02 22:20

    에공... 그건 아니고요.
    나름 그런 상황에서 침착한 편이긴 한데, 신고도중에 주먹날아오니 좀 어질하긴 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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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두란루민 2019/02/02 22:03

    헬조선 견찰들을 조심하세요.
    자기 몸은 자기가 지켜야 합니다.
    고생하셨네요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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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ritopiA7r 2019/02/02 22:20

    시민의 힘을 보여주고 싶었는데... 실패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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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산차차차 2019/02/02 22:06

    누군가는 사건접수를 해준다면 그놈 교통카드 추적해서 잡을수 잇을거 같긴한데요
    법이 그렇다니 어쩔수 없는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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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ritopiA7r 2019/02/02 22:22

    교통카드(신용카드) 확인은 대충하긴 했나봅니다. (기사님께 구두확인)
    도망치듯 하차해서 기록이 없다고 경찰이 말하더군요. 답답해서 "XXX서 승차한거 제가 봤으니 승차기록 확인해보세요."라고 알려는 줬는데, 뭐 조사 안할건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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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천방지축남아 2019/02/02 22:07

    경찰서 가서 조서 쓰면 나중에 표지 합치는데 거기 앞장에 주소랑 생년월일 써 있는거 바로 모니터 앞에 두고 대질 신문 해요 눈 좋은 사람이면 다 보입니다 나중에 경찰(조사관)에게 사과는 받았으나 주소 알고서 가해자가 친한척 하더라구요 조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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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ritopiA7r 2019/02/02 22:23

    예전에 딸램 수학여행 문제로 교육청에 문제제기를 했는데, 몇시간후에 "몇반 누구 아빠가 신고했대..."소문이 돌아버리더군요. 그 이후로는 신상정보 보호따위는 믿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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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천방지축남아 2019/02/02 22:28

    저두 그래서 다음부터는 심부름 센터나 법조인 통해서 진행 하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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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주금산 2019/02/02 22:09

    아마.. 그 쓰레기 어디가서 진상부리다가
    시끕할겁니다..
    명절 잘 보내시고 새해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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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ritopiA7r 2019/02/02 22:24

    넵, 진주금산님도 행복한 명절연휴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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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와이구야 2019/02/02 22:28

    정말 경찰 믿을거 못 됩니다. 절대 신상얘기하시면 안되요. 십몇년전에 발레파킹 알바 할 때인데, 동네에 불법도박장 있어서 제 휴대폰으로 몰래 신고 했더니 경찰새끼들 몇명이서 와서 제 휴대폰 뒷번호 네자리 온동네 얘기하고 다니면서 이번호로 불법도박장 신고가 들어왔느느데 여기 그런데 있냐고... 미친 개경찰새끼들... 선릉골 이라고 식당사장이 저를 조용히 불러서 얘기하데요. '삼촌아 니 거기 신고했나? 그 사람들 니 다리하나 짜르는거 일도 아니다. 내가 잘 얘기해놨으니까 앞으로 조심해라.' 이러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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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ritopiA7r 2019/02/02 22:30

    정말 답답하네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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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와이구야 2019/02/02 22:32

    미친 경찰새끼들 신고자 휴대폰번호 온동네 다 까발리고. 무슨생각으로 사는지 미친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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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와이구야 2019/02/02 22:37

    좋은일 하시고 기분은 안좋아지고.. 참 머라드릴 말씀이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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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손에습기 2019/02/02 22:33

    용기있는 행동 멋지십니다
    설명절 가족들과 행복하게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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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ritopiA7r 2019/02/02 22:39

    넵, 좋은 말씀 고맙습니다. 행복한 명절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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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잘살고있다 2019/02/02 22:39

    말단 공무원이라 그렇습니다.
    그 논리로 따지면... 광장에서 칼을 휘두르고 다녀도... 직접 피해자의 신고가 없으면 제재할 수 없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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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ritopiA7r 2019/02/02 22:40

    안그래도 파출소에서 그 이야기 했는데... 아무 답변을 안하더군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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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복도로사진쟁이 2019/02/02 22:49

    에고‥세상이 흉흉하네유.
    피해도 당하신 건데 맘 추스리시길 바랍니다.
    멋지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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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ritopiA7r 2019/02/02 22:53

    넵, 다 추스렸습니다. 산복도로작가님 고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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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魔羅 2019/02/02 22:52

    견찰이 견찰했네요. 에휴 노답..
    용기 있는 모습 멋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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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ritopiA7r 2019/02/02 22:54

    뭐 그분들이 뭔 잘못이겠습니까. 이상한 원칙과 규정이 문제겠죠.
    고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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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떻게하면잘해요 2019/02/02 22:52

    그럴땐 쫄지말고 더세게 나가셔요
    나도 니 가족 좀 찌르러 갈테니 주소 까라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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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ritopiA7r 2019/02/02 22:55

    제가 좀... 성질머리가 그런쪽과는 좀 반대라서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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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떻게하면잘해요 2019/02/02 22:56

    적어주신 내용 읽기만해도 제가 다 열이 뻗치네요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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