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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약성서중에 제일 좋아하는 파트, 압살롬의 반란 中-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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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털 깎는 사람, 고흐


2년동안 칼을 갈아온 압살롬은 결코 성급해 하지 않았어.


조급함으로 그동안 벼려온 복수의 칼날을 상하게 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으니까.


압살롬은 분노를 삼키고 또 삼키며 언제나 밝은 얼굴로 다녔지.


암논에게 적의의 눈빛을 보내지 않는 건 당연한 거고, 사람들에게 그 일은 신경도 쓰지 않는다는 듯,


세상 물정 어두운 백치처럼 두루두루 친하게 지냈어.


고대의 씹떡 암논과는 달리 성격도 좋고 외모도 빼어난 미남이라 사람들의 호감을 사던 압살롬의 인맥은 날로 넓어져 갔어.


그러던 도중, 압살롬의 집에 양털을 깎는 축일이 다가왔어.


본래 유목민족인 유대인들에게 있어 양털깎기란 한해의 노력을 모두 거두어 들이는 경사스러운 날이야.


마치 한국에서 추수가 끝날 때즈음에 맞춰 추석에 친지들과 마을사람들이 함께 모여 잔치를 벌이듯,


김장날 동네 사람들이 모여 수육도 삶고 막걸리도 푸고 하면서 한해를 되돌아보듯,


일종의 기념일이었어.


압살롬은 그날에 맞춰서 커다란 잔치를 벌인다고 주변에 널리 알렸어.


방방곡곡에서 사람들이 모여들었지,


물론 압살롬의 친족인 왕자들도 예외는 아니었어.


그리고 그 왕자중에는 물론 암논도 있었지.


여기서 압살롬의 교활한 면모가 다시 한 번 드러나.


암논을 바로 초대하는 것이 의심을 살까 두려워했던 걸까? 압살롬은 일단 아버지 다윗에게 참여해달라는 요청을 보내.


왕이 와서 이 자리를 빛내주라는 요청을 하지.


하지만 다윗은 일이 바빠 참가하기 힘들다고 거절했어.


그리고 바로 이것이 압살롬의 노림수였지.


압살롬은 수백번 마음속으로 연습한 대사를 천연덕스럽게 꺼내.


"아버지가 참석할 수 없다면 아버지의 정당한 후계자인 제1왕자 암논 형님이 오시는 것이 제 기쁨일 것입니다.

부디 아버지의 후계자를 보내시어 저의 누추한 잔치를 빛내 주시지오."


압살롬의 의심을 사지 않기 위한 주의깊은 함정에 다윗은 그걸 승낙해.


하지만 다윗 또한 노련한 정치인이었던지라 어느정도 동물적인 감각으로 위기를 감지했는지


"굳이 암논을?"이라고 되묻지만


압살롬의 거된 요청에 모든 왕자들을 초대에 응하게 하지.


이제 남은 것은 암논의 허락뿐이었어.


마른침을 삼키며 암논의 행보를 지켜보던 압살롬에게 소식이 들려와.


암논이 별생각없이 참석하겠다고 말했다는 소식이.


 

 

암논이 자기가 저지른 죄악에도 불구하고 선뜻 압살롬의 초대에 응한 이유는 두가지 정도로 추측할 수 있을 것 같아.


첫째로, 압살롬이 그동안 소름돋을정도의 신중함으로 분노를 삼키며 사람좋은 호구를 연기해 왔기에 의심을 거두었다는 것이 이유일 수 있어.


하지만 난 그보다는 암논 성격상 다음의 이유가 더 맞을 것 같다고 봐.


둘째로, 암논은 그걸 죄라고 생각하지 않았던 거야.


이복 여동생을 성폭O하고 모욕을 주며 쫓아낸 암논이 그 이후로 양심에 가책을 느꼈다거나 아니면 적어도 은거하는 제스처를 보냈다거나 하는 묘사가 그 어디에도 없어.


다윗왕의 묵인이 아니었으면 유대율법상 돌로 쳐서 죽임당하는 투석형(stoning)에 처해지는게 당연한 악질 범죄자임에도 불구하고,


암논 이 고대의 씹떡이자 근친충은 무섭도록 당당하게 잘먹고 잘살아.

 


 

  우리와 사고방식이 다릅니다에 대한 이미지 검색결과 

 


이놈은 ㄹㅇ 뿅뿅 오브 뿅뿅, 범죄자였거든.


자기가 저지른 죄악을 죄악이라고 생각 안하고 하룻밤의 멋진 로맨스정도로 여긴 암논은 룰루랄라 아무런 경계도 없이 압살롬의 잔치에 참여하게 돼.


잔치가 시작됐어.


종들은 바쁘게 양털을 깎고, 급사들은 정신없이 술과 고기를 갖고  돌아다녔지


취객의 농지거리 소리가 재잘대고,


빠른 음악소리가 귀를 어지럽게 해


손님들의 웃음소리가 하늘높이 치솟고


무희들이 아름다운 춤을 추고 ,


새들이 지저귀는 태양이 화창하게 떠있는  축일에


압살롬의 칼날이 드디어 빛을 발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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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논,  Ermurdung


압살롬의 단도가 고주망태가 된 그의 맏형의 목젖을 그었어


피가 분수처럼 뿜어져 나와 잔칫상을 더럽혔어.


켁켁 대는 소리도 못내고 붕어처럼 두눈을 휘둥그렇게 뜬채 입을 쩍벌린 그의 형의 시선은 온데간데없이 흔들렸어


이윽고 암논의 눈이 피묻은 단도를 들고 있는 압살롬의 모습을 찾았어


압살롬은 웃었어


여인으로 착각될 정도로 아름다운 미청년, 압살롬의 얼굴에 귀기어린 미소가, 잔혹하리만치 아름다운 미소가 번졌어.


검집과 칼이 부딪치는 소리가 연이어 들려왔어.


방금전까지 연주를 하던, 노래를 부르던, 음식을 나르던 압살롬의 종들이 검을 들고 암논에게 달려들었어.


종들의 칼이 암논을 난도질 하기 시작했어.


압살롬은 소리쳤어.


"두려워하지 마라!"


"내가 너희와 함께 있다!"


"너희의 죄는 나의 것이다!"


유혈이 낭자했어.


왕자의 것이었던 살점이 더러운 오물처럼 흩날렸어.


뒤늦게 사태를 파악한 다른 왕자들과 손님들이 비명을 지르며 자리를 박차고 달아나기 시작했어.


방금전까지 웃음이 가득했던 것이 거짓말처럼 그곳은 아수라장이 되었어.


압살롬의 2년에 걸친 복수가 드디어 막을 내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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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중하로 나뉘는건 바보짓이었씀미다....


짚고 넘어가야할 부분이 좀 많아서...ㅠㅠㅠ


이번편은 좀더 실감나는 묘사를 위해 임의로 각색한 부분이 좀 있어요. 물론 전체적인 내용과 동떨어진 건 아니니 신경 쓰지 않으셔도 되여

 

 


 

댓글
  • 거기누구없나? 2019/02/01 19:29

    구약 보면 미친 세상 같음, 자기 마누라인가? 여동생인가가 뿅뿅 당하고 살해 당해서 억울함을 호소하기 위해 팔다리 다 잘라서 다른 사람들에게 보내는 이야기도 나오고 인신공양은 그냥 덤이고... 이것도 그나마 약하게 써진 구약성경이니 진짜는 얼마나 지독할지 ㄷㄷ

  • ☆쇼코&키라리☆ 2019/02/01 18:54

    이것은... 성경빌런인가!
    더...더욱더 원한다!

  • ☆쇼코&키라리☆ 2019/02/01 18:54

    이것은... 성경빌런인가!
    더...더욱더 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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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거기누구없나? 2019/02/01 19:29

    구약 보면 미친 세상 같음, 자기 마누라인가? 여동생인가가 뿅뿅 당하고 살해 당해서 억울함을 호소하기 위해 팔다리 다 잘라서 다른 사람들에게 보내는 이야기도 나오고 인신공양은 그냥 덤이고... 이것도 그나마 약하게 써진 구약성경이니 진짜는 얼마나 지독할지 ㄷㄷ

    (d5FlR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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